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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618화 (602/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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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펠리시아의 감정

    "시, 실비아. 진정해. 지, 진짜로?"

    원래대로라면 나는 펠리시아의 앞에서 이렇게 당황하는 모습을 보여서는 안 된다.

    어디까지나 나는 당당하지만, 실비아와 펠리시아가 반대해서  계획이 무산된 것처럼 연출하는 게 내 계획이었으니까 말이다.

    하지만 저런 말을 듣고도 당황하지 않을 정도로, 나는 침착한 성격이 아니었다.

    아니. 그 이전에 실비아가 저렇게 결심을 한 시점에서 계획이고 나발이고 간에 신경 쓸 의미가 없다.

    "네, 네엣!"

    당황한 내 질문에, 실비아는 말을 더듬으면서도 굳은 의지를 불태우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리고는 이번엔 고개를 돌려 펠리시아를 돌아보더니, 슬픈 목소리로 중얼거렸다.

    "그, 그게…사랑의 멋짐을 모르는 펠리시아가 불쌍하니까요."

    "흐윽!"

    실비아가 그렇게 말함과 동시에, 이번에야말로 펠리시아의 표정이 무너졌다.

    실비아야.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이미 내가 한 번, 아니. 두 번이나 쑤신 곳을 또 후벼 파면 어떻게 하냐.

    뭐, 나랑 펠리시아가 대화하는 내내 샤랑샤랑 거리고 있었으니까 내 말을 듣고 따라한 건 아닐 테지만 말이야.

    "그, 그러니까! 제, 제가! 제가 구원님과 지, 지, 지, 진정한! 샤, 샤랑!"

    알았어! 알았으니까 그 이상은 그만둬!

    그렇게 굳이 억지로 말을 짜내면서 스스로 데미지를 주는 행위는 그만 둬!

    그리고 네 말에 데미지를 입고 있는 건 너 혼자만이 아니라고. 조금만 더하면 펠리시아 쟤 진짜로 울 것 같으니까 진짜로 그만둬.

    사랑 같은 건 전혀 관심 없다는 듯이 말했던 주제에 실은 의외로 신경 쓰고 있었던 건지, 아니면 그냥 절친인 실비아에게 그런 말을 들어서 그런 건지는 모르지만, 아무튼 펠리시아가 진심으로 살짝 쇼크를 받은 모습을 보고 있자니 아무리 나라도 그 이상 놀릴 생각은 들지 않았다.

    "알겠어. 알겠으니까. 그, 그럼…지금부터 할까?"

    아무래도 실비아의 결심은 이미 말로 설득할 수 없을 정도로 굳건한 모양이었다.

    그렇다면 이 이상 실비아가 실비아와 펠리시아 둘에게 동시에 데미지를 주는 말을 늘어놓도록 놔두는 것보다, 그냥 차라리 빨리 시작해버리는 게 나을 수도 있다.

    그렇게 생각한 나는 입을 열어서 어색한 말투로 그렇게 말했다.

    나라도 좀 여유 있는 태도를 보이는 게 좋았을 지도 모르겠지만, 이것만큼은 나도 어쩔 수 없었다.

    아무래도 이런 상황이니까 말이야. 그야 어색하다고.

    "…웃! 네, 네헷! 우으…에잇!"

    내 말에 실비아는 눈꺼풀을 파르르 떨면서 동요하는가 싶더니, 두 팔을 벌려서 내게 점프를 해왔다.

    그리고 두 팔로 내 목을 꽉 끌어안은 후, 그대로 강렬한 입술 박치기를 감행하는 실비아.

    친구를 위해서 이 한 몸 희생하겠다는 각오 때문인지, 실비아는 이상할 정도로 적극적이었다.

    얼마나 기세가 좋았냐하면, 나와 실비아의 맞닿은 입술 사이에서 누구의 것인지 모를 아릿한 피내음이 느껴질 정도였다.

    "흐냐아아…."

    물론 그 기세는 오래 가지 않았지만 말이다.

    내게 키스를 한 실비아는, 혀는 사용하지도 못하고 그대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이제부턴 내가 나설 차례임을 직감했다.

