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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다 젊은이-21화 (21/375)

나 빼고 다 젊은이 021화

제21화

고블린을 무쌍한지, 30분이 흘렀다.

나는 가쁜 숨을 몰아쉬고 있었다.

뒤에서 여인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대박. 진짜 다 없앴어."

"저 할아버지 대체 정체가…."

"꺅! 멋있어요. 할아버지!"

그들에게 대꾸할 힘도 없이 숨을 몰아쉰 나는, 감옥 문을 열기 위해 자물쇠를 향해 있는 힘껏 단검을 내려치기 시작했다.

챙! 채앵!

챙그랑!?

[녹슨 첸의 단검이 내구도가 0이 되어 부서졌습니다.]

"……."

순간 정적이 흘렀다.

…환장하겠네.

왠지 소름이 돋았다.

어제 있었던 악몽이 다시 시작될 것만 같은 불안감.

"젠장."

열 받는다.

왜 첸 녀석은 하필 녹슨 것을 주었단 말인가!

그는 내게 모욕감을 주었다.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안타까움을 금치 못합니다.]

목소리가 들려온 건 그때였다.

"저기다! 저기에 침입자가 있다!"

고개를 돌리자 또 다른 고블린들이 달려오는 것이 보였다.

아, 오랜만에 뚜껑 열리네….

"아버님, 혼자 오셨어요? 다른 지원군은요?"

고개를 돌리니 김수정이 나를 향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것은 다른 사람들도 마찬가지.

하나같이 내가 저 고블린들을 당해내지 못하리라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하지만 그들은 알게 될 것이다. 그것이 착각이었다는 것을 말이다.

"솔라."

[태양의 정령이 주인의 부름에 응답합니다.]

[지고한 태초의 불꽃이 지상에 강림합니다.]

화아아아악-!

휘몰아친다.

내 손에 잠들어 있던 태초의 불꽃이.

뜨거운 바람과 함께 용솟음치며, 광오한 불꽃 하나가 피어났고, 그것은 이내 하나로 뭉쳐지며 익숙한 형체를 만들어내었다.

"솔라 등장!"

…언제 봐도 등장이 요란한 녀석이로군.

참고로 나는 한 번도 솔라를 전투에서 이용해본 적이 없었다.

하지만 지금 같은 상황에서는 찬밥, 더운밥 가릴 때가 아니었다.

"저게 뭐야? 불꽃이 말하잖아?"

"엄청 신기한데? 소환사이신가?"

"아냐, 소환사가 저렇게 잘 싸운다고? 말도 안 돼!"

나는 뒤에서 들리는 갖가지 추측들을 애써 무시하며 짓쳐오는 고블린 들을 향해 몸을 내던졌다.

사실 내 주특기는 단검이 아니다.

"발차기지."

파라라락-!

허공을 점프한 나는 그대로 고블린들의 어깨를 지르밟으며 그들의 위를 가로지르기 시작했다.

그야말로 엄청난 속도!

누가 보더라도 레벨 12의 유저라고는 볼 수 없는 속도였다.

어깨를 밟고, 등을 밟고, 그들의 머리를 밟으며 달려 나갔다.

그런데 의외로 솔라도 활약을 한다…?

전투 모드로 들어서자 솔라의 몸집이 사과 정도의 크기에서 수박 크기로 자라났다.

그리고 커진 몸집 그대로 고블린들을 향해 불을 뿜어내고 있었다.

후우욱-!

"끄아아악-!"

"대체 저 불은 뭐냐?! 키익!"

"엄청 뜨겁다!"

"고통스럽다!"

…저 녀석 꽤 하는데?

솔라는 뜨거운 태양의 화염을 입으로 뿜어내며 내 보조를 확실하게 하고 있었다.

더욱 충격적인 사실은.

[50의 태양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50의 태양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50의 태양 데미지를 입혔습니다.]

3초 간격으로 꾸준히 뜨고 있는 엄청난 수의 메시지였다.

