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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충 이세계 최면물-166화 (166/414)
  • 대충 이세계 최면물 166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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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네가 이겼다. 데려가라."

    "아저씨!"

    제르미나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시아가 내 품에 달려와 안겼다.

    젠장. 부드러운 젖가슴. 틀림없는 시아의 살결이다. 너무 반갑다.

    나는 시아의 머리카락이 헝클어질 정도로 강하게 쓰다듬었다.

    제르미나가 손을 들었다.

    손끝에는, 막대한 에너지가 모여들어 붉은 극광을 형성한다.

    이내 붉은 극광은 금색의 사슬처럼 변모하여 제르미나를 뱀처럼 옭아맸다.

    시아와 나는 함께 제르미나를 보았다.

    "파괴의 여신이 명한다.

    나는 정당한 권리로 일레시아를 데칼에게 반환하며,

    앞으로 둘에게 어떤 관여도 하지 않겠노라. 이것은 금제로써 나의 목숨을 걸고 지켜질 것이다."

    ……이겼다.

    비열하기 짝이 없는 9급 신이.

    떼를 쓰는 것과 같이, 많은 신과 사람들을 말려들게 해서.

    기어코 2급 신으로부터 원하는 걸 얻어낸 순간이었다.

    "……나는 약속을 지켰으니, 너 역시 여신들에게 건 암시를 풀어야 할 것이다.

    무슨 말인지 알고 있겠지."

    "알았어."

    원래부터 이것은 협박용.

    제르미나가 나를 죽이지 못하게 하기 위한 누름돌.

    살아있는 동안에 트리거를 작동시킬 배짱은 내게 없었다.

    "지금까지 신세 졌습니다. 제르미나 님."

    "전쟁은 승자가 패자의 모든 것을 앗아가는 법.

    낯짝 치워라. 더는 보기 싫다."

    "돌아가자. 시아."

    우리는 원래 있던 세계로 돌아왔다.

    얼마나 오래 방치한 것일까.

    황폐한 밭, 망가진 축사.

    그리고 먼지만 앉은 우리들의 집. 고작 일 년 방치했다고 폐가처럼 쓸쓸하고 황량하다.

    "음……."

    나는 무안해서 얼버무리듯 말했다.

    "미안.

    돌아올 집까지 예쁘게 마련할 여유는 없어서."

    "풋."

    시아는 웃음을 터뜨렸다.

    "아저씨 일이니까 알아요. ……그러니까 정말 놀랐어요. 저를, 되찾으러 오셨을 때는."

    "시종이 필요하다고 했잖아.

    집안 꼴을 봐. 다시 시종 해줘."

    "으휴……. 이제 저, 아저씨보다 급 높은 신인데요? 오히려 아저씨가 내 시종을 해야 하는 게 아닐까요?"

    "나한테 맡겨 볼래, 한 번?"

    시아는 움찔하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잘못했어요……."

    "알면 됐어.

    아, 그러고 보니 너. 시종 주제에 나한테 막말하고 갔지?"

    "읏……! 그건…… 진심이 아니에요."

    "못된 시종에게는 벌을 줘야겠어."

    나는 시아를 안고 노골적으로 엉덩이를 주물렀다.

    시아는 날 지그시 보며 말했다.

    "아저씨…….

    정말 아저씨 같아요."

    "널 되찾느라 폭삭 늙었어."

    "저보다 예쁜 여신들이랑 마구 뒹굴고 있었으면서.

    어차피, 대책 같은 건 없었죠?"

    "……없었지만.

    보고 싶었어."

    "……."

    시아는 말문이 막힌 듯 어물거렸다.

    예상외의 공격을 받은 것처럼 볼을 붉히고, 나한테 입맞춤했다.

    나는 시아를 안고 길게 키스했다.

    "저도 보고 싶었어요.

    아저씨. 그때 했던 말 기억해요?"

    "그때 했던 말?"

    "처음 시종으로 되기로 했던 날."

    "아……. 내 곁에서 은혜를 돌려준다고 했지."

    "그 전에. 아저씨가 내 신이라고 했잖아요. 지금도 그래요. 아저씨는 내 신이에요."

