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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전 성자-490화 (474/1,2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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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후폭풍

    "후우. 자, 다 끝났어요. 구원씨. 그럼 먼저 탕에 들어가 계세요. 전 씻고 갈게요."

    그 이후로는 아무 일 없이 하반신까지 씻겨주고, 레이아는 내 몸에 묻은 비누거품을 따뜻한 물로 씻겨 내리며 그렇게 말해줬다.

    "아니. 나만 이렇게 대접받을 수는 없지. 나도 레이아를 씻겨줄게."

    뭐, 사라 때문에 한 손밖에 못 쓰는 상태이기는 하지만.

    "아뇨. 괜찮아요. 구원씨는 그렇게 고생하고 오셨으니까요. 탕에 들어가 푹 쉬시면서 피로를 풀어주세요."

    "무슨 소리야. 고생한 건 너희도 마찬가지잖아. 날 찾느라 그렇게…돌아왔을 때 오히려 나보다 너희 안색이 더 안 좋았던 거 알아?"

    "그리고…"

    내가 그렇게 말하자, 레이아는 기쁘면서도 한편으로 곤란하다는 듯이 눈썹을 살짝 찡그리고 미소 지었다.

    "구원씨가 씻겨주시면 저까지 조금…그게…달아오를 것 같으니까요…."

    "아, 응…."

    레이아 누님…. 지금 저까지라고….

    사라랑 디아나가 달아오른 거 완전히 들켰었다는 뜻이잖아.

    별말 안 해주셔서 정말 감사합니다. 진짜 천사님이야….

    "자, 사라. 우리 먼저 가자."

    "읏…!"

    내가 사라의 머리 위에 얹은 손을 움직여 그 머리를 가볍게 톡톡 두드리자, 사라가 몸을 움찔하고 떨더니 천천히 일어났다.

    그리고는 눈가에 살짝 눈물을 고인 채 날 노려봤다.

    "바보야…손 떼지 마…."

    …이 정도도 안 되냐.

    아무리 그래도 너무 심하잖아.

    아무튼 그렇게 레이아의 호의를 받아들여서, 나와 사라는 먼저 탕에 들어가기로 했다.

    거기에는 이미 혼자서 먼저 탕에 들어가 있었던 디아나가, 코밑까지 물에 잠긴 채 입으로 공기방울을 뽀글뽀글 내뿜고 있었다.

    "뽀륵…. 뽀륵…."

    …네가 무슨 애냐.

    그렇게 생각했던 나였지만, 자세히 보니 아무래도 디아나는 장난으로 그러는 게 아니라 심호흡을 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달아오른 몸을 필사적으로 진정시키려는 듯이 말이다.

    그리고 저렇게 공기방울을 내뿜음으로서, 자기가 심호흡을 하고 있단 사실을 들키지 않으려는 것처럼 보였다.

    그런 디아나는 우리가 가까이 다가가자 움찔하고 몸을 떨면서 경계태세를 취했다.

    아니. 그냥 물이 아닌 건지 욕탕 안의 물은 뽀얗고 불투명한색이었기 때문에, 물속의 모습이 제대로 보이는 건 아니지만 말이다.

    왠지 모르게 경계 태세를  취하고 있다는 것 정도는 알 수 있었다.

    아까 전 일로 상당히 경계하고 있는 모양이다.

    음…이건 안 좋은데.

    사실 이번 목욕은, 내게도 한 가지 목표가 있었다.

    바로 아무 탈 없이 무사히 목욕을 마치는 것 말이다.

    아까 레이아가 물건을 씻어줬을 때 필사적으로 참은 이유는, 실은 그런 이유도 포함되어 있었다.

    그리고 그런 목표를 세운 이유는 간단하다.

    이번에 다 같이 목욕하는 걸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끝마쳐야, 다음에도 이런 기회가 찾아올 확률이 늘어날 테니까 말이야.

    이런 기회를 차곡차곡 쌓아나간다면, 언젠간 매번 다 같이 목욕하는 것도 꿈은 아니야!