이것은 썬 볼로 인해 뜨는 메시지가 아니었다.

이것은 바로….

"나의 저주를 받아라! 해해해!"

녀석의 고유 패시브 스킬인 [태양의 저주] 때문이었다.

이 스킬은 근처에 적으로 인식하는 대상이 존재하기만 해도 초당 데미지를 입히는, 그야말로 사기 같은 성능을 발휘하는 스킬이었다.

처음 보았지만 그것의 위력을 절실히 깨달은 나는, 입꼬리를 살짝 말아 올리고 있었다.

"질 수 없지. 간다! 이놈들아!"

나는 놈들의 사이를 종횡무진하며 한명씩 엉덩이를 걷어차기 시작했다.

돌려차기, 뒤돌려차기, 옆차기, 앞차기, 뒤차기, 360도 회전차기 등. 엄청난 무용을 뽐내며 그들에게 공포를 심어주었다.

솔라와의 시너지 효과 때문인지 한 대 때릴 때마다 잿빛으로 바스러지는 고블린들!

그야말로 대학살의 현장이었다.

그리고 감옥 안은 어느새 응원전이 펼쳐지고 있었다.

"꺄악♡ 할아버지 파이팅!"

"고블린들을 다 무찔러주세요!"

"할아버지 대박이에요~!"

"어머, 나 반할 것 같아!"

"플레이! 플레이! 할아버지!"

옆에서 그 모습을 지켜보던 김수정 또한 함께 응원하고 있었다.

그녀는 우렁찬 목소리로 외쳤다.

"아버님! 저런 놈들한테 지시면 안 돼요-! 파이티이잉!"

고블린들을 몰살하고 있던 나는 그 목소리를 들으며 더욱 힘이 나는 듯한 기분이 들었다.

하지만 문제가 있었다.

이곳은 고블린들의 부락이라는 사실이다.

"그림자놀이."

"……?!"

음침하고 무서운, 어둡고 차가운 목소리가 들려오더니 뒤에서 기척 없이 다가온 무언가가 나를 베고 지나갔다.

촤아아아악-!

[치명적인 피해를 입었습니다.]

"끄아악-!"

"아버님!"

"할아버지-!"

나는 등에서 느껴지는 화끈함에 비명을 질렀고, 감옥에 있던 여인들 또한 놀란 표정을 짓고 있었다.

…젠장! 뭐지?

본능적으로 단검을 휘둘렀지만 이미 그 자리엔 나에게 공격을 가했던 형체는 사라진 뒤였다.

그때 한 고블린이 외치는 소리가 들렸다.

"족장님이 오셨다!"

"지그마 님이 오셨다! 살았다!"

…족장? 지그마?

나는 목소리가 들려오는 곳을 향해 고개를 돌렸다.

그곳에는 키가 크고 날렵하게 생긴 오만한 표정의 고블린이 하나 서있었다.

[Lv.25 고블린 부족장 어쌔신 지그마]

…이 녀석.

순간 미도가 해주었던 말들이 머릿속을 스쳤다.

'할아버지, 몬스터들 중에 이름을 가진 녀석들이 있어요.'

'이름…?'

'그 녀석들은 네임드 몬스터라고 하는데. 일반적인 몬스터들보다 몇 배나 강하고 많은 체력을 가지고 있으니 반드시 피하셔야 해요.'

'많이 강하냐…?'

'네, 쉽게 말하면 대장이라고 보시면 되요. 혹시나 만난다면 절대로 혼자 잡으려 하지마세요. 아셨죠?'

'그래, 알겠다. 껄껄껄.'

하필 네임드 몬스터가 나타나다니.

역시 명불허전이란 생각이 들었다.

나는 이마를 타고 작은 식은땀이 흘러내리는 것을 느꼈다.

"가소로운 녀석이로군. 감히 인간 따위가 홀몸으로 이곳을 공격하려 하다니. 키익."

"흥, 네놈들이 하도 냄새를 풍겨서 빨래 교육 좀 시키려고 왔다."

