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뉴카파로 가자-7화 (7/107)

7화

팔라보르와에서 뉴-카파로 가는 길은 은준의 생각과 다르게 포장 도로였다. 은준이 생각하기론 일반 남아공의 환률과 리소테의 환률 차이가 커서 리소테는 굉장히 발전이 덜 된 도시라고 생각하고 있었기 때문에, 비포장 도로를 흙먼지를 날리며 달려야 할 것으로 생각했던 것이다. 하지만 그것은 일부는 맞지만, 또 일부는 틀렸다. 리소테 왕국이 비록 남아공의 수도인 프로토리아에 비하면 매우 발전하지 못한것은 사실이었지만, 어쨌든 리소테 역시 남아공 내에 있는 왕국이었기 때문에 짐바브웨와 같은 다른 국가와의 통상을 위해 고속도로 까지는 아니어도 리소테까지도 곁가지로 도로가 정비되어 있었던 것이다.

"은준군. 뉴-카파에 도착하게되면 그쪽에서도 중개상이 나와 설명을 하겠지만, 내가 미리 상황을 설명해주겠네."

은준과 차호중은 차를 타고 오면서 내내 대화를 나눴다. 은준은 한국을 오래 떠나와있던 차호중에게 한국의 이야기를 해주었고, 차호중은 은준에게 자기가 들었던 리소테 왕국에 대한 이야기를 해주었다. 은준도 인터넷에 나와있는 아주 적은 내용만 들어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매우 유용한 시간이었다. 더불어 그런 이야기를 길게 나누면서 차호중이 은준에게 말을 놓기로 하기도 했다. 은준도 어차피 그의 아버지보다 약간 나이가 많은 정도였기 때문에 그게 더 편하게 느껴졌다.

"아마 뉴-카파에 도착하면 중개상이 다른 이야기를 할 거야."

"다른... 이야기요?

"원래는 작은 땅을 사서 개간해 농사를 하려고 했댔지?"

"네. 옥수수를 길러볼 생각입니다. 이모작으로요. 여름과 겨울이 반대긴 해도 한국과 기후가 비슷하니 조금 일찍 심고 빨리 움직이면 가능할 것 같거든요. 실은 처음엔 벼 농사를 지어볼까도 했었는데, 제가 밥만 먹고 살것도 아니고..."

"그건 잘 생각했네. 밥이 먹고 싶어 벼 농사를 지으려고 했다면 은준군 먹을 쌀만 사오던가 하는게 편하지. 내 생각엔 여기 사람들은 쌀을 주식으로 먹지 않기 때문에 판매하기가 어려울것 같거든."

"네. 저도 그렇게 생각했어요."

"음. 이모작은 내가 농사를 져본적이 없어서 뭐라 조언은 못하겠군. 다만 농사를 지을거면 옥수수만 심는게 아니라 주변에 호박이나 콩, 땅콩 같은걸 심어도 좋을거야. 여기 사람들은 호박도 잘 먹거든."

"아, 그것도 들었습니다."

은준의 말에 차호중도 고개를 끄덕였다.

"정말 여러가지로 알아보고 온 모양이군. 사실 가끔 어디서 아프리카가 물가가 싸다고 어느 브로커를 통해 단체로 이민 오는 경우가 있는데, 물가가 싸다니 대충 해도 먹고 살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다가 망해서 돌아가는 경우를 몇 번 들어봤거든."

"아, 예..."

은준은 그 이야기에 가슴이 덜컥했다. 마치 그것이 자신의 미래인것처럼 생각되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뉴-카파가 아니라 외곽지역에 땅을 산다고 했다고?"

"예. 사실은 돈이 많지가 않아서 여기라해도 도시에 큰 땅을 살만큼 돈이 많지는 않거든요."

"흠. 그렇다면 소도 길러보게."

"소요?"

"음. 도시 밖에는 원주민들도 살고있는데 그들은 소를 가장 큰 재산으로 생각하지. 만약 그들과 거래를 하거나 뭔가 줘야할 일이 생겼을땐 돈보다 소가 더 유용하다고 하더군."

"그건 저도 티비에서 봤었어요! 결혼할 때도 소를 지참금으로 준다고 하던데요?"

"음? 여기서 결혼까지 할 생각으로 온건가? 정말 작정을 하고 왔군. 하하하!"

"네? 아, 아뇨. 티비에서 그렇게 나왔다는거죠. 뭐, 앞으론 어떻게 될지 저도 모르겠지만요."

"그래, 그래. 앞 일은 아무도 모르지."