    내 목에 두른 팔에도 힘이 풀려서 주르륵 아래로 흘러내려가는 실비아의 허리를 단단히 잡아서 끌어안고, 나는 그대로 펠리시아가 앉아있는 침대 쪽으로 걸어갔다.

    실비아는 나랑 이러고만 있어도 녹아내리는 녀석이라서, 서서한다든가하는 실비아가 다리에 힘을 주고 버티는 자세는 기본적으로 불가능하니까 말이야.

    그렇다고 해서 바닥에서 할 수도 없는 일이니, 우리에게 남은 선택은 침대에서 하는 것밖에 없었다.

    이미 침대 위에 펠리시아가 있는 게 조금 걸리기는 했지만, 어차피 펠리시아에게 보여주기 위한 행위다.

    게다가 공주님의 침대답게 침대는 무지막지하게 넓었으니, 우리가 한쪽을 차지한다고 하더라도 그다지 문제될 건 없겠지.

    우리가 키스를 할 때부터 뚫어져라 우리를 쳐다보던 펠리시아는, 내가 침대 쪽으로 다가가자 자연스럽게 한쪽으로 비켜서 공간을 만들어줬다.

    그 공간에 실비아를 누이고, 나는 실비아의 얼굴에 스스로의 얼굴을 가까이 가져갔다.

    아까 입술 박치기를 한 흔적으로, 실비아의 연분홍빛 입술은 붉은 핏방울로 물들어있었다.

    "흐읏!"

    혀를 내밀어서 그 피를 살짝 핥아주자, 실비아의 몸이 움찔하고 떨렸다.

    처음엔 키스라도 하는 줄 알았는지 몸을 딱딱하게 굳히고 있었던 실비아였지만, 시간이 지나도 내가 입술만을 할짝거리고 있자 뭘 하는지 눈치 챈 모양이다.

    실비아는 각오를 다지듯 두 눈을 꼬옥 감고는 혀를 내밀어서 내 입술을 할짝할짝 핥기 시작했다.

    나 역시도 실비아와 마찬가지로 입술이 살짝 찢어져 있었던 건지, 실비아의 파르르 떨리는 혀가 입술에 닿자 아릿한 통증과 간지러움이 느껴지며 묘한 감각을 내게 선사해줬다.

    사실 힐링 섹스만 발동해도 순식간에 아물어 흔적도 없어질 상처였지만, 우리는 한동안 그렇게 혀를 내밀어서 서로의 입술을 핥았다.

    중간 중간 혀끼리 얽히는 일이 있기는 했지만, 키스라고 하기는 애매한 그 행동은 실비아를 어느 정도 진정시키는 효과를 가져다줬다.

    "응읏…흐읏…하앗…하앗…."

    물론 평소 나랑 관계를 가지는 실비아에 비하면 진정을 하고 있다는 거지, 실비아가 나랑 이러고 있는 것에 흥분을 안 한 것은 아니었지만 말이다.

    "흐으응!"

    서로의 입술을 핥으면서 진정할 시간은 충분히 가진 후, 나는 드디어 실비아의 입안에 혀를 집어넣고는 입술을 지그시 실비아의 입술에 맞댔다.

    물론 그와 동시에 실비아는 몸을 파르르 떨면서 반응을 보였지만, 이 역시도 평소에 나와 키스를 할 때만큼 격렬한 반응이 아니었다.

    평소에는 키스만 하려고 해도 죽을 거라고 떠들어대는 실비아니까 말이다.

    그 모습을 보고, 나는 내 짐작이 맞았음을 확신할 수 있었다.

    펠리시아의 눈앞에서 실비아와 관계를 가지지 않고 그대로 돌려보내는 게 가장 좋은 그림이기는 했지만, 원래 이렇게 될 것도 상정하고 실비아를 부른 거였으니까 말이다.

    즉, 난 처음부터 실비아가 죽을 위기에 처하지 않을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성감대가 없는 실비아는 기본적으로 내 사랑을 느끼는 행위를 통해 쾌감을 느낀다.

    그렇기 때문에 실비아가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는 데 있어서 가장 적임이기도 하지만, 지금은 그게 중요한 게 아니지.

    아무튼 그렇기 때문에, 실비아는 나와의 행위를 의식하면 의식할수록 쾌감을 심하게 느낀다.

    반대로 말하자면 의식을 하지 않을수록 얻는 쾌감도 줄어든다는 뜻이 된다.