    그런 생각이었지만…뭐, 방금 전 상황으로 이미 조금 건널 수 없는 강을 반쯤 건너가 버린 느낌이 들지 않는 것도 아닌 것 같은…아냐. 포기하면 거기서 시합 종료란 말도 있잖아.

    일단 할 수 있는 데까지는 해보자.

    "디아나. 이리 온."

    우선은 디아나에게 내가 가까이 있어도 아무 짓도 안 한다는 사실을 인식시켜야한다.

    나는 탕은 반대편에서 경계태세를 취하고 있는 디아나에게 가볍게 손짓을 했다.

    "…뽀르륵!"

    내 손짓에 디아나는 잠깐 고민하는 표정을 짓더니, 이내 탕에서 벌떡 하고 일어섰다.

    그리고 기세 좋게 성큼성큼 이리로 걸어오기 시작….

    "흐갹!"

    풍덩!

    …쟤 몸치 짓은 이런 때조차도 빠지질 않는다니까.

    하지만 다행이 이번엔 욕탕 안이었기 때문에, 디아나는 아무 일도 없었다는 듯이 벌떡 일어나서는 다시 이쪽을 향해 걸어오기 시작했다.

    아마 지금 쟤 얼굴이 빨간 건, 뜨거운 탕에 오래있어서 그렇다든가 아까 전 일로 몸이 달아올라서 그렇다든가하는 이유만은 절대 아닐 거다. 귀여운 녀석.

    아무튼 디아나는 내 손짓 한번에, 내 바로 앞까지 성큼성큼 걸어왔다.

    솔직히 경계만하고 안 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흐으으읍!"

    그리고 숨을 크게 한 번 들이 쉰 후, 디아나는 내 허벅지 위에 주저앉았다.

    마치 아까 전에 내가 끌어안아 다리 사이에 앉혔을 때처럼 말이다.

    아까와 다른 점이 있다면, 이번엔 디아나가 내 물건의 봉 부분 위에 걸터앉아있다는 사실일까.

    얘, 얘가 지금 대체 무슨 생각으로 이러는 거지?

    아까 전 일로 경계하는 거 아니었어? 설마 아직도 이성을 잃고 있는 중인 건 아닐 텐데?

    내가 놀라서 움직이지도 못하고 있을 때, 디아나가 엉덩이를 뒤로 쭉 빼서 내 하복부에 찰싹 밀착시켰다.

    그리고는 자신의 음부너머에서부터 아랫배 쪽으로 올라온 내 물건을, 허벅지를 밀착시켜 단단히 붙잡았다.

    "후, 후흥!"

    그리고는 얼굴을 위로 올려서, 어떠냐는 표정으로 날 쳐다봤다.

    아니. 그런 표정을 지어도 말이지….

    내 물건이 맘대로 움직이지 못하게 막을 셈인 건가?

    아니. 하지만 이래선 역효과인데. 오히려 부드러운 디아나의 허벅지에 감싸여서 기분 좋기만 하다.

    게다가 디아나도 어떠냐는 표정을 짓고 있으면서도, 미묘하게 몸이 바르르 떨리고 있었다.

    …자기도 흥분하고 있잖아.

    그야 그렇겠지. 바로 옆에 사라도 있으니까.

    뭐, 물이 뽀얀 덕분에 사라도 디아나가 내 물건을 어떻게 하고 있는지는 알지 못하고 있겠지만.

    "디아나는 또…."

    "이, 이 정도는 괜찮지 않은가! 자네도 쭉 붙어있지 않나! 몸도 이렇게 쓸데없이 찰싹 붙어있고 말일세!"

    디아나의 말대로, 사라는 지금 내 옆에 몸의 옆면을 찰싹 밀착시키고 붙어서 앉아있는 중이었다.

    "그, 그래도 그렇게 위에 앉는 건…."

    "뭐, 뭐. 탕에 있는 동안만큼은 다 같이 붙어서 느긋하게 있자고. 벗고 있다뿐이지 잘 때랑 별 차이 없는 자세잖아?"

    디아나의 반박에도 사라는 뭐라고 항변하려고 했지만, 둘 사이를 이번엔 내가 중재했다.

    사라가 또 다시 내 물건을 확인한답시고 손을 뻗으면 위험하니까.