어차피 아프리카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결혼해 살던 부인과 함께 이곳에 온 차호중은 대수롭제 않게 생각하는지 몰라도, 은준은 진심이었다. 아프리카, 그것도 한국인에게 잘 알려지지 않은 뉴-카파라는 도시로 가는데 그가 그곳을 떠나기 전에 과연 차호중을 제외한 다른 한국인을 만날 수 있을까? 어쩌면 남아공 사람이 아닌 다른 나라 사람을 만나는 일도 어려울게 뻔하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은준은 어느정도는 각오도 하고 온게 사실이었다. 그래도 평생을 손가락만 빨다 혼자 죽을수는 없지 않겠나.

은준은 혹시라도 차호중이 일러주는 이야기를 까먹기라도 할까봐 전부 수첩에 적어두고 있었다.

"그리고 차도 필요할텐데. 차가 문제군. 면허는 있나?"

"네, 언제고 필요할 것 같아서 남아공 면허로 교환했습니다."

"그럼 차만 있으면 되겠군."

"그것도 중개인한테 말은 해놓긴 했는데, 가지고 온 돈이 될지는 모르겠어요."

은준은 한숨을 내쉬었다. 사야할게 너무나 많은데 돈이 많지 않았던 것이다. 자칫 원주민들처럼 며칠씩 걸어서 장에 나갔다 돌아오는 생활을 하게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항상 돈이 문제지. 우리 병원도 그렇고, 나도 주기적으로 봉사활동을 나가는데 자선단체에서 지원이 없으면 어림도 없지. 병원에 전기가 들어왔다 나갔다 할 정도거든. 아! 그러고보니 전기 시설이 없으면 소형 발전기라도 구해야겠군. 핸드폰이야 관광객들 때문에 곳곳에 시설을 설치해놔 문제는 없겠지만, 충전을 못하면 핸드폰이 있어도 소용이 없겠지."

"네. 저도 그래서 집하고 연락은 우편으로나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어요. 아니면 도시에 나갈때 국제전화를 사용하거나."

은준은 거기까지 말하고 다시 입을 다물었다. 그도 내내 전기 때문에 고민이 많았던 것이다. 핸드폰은 물론 가져온 노트북까지, 죄다 전기를 이용하는 가전제품인데 자신이 살 땅에 전기가 들어오지 않으면 무용지물인 셈이었다. 게다가 이 더운 나라에 선풍기나 에어컨 그리고 냉장고도 없다면, 또 밤중에 불도 켜지 못하면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었다.

다행이 새벽 일찍 출발한 덕분에 뉴-카파에 도착한 것은 정오가 막 지날쯤이었다. 도로가 좁긴 했지만, 차가 워낙 막힘이 없어 쭉쭉 달려올 수 있었던 것이다.

은준과 차호중은 거기서 점심을 먹고(은준은 순대처럼 생긴 소고기 소시지를 먹었다.) 미리 만나기로 한 중개인과 만날 수 있었다.

"반갑습니다. 존입니다."

중개상은 키가 훌쩍한 흑인이었는데, 화려한 녹색 셔츠에 긴 면 바지를 입고 있었다. 하지만 신발은 슬리퍼를 신어 은준이 보기엔 언벨런스해 보였는데 그중 가장 이상했던것은 흑인이 검은 선글라스를 쓰고 있는 거였다. 멀리서 다가오는 존을 처음 봤을땐 선글라스를 썼는지도 몰랐던 은준이었다.

"반갑습니다. 당신이 존 이군요."

주로 이메일로 연락을 했지만, 통화도 몇 번 했던 관계로 그의 이름을 알고있는 은준과 차호중이었다.

"일단 다른 필요한 서류들은 준비를 다 해놨습니다. 제가 옆에서 도와드릴테니 서류하고 수수료만 내면 별 문제는 없을겁니다."

"아, 그런데 오면서 여기 차호중 선생님께 들은 이야기로는 땅 문제로 따로 할 이야기가 있으시다고요?"

"네, 닥터 차가 미리 이야기 하셨군요. 어디까지 이야기를 들어셨나요?"

존은 차호중의 직업을 알고 있는지 그의 성에 닥터를 붙여 불렀다. 그리고 꽤나 공손한 모양세라 직접 차를 운전해온 차호중이 이곳에선 제법 알려진 인물이라고 생각되었다.

'하긴, 의료봉사를 한다고 했으니... 그의 신세를 진 사람도 많이 있겠지.'

"거의 이야기는 하지 않았네. 그저 그런 이야기가 있을거라는 것 정도?"

"아, 그러시군요. 그럼 제가 차근차근 설명드려야겠습니다."

"존은 예의바른 친구지. 물론 사업상일때와 사적인 자리에서는 또 다르지만. 그도 일이 끝나면 다른 남아공 사람처럼 흥겹게 춤추고 노래하지."

차호중이 존을 따라가며 은준에게 귓뜸했다.

셋은 남아공에서 가장 유명하다는 커피 체인점 머그앤빈에서 커피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눴다.