    던전에서 주변을 경계하고 있을 때는 내가 만져도 멀쩡한 것도 그런 이유고, 행위 중에 내가 스킬을 써서 직접적인 쾌감을 주면 오히려 더 멀쩡해지는 것도 그런 이유에서다.

    그리고 여기에는 실비아의 집중을 흩뜨려놓기에 최고의 상황이 갖춰져 있었다.

    뭐니 뭐니 해도 어렸을 때부터 알고지낸 절친이 자신의 행위를 보고 있는 거다.

    아무리 성격 상 부끄러워하지는 않는다고 하더라도, 의식하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한 얘기라는 거지.

    게다가 실비아는 아까부터 펠리시아에게 보여주겠다며 의욕적이었으니, 더더욱 의식하고 있겠지.

    요약하자면 실비아는 지금 펠리시아를 의식하느라 나와의 행위에 완전히 몰입하지 못하고 있었고, 그 때문에 오히려 평소보다 더 멀쩡한 반응을 보여주고 있다는 얘기다.

    설마 이렇게 생각대로 일이 잘 풀릴 줄이야.

    키스를 해도 이정도 수준의 반응이라면, 어쩌면 평소에 해보지 못했던 플레이도 가능할지도 모른다.

    …아니. 뭐, 지금은 펠리시아한테 사랑하는 사람끼리의 섹스가 어떤 건지를 보여주는 게 목적이지만 말이야.

    잊고 있는 거 아니라고. 응.

    "…사랑해."

    "흐으읏! 네, 네헵! 저, 저도! 사랑합니다! 사, 사모하고 있습니다! 하읏!"

    살짝 입술을 떼고 실비아에게 그렇게 속삭이자, 실비아는 몸을 한차례 바르르 떨더니 눈을 그렁그렁 거리면서 내게 대답을 했다.

    사랑한다고 속삭인 후 이렇게까지 멀쩡한 모습으로 대답하는 실비아를 보는 건 어쩌면 처음일지도 모른다.

    이것도 펠리시아의 덕분이라면 덕분이라고 볼 수 있으려나? 그렇게 생각하면 아까 전에 펠리시아가 날 도발했던 게 고맙게 느껴질 정도였다.

    그런 생각을 하면서, 나는 다시 실비아의 입술에 입을 맞췄다.

    "…저기. 섹스 보여주는 거 아니었어? 언제까지 그렇게 키스만하고 있을 거야? 옷도 안 벗기고."

    물론 고마운 건 고마운 거고, 펠리시아가 말하는 대로 급하게 진도를 뺄 생각은 없지만 말이다.

    나는 살짝 시선을 들어서 펠리시아에게 가만히 보고 있으라는 눈빛을 보내고, 다시 실비아와의 키스에 열중했다.

    펠리시아는 입술을 삐죽 내밀면서 뭔가 재미없다는 표정을 짓기는 했지만, 그래도 그 이상 참견을 할 생각은 없는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가만히 우리 모습을 지켜봤다.

    "실비아…."

    "하앗, 하앗…구, 구원니임…."

    그리고 또 오랜 키스 후에 우리는 살짝 얼굴을 떼고 서로에게 사랑스런 시선을 보냈다.

    그렇게 가만히 마주보고 있으니, 흐트러진 실비아의 앞머리 사이로 희미하게 사도 인장이 엿보였다.

    그래. 어쩌면 지금이라면….

    나는 실비아의 머리를 뒤로 넘겨주는 척을 하면서, 은근슬쩍 그 이마 위에 떠올라있는 사도 인장을 쓰다듬었다.

    "흐야아앙!"

    그리고 내 손이 사도 인장에 닿는 순간, 실비아가 몸을 파들파들 떨면서 귀여운 목소리를 흘렸다.

    아, 이런 상황에도 여긴 그런 반응이구나.

    아니. 아침에는 여길 실수로 건드린 것만으로도 방안으로 도망가 버렸을 정도였다. 이정도 수준이면 많이 양호해진 거라고 봐야하나?

    "여기가 그렇게 민감해?"

    "흐냐…그, 그치만…거긴…거긴…흐야응!"

    나는 실비아의 반응을 살피면서 다시 한 번 조심스레 실비아의 이마를 쓰다듬었다.