    "……."

    설마. 그때부터 마음이 있었다고……?

    그럴 리가 있나.

    이런저런 일로 감성적인 기분이 됐을 뿐이다.

    날 좋아하냐고 물어보면 시아는 웃겠지. 이런 적 없었는데.

    내 말로 그녀의 마음을 확인하려니 겁이 났다.

    "그럼, 다시 내 시종이 되어 줄래?"

    "네, 알겠습니다. 우선…… 청소부터 할게요. 먼지 구덩이에서 뒹굴 수는 없잖아요."

    "먼지 구덩이라니, 너무 심한데."

    "먼지 구덩이나 마찬가지죠."

    "그럼 나는 잠시 갔다 올게."

    "어디 가요?"

    시아는 떨어지기 싫은 듯 나를 꼭 안았다.

    "암시 풀러."

    "풀지 말아요. 네?"

    "그러다 내가 다쳐서 세계가 멸망하면 어쩌려고 그러냐."

    "……내가 아저씨를 지킬게요."

    "시종 주제에 무슨……."

    이런.

    시아가 나를 꼭 안고 놓아주지 않았다.

    힘은 내가 더 세지만, 애절하게 매달리는 시아를 뿌리칠 수는 없었다.

    "아저씨. 가지 말아요. 네?"

    "알았어……."

    암시는 그대로 둘까.

    제르미나에게는 미안하지만, 원래 우리 사이에 신뢰 같은 건 없었지.

    이쪽이 칼자루를 쥐고 있는 편이 나을 것이다.

    "제르미나는 아저씨를 해치고도 남을 여신이에요.

    그 암시는…… 분명히 아저씨에게 도움이 될 거예요."

    "세계를 인질로 잡는 데 동의하다니, 너도 참 나쁜 여신이구나."

    "전 아저씨의 시종이에요. 나쁜 짓도 할 수 있어요."

    그런 말도 했었지.

    이제는 진심이라는 걸 알기에 웃어넘길 수도 없다.

    시아라면 나쁜 짓을 해서라도 날 지키겠지.

    "걱정하지 마. 다치면 세계 멸망 같은 식으로 말하기는 했지만,

    내 암시는 제르미나가 나를 공격했을 때만 발동하게 되어 있으니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세계가 멸망할 일은 없다.

    핵미사일 버튼이 의도치 않게 작동하는 걸 막기 위한 최소한의 장치다.

    당분간은 그대로 둬도 되겠지.

    "아저씨!"

    그때였다.

    시아가 무언가를 알아차리고 날 밀쳤다.

    "어?"

    깨달았을 때는 이미 늦은 뒤였다.

    무언가가 내 가슴팍을 뚫고 나왔다.

    토혈과 함께 아픔이 찾아왔다.

    "조금 더 지켜볼 필요가 있을 줄 알았는데. 그럴 것도 없었군."

    싸늘한, 남자의 목소리.

    내 가슴을 뚫고 나온 팔을 더듬는다.

    내 피로 흠뻑 젖은 팔의 주인은, 신성 기사단의 검 문양을 손등에 새긴 장갑을 끼고 있었다.

    "어, 이런……. 윽……."

    "아, 저씨…!"

    나 대신 비수를 잔뜩 맞은 일레시아는 피를 뚝뚝 흘리고 있었다.

    "애매하게 도우려 하지 않았으면 고통도 모른 채 순식간에 죽었을 것을."

    "우욱……. 헉……."

    제르미나……의 하수인.

    본인이 움직일 수 없어서, 사람을 부렸나.

    신성 기사는 팔을 빼고 뒤로 물러났다.

    "컥!"

    가슴에 큰 구멍이 뚫린 나는, 그대로 바닥에 쓰러졌다.

    몸이 움직이지 않는다.

    너무 아파서 실신할 것 같아. 호흡은 전부 바깥 공기로 샌다.

    "나쁘게 생각하지 마라.

    먼저 전쟁을 건 것은 너였으니.

