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76화
엘리스의 도발에 기꺼이 응한 바알이 마기의 장벽을 찢기 시작하자.
[지금 뭐 하는 짓인가!?]
-쿠구구!
하늘이 요동치며 무겁게 울리는 목소리.
분노와 당황스러움이 일렁이는 옥황상제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
본래 바알은, ‘계획’이 준비되기 전까지 마기를 공급하며 장벽을 유지해야 했었다.
다름 아닌, 처용의 방해를 막기 위해서였다.
에스라 대륙의 주신, 아스터가 아무리 미덥지 않고 무능한 신이라 해도, 그는 주신급 성좌였다.
그런 그가 생명력과 기술력을 모아 펼친 거대하고 두꺼운 결계를, 처용이 단번에 부수었다.
아스터가 무능한 것을 따지기 전에, 처용이 지닌 불가사의한 힘은 무시할 수 없는 진짜였다.
부정하고 싶은 사실을 계속 부정한다고 하여 그 사실이 거짓이 되지는 않는 법.
이 때문에 바알의 힘을 빌려 처용이 방해할 수 없도록 만든 것이었다.
그런데, 악의 제전 중심에 있어야 할 바알이, 광기를 내지르며 밖으로 뛰쳐나오려는 상황.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단 말이다!]
옥황상제의 입장에서 심히 당황스러운 상황이었다.
그런 옥황상제의 우려와 분노, 당황스러움이 섞인 외침에.
[상관없다!]
-쿠구구! 우드드-!
바알은 옥황상제의 의견을 단번에 무시하며 장벽을 붙잡은 손에 악력을 더했다.
기존에 세워진 계획 따위는 알 바 아니라는 듯, 무시하는 태도였다.
언제나 계획을 중요시하고 신중한 성향을 보이던 바알답지 않은 모습이었다.
하지만, 바알은 기존에 세워 둔 모든 계획보다.
[저것이 나의 눈앞에 있도다!]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가 더 중요하다는 듯 소리쳤다.
기존의 계획을 모두 무시하는 한이 있더라도, 레나를 반드시 손에 넣으려는 강렬한 집착.
얼핏 보면, 바알답지 않은 무모한 모습이었지만.
[저것만 손에 쥐면! 태초의 그릇만 손에 넣으면 어차피 다 끝이니라!]
그 무모함이 레나를 향한 집착 때문만은 아니었다.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를 손에 넣으면, 악의 종주가 자유를 얻는다.
동시에, 바알이 생각하던 가장 중요한 계획이 완성된다.
즉, 모든 계획을 뒤집어엎는 한이 있더라도 레나를 얻는 데 성공한다면.
[저것을 얻으면 우리의 승리이니라.]
그 시점에서 바알과 악의 종주가 승리하는 셈이라 봐도 무방했다.
바알이 레나를 향한 집착을 거두지 않고 계속 벽을 찢어 내자.
[제길……!]
옥황상제가 인상을 찌푸리며 불편한 침음을 흘렸다.
바알의 말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었다.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 네크로노미콘을 다루는 세상의 단 하나뿐인 인간.
그런 예언자의 가치를 모르는 옥황상제가 아니었으니까.
하지만.
[거대한 어둠의 대악마! 저 간악한 하계종의 술수에 놀아날 생각인가?]
현재 상황을 옥황상제가 냉정하게 생각해 봤을 때, 분명 함정이라 판단되었다.
자신이 세운 계획을 망치기 위한 계략.
그런 하찮은 인간의 계략에 놀아날 순 없었다.
그러나.
[상관없다! 도발이든 함정이든 기꺼이 응해 주겠노라!]
바알은 옥황상제의 설득은 들으려 하지 않으려는 듯 단호한 목소리로 답했다.
[감히 내게 오만을 부린 대가는 내 직접 치루게 만들 터이니!]
[이런, 어리석은!]
도저히 설득이 통하지 않자, 옥황상제가 인상을 와락 일그러뜨리며 소리쳤다.
동시에.
[태상노군! 당장 의식을 시작하라!]
태상노군을 포함한 천교의 성좌들에게 명령을 내렸다.
준비 중이던 계획을 당장 실행하라는 의미.
다만, 문제가 있다면.
[아직 준비가 끝나지 않았사옵니다. 상제시여.]
[문을 열 수는 있지만, 많이 불안정할 것이오.]
아직 준비가 완벽하게 끝나지 않았다는 점이었다.
태상노군과 조제군 등, 천교의 다른 성좌들이 모두 우려 어린 목소리를 내었다.
그럼에도.
[이미 계획은 틀어졌다. 당장 실행하라!]
옥황상제는 명령을 강제하듯 소리쳤다.