    내 손이 닿을 때마다 실비아는 귀여운 소리를 내면서 격한 반응을 보이기는 했지만, 그래도 역시나 아침에 그랬던 것처럼 기절할 것 같은 반응을 보이지는 않았다.

    그래. 언제까지고 이마를 방어하고 살 수는 없으니까 말이야. 이 기회에 조금 익숙해져야지.

    "여긴?"

    "구, 구원님과의…히응…사, 사랑의…샤랑의 증표가아…."

    "그래서 이런 반응인 거야? 만질 때마다 내 사랑이 느껴져서?"

    "흐야아아아아아…."

    내가 검지 끝만을 이마 위에 사뿐히 올려놓고 거기에 그려진 사도인장을 따라 그리듯 움직이자, 실비아는 흐물흐물한 표정을 지으면서 맹렬히 고개를 끄덕였다.

    "하여간 귀여운 녀석이라니까."

    "하으으응!"

    그렇게 말하며 이마 위에 가볍게 입술을 맞추자, 실비아는 드디어 참을 수 없어진 모양이었다.

    침대위에서 허리를 띄워서 전신을 활모양으로 만들며 몸을 바들바들 떤 실비아는, 수초의 시간이 지난 후에야 다시 침대 위에 털썩 몸을 떨어뜨리며 그대로 가쁜 호흡을 내쉬었다.

    "지금 그걸로 느낀 거야?"

    "우으…그, 그치만…."

    "괜찮아. 뭐라고 하는 거 아니니까. 귀여워."

    "하읏…구, 구원니이임…."

    나는 그렇게 말하면서 다시 실비아의 입술에 입을 맞추고, 드디어 실비아의 옷에 손을 가져다댔다.

    실비아는 내 키스에 정신을 못 차리는 것처럼 보이면서도, 꾸물꾸물 몸을 움직여서 내가 자신의 옷을 벗기기 쉽도록 만들어줬다.

    이런 평범한 행위조차도, 그 행동을 하고 있는 게 실비아라고 생각하니 꽤나 신선하게 느껴졌다.

    지금까지 실비아와의 행위는 거의 대부분이 내가 혼자 알아서 한 거였으니까 말이다.

    "이렇게 듬뿍 젖다니. 그렇게 좋았어?"

    그리고 드디어 완전히 알몸이 된 실비아의 고간에 손을 가져다대자, 별다른 손가락 움직임 없이도 끈적끈적한 물소리가 들릴 정도로 실비아의 음부 주변은 홍수를 이루고 있었다.

    "우으으…."

    그 끈적끈적한 음란한 소리는 실비아의 귀에도 똑똑히 들리는 모양인지, 실비아는 얼굴을 새빨갛게 붉히고 살짝 고개를 돌려서 시선을 피했다.

    물론 내가 그 뺨에 손을 가져다 대서 다시 고개를 원상복귀 시키자,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고 다시 나와 눈을 맞췄지만 말이다.

    그런 실비아를 보면서, 나는 계속해서 행위를 이어가기로 했다.

    "좀 더 잘 보고 싶은데. 실비아. 다리를 벌려주지 않겠어?"

    모처럼 실비아가 이렇게까지 정신을 차리고 있는 거다.

    이 기회에 그동안 못했던 것들을 해보지 않으면.

    그 시작으로, 나는 우선 실비아 스스로 다리를 벌려 내게 자신의 모습을 드러내도록 부탁했다.

    ============================ 작품 후기 ============================

    쿠폰, 추천, 코멘트 정말 감사합니다.

    오늘도 늦어서 죄송합니다.

    변명을 하자면 너무 더워서 글이 잘 안 써져요.

    선풍기가 없는 삶은 힘들군요.

    인페르니우스 // 진작 끝났는데 소제목을 안 바꾸고 있었습니다. 이런 제목 같은 걸 정하는 게 제일 힘드네요.

    뜌삐 // 일단은 성장 후의 디아나입니다. 디아나가 전생하기 전에 골라온 표지거든요. 다만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공개된 자료에서 골라온 거라, 귀의 길이라든가 소설 상의 묘사와 다른 부분이 많습니다. 그냥 참고 정도로만 생각하고 봐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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