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 1원 상점-140화 (140/240)

140화

정도현은 당분간 백승아와 함께 던전을 공략하기로 했다.

서아린과 박성원은 그와 함께하기엔 아직 레벨이 너무 낮았으니까.

‘문제는 백승아가 죽은 사람이란 건데.’

백승아는 공식적으로 탈옥 후 사망했다. 이미 동영상도 쫙 퍼졌다.

그런데 버젓이 살아 있으면 분명 난리가 날 터.

관리국뿐만 아니라 태양교도 직접 움직일 거다.

그렇다면 신원을 따지지 않는 암흑가의 던전 브로커를 찾는 수밖에.

암흑가 쪽은 수수료도 배 이상 뜯어 가고, 받는 대우도 썩 좋지 않았지만 선택권이 없었다.

정도현은 동부 암흑가에서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던전 브로커를 찾아갔다.

“90레벨대 던전을 들어가고 싶은데. 빠르면 빠를수록 좋아.”

얼굴에 살이 투실투실하게 붙은 중년의 사내가 정도현 일행을 맞이했다.

생긴 게 꼭 두꺼비 같았다.

“못 보던 놈들 같은데…….”

“그게 중요한가?”

“뭐, 상관없지. 중개 수수료로 그쪽이 던전 공략으로 번 돈의 7할을 가져가겠다. 혹시 불만 있나?”

“상관없다.”

양심이 없는 비율이었으나 정도현은 흔쾌히 고갤 끄덕였다.

정도현 일행은 지금 은둔자의 로브로 얼굴과 이름을 감췄다.

그러나 브로커는 그들이 누군지 확인하지 않았다. 레드 플레이어겠거니 하고 넘긴 것이다.

브로커는 곧장 본론으로 넘어갔다.

“다른 파티원은 몇 명이나 더 있지? 없으면 아무 파티나 붙여 주겠다.”

“아니. 다른 파티는 필요 없어. 우리 둘이서만 들어갈 거다.”

“…뭐?”

고작 둘이서 던전을 공략하겠다고?

던전 브로커가 눈을 가늘게 떴다.

‘미친놈인가?’

물론 90레벨이면 C구역에서 나름 대우받을 수 있다.

관리국 팀장 바로 아랫급은 되니까.

운이 따르면 중견급 길드도 들어갈 수 있겠지.

하지만 파티원들 없이 던전을 클리어할 수준은 아니었다.

‘달랑 87레벨 한 명 데리고 던전을 공략하겠다고?’

들여보내면 죽을 게 뻔했다.

아무리 그가 관리국을 거치지 않고 던전을 중개해 주긴 해도, 공략에 실패하면 손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다.

던전 브로커가 다릴 꼬며 으름장을 놨다.

“쯧. 동반 자살하고 싶거든 딴 데 가서 알아봐.”

“소문을 들었다. 넌 담보를 받는다지?”

“…담보?”

당장 꺼지라며 손을 휘젓던 브로커의 태도가 돌변했다.

아까도 말했듯 공략에 실패하면 그 뒷감당은 브로커가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하지만 플레이어가 담보를 맡긴다면 얘기가 좀 다르다.

“이 정도면 되나?”

“……!”

정도현이 에픽급 장비 아이템들을 탁자 위에 올려놓았다. 무려 풀세트였다.

아이템 정보를 살펴보던 브로커의 입이 귀에 걸렸다.

착용 조건이 무려 80레벨이었다.

에픽 등급 중에서도 거의 최상급 장비들.

C구역의 플레이어 대다수가 에픽 등급 장비를 은퇴할 때까지 굴리는 걸 감안하면, 이 아이템이 지닌 가치는 어마어마했다.

설령 정도현 일행이 던전 공략에 실패하더라도 이쪽이 훨씬 남는 장사였다.

“…우리 고객님께선 이 귀한 걸 어디서 구하셨을까?”

“이 바닥에 그런 게 중요한가?”