강경한 옥황상제의 명령에 다른 성좌들은 어쩔 수 없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명령을 받들었다.
***
-콰지지직! 콰직!
바알이 검은 문을 강하게 붙잡아 찢어 내기 시작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아무래도, 옥황상제가 일을 벌이려나 본데?”
처용이 하늘과 땅을 번갈아 넓게 둘러보며 읊조렸다.
지금, 바알이 균열을 찢으며 지상에 발을 들이려는 것과 별개로.
-쿠구구! 쿠구!
하늘과 땅이 불안정하게 요동치며 흔들리고 있었다.
이러한 전조 증상은 전에도 경험한 적이 있었다.
바로, 아스터가 에스라 대륙의 시스템을 완전히 붕괴시키려 할 때와 같았다.
-문이 완전히 열리면…… 그분께서 직접 하계에 강림하실 테니까!
순혈 의회에 잠입했을 때, 옥황상제가 직접 언급한 말.
처용은 옥황상제가 무리해서라도 시스템의 장벽을 무너뜨리려 한다는 것을 확신했다.
바로 악의 종주를 지상에 강림시키기 위해서였다.
조크 – 크타니드라는 거대한 존재가 지상에 강림하기 위해선 조건이 필요했다.
회귀 전처럼, 태초의 그릇을 품은 숙주, 레나를 손에 넣거나.
혹은, 세계를 보호하는 시스템의 장벽을 완전히 파괴하거나.
아마도, 옥황상제는 후자를 택한 것 같았다.
제례를 통해 시스템의 방벽을 크게 손상하고 완전히 무너뜨린다.
거기에 더해서, 악의 종주가 직접 강림할 수 있게 돕는다.
절대적인 힘을 지닌 존재가 직접 지상에 강림한다면, 그가 벌이는 ‘파멸’을 저지하기 힘들었다.
엘리스 역시, 지금 일어나는 이변을 눈치채며 인상을 찌푸리고 있었다.
“최악의 경우는…….”
“알아, 그 녀석이 지상에 강림할 가능성도 있겠지.”
처용은 엘리스 역시 자신과 같은 생각을 했다는 것을 눈치채며 말했다.
바알을 끌어내는 것엔 성공했다.
하지만, 그로 인해 조급함을 느낀 옥황상제가 무모하게 계획을 앞당겼다.
그로 인해.
“이제부턴, 앞으로의 상황을 예측할 수 없어. 유동적으로 대응해야 해.”
파멸을 계획하려는 자와 막으려는 자, 양측 모두 예측할 수 없는 사태가 일어나려 하고 있었다.
하지만.
“충분히 저지할 수 있다.”
처용은 걱정 따윈 없다는 듯한 목소리로 진지하게 말했다.
돌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가정은 이미 충분히 생각하고 또 생각해 왔었다.
시간이 되돌아가고 현재에 이르기까지, 처용조차 예측할 수 없는 변수가 무수히도 발생했었다.
그럼에도, 그 변수를 이점으로 활용하고 적들의 계획을 망쳐 온 처용이었기에.
“조크 – 크타니드가 직접 하계에 강림한다고 해도, 막을 수 있다.”
지금 일어나는 돌발 상황 따위에 조금도 당황하지 않았다.
‘시작할 때입니다.’
처용이 잠시 눈을 감고 누군가를 향해 조용히 속삭이듯 읊조린 순간.
-피이! 콰아아-!
서쪽 부근에서 황금빛 기둥이 솟구쳐 오르기 시작했다.
바로 처용이 태룡사의 세 번째 거점으로 선포한 장소.
천마신교의 본당이 자리한 천산이었다.
-파아아! 스르륵-.
하늘 높이 솟구쳐 오른 황금빛 기둥이 서서히 옅어지더니, 황금빛으로 빛나는 거대한 형체가 모습을 드러냈다.
처용의 부름에 답하여 무림 세계에 강림한 신격은 다름 아닌 황룡.
지구의 블랙 게이트를 감시하고 있어야 할 황룡이 이곳에 올 수 있었던 이유가 있었다.
불과 하루 전.
-지구에 나타났던 대부분의 검은 균열이 사라진 것 같구나.
지구와 에스라 대륙에 나타났었던 블랙 게이트의 대부분이 사라졌으니까.
황룡이 그런 갑작스러운 현상에 의문을 표하자.
-아마, 나베리우스가 쪼개진 판데모니움을 수습한 결과일 거야.
니알라가 나름 신빙성 있는 가설을 이야기했다.
-가, 감찰관이 무너진 우리 세계를 수습하고 있다 듣긴 했소.
안드로말리우스 역시, 니알라의 가설이 맞는단 듯, 의견을 더했었다.
결론을 짓자면, 쪼개져 각각 흩어진 판데모니움이 다시 규합되었다는 것.