"이것은 김은준씨에게 아주 좋은 기회가 될 것입니다. 우리가 이야기되었던 곳은 뉴-카파의 북동쪽의 땅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알아보니 서쪽의 땅중에 아주 좋은 곳이 나왔길래 닥터 차의 소개도 있었고 해서 말씀드리는 겁니다."

은준은 가만히 그가 펼쳐보이는 지도에 집중했다.

"여기서 여기까지가 미스터 김이 살 계획이었던 땅이죠. 그리고 이쪽이 제가 추천드리는 땅입니다."

"네? 하, 하지만 이건 너무 큰데요? 전 그만큼 돈이 많지 않아요.!"

은준은 깜짝 놀랐다. 그도 그럴것이 존이 연필로 그은 선 안쪽의 땅은 원래보다 수십배는 더 컸던 것이다. 물론 애초에 은준이 사려던 땅이 워낙 작았던 탓도 있었지만, 그걸 생각지 않더라도 새로 제시한 땅은 매우 컸다.

"2000헥타르입니다."

"자, 잠시만요. ...2000헥타르면 몇 평인거죠?"

은준은 잠시 계산을 했다. 그리고 입을 다물지 못했다.

"605만 평? 20제곱킬로미터?"

1마지기를 200평 이라고 계산했을때 605만 평은 무려 3025 마지기나 되었다. 고향의 논과 밭이 겨우 5마지기인 것을 생각하면 터무니없는 넓이였다. 은준은 3025 마지기의 땅이 얼마나 넓은 것인지 머릿속에 그림이 그려지지도 않았다.

실제로 한국의 읍이라고 해봤자 50제곱킬로미터쯤 된다. 그리고 은준의 고향집이 있는 읍의 주민이 4만명쯤 이었으니 20제곱킬로미터는 단순 계산으로 1만6천명이 살만큼 넓은 땅이었던 것이다.

"전 그렇게 큰 땅이 있어도 소용이 없어요. 두 손으로 옥수수를 심어봤자 평생 심어야 그 땅에 한번씩은 심을 수 있을 겁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그렇게 큰 땅을 살 돈도 없고요!"

은준은 흥분해서 말을 쏟아냈다. 그런 그를 차호중이 막았다.

"자, 자. 잠시 흥분을 가라앉히고 차분하게 이야기를 들어보는건 어떤가. 존이 아무렴 무슨 생각이 있으니 자네에게 이야기를 꺼냈겠지."

은준이 진정하고 생각하자 그의 말대로 존도 자신의 재정 상황을 이미 알고 있는데, 이런 땅을 소개해준다는 것은 무슨 이유가 있으리라고 생각할 수 있었다.

"원래 이 땅은 프랑스인이 주인이었습니다. 지금은 죽었죠. 아, 사고는 아닙니다. 그가 사냥을 하면서 여생을 즐기려 이 땅을 사긴 했지만, 그가 죽은 것은 노환 때문이지 다른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죠.

다만 여긴 농지가 아닙니다. 농사를 지으려면 스스로 땅을 개간해야할 겁니다. 전 주인은 나이가 많아서 농사지을 생각은 하지 않았으니까요. 제가 살펴본 바로는 저택 한채와 창고 그리고 울타리만 남은 목장입니다. 전엔 말을 한마리 키웠다더군요. 물론 지금은 아무것도 없습니다."

"...농지가 아니라면 농사를 지어도 상관 없습니까?"

"그건 상관없습니다. 어차피 법적으로 막혀있는 것도 아니고, 오히려 리소테에서는 장려하고 있죠."

"그렇다면 제가 아니라도 다른 사람이 그 땅을 사서 농사를 지어도 되지 않을까요? 어째서 제게..."

존은 은준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 은준은 자세한 설명이 필요했다. 비록 차호중이 한국인이긴 했지만, 어쩌면 존과 둘이 짜고 자신에게 사기를 치려 할지도 모른다는 의심이 들었다.

"리소테 왕국은 왕국이긴 하지만 발전이 덜 되었습니다. 그 이유는 국민의 구성원을 보면 알 수 있죠. 사실 국민이 몇 명인지는 정부도 모릅니다."

"네?"

"왜냐면 대부분의 주민들은 부족을 중심으로 하는 유목민이기 때문이죠. 그들에겐 국경이 의미가 없습니다. 풀이 있는 곳을 찾아 떠돌죠. 어느때는 남아공에 있다가도 풀을 따라 짐바브웨로 갈때도 있습니다. 만약 리소테 왕실이 다이아몬드 광산을 가지고있지 않았다면 이곳이 리조테 왕국이 아닌 그저 남아공의 한 부분으로 남았을 겁니다."

"아!"

