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71화 (71/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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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빛이 인도하는 길 위에 오르자 주위의 모든 것이 어둠 속으로 사라졌다. 아무것도 없는 새까만 어둠 속에 오로지 달의 길만이 존재했다.

    달로아가 심드렁한 말투로 경고했다.

    “외길이라고 안심하지 말고 잘 따라와. 나 놓치면 길 잃어.”

    이곳에서 그를 인도하는 것은 아마도 리뮈르의 피. 유진은 앞서 걸어가는 달로아의 몸에서 은은하게 퍼지는 빛을 보며 이를 짐작했다.

    아무것도 없다고 생각했던 어둠 속에서 그들을 따라오는 무언가가 있었다. 유진의 시선이 자연스레 그것을 향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 그들을 따라오는 것은 물에 비친 달의 그림자.

    ―겨울 늑대의 눈을 한 방문자가 나를 찾으면 그에게 길을 열어 주어라.

    대체 달의 길을 열었다는 달의 마법사는 누구이기에 그런 말을 남긴 걸까. 심란한 마음에 저도 모르게 걸음이 느려졌다.

    “왜 정신을 놓고 있어.”

    뒤를 돌아본 달로아가 인상을 팍 찡그렸다가 달의 그림자에 닿은 그의 시선을 보고는 알 만하다는 듯이 말했다.

    “아까 본 연못에 비친 달이라고 생각하면 돼. 물에 비친 달이 이 길을 만들어 낸 거니까.”

    달그림자는 벌써 반원의 형태를 하고 있었다.

    “월식이 끝나기 전에 이 길에서 벗어나야 해.”

    그렇게 말한 달로아가 다시 걸음을 옮겼다. 달로아는 제 앞에 펼쳐진 길을 보며 쓴웃음을 지었다.

    오늘로 네 번째 오른 길이었다. 달그림자가 만들어 주는 길은 한 번도 같은 법이 없었다. 매번 달라지는 길이지만 이 끝에는 언제나 그것이 있다.

    새까만 어둠 속에서도 찬란하게 빛나는 하얀 벽돌로 지은 저택. 이 저택이 바로 리뮈르의 성물을 보관한 곳이자, 달의 마법사가 목숨을 거둔 달의 수옥(囚獄:죄인을 가두어 두는 곳)이었다.

    주인에게 버림받은 기사와 함께 리뮈르의 시작을 연 달의 마법사는 말년을 달의 수옥이라 이름 붙인 이곳에서 보내다 세상을 떠났다고 한다.

    “하필이면 그런 이름이라니, 취향도 독특하시지.”

    둥그스름한 지붕과 높은 기둥, 큰 창과 화려한 외벽. 이렇게 멋들어지게 지어 놓고 감옥을 뜻하는 단어로 부르는 그 괴팍함을 도무지 이해할 수가 없었다.

    마법사란 존재는 다 그런가. 달로아가 잠시 상념에 잠긴 그때였다.

    “저곳인가.”

    길 끝에서 밝게 빛나는 저택을 본 유진이 물었다.

    “맞아. 심연의 눈은 저곳에 있어.”

    성큼 걸어간 달로아가 덩굴장미가 조각된 흰 문 앞에 멈춰 섰다. 어깨를 으쓱한 그녀가 문을 그대로 통과해 지나쳤다. 유진 또한 말없이 달로아의 뒤를 따랐다.

    분명 밖에서 봤을 때는 작지 않은 규모였는데, 그들이 문을 통과해 들어온 저택에는 고작 작은 방 하나뿐이었다.

    “달의 마법사가 우리에게 허락한 공간은 이게 전부야. 나머지는 비밀인가 봐.”

    화려한 외관과 달리 매우 단출한 방이었다. 수행하는 수도사나 참회하는 죄인이나 쓸 법한 그런 곳이었다.