"빨래…? 그렇군. 지금 입고 있는 그 갑옷, 부족에서 냄새가 심해 따돌림을 당하던 녀석의 옷이로군."

…따돌림?

"안 그래도 녀석의 모습이 보이지 않아 의아해하던 차였는데, 그 녀석의 갑옷이었나? 배신자 녀석."

순간, 머릿속에 한 고블린이 스쳐지나갔다.

'키륵, 나는 친구 없다. 혼자 산다. 집도 따로다.'

'키익. 잘 있어라 인간. 난 이제 이곳을 떠날 거다.'

설마… 이거 그 녀석의 옷이었나?

어쩐지 냄새가 비슷하다했군.

하지만 갑자기 나타나 녀석을 배신자로 매도하는 족장 놈이 아니꼽게 보이긴 했다.

오죽하면 녀석이 이곳을 떠날 생각을 했을까.

냄새가 좀 나긴 했지만 그 녀석은 분명 착한 녀석이었다.

"네놈들이 조금만 그 녀석에게 관심을 가졌었다면 나도 이걸 발견할 순 없었을 거다."

"흥, 그런 놈에게 줄 관심 따윈 추호도 없다."

"아무래도 네놈은 족장으로서의 자격이 없는 것 같구나."

"큭… 인간 놈이 잘도 헛소리를 지껄이는군. 공격해라!"

젠장. 오는 건가.

"솔라야."

"왜 그러냐, 주인."

"너, 저 녀석들 혼자 상대할 수 있겠냐?"

"할 수 있을 것 같다. 해해!"

…이 녀석이라면 가능하겠지.

"부탁하마. 난 저기 있는 족장 녀석하고 한판 붙어야 할 것 같구나."

"알겠다! 주인! 힘내라! 해해!"

슈웅-!

빛살 같은 속도로 고블린 무리들을 향해 돌진한 솔라!

고블린들은 솔라 근처에서 무자비하게 태워지고 있었다.

띠링-!

[태양의 정령 - '솔라' 의 소환시간이 10분 남았습니다.]

…아무래도 시간을 오래 끌 수는 없을 것 같군.

나는 빠른 속도로 마주 달려오는 지그마 녀석과 맞붙었다.

채앵-!

지그마의 무기는 바로 흑진주 빛을 띠는 영롱한 색깔의 단검.

꽤나 숙련된 단검술을 구사하는 것이 쉽지 않은 싸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게 합을 주고받던 중. 나는 흠칫 놀라고 말았다.

"뭐야…?"

지그마라고 생각했던 대상은 어느새 스르륵, 하며 사라지고 있었다.

…분신?

설마하니 말로만 듣던 분신이라는 것을 보게될 줄은 몰랐다.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살펴보았지만 어디서도 녀석을 찾을 수 없었다.

어디지? 어디야…?

목소리는 아래에서 들려왔다.

"여기다."

"미친!"

나는 재빨리 그림자에서 튀어나오는 녀석을 향해 발차기를 날렸다.

하지만 지그마가 훨씬 빨랐다.

그의 단검이 호선을 그리며 왼팔을 베고 지나갔다.

"크윽!"

지그마는 다시 그림자를 향해 스며들어가며 이리저리 움직이고 있었다.

나는 미간을 찌푸렸다.

"치사한 자식!"

항상 그런 놈들이 있다.

어떻게 싸우든 이기면 장땡이라는 생각을 가진 녀석들.

생사의 고비를 넘는 싸움을 많이 겪어본 나는 그런 녀석들을 숱하게 봐왔었다.

아마 지그마라는 놈도 그런 종류의 인간과 마찬가지이리라.

"킥킥킥킥. 쓸데없는 저항은 하지 않는 게 좋을 거다."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치사하게 싸우는 녀석을 보며 이를 부득부득 갑니다.]

…그래, 나도 열 받는다. 근데 방법이 없다. 어떡하지?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혜안을 사용하길 원합니다.]