    이러한 권모술수 또한 전쟁에서는 끊임없지. 그분은 강대한 힘을 가지고도 상대를 속이는 데 주저하지 않는 분이다. 너의 패배라는 뜻이지."

    "……켁…….

    나보다 훨씬…… 뻔뻔한 여신이었군……."

    나더러 약속을 지키라고 말하더니…….

    당장은 자기가 불리함을 깨닫고 한 걸음 물러났을 뿐이었나…….

    "이대로 두어도 영핵은 파괴되겠지만…….

    너는 제르미나 님께 너무 까불었다. 머리를 으깨주마."

    "건들지 마!"

    일레시아의 몸 주변에서 떠오른 광탄이 신성 기사를 향해 날아들었다.

    "어이쿠."

    신성 기사는 뒤로 크게 물러나 힐쭉 웃었다.

    "대단한 마력이야.

    하지만 싸워본 적이 없는 여신이군. 나, 신성 기사단장 아토스를 물리치기에는 부족하다. 큭큭."

    "……하. 후우……."

    짝.

    나는 손뼉을 쳤다.

    "아, 안 돼……!"

    시아는 나에게 달려와, 피가 솟는 내 가슴을 손으로 막으며 울먹였다.

    "말하지 말아요! 말하면 안 돼요…."

    "시, 신성 기사단장…….

    자결……. 하라……."

    나는 필사적으로 힘을 쥐어짰다.

    신성 기사에게 모시는 신의 명령은 절대적.

    하지만 '내가 너희들의 신이다'라고 말할 힘이, 끝내 없어서.

    "그럴 수는 없다……. 나에게는 해야 할 일이…….

    제르미나 님의 수족이 되어, 너를 암살해야만 한다는 사명이 있다…!"

    "자결, 하라……."

    반복해서.

    "아저씨! 그만 해요! 치료하는 중이니까. 말하지 말아요!"

    "자결하라, 아토스…!"

    내가 죽기 전에 어떻게든.

    이 암시를 끝맺어야 한다.

    나는 손뼉을 쳐서 아토스를 깨웠다.

    "윽, 으아아!"

    아토스는 미친 듯이 춤추며 칼을 허공에 휘둘렀다.

    "아니야! 자결이라니, 그럴 수는 없다! 아니! 자결한다. 아니! 자결하지 못한다!

    내게 내리신 신의 명령만이 나에게 절대적이다!"

    두통보다 훨씬 격렬한 거부 반응.

    하지만 안심했다.

    결국 이기는 건 최면이다.

    "……으, 으으윽!"

    아토스는 칼로 자기 목을 긋고 쓰러졌다.

    안 되겠다.

    눈앞이 엄청나게 흐려진다. 영핵을 단숨에 파괴당한 것 같았다.

    시아는 이를 악물고 내 치료에 전념하고 있었다. 따스한 빛이, 가슴에 스며든다.

    연명하는 데 성공했는지 말하는 게 조금은 편해졌다.

    "아저씨. 아저씨…!"

    하지만 예정된 죽음은 피할 수 없다.

    울먹이며 고개를 떨구는 시아를 보고, 그런 미래를 짐작할 수 있었다.

    역시 안 하던 짓 하는 게 아니었나.

    "제르미나. 제르미나가 아저씨를 이렇게……! 용서 못 해. 용서 못 해!"

    "맞아……. 보지에 질싸하기 전에는 용서할 수 없다……."

    "아저씨! 정신이 들어요?"

    "나, 죽기 싫어. 제르미나 혼내주고 싶어."

    힘없이 지껄인다.

    나도 내가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네.

    목표를 타협하고 접근했지만 그런 모호함이 나를 잡아먹었다.

    제르미나에게 최면을 걸지 않으면 이길 수 없는 싸움이었던 거야.

    아름답지만 비열하고 교활한 여신.

    끝내 손에 넣지 못했던 것이 아쉬워.

    시아와 약속된 시간을 보내지 못하는 것도…….

    "아저씨. 포기하지 마요…!"

    "응……?"

    시아가 내 손을 잡았다.

    "아저씨가 하고 싶은 거, 내가 하게 해줄게요.