“흐흐! 하긴, 그것도 그래. 말이 잘 통해서 좋구만.”

담보로 맡긴 아이템은 플레이어가 던전을 공략하고 생환해야만 돌려준다.

죽으면 당연히 브로커가 꿀꺽하는 거고.

“좋아. 해 주지.”

“얼마나 걸리지?”

“이틀 안으로 하나 잡아 줄게. 연락은 이걸로만 하고.”

브로커는 낡은 휴대폰을 넘겨주곤 속으로 음흉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정도현 일행이 절대 살아서 돌아올 리 없다고 확신했다.

주제도 모르고 날뛰는 우물 안 개구리.

그렇게밖에 안 보였다.

‘어차피 곧 뒈질 테니 이건 암시장에 팔아야겠군.’

* * *

이틀 뒤, 브로커는 약속대로 90레벨대 던전을 인계해 줬다.

물욕이 과하긴 해도 소문대로 브로커로서 능력은 출중한 모양.

차원 게이트 앞에 도착한 정도현은 백승아한테 레벨을 빠르게 올리는 요령을 알려 줬다.

“…일부러 안 좋은 장비템을 끼라고?”

“응, 그렇게 하면 경험치 더 줘.”

그는 너무 천연덕스럽게 말했다.

누가 들으면 일상생활에 도움이 되는 팁이라도 말해 준 줄 알겠다.

백승아는 적잖이 당황했지만 금세 고갤 저었다.

‘빨리 강해지고 싶어 한 건 나였잖아.’

사람은 고통 없이 성장할 수 없다.

한계를 넘어서려면 목숨이라도 걸어야지. 그건 당연한 이치다.

그렇게 새삼스럽지도 않았다.

수용소의 투견으로 지낼 땐 목숨을 거는 게 일상이었으니까.

정도현한테 내 근성을 보여 주겠다.

그녀의 각오는 몬스터 무리와 마주치자마자 박살 났다.

“동생! 이거 완전 미친 짓이야!”

“괜찮아. 안 죽어.”

자신보다 레벨이 더 높은 몬스터들 상대로 허접한 장비를 쓰라니.

이건 목숨을 거는 수준이 아니라, 죽으려고 목을 매단 꼴이었다.

더 무서운 건, 정도현은 이 미친 짓거리를 자연스럽게 해낸단 점이다.

‘이걸 얼마나 했길래?’

심지어 그는 마력 억제용 팔찌도 몇 개나 찼다. 마치 헬스장 고인물이 고중량 운동을 하듯 말이다.

그런데도 그녀보다 몬스터를 훨씬 많이 쓰러트렸다.

“허억… 헉…….”

“잘하고 있어. 마지막 한 마리만 더.”

“…이게 무슨 헬스인 줄 알아?!”

백승아는 악에 받친 외침과 함께 마지막 남은 몬스터를 해치웠다.

온갖 주문을 남발한 탓에 마력을 거의 다 쏟아부었다.

정도현과 백승아의 몸에서 땀이 비 오듯 쏟아진다.

첫 전투에서 파티 전원이 탈진하다니.

어지간한 초짜들도 하지 않을 실책이었다. 물론 이들은 이래도 되지만.

“잘했어.”

정도현은 고생한 그녀에게 물 대신 상급 포션이 담긴 물병을 건네줬다.

몇 모금 마시자 다 죽어 가던 그녀의 몸에 생기가 돌아왔다.

다만 육체만 쌩쌩해졌고 정신적 피로는 그대로였다.

“…동생, 이런 식으로 얼마나 사냥했어?”

“음, 이제 두 달쯤 됐나?”

D구역에서 알아낸 방법이라 그만큼 손해를 봤지.

정도현이 진심으로 아쉽단 듯 중얼대자, 백승아는 망치로 한 대 맞은 것처럼 머리가 띵했다.

그녀는 솔직한 감상평을 늘어놨다.