"그래서 왕실에서는 유목민들을 정착시켜 정식으로 국민으로 편입시키고 싶어 합니다. 물론 유목민들은 조상 대대로 해오던 생활 습관이 있으니 쉽지 않죠. 게다가 사람들이 농사를 짓지 않고 대부분 유목 생활을 하거나 광산에서 일하니 식량 자급률이 많이 떨어집니다. 왕실 재정이 풍족하니 식료품 값이 싸긴 하지만, 이왕이면 자립하길 바랄 수밖에요."

"그렇다면?"

"제가 농지를 알아보고 있다고 하니까 왕실에서 나온 사람이 먼저 제게 이 곳을 알려주더군요."

"그러면 혹시 가격은 어떻게...?"

"5만 달러입니다. 아, 물론 단번에 낼 돈이 없다는 것은 저도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할부라면 어떨까요?"

"할부라면 5만 달러를 나눠 낸다는 말씀인가요?"

"그렇죠. 어차피 왕실에서는 놀고 있는 땅을 농지로 바꾸고, 이왕이면 그곳에 유목 생활을 하는 원주민들을 고용해 자국민으로 확실히 하고 싶어합니다. 또한 아까 말씀드린것처럼 식량 자급도 이유중 하나이고요."

은준은 존의 설명에 머리가 획획 돌아갔다. 이게 사실이라면 정말 좋은 기회가 될 수 있었다. 문제는 5만 달러. 나눠 낼 수도 있다고 하지만, 그의 머리엔 아버지가 챙겨주신 8천만원으로 바꿔온 달러가 떠오르고 있었다. 그 봉투에 들은 7만6천 달러라면 5만 달러로 땅을 사고도 남았다.

'어차피 아버지가 주신 돈을 최대한 안쓰려고 했던것은 만약에 내가 여기서 망하더라도 그 돈으로 한국에 돌아가 면목이라도 세울 생각 때문이었다. 하지만 5만 달러로 2000헥타르면 발로 농사를 지어도 굶어죽진 않을 걸!'

"그, 그럼 5만 달러만 내면 그 땅에서 뭘 하든 다 제 마음인가요?"

"그렇습니다만, 조건이 있습니다."

"그게 뭐죠?"

"사람을 고용하게 되면 그것은 리소테 왕국민일것과 농지에서 나오는 소출을 판매할시엔 전량 리소테 왕국에만 판매할 수 있다는 겁니다."

고용 문제에 관해선 존이 이미 설명했기에 은준도 고개를 끄덕였다. 하지만 농산물 판매처가 오로지 리소테 왕국에만 이라는 조건은 이해가 가지 않았다.

"그건 내가 설명해주지."

옆에서 듣고있던 차호중이 나섰다.

"리소테 왕실만이 아니라 다른 곳도 문제가 많다고 들은게 있는데. 존, 혹시 카길 때문인가?"

차호중의 물음에 존이 고개를 끄덕였다.

"역시 그렇군. 하루 이틀 일이 아니지. 카길이라고 세계적 곡물회사가 있는건 알고 있나? 남아공에 옥수수를 비롯한 여러가지가 많이 재배되고 있긴 하지만, 대부분 그것을 사들이는건 카길이라는 회사지. 그 회사에서 옥수수나 콩들을 대규모로 사들인다고 하더군. 그 때문에 내가 갔던 마을에서도 소를 제대로 못 키우는 일이 있는걸 봤네."

차호중은 자신이 알고 있는 사실을 이야기했다. 하지만 그는 의사이지 그쪽에 전문인이 아니었기 때문에 은준은 일부 이해가 되지 않는 것도 있었다. 예를 들면 옥수수를 카길에 팔지 말고 소에게 바로 주면 안되는가 하는 것들이었다. 그렇지만, 존이나 차호중도 시원한 대답을 내놓지는 못했다.

"하지만 반드시 리소테 정부에서 수매한다면 그들이 값을 후려치지는 않을까요?"

"그렇지만 따로 판매상을 찾을 필요가 없으니 번거롭지는 않을겁니다. 그리고 왕국에선 푼돈에 연연할 필요도 없구요."

"헐."

은준은 2000헥타르에서 나오는 옥수수를 푼돈이라고 말 할 수 있는 리소테에 놀랐다. 그렇지만 옥수수가 톤당 360 달러정도이니 은준이 2000헥타르에서 옥수수를 재배해 팔아도 왕실에서는 작은 다이아몬드 하나 던져주는 정도밖에 안된다는게 사실이었다. 그야말로 푼돈인 셈이다.

은준은 결국 존의 뜻에 따르기로 했다. 아니 리소테 왕실의 뜻일지도. 하지만 토지에 대한 대가는 바로 지불하기로 했다. 능력이 안되면 모를까 은준은 빚지곤 못사는 성격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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