판데모니움 성역의 주인인 대악마들이 다시 바알에게 합류했음을 의미하는 현상이었다.
이 때문에 블랙 게이트로 인한 이변과 위험성이 많이 낮아졌고 황룡이 직접 무림에 강림할 수 있었다.
[과거의 망집을 버리지 못하고 과욕을 부리는구려. 천황.]
무림 세계에 나타난 황룡이 검은 장벽 너머에 제 모습을 숨긴 악신.
옥황상제를 향해 낮은 목소리로 말하자.
[건방진 것! 내 한 번 더 네놈을 소멸시켜 주마!]
-쿠구구!
검은 장벽 너머에서 옥황상제의 고함이 울려 퍼졌다.
그때.
-으드드-! 파창! 차캉!
바알이 손으로 찢어 내던 검은 장벽이 완전히 반으로 갈라지고는.
-후두두두-!
중원의 모습을 가려 주던 검은 마기의 장벽이 완전히 무너지기 시작했다.
동시에.
-저벅.
바알이 무너지는 장벽 너머에서 한 발 앞으로 걸어 나왔다.
본래라면, 시스템의 장벽으로 인해 바알은 지상에 직접 발을 들일 수 없었다.
그러나.
-파지지직! 파직!
바알의 몸에서 검은 전류가 튀기며 잠시 반발력이 일어나기만 할 뿐.
-저벅. 쿠궁!
그는 완전히 밖으로 넘어와 발걸음을 내디뎠다.
판데모니움에서 가장 강력한 대악마가 지상에 직접 강림한 상황.
게다가.
-쿵! 쿠궁! 저벅.
무너지는 마기의 장벽 너머에서 다른 대악마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들 또한 바알의 뒤를 따라, 지상에 발을 들이고 있었다.
“시스템의 장벽을 찢어 냄과 동시에, 시스템의 규칙을 이용했군.”
“성지쟁탈전?”
엘리스가 악마들이 어떻게 지상으로 넘어왔는지 파악했다는 듯 말하자, 처용이 이해했다는 듯 말을 이었다.
그때.
[놈들은 아직 시스템을 완전히 거스를 수 없다.]
-화아아! 탓.
돌연, 금빛이 번쩍이더니, 처용 옆에 누군가가 나타나 중후한 목소리로 말했다.
“태무신 님?”
처용이 바로 옆에 나타난 태무신을 보며 의문 어린 목소리로 말했다.
성좌인 태무신이 지상에 직접 강림해 있었으니까.
그런 처용의 반응에.
[저들이 시스템의 규칙을 이용했다면, 우리 또한 그것을 이용해 맞서면 될 터.]
-쿵!
태무신이 오른손에 쥔 언월도로 땅을 강하게 찍으며 말했다.
-화아아! 화아!
그가 쥔 언월도에서 은은한 금빛의 기류들이 퍼져 나갔고.
-파아! 파아앗!
황금빛이 점멸하며 다른 무신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적무신, 강완 등, 모두 앞으로 있을 전투를 대비한 듯, 자신감 어린 미소와 투지를 내뿜고 있었다.
“……그렇군요. 이 무림 자체가 성지쟁탈전의 거대한 무대가 되었군요.”
처용은 태무신의 말과 다른 무신들의 모습을 보며 상황을 파악했다는 듯 말했다.
[다른 성운의 전사들도 곧 도착할 것이다.]
태무신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을 이었다.
[이번이 가장 큰 전투가 되겠구나.]
“기다리던 바입니다.”
진지한 목소리로 말을 잇는 태무신의 말에 처용 역시 투지 어린 미소를 지으며 답했다.
이윽고.
-파차창! 차창! 콰아아-!
검은 장벽이 모두 무너져 내렸고 바알과 대악마들이 지상에 온전히 강림했다.
그 순간.
“……루비아.”
처용이 작은 목소리로 루비아의 이름을 불렀고.
“엘리멘탈 메테오 스트라이크!”
미리 하늘 위에서 대마법을 캐스팅하고 있던 루비아가 준비하던 대마법을 발현하며 소리쳤다.
-후욱! 콰아아아!!
구름을 해치고 떨어져 내리는 거대한 운석들.
각각 화염, 벼락 등, 다양한 속성 마나가 일렁이며 요동치고 있었다.
대충 눈으로 세어 봐도 열 개는 족히 넘어 보이는 숫자.
그 메테오 하나하나의 크기가 성과 맞먹는 크기였다.
어지간한 국가 하나쯤은 단번에 절멸하고도 남는 위력적인 대마법.
그 파괴의 마법이, 정확히 바알과 대악마들의 머리 위로 떨어지고 있었다.
지상에 짙은 그림자를 만들어 내며 떨어지는 메테오를 본 바알은.