    이번엔 빼도 박도 못 하고 유사성행위 중이었다고 오해받을 거다.

    "벗고 있으니까 문제라고 생각하는데…."

    그렇게 말하면서도, 사라는 그 이상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아무래도 아까 전에 사라 본인도 살짝 이성을 잃고 흥분했었기 때문에, 만약 지금 나랑 디아나가 그런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게 정말로 확인되면 위험하다고 생각한 모양이다,

    하여간 둘 다 변태라니까 말이야.

    "어머. 세 분 다 사이가 좋으시네요. 그럼 저도…."

    그리고 자신도 몸을 씻고 온 레이아가, 사라의 반대편에 앉아서 내게 몸을 바짝 밀착시켰다.

    정말로 어젯밤에 잠을 잘 때의 그 포지션이 되어버렸네.

    "히잇! 으읏…!"

    레이아가 내게 밀착하자, 내 위에 앉아있는 디아나와 레이아의 거리도 자연히 가까워졌다.

    그러자 디아나가 이상한 소리를 내면서 살짝 몸을 떨었다.

    야. 디아나야. 아무리 그래도 우리 천사님을 보고 그런 반응은 좀 너무하지 않냐?

    얘 이러다가 그냥 레이아 자체에 트라우마가 생기는 거 아냐?

    그리고 말이야, 허벅지 사이에 내 물건 끼운 상태로 떨지 마라. 조금 기분 좋아져버렸잖아.

    안 그래도 참기 힘들다고.

    …뭐, 너도 꽤나 참기 힘들어 보이긴 하지만.

    이 녀석. 설마 사라에 이어 레이아까지 지켜본다는 생각에 더 흥분하고 있는 건….

    제발 참아줘라. 난 이번 목욕을 아무 일 없이 무사히 넘기고 싶다고.

    "으으읏…."

    하지만 디아나의 몸의 떨림은 좀처럼 멈추지 않았다.

    아니. 떨림을 멈추기는커녕 허벅지에 힘을 줘서 내 물건을 더더욱 꽉 조여 왔다.

    진짜 이 변태 녀석. 다음부터 나한테 변태라고 하기만 해봐라.

    "디, 디아나씨. 꼬리로 아무것도 안 할 테니까요. 진정하세요. 아까 전에는 살짝 장난친 것뿐이었어요."

    디아나가 이렇게까지 떨자 레이아도 미안해졌는지, 그렇게 말하면서 꼬리를 반대쪽으로 돌렸다.

    아, 아까 그게 천사님 나름의 장난이었구나. 어찌 그리 고마운 장난을…아니. 뭐, 생각해보면 그게 일이 이렇게 복잡해지도록 만든 원인이지만.

    "저, 정말인가?"

    레이아가 그렇게 말하자, 디아나는 그제야 조금 안심했다는 듯이  내 물건을 꽉 조이고 있던 허벅지에서 힘을 살짝 풀었다.

    …응? 허벅지에 힘을 풀어? 얘 흥분해서 조이고 있었던 거 아니었어?

    하지만 그래서 이러고 있었던 게 아니라면…아아. 과연. 어쩐지 그런 일이 있은 다음에도 바로 내 위에 걸터앉는다 싶었더니.

    아무래도 디아나는, 또 레이아가 꼬리로 내 물건에 뭔 짓을 할까봐 자기 허벅지로 가드하고 있었던 모양이다.

    그렇게 꼬리로 해주는 게 충격적이었냐?

    이러고 있으면 자기 스스로도 흥분할 거란 걸 알고도 이렇게 막을 정도라니.

    허벅지에 힘은 풀었다지만, 디아나가 그로인해 흥분했다는 것 또한 명백한 사실이었다.

    디아나의 음부에 맞닿아있는 내 물건에는 물과는 확실히 다른 끈적끈적한 액체가 느껴지고 있었으니까.

    "네. 그럼요."

    "가, 가슴도 치워주면 믿어주겠네."

    이 녀석, 자기가 불리한 상황을 역으로 이용해서 교섭조건을 하나 더 내걸었어.

    흥분하고 있는 와중에도 디아나는 머리가 좋았다.