“동생, 누나가 수용소에 있을 때 별별 놈들 다 만나 봤는데, 그놈들처럼 동생도 정상은 아닌 것 같아.”

“…그 정돈가?”

“응, 그 정도 맞아.”

하다 하다 흉악한 범죄자들과 비교당하는 날이 오다니. 정도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그러나 백승아는 확신했다.

수용소 독방에 갇힌 문제아들도 정도현 옆에 놔두면 빛이 바랠 거라고.

저건 집착을 넘어 광기였다.

경험치 조금 더 얻어 보겠다고 던전에서 마력 억제구를 차는 미친놈이 세상에 또 어딨겠는가.

‘문제아들은 다들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하나씩은 있었지.’

우리 동생, 지금까지 용케 사고 안 쳤구나.

아니지, 쳤는데 아직 안 들킨 건가?

백승아는 피식 웃으며 힘차게 일어났다.

그래도 상급 포션이 있으니 의외로 할 만했다.

정도현 말처럼 경험치도 좀 더 많이 들어왔고.

게다가 그가 준 성장의 비약 덕택에 추가 경험치도 얻었다.

“이 속도면 며칠만 던전 돌아도 1레벨은 오르겠는데?”

“며칠이라니, 무슨 소리야.”

“아하하. 누나가 너무 들떴나? 하긴, 너무 서두르면 위험하겠지.”

플레이어는 던전을 공략하고 최소 이틀은 휴식기를 가진다.

몸과 마음에 쌓인 피로를 제대로 풀어둬야 다음 공략에서 실수하지 않을 테니까.

너무 무리하면 언제 불상사가 터질지도 모른다.

백승아는 자신이 너무 조바심을 냈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정도현은 그녀의 상상 이상으로 미친놈이었다.

“며칠이 아니라 오늘 1레벨 올릴 거야.”

“…뭐?”

“누나한테 미리 말 안 했는데, 이틀 전에 그 두꺼비 녀석 말고 다른 브로커들도 찾아가서 거래했어.”

“……?”

정도현이 충격적인 진실을 밝혔다.

지금 돌고 있는 던전을 포함해, 오늘 공략하기로 예정된 던전만 무려 여섯 군데라고.

백승아가 입을 쩍 벌렸다.

“여, 여섯……?!”

암흑가 브로커나 악덕 길드들도 이건 좀 아니라며 혀를 내두를 수준이었다.

백승아가 정도현의 팔을 붙잡고 애원하듯 확인했다.

“…동생, 농담이지?”

“진짠데.”

“이러다 누나 죽어!”

“엄살 부리지 마. 이 정도론 안 죽어.”

하루에 던전 두 번 도는 것도 위험하다고 다들 기피하는데, 여섯 군데를 돌라고?

이게 뭔 온라인 게임인 줄 아는 건가.

“관리국은 뭐 하는 거야! 이런 거 안 말리고!”

“그래서 암흑가 브로커들이랑 거래했잖아. 보고서엔 전부 다른 파티들이 공략했다고 적혀 있을걸?”

“개새끼, 맙소사…….”

암흑가 브로커들은 공략한 플레이어들의 신분을 다른 이들로 바꿔서 관리국에 제출한다.

그래서 한 파티가 여섯 군데의 던전을 전부 공략했다곤 상상도 못 하리라.

백승아가 털썩 주저앉고 고갤 저었다.

아무리 그래도 이건 좀 아니라면서.

그녀가 약한 소릴 하자 정도현이 싱긋 웃으며 말했다.

“난 보름 내내 던전만 돈 적도 있어.”

“…그래, 우리 동생 참 잘났다.”

“출발하자. 체력 포션 마셨으니 안 쉬어도 돼.”

정도현은 몇 분의 휴식 시간조차 빼앗았다.

힘들어도 주저앉지 말고 일어나 포션을 마시라면서.

전투가 거듭될수록 백승아의 얼굴은 야근에 시달린 직장인처럼 퀭해졌다.