[하찮은 짓이다.]
-후욱! 콰아아아!
하늘 위로 손을 뻗으며 두꺼운 어둠의 기둥을 쏘아 보냈다.
-콰아아! 콰콰쾅!
바알이 쏘아 보낸 어둠의 기둥이 가장 앞서 떨어지는 메테오에 닿자.
-콰콰콰-! 콰득! 스르륵!
어둠의 기둥 끝부분이 여러 갈래로 갈라지며 떨어지는 메테오를 무참히 부수었다.
부서진 메테오는 모두 바알이 쏘아 보낸 어둠의 기둥 속으로 녹아들며 사그라졌다.
순식간에 메테오 하나가 어둠 속에 수장되어 없어졌고.
-콰콰쾅! 슈륵! 스르륵!
뒤이어 떨어져 내리는 메테오들 역시 바알의 어둠 속에 모조리 잠겨 사라졌다.
바알이 메테오를 막아 내자.
-스릉! 탓!
그 순간을 노렸다는 듯, 처용이 멸절을 꺼내 쥐며 바알을 향해 돌진했다.
거대한 힘을 쏘아 보내며 찰나에 보인 빈틈을 노리려는 것.
그러나.
-화르르륵! 콰아!
돌연, 바알을 향해 달려 나가던 처용의 발밑에서 거센 불길이 치솟더니.
[오랜만이구나. 한처용.]
-화르륵! 쿠구구!
디아블로의 목소리와 함께, 처용을 가둔 검은 화염의 결계가 펼쳐졌다.
처용이 바알의 빈틈을 노렸던 것처럼, 처음부터 처용 하나만을 노린 듯한 모습.
[네 녀석이라면, 놈의 손아귀에서 빠져나갈 줄 알았느니라. 하하하!]
그런 디아블로가 큰 웃음을 내지르며 처용 앞에 나타났다.
“디아블로.”
처용은 적대감 어린 목소리로 읊조리고는 멸절을 강하게 쥐며 신력과 강기를 끌어 올렸다.
하지만.
“……?”
디아블로의 모습을 보고 작게 인상을 찌푸리며 소리 없는 의문을 드러냈다.
그의 신물이자 무기인 양날 도끼는 보이지 않고 그저 땅 위에 가만히 앉아 있는 모습.
마치, 처용과 싸울 생각은 없고 무언가를 기다리는 듯한 모습이었다.
잠시 의문을 표하며 멈칫한 처용은.
“……안드로말리우스에게 들었다.”
이내, 진지한 목소리로 디아블로를 노려보며 물었다.
“진심이냐?”
서론 없이 다짜고짜 진심이냐고 묻는 처용의 말에.
[진심이라고 하면 믿겠느냐?]
디아블로는 처용이 묻고자 하는 말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는 듯 말했다.
처용의 질문은 다름 아닌.
[그자를 거스르려 하는 자가 나 말고도 더 있다면, 믿겠느냐?]
어째서 악의 종주를 거스르고 그를 배신하려 하냐는 것.
심지어 디아블로는 자신 말고도 악의 종주를 배신하려는 자가 더 있다고까지 말했다.
그런 디아블로의 말에, 처용의 눈빛이 차분하게 가라앉았고.
“……아니.”
신뢰할 수 없다는 듯, 부정적인 목소리를 내었다.
하지만, 속으로는.
‘……도저히 의도를 모르겠군.’
진심으로 디아블로의 진의를 파악하기가 힘들었다.
[진실을 알고 싶은가?]
-쿵!
처용의 대답을 들은 디아블로가 씨익 미소를 짓고는 오른손으로 땅을 강하게 내리쳤다.
그러자, 검은 화염이 반투명하게 옅어지며 결계 밖의 광경이 보이기 시작했다.
루비아의 선제 공격과 바알의 방어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전면전이 일어나려는 듯한 모습.
[아주 잠시, 싸움 구경이나 해 보자꾸나. 조만간…….]
그 모습을 본 디아블로가 웃음기 어린 목소리로 말을 이었다.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자가 크나큰 재미를 선사할 테니까. 하하하!]
기대감이 가득한 미소를 짓는 디아블로의 말에 처용이 눈동자를 돌려 밖을 응시했다.
바로 디아블로의 시선이 향한 장소, 바알과 대악마들을 바라봤다.
아니, 정확히는 그들의 가장 뒤에서 날카로운 눈빛으로 미소를 짓고 있는 자.
디아블로가 눈짓한 자.
그가 언급한, 그 누구도 예상하지 못한 자로 추정되는 이를 찾은 순간.
“……설마.”
점점 커지는 눈으로 처용이 경악하며 작게 읊조렸다.
나 홀로 계승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