    길게 잠들 뿐이에요. 그러니까……! 꼭 다시 만날 수 있어요."

    "대체 무슨 짓을 하려고……."

    "아저씨의 신격을 제가 맡을 거예요.

    그 권능도, 기억도……. 그걸 분리해서 매개체로 만드는 법을,

    설령 수천 년, 수만 년이 걸리더라도 알아내겠어요."

    "……."

    피식 웃었다.

    "신의 삶을 우습게 보네.

    장담컨대 백 년이면 잊을걸. 너는, 나를 잊을 거야……."

    "아저씨……."

    "그래도, 그렇게 말해줘서 고맙다. 안심했어."

    그래도 백년 씩이나 가면 대단한 거야.

    내가 살면서 가장 예쁘다고 생각한 여자를 잊는 데도 오십 년밖에 안 걸렸으니까.

    "안심하지 마요!"

    시아가 나를 붙든다.

    "아저씨. 이번에는 내가 구해줄게요.

    복잡한 일은 전부 제가 할게요. 아저씨는, 그냥 제가 만든 세계에 오기만 하면 돼요."

    "……."

    "저한테 암시를 걸어주세요. 제가 모든 일을 해낼 수 있도록. 아저씨가 정말 기대하고 눈감을 수 있도록.

    아저씨의 노예로 만들어주세요."

    "안 돼."

    "제발……."

    시아가 내 손을 잡고 빌었다.

    "노예로 만들어 주세요. 아저씨…!"

    "그럴 수는……."

    "이 바보! 쓰레기! 애매모호한 쓰레기로 남을 바에야, 차라리 마지막까지 날 이용하다가 죽으란 말이야!"

    "……."

    죽지도 못하게 하네.

    "어차피 쓰레기 신의 최면 따위 그 정도겠죠!"

    "너……."

    생애 최후까지 쓰레기 최면을 걸다 죽으란 말인가.

    참…….

    피할 수 없는 업보다.

    "좋아……. 하지만 수천 년 수만 년, 너를 노예로 할 수 있는……. 그런 암시 같은 건 없어."

    "어째서……."

    "암시는 단순한데, 끌어내야하는 행동이 너무 복합적이라서……. 우욱!"

    나는 다시 한번 크게 토혈했다.

    이제 정말 끝이 가깝다.

    이 기억의 끝자락. 낭떠러지에 도착하고 말았다.

    내 생명이 얼마 남지 않았다는 증거다.

    노예 암시는 사람을 수동적으로 만든다.

    심지어 그 사람의 개성도 파괴하지. 나는 이때도 그런 사실 정도는 알고 있었다.

    내가 주인님으로 살아있으면 다양한 반응을 이끌어내며 즐기는 것도 가능하겠지만.

    주인님 없이 혼자 덩그러니 남은 노예에게 무슨 의미가 있겠어.

    시아가 수천 년 수만 년 나에게 충성하도록 한다.

    내가 살아날 수 있도록.

    다시 기억과 권능을 되찾을 수 있도록 한다.

    그런,

    나조차도 가늠하기 어려울 만큼 긴 세월과 노력이 필요한 일을 암시로 강요할 방법이 없다.

    나한테 충분한 시간과 여유가 있었다면,

    열 가지…… 혹은 스무 가지 이상의 암시를 복합적으로 작용하게 만들어서,

    나만을 위해 자주적으로 생각해서 놀라운 성과를 보이는, 그런 최면을 걸 수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아무리 생각해도 지금은 불가능해.

    수십 가지 암시를 새기는 것도 무리고, 그걸 일정 간격으로 조율하는 것도 무리다.

    나는 이제 곧 죽으니까.

    "……한 가지 암시만 걸어주세요."

    "뭐……?"

    "「영원히 사랑한다」는 암시를 걸어주세요."

    "미쳤냐."

    그런 낯뜨거운 암시.

    시험해보려고 한 적도 없어.

    "아저씨……. 제 평생의 소원이에요."

    "……."

    "그거 하나면, 저는 분명히, 무슨 일이든 해낼 수 있어요."

    "최면으로…….

    나를 영원히 사랑하게 돼도 상관없다고?"