벌써 상급 포션을 몇 병이나 비웠다.

다른 플레이어들이 한평생 마실 양을 그녀는 하루 만에 먹어 치웠다.

“헉, 허억… 후욱…….”

쿠웅-!

마침내 던전 보스가 쓰러졌다.

백승아는 텅 빈 포션병을 던지곤 땀을 닦았다.

포션 효과로 몸은 멀쩡한데 정신이 피곤했다.

이대로 누워서 푹 자고 싶었다.

그러나 정도현이 그녀의 두 손을 붙잡고 억지로 일으켜 세웠다.

“자, 다음 던전으로 이동하자. 쉴 시간 없어.”

그렇게 질질 끌려간 백승아는 여섯 개의 던전을 단 하루 만에 해치웠다.

그가 말했던 대로 1레벨 올랐다.

그러나 전혀 기쁘지 않았다.

이렇게 개고생했는데 1레벨밖에 안 올랐다고?

‘시스템 개새끼.’

백승아는 태어나 처음으로 시스템을 욕했다.

그런 그녀의 마음을 아는지 모르는지 정도현은 이다음 일정을 설명했다.

“고생했어. 내일은 일정 없으니까 푹 쉬고, 이틀 뒤엔 다시 던전 돌 거야. 그날은 세 개밖에 없으니까 훨씬 편할걸?”

“…….”

이렇게 굴려 놓고선 하루밖에 안 쉰다고?

정도현과 같이 밤늦게 집으로 복귀한 백승아는 1초라도 더 자고 싶어서 씻지도 않고 침대에 몸을 내던졌다.

곧 그녀는 정신없이 곯아떨어졌다.

* * *

그렇게 일주일이 지났다.

백승아의 레벨은 그새 하나 더 올라 89레벨이 되었다.

그 대신 눈 밑에 짙은 그늘이 생겼다.

며칠 잠도 못 잔 사람처럼 눈동자가 메말랐다.

정도현은 피곤에 찌든 그녀를 데리고서, 처음 거래했던 암흑가 브로커를 찾아갔다.

“팔았다고?”

“그래, 암시장에 내다 팔았어.”

“왜 멋대로 팔았지? 약속과 다르잖아.”

“솔직히 너희가 살아 돌아올 줄 몰랐거든. 첫날에 죽을 줄 알았지.”

먼저 약속을 깬 주제에 태도가 아주 거만했다.

누가 보면 고레벨 플레이어인 줄 알겠다. 하지만 브로커는 고작 82레벨.

정도현이 나설 것도 없었다.

백승아가 손을 쥐락펴락하며 말했다.

“어떻게 할까, 동생?”

“약속의 소중함을 좀 알려 줘야 하겠는데.”

“크하핫! 날 건드리겠다고?”

정도현의 위협에도 브로커는 낄낄댔다.

끼익-!

사무실 문이 활짝 열리며 웬 플레이어 무리가 우르르 들어왔다.

다섯 명 전원 90레벨이 넘는다.

정도현과 백승아는 무기를 겨눈 플레이어들에게 포위당했다.

브로커가 히죽대며 말했다.

“내가 아무 대비도 없이 여기서 장사하는 줄 아냐? 이 바닥엔 너희 같은 놈들이 많거든.”

정도현도 놈이 이렇게 나올 줄은 대충 예상했다.

그가 원한 건 브로커를 건드려도 될 명분이었으니까. 설마 하루 만에 팔아 치울 줄은 몰랐지만.

이럴 줄 알았으면 시간을 줄 필요도 없이 바로 찾아올 걸 그랬다.

브로커는 정도현의 흉흉한 속내를 아는지 모르는지 선심 쓰듯 말했다.

“그래도 내 실수로 빚어진 일이니 다음 수수료는 한 번 안 받으마. 그걸로 퉁치자고.”

“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냐?”