    흰 벽에는 아무런 장식도 없었고 나무 침상과 책상, 벽에 걸린 청동 재질의 둥그스름한 무언가가 전부였다. 벽에 다가가 청동 재질의 무언가를 노크하듯 두드린 달로아가 말했다.

    “이게 바로 심연의 눈이야.”

    유진은 심연의 눈을 향해 걸어갔다. 둥그스름한 그 물건은 그에게 아무런 감흥도 주지 못했다.

    하지만 그는 그 물건에서 어떤 흔적을 발견했다. 테두리에 남은 흔적이 이것이 본디는 다른 물건이었음을 알게 했다.

    유진이 테두리의 흔적을 유심히 살펴보자 달로아가 어쩔 수 없다는 투로 고해했다.

    “맞아. 원래는 거기 다른 무언가가 있었어.”

    “뭐가 있었지?”

    “거울.”

    “지금은?”

    “갑자기 사라졌어. 쨍그랑하고.”

    달로아가 여덟 살이었던 그해에도 개기월식이 있었다. 개기월식이 되면 달의 길이 열린다는 말에 달로아는 개기월식만 기다렸다.

    ―로아, 정말 갈 거야?

    ―당연하지. 무서우면 넌 남아. 리오스 넌?

    ―난 갈 거야.

    달로아, 달미에르, 그리고 두 살 위인 달리오스까지. 셋은 함께 달의 길에 올랐다. 길의 끝에서 아이들이 발견한 것은 환상처럼 아름다운 저택이었다.

    신나게 놀고 난 아이들은 월식이 끝나기 전 달의 길에서 내려왔다. 어린아이들에게 그날의 경험은 마치 꿈만 같았다.

    2년 뒤, 다시 찾아온 개기월식에서 아이들은 두 번 생각할 것도 없이 달의 길 끝에 있는 저택을 찾았다. 처음에는 조심하려 노력했지만 아이들의 경계는 얼마 가지 못했다.

    ―거울?

    달로아가 무심코 거울에 손을 댄 순간이었다. 쨍그랑! 하는 소리에 놀란 달로아가 거울에서 손을 뗐다.

    ―아, 아악!

    고통스러운 신음이 들린 건 바로 그때였다.

    ―미에르, 미에르 너 왜 그래!

    달리오스가 주저앉은 달미에르에게 다가갔다.

    ―눈, 눈이 불타는 것 같아.

    달미에르는 제 눈을 감싸 쥐고는 몹시도 고통스러워했다.

    ―미, 미에르.

    놀란 달로아가 달미에르의 이름을 불렀다. 달미에르는 눈도 뜨지 못한 채로 눈물만 줄줄 흘렸다. 자신이 함부로 거울을 만져서 달의 마법사가 벌을 내린 걸까.

    달로아가 벽에 걸린 거울을 돌아보았지만 방 안의 풍경을 비추던 거울은 온데간데없이 사라진 후였다. 그곳에 남은 것은 거울을 감싸고 있던 청동 조각뿐.

    달로아와 달리오스는 고통에 몸부림치는 달미에르를 업고 달의 길에서 내려왔다.

    ―어, 어머니. 아버지. 미에르가, 미에르가…….

    달미에르는 그 뒤로 꼬박 열흘 동안 고열에 시달렸다. 열이 내린 달미에르의 눈동자는 혼탁하게 변해 있었고, 더 이상 앞을 볼 수 없었다.

    ―나 때문이에요. 내가 거울만 만지지 않았으면…….

    ―로아, 그건 네 탓이 아니다.

    아버지의 위로도.

    ―거울이 사라진 것과 미에르가 아픈 게 무슨 상관이니. 그건 나쁜 우연일 뿐이야.

    어머니의 설득도.

    ―차라리 내 눈이 멀었으면 좋았을걸. 잘못한 건 난데!

    달로아를 죄책감으로부터 구원해 주지 못했다.

    ―그럼 네가 내 눈이 되어 주면 되잖아.

    ―미에르…….