    "네. 부탁해요."

    그렇군.

    사랑을 이용하라고.

    헛웃음이 나온다. 이 마지막 순간에, 내가 생각지도 못한 말을 꺼내다니.

    "날 얼마나 쓰레기로 만들 셈이야."

    "저는 그렇게 되어도 좋아요."

    "알았다……."

    생애 최후의 최면, 기꺼이 해주지.

    짝.

    나는 손뼉을 쳤다.

    트랜스 상태에 빠진, 시아.

    "허억……!"

    엄청난 고통이 엄습하고, 온몸의 활기가 시시각각 없어져 간다.

    빨리 해야 해…….

    "시아. 너는, 나를 영원히…… 사랑한다."

    됐다.

    ……이걸로 끝이야.

    "……그럴 수 없어요."

    아니, 보통 이런 막판에 와서 거절하냐!!

    윽…….

    젠장. 기죽네.

    "걸어달라고 해 놓고서. 이 망할 시종이……."

    트랜스 상태에는 정신이 무방비 상태가 된다.

    하지만 절대적으로 내 말에 순응하는 상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방금 아토스에게 했듯이 그 사람이 강한 반발을 일으킬 만한 명령을 내렸을 때는,

    즉각 거부 반응이 나오기도 한다.

    질문하면 대답하기를 피한다거나 하는 식이다.

    이 경우에는 뭐지.

    나를 사랑하는 건 만에 하나라도 있을 수 없다. 그거야?

    죽기 직전에 비수를 꽂다니…….

    "이미 사랑하고 있으니까."

    "……."

    ……뭐라고?

    "방금 뭐라고 했어?"

    "이미 사랑하고 있으니까.

    논리적으로… 다시 사랑할 수는 없어요."

    그랬군.

    ……내가 직접 물어봤어야 했는데.

    나는…… 내가 사랑하는 여자의 마음조차 최면으로 확인하고 말았다.

    그 사실이 너무 우스워, 웃음이 나왔다.

    상처가 믿기 힘들 정도로 욱신거렸지만, 아픔은 어딘가로 사라졌다.

    짝.

    나는, 아무것도 하지 않고 손뼉을 쳤다.

    "하하."

    "아저씨!"

    "걸었어. 너, 후회하지 마라."

    "제대로, 아저씨를 사랑하게 했죠?"

    "의외로 버틸 만 해서 맨날 내 생각만 하게 만들었다. 넌 큰일 났다. 땅을 치고 후회할걸.

    이제 다른 남자와는, 영원히 사귈 수 없어……."

    있는 힘껏 허세 부리고.

    눈을 감는다.

    "……아저씨. 잘 자요. 사랑해요."

    나는 시아의 품에서 잠들었다.

    이것이 내 마지막 기억이었다.

    공간이 접히고, 찌그러들고, 사라져간다.

    긴 꿈을 본 것 같다.

    내 의식은 기억을 되찾기 위한 긴 여정을 마치고, 원래 장소로 돌아간다.

    멜브릿의 도서관.

    눈을 뜬다.

    눈앞에는 멜브릿의 학생회장이며 3급 빛의 여신, 그리고 내 시종인 일레시아가.

    나를 지켜보고 있었다.

    "어땠……나요?"

    ========== 작품 후기 ==========

    과거편 끝!

    과거편 인기 투표가 시작됩니다.

    이번에는 '중복투표 가능'입니다!

    과거편을 하드캐리 했다고 생각되는 신을 마음껏 찍어주세요!

    (나중에 한 번 투표로 나왔던 캐릭터도 다시 투표할 기회가 있을 것입니다.)

    최종적으로 5~10명 정도의 후보를 남겨서 마지막에는 최종 인기투표를 할 생각입니다.

    현재 하는 인기투표가 너무 빠른게 아닌가 하는 의견이 있는데. 맞는 말씀입니다.

    이건 제가 유의미한 데이터로 활용하고 있습니다.

    투표를 올린 그 시점에서 독자분들이 캐릭터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판단하는데

    사용하고 있습니다!

    감사합니다. 투표 시작되면 많이 참여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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