…혜안?

아, 그런 스킬이 있었지.

근데 과연 그것을 쓴다고 저 녀석을 이길 수 있을까?

혜안은 좋은 스킬임이 분명했지만 그 한계가 명백했다.

바로 1분의 제한시간.

그 안에 녀석에게 큰 데미지를 입히지 못하면 무용지물인 스킬인 것이다.

그런데,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폭약을 함께 사용하길 원합니다.]

흠, 폭약이라….

나는 또다시 다가오는 불길함을 마주하며 머릿속으로 작전을 그렸다. 그리고.

퓨웃-!

또 데미지를 입었다.

"빌어먹을."

어느새 내 생명력은 절반이 남아있었다.

잠깐이지만 그냥 도망을 칠까 생각도 들었다.

하지만 뒤에서 들리는 고성을 들으며 포기할 수가 없었다.

"아버님! 파이팅!! 지지마세요!"

"할아버지! 힘내세요!"

"족장이고 뭐고, 날려버려요!"

나를 향해 부르짖는 계속된 응원소리가 나에게 힘을 주고 있었다.

어떻게 도망을 친단 말인가.

그들을 보아서라도 다시 일어서야 했다.

…그래, 생각하자. 생각해!

불을 붙인 다음 녀석이 공격해오는 타이밍에 맞춰서 터트릴까?

아냐 이건 너무 위험해.

자칫하면 함께 죽을 수도 있다.

나는 손에 쥔 부러진 단검을 꽉 쥐며 생각을 더듬었다.

이거라도 휘둘러볼까…?

뭐라도 해보고 싶었다.

어떻게든 지그마의 빈틈을 만들고 말리라.

그때 또 한 번 지그마가 공격해 들어왔다.

"죽어라!"

나는 휘둘러오는 단검에 팔을 베이며 녀석의 몸에 부러진 단검을 어렵사리 꽂아 넣을 수 있었다.

푸욱-! 서걱-!

"크윽…!"

[치명적인 일격을 당했습니다!]

[왼팔을 쓰지 못합니다.]

…망할.

동시에 데미지를 주고받았다.

하지만 내쪽의 타격이 더 컸다.

내 생명력은 절반이 넘게 닳아있었지만 녀석은 거의 닳지 않았기 때문이다.

지그마는 코웃음을 치며, 다시 자신의 그림자로 숨어들었다.

그 순간 눈에 이채가 어렸다.

…저건?

찰나였지만 보였다.

지그마가 내가 꽂은 단검과 함께 자신의 그림자 속으로 사라지는 것을 말이다.

그와 동시에 머릿속이 빠르게 회전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나와 같은 생각을 했는지 프로메테우스도 한몫 거들었다.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폭약을 그림자 속에 던져버리라고 외칩니다.]

"그래. 안 그래도 그럴 생각이다."

나는 재빨리 폭약 2개를 한손에 꺼내 쥐었다.

지그마는 그런 나를 보며 그림자 속에서 비웃었다.

"후후후. 어리석은 발버둥은 이제 그만치는 게 좋을 텐데."

"미친놈."

그 말과 동시에 나는 [불 뿜기]로 폭약에 불을 붙였다.

치이이이익-

타들어 가기 시작하는 심지.

"큭, 기어코 죽음을 택하는군. 뭐, 어차피 살려둘 생각은 없었지만 말이다."

그 말과 동시에, 지그마가 뛰어올랐다.

나는 머릿속으로 익숙한 스킬을 떠올렸다.

기이잉-

[사도스킬: '혜안'이 발동합니다.]

[1분간 적의 공격경로를 미리 볼 수 있습니다.]

순간, 세상이 멈추는 것 같았다.

그리고 나는 볼 수 있었다.

지그마의 공격 경로를 가리키는 움직이는 잔상들을 말이다.

"아니…?!"

내가 피할 줄은 몰랐다고 생각했는지 지그마는 꽤나 당혹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나는.

"이거나 먹어라 개자식아."