수수료가 아무리 비싸 봤자 결국 수수료.

담보로 맡긴 아이템 하나만 팔아도 그보다 많을 터.

그런데 무려 풀세트를 꿀꺽해 놓곤 수수료 한 번으로 입을 싹 닦겠다니.

터무니없는 소리였다.

정도현이 노려보자 브로커는 자신이 고용한 용병들에게 눈짓을 보냈다.

플레이어들이 무기를 휘둘렀다.

동시에 정도현의 손에서 푸른 검광이 번뜩였다.

“커헉!”

“끄으…….”

용병들이 하나둘 목을 붙잡더니 피를 줄줄 쏟으며 쓰러졌다. 워낙 순식간에 벌어진 일이었다.

브로커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었다.

“무, 무슨……?!”

90레벨이 넘는 용병들이 눈 깜짝할 사이에 당해 버렸다. 그것도 고작 한 명한테.

정도현이 칼을 겨누자, 브로커가 움찔하며 몇 걸음 물러섰다.

“이, 이러고도 무사할 줄 알아?! 내 위에 누가 있는 줄 알고!”

“누가 있는데?”

“동부 암흑가의 지배자, 석화의 마도사 님이시다.”

“…석화의 마도사?”

그 말에 백승아가 정도현의 팔을 붙잡고 말렸다.

그 모습에 브로커는 허연 이를 드러냈다.

‘네놈이 보통 녀석이 아닌 건 알겠다만…….’

아무리 그래도 동부 암흑가에 발을 들였으면 감히 석화의 마도사에겐 거스르진 못하겠지.

“자, 알아들었으면 빨리 무기 내리고…….”

덥석-!

뭐라 말하던 브로커의 뒷덜미를 백승아가 매처럼 잽싸게 낚아챘다.

그대로 책상에 머릴 메다꽂았다.

콰직!

책상이 반으로 쪼개지고 브로커의 얼굴은 바닥까지 처박혔다.

피 묻은 이빨이 몇 개나 부러져 데구루루 구른다.

“커, 커헉… 이, 이게 무슨 짓이냐!”

“못생긴 두꺼비야, 이 누나가 궁금한 게 있거든?”

“이, 이거 놔라!”

“그 석화의 마도사란 놈, 실제로 본 적 있어?”

“뭐, 뭐? 그, 그건 왜 묻는데?”

꽈악!

백승아가 손아귀에 힘을 주자 브로커는 돼지처럼 버둥댔다.

마치 맹수가 살점을 물어뜯는 것 같았다.

그는 고통에서 벗어나고자 다급히 대답했다.

“보, 본 적 있어! 실제로 본 적 있다고!”

“그래? 그럼 그 녀석, 혹시 시커먼 마법서 들고 있었어? 책 표지에 이런 눈동자랑 마법진이 그려져 있는데…….”

스스슥-!

백승아가 손가락에 마력을 모아 그림을 그렸다. 독특한 마법진과 눈동자를 닮은 문양이 허공에 수놓아졌다.

브로커는 고갤 연신 끄덕였다.

“봐, 봤다! 그런 마법진이랑 눈동자 문양이 그려진 시커먼 책… 분명 그분이 들고 있었어!”

“확실해?”

“진짜다!”

백승아는 체포될 때 자신의 마도서를 빼앗겼었다. 어디로 사라졌나 했더니 C구역에 있었구나.

그게 있으면 석화 주문의 위력이 한층 강해진다. 옆에서 듣고 있던 정도현도 흥미를 보였다.

“그 석화의 마도사란 놈, 레벨 높냐?”

“뭐, 뭐라고?”

“걔 레벨 몇이냐고.”

그의 말투는 꼭 소개팅받기 전에 여자 얼굴이 예쁘냐고 물어보는 것 같았다.

브로커는 어이없단 표정으로 대답했다.

“다, 당연히 높지! 108레벨이다!”

“오케이. 합격.”

뭐가 합격인데?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