    ―앞으로 엄청 귀찮아질 거야.

    그 이후로 달미에르는 정말 달로아를 알뜰하게 부려 먹었다. 달미에르의 성화에 하루가 정신없이 흘러갔다.

    ―왜 또 그래.

    ―…….

    ―못생겨져. 울지 마.

    하지만 달미에르의 혼탁한 눈동자와 마주할 때면 거울이 깨지는 날카로운 소리가 달로아의 머릿속을 헤집었다.

    어쩌면 소르체의 가주가 직접 찾아온다 해도 동생의 눈은 고칠 수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두가 포기한다고 달로아마저 포기할 순 없었다.

    ―됐어. 난 이대로가 좋아.

    달미에르는 그렇게 말했지만 보고 싶은 책을 만지작거리는 손끝에는 미련이 가득했다. 어떻게든 달미에르의 세상을 찾아 주고 싶었다.

    혼자서 이 저택을 찾아와 빈 거울을 붙잡고 온갖 방법을 동원해 본 적도 있었지만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하지만 이계의 방문자라면 좀 다르지 않을까. 성 상티모니아 최고의 성물 카푸트가 선택한 그라면…….

    “어때? 그리운 무언가를 마주한 감동이 느껴져?”

    달로아는 부러 장난스럽게 물었다.

    “글쎄…….”

    유진은 무표정한 얼굴로 빈 거울을 살폈다.

    “내가 찾는 게 아니야.”

    그의 단호한 선고가 내려졌다. 달로아는 낮은 한숨을 흘리며 제 얼굴을 쓸어내렸다.

    차라리 유진이 찾는 무언가가 심연의 눈이었으면 했다. 그라면 달미에르의 눈에 박힌 거울 조각을 뽑아 갈 수 있을지도 모르니까.

    가문의 성물 따위 달미에르의 눈만 되돌릴 수 있다면 얼마든지 줘 버릴 수 있었다. 그런데…….

    “그럴 줄 알았어. 그만 나가자.”

    달로아는 문 쪽을 향해 고개를 까딱 움직였다. 실망하지 않겠다고 굳게 마음먹었는데도 눈가가 시큰거렸다.

    달로아가 덩굴장미가 조각된 흰 문을 지나쳤다. 이 문으로 나가면 곧장 저택의 외부로 떨어져야 했다. 달의 마법사가 그들에게 허락한 건 방 한 칸이 전부였으니까.

    하지만 달로아와 유진이 덩굴장미 문을 지나쳐 도착한 곳은 저택의 중앙 홀이었다.

    붉은 융단이 깔린 중앙 홀에는 석상 하나가 덩그러니 놓여 있었다. 석상은 한 여자가 긴 머리카락을 바닥까지 늘어트린 채 뿔 달린 짐승에게 비스듬히 기대 있는 형태였다.

    “여긴 또 뭐야.”

    달로아가 주위를 둘러보며 인상을 찡그렸다. 덩굴장미 문을 다시 지나치면 저택 외부로 떨어지겠지.

    달로아는 별다른 고민 없이 들어온 길로 되돌아갔다. 그녀가 문을 향해 발을 내밀려는 그 순간이었다. 퍽! 하는 소리가 등 뒤에서 들렸다.

    고개를 돌린 달로아가 마주한 건 석상을 부술 듯이 내리치는 유진의 모습이었다.

    “미쳤어? 어서 돌아가야―”

    흐트러진 까만 머리카락 사이로 보이는 그의 회색 눈동자가 텅 비어 있었다.

    ‘……도, 망 가. 어서.’

    찬란한 황금빛에 둘러싸인 채 천천히 몸이 사라지던 그의 누이가 팔을 내저으며 흐리게 웃었다.

    그는 또다시 아무것도 하지 못했다.

    ‘나는 나를 버렸어.’

    온몸이 반으로 갈라지는 듯한 고통에 유진의 가슴이 거칠게 오르내렸다.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으로 어떤 장면이 떠올랐다.