뛰어오른 녀석의 턱주가리에 뒤돌려차기를 꽂아 넣었다.

빠아아악-!

"크억…!"

타격과 동시에 다시 그림자 속으로 도망치는 지그마.

나는 오른손에 거머쥔 폭약을 녀석의 그림자를 향해 던졌다.

콰아아아아아앙-!!

"끄아아아악-!"

그림자에서 불꽃의 기둥이 치솟아 오르며 지그마의 모습이 드러났다.

검게 그을리며 피를 흘리는 녀석의 모습이 꽤나 볼만했다.

[제1사도, '프로메테우스'가 통쾌함에 몸부림칩니다.]

"폭약 맛이 어떠냐, 이 개자식아."

꽤나 강력한 공격이었는지 한 번에 절반의 생명력을 잃은 지그마는 비틀거리며 한쪽 무릎을 꿇고 있었다.

"큭, 한낱 인간 놈이 감히…! 감히!! 내 몸에서 피를 흘리게 만들어!!!"

그 순간 지그마가 품에서 조그만 구슬 파편을 하나 꺼내는 것이 보였다.

그리고 엄청난 기운이 그곳에서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슈와아아악-!

그것에서 뿜어져 나온 어두운 기운은 지그마를 감싸기 시작했고, 그의 눈은 검은색의 오오라가 형형하게 맺혀있었다.

지그마가 나를 향해 고개를 돌렸다.

나는 갑자기 엄청난 속도로 돌진해오는 지그마를 보며 당황을 금치 못했다.

"음…?!"

다행인 것은 아직 혜안의 지속시간이 잠깐이나마 남아있었다.

지그마는 계속 단검을 휘둘렀지만 나를 맞추지 못하자 분한 표정을 지었다.

"으으! 어째서! 어째서 맞질 않는거냐! 크아아아!"

…혜안이 있어 다행이군.

"크르르. 그렇다면 인질들부터 갈기갈기 찢어주마."

"뭐…?"

안타깝게도, 그 순간 혜안의 지속시간 또한 끝나버리고 말았다.

[사도 스킬: '혜안'의 지속시간이 끝났습니다.]

"크크크, 고통을 느껴보아라…!"

나를 지나쳐 감옥을 향해 달려가는 지그마를 나는 붙잡을 수 없었다.

* * *

한편, 감옥에서는….

"어머, 저 미친놈이 우리를 향해 달려오고 있어요!"

"꺅, 안 돼! 죽기 싫어! 경험치 깎인단 말이야!"

"다 이긴 줄 알았는데. 짜증나!"

김수정은 눈을 질끈 감고 있었다.

아버님이 어디서 구했는지도 모를 폭약을 녀석에게 터트렸을 땐 저절로 환호성이 나왔었다.

그렇게, 어쩌면 이길 수도 있지 않을까, 그런 생각도 했었다.

하지만, 역시 무리였던 모양이다.

그녀는 뒤늦게 달려오고 있는 아버님의 모습을 보며 깊은 한숨을 내쉬고 있었다.

"하아, 역시 네임드 몬스터를 이기는 건 아버님께는 무리였…."

"비천기상무(飛天氣象舞)"

"……?"

갑자기 들려오는 목소리를 향해 고개가 돌아갔다.

'아버님…?'

그런데 모습이….

갑자기 허공에 발차기를 하며 춤을 추고 있었다.

"지금 무슨…?"

계속해서 그것을 지켜보던 그녀는 눈을 크게 뜨고 말았다.

그의 발끝에서부터 점점 뜨거운 기운이 붉게 차오르기 시작했고, 유려한 동작과 함께 이윽고 발 하나를 들고 멈추었을 때,

"……?!"

사라졌다?

그가 나타난 곳은 부족장의 아래.

화르륵-!

춘택의 양발이 불타올랐다.

마치 뜨거운 태양과 같이.

"해오름(日)"

콰아아아아아앙!!!!!!!!!!!!!

(다음 편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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