    "가슴은 저도 어쩔 수가…아아. 아, 알겠어요. 이러면 되나요?"

    조금 곤란한 표정을 지은 레이아였지만, 디아나의 떨림이 멈추지 않자 자신의 한쪽 가슴 옆에 손을 대서 내 몸 반대편으로 끌어당겼다.

    으아아 안 돼. 팔에 닿은 행복한 감각이 멀어져…저렇게 하니까 가슴골이 괜히 더 강조되네.

    팔에 가슴이 닿지 않게 된 건 아쉽지만, 저건 저거대로 제법 볼만하군.

    "차, 차라리 그냥 원래대로 하게!"

    디아나도 나와 같은 생각이었는지, 될대로 되라는 듯이 소리질렀다.

    야. 울려고 하지 마라. 너도 성장하면 충분히 크잖아.

    "자, 자. 진정하고. 모처럼 물도 좋은데 왜 그러냐. 느긋하게 있으면서 피로나 풀자고. 애초에 이거, 내 피로 풀어주려고 이러는 거 아니었어?"

    나는 사라와 레이아의 어깨에 각각 손을 얹고, 내 쪽으로 더욱 바짝 끌어당기면서 말했다.

    "응긋…. 아, 알고 있네."

    "후훗. 네. 소란피워서 죄송해요."

    "그러네. 이런 기회 좀처럼 없기도 하고."

    결국 다 같이 바짝 붙어서, 우리는 탕에 몸을 담그고 기분 좋게 피로를 풀었다.

    뭐, 디아나는 끝까지 조금 흥분 상태였지만.

    "후우. 좋은 물이었네. 너희도 다들 좋았지?"

    욕실을 나와 다시 옷을 입은 후, 나는 상쾌한 미소를 지으며 그렇게 떡밥을 던졌다.

    그래. 중간에 조금 우여곡절이 있기는 했지만, 결국에는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어! 그게 중요한 거지! 난 훌륭하게 해냈다고!

    "네. 무척요."

    "그, 그렇구먼…."

    "뭐어…그렇지…?"

    하지만 나와 마찬가지로 상쾌한 미소를 지은 건 레이아뿐이었다.

    디아나와 사라는 마냥 좋았다고 하기엔 힘들다는 표정으로 그렇게 중얼거렸다.

    얘들아. 반응이 왜 그래? 결국 아무 일도 없었잖아?

    "역시 다 같이 하는 목욕은 좋네! 그래! 아예 다음부터는 항상 같이…."

    "저어어얼대! 안 돼!"

    "저어어얼대! 안 되네!"

    쳇. 역시나 이렇게 돼버리는 건가.

    왜 안 된다는 거야. 흥분한 건 내가 아니라 너희들이잖아.

    내가 그 상황에서도 얼마나 열심히 참았는데…. 다른 남자 같았으면 진작에 폭발해서 덮쳤을 상황인 거 아냐?

    그렇게 생각하면서도, 사라와 디아나의 반응을 떠올려봤을 때 이 이상 강하게 주장하기는 힘들었다.

    이 셋은 각자 자기 성벽을 알고 있는 사이이기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걸 실제로 보는 건 또 다른 문제고 말이다.

    결국 나는 마음속으로 피눈물을 흘리면서 앞으로도 계속 같이 목욕한다는 꿈을 접을 수밖에 없었다.

    그래. 하렘 같은 상황은 충분히 맞봤으니까. 그걸로 됐어.

    그렇게 자신을 위로하면서.

    그리고 밤이 되어, 우리는 어제처럼 다 같이 모여서 잠을 자게 됐다.

    내 방의 침대는 여관 침대보다 훨씬 넓었기 때문에 어제보다 훨씬 쾌적했다.

    어차피 침대가 넓어봤자 다들 딱 달라붙어서 자니까 소용없는 거 아니냐고?

    그게 또 그렇지도 않았다.

    사라나 레이아는 여전히 각각 내 팔을 베고 옆에서 딱 달라붙어잤지만, 디아나는 내 위에서 자지 않았던 거다.

    ============================ 작품 후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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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hia // 뿔 달린 히로인이라면 이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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