    ‘……신부가 뭔지 알기나 해? 그건 아르체의 풍요를 얻는 대가로 악귀에게 바치는 제물이라고!’

    불타는 듯한 붉은 머리를 한 남자가 그를 보며 소리쳤다. 처음 보는 얼굴이었지만 그는 저 남자를 알고 있었다.

    저 남자는 분명…….

    “달의 마법사.”

    버림받은 기사와 함께 리뮈르의 시작을 열었다는 달의 마법사였다. 죽은 지 천년은 족히 되었을 역사 속의 인물이 그의 기억 속에서 살아 움직였다.

    ‘내 선택은 또 다른 파멸을 불러왔으니, 나는 남은 생을 속죄하며 살겠다.’

    달의 마법사가 서 있는 초원은 더 이상 황금빛으로 넘실대는 지상 낙원이 아니었다. 잿빛으로 뒤덮인 죽음의 땅이었다.

    그리고 죽음의 땅 한가운데 달의 마법사와 마주한 다른 남자가 있었다.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황금빛으로 뒤덮인 그 남자 또한 유진은 알고 있었다. 성 상티모니아 최고의 성물, 카푸트. 그렇다면 이것은 카푸트의 기억인가.

    유진의 머릿속을 맴도는 알 수 없는 기억들이 마구잡이로 뒤섞였다.

    그가 서 있는 이곳은 황금빛으로 반짝이는 들판이었다가 빛 한 점 들지 않은 암흑이기도 했고, 방주의 분수였다가 란데르의 호수이기도 했다.

    ‘어서 이 석상을 없애 버려야…….’

    유진은 당장이라도 중앙 홀에 덩그러니 놓인 석상을 부술 듯이 손을 들었다가 문득 정신이 들었다.

    외뿔의 짐승에 비스듬히 몸을 기댄 여자. 그는 이 여자를 본 적이 있었다.

    ‘어디에서 봤었지?’

    그는 초조하게 제 기억을 헤집었다.

    엘바의 신전. 이 석상은 엘바의 신전에 있던 조각상과 같은 존재를 형상화한 것이 분명했다.

    그렇다면, 이곳 또한 모라의 힘이 미치는 공간.

    “모라…….”

    그 이름을 부르는 순간, 어떤 강렬한 힘이 유진의 몸을 짓눌렀다. 그는 자신을 짓누르는 압도적인 힘 앞에 저절로 무릎을 꿇었다. 심장이 뚫린 것처럼 가슴이 시렸다.

    그는 천천히 고개를 들었다. 짐승을 거느린 여자가 오만한 얼굴로 그를 내려다보고 있었다. 그 얼굴과 마주한 순간, 제 몸의 통제력을 상실했다.

    이 몸의 주인은 자신이 아니었다. 그는 잠시 이 몸을 빌린 존재에 불과했다.

    ‘돌아가야 해. 본래 있어야 할 곳으로.’

    유진은 강한 열망과 그리움에 사로잡혔다. 동시에 제 사지가 뜯긴 것 같은 고통을 느꼈다.

    툭, 그의 양팔에 무언가가 떨어졌다. 그에게 떨어진 건 가느다란 팔 한쪽이었다.

    그가 그것을 향해 손을 뻗자 그것은 형태를 바꿔 하얀 뼈의 형상이 되었다. 케이루스의 성물인 별의 그릇이었다.

    별의 그릇을 쥔 그를 향해 머리카락부터 피부까지 온통 황금빛으로 빛나는 청년이 싸늘한 목소리로 말했다.

    ‘본디 내 것이었던 물건을 되찾으러 왔다.’

    지금은 머리만 남은 성 상티모니아 최고의 성물 카푸트가 온전한 육체를 가진 모습으로 별의 그릇을 향해 손을 뻗었다.

    ‘그것의 주인은 너희 같은 강탈자가 아니다.’

    유진은 자신을 향해 점점 다가오는 카푸트의 모습에 저도 모르게 뒷걸음질 쳤다.

    그때, 누군가가 그의 어깨를 흔들었다.

    “이봐! 정신 차려.”

    자신을 다그치는 소리에 겨우 눈을 뜬 유진이 눈앞의 사람을 확인했다.

    옅은 금발, 새파란 눈동자. 아아, 사라진 그의 심장을 뛰게 하는 유일한 존재였다.

    ‘이것 봐, 당신도 날 좋아하잖아.’

    멀어지는 그의 의식 너머로 아리아드네의 모습이 흩어졌다. 쿵! 이윽고 정신을 잃은 유진이 바닥에 쓰러졌다.

    “이게 뭐야, 미치겠네.”

    홀로 남은 달로아가 붉은 머리카락을 쓸어 올리며 한숨을 내쉬었다.

    “정신 좀 차려봐. 계속 이러면 난 혼자 돌아가는 수밖에 없어.”

    달로아가 유진의 뺨을 가볍게 내리치며 말을 걸었다. 하지만 정신을 잃은 그는 묵묵부답이었다.

    “최대한 빨리 돌아오도록 노력해 볼게.”

    자신의 힘으로 유진을 끌고 나가는 건 무리였다. 이럴 줄 알았으면 놀지만 말고 몸을 좀 단련해 두는 건데.

    미적거릴 시간에 차라리 누군가를 데리고 돌아오는 편이 나았다. 그때까지 부디 달이 버텨 줘야 할 텐데. 달로아가 걸음을 막 뗀 그때였다.

    스스스슥, 기분 나쁜 마찰음이 어둠 속에서 들려왔다. 등골이 쭈뼛 서는 기분이었다.

    달로아는 천천히 고개를 돌렸다. 스스스스스스슥, 한층 커진 소리가 사방에서 울려 퍼졌다.

    새까만 어둠 속에 무언가가 존재했다. 달로아의 눈이 어둠 속을 주시했다. 어둠과 구별되지 않던 무언가가 스스스슥, 소리를 내며 점점 가까워졌다.

    까맣고 반질반질한 껍데기를 가진 것들이 사방에서 기어 다니고 있었다.

    스스스슥, 그것들이 제 등에 달린 투명한 한 쌍의 날개를 비비댈 때마다 나는 소리에 온몸에 소름이 돋았다.

    스슥, 스스슷, 기괴한 소리를 내는 날개에는 소용돌이 모양의 무늬가 있었는데, 자세히 보면 저마다 각기 무늬가 달랐다. 마치 인간의 지문처럼.

    “타우루스…….”

    성인만 한 크기의 딱정벌레 형상을 한 마물 타우루스가 새까맣게 주위를 메우고 있었다.

    딱딱, 딱딱딱― 타우루스가 제 머리에 달린 집게발을 딱딱거리며 벌렸다 닫을 때마다 머리가 울렸다. 타우루스의 집게는 사람의 목을 자를 정도로 강력했다.

    “일어나!”

    달로아가 정신을 잃은 유진을 향해 소리쳤다.

    “정말 놔두고 갈 거야. 다시 돌아오지도 않을 거야.”

    하지만 그는 여전히 아무런 대답이 없었다. 달로아가 천천히 뒷걸음질 친 그 순간, 타우루스 한 마리가 날개를 펴고 파드득 날아올랐다.

    달로아는 제 죽음을 예감하며 질끈 눈을 감았지만 아무런 고통도 느껴지지 않았다.

    달로아가 몸서리치며 가늘게 눈을 떴다. 파락, 파득, 파드득! 동시에 날아오른 수십 마리의 타우루스가 유진을 향해 달려들고 있었다.

    아, 진짜. 욕지거리를 내뱉은 달로아가 쓰러진 유진을 노리는 타우루스를 향해 달려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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