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낭만이 사라진 필드-283화 (184/356)

< 낭만필드 - 283 >

[콜로 투레, 6개월 출장 정지 결정. 솜방망이 처벌?]

[금지 약물 혐의 투레, 고의성이 없었다고 인정받아.]

[3월부터 징계적용. 다음 시즌 초반부터 복귀 가능.]

“그래도 축하해. 다음 시즌 초반부터 나올 수 있겠네. 다행이다. 걱정했던 것보다는 징계가 약하네.”

콜로, 야야 투레 형제와 성배는 맨체스터 시티 시내에서 함께 식사 약속을 잡았다.

징계 결과가 나오고 이틀 뒤였다.

콜로 투레는 아내의 다이어트 약을 모르고 복용했다는 상황이 참작되어 고의성이 없음을 인정받았다.

덕분에 금지 약물 복용 사건치고는 약한 징계인 6개월 출전 정지에 그쳤다.

게다가 처음 약물이 적발된 3월부터 징계 기간으로 인정되었기 때문에 9월 중순부터 경기에 출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게. 잘 됐어, 콜로. 거의 다음 시즌 시작부터 같이 뛰는 거나 마찬가지네.”

야야 투레도 밝은 표정이었다.

최소한 년 단위의 징계가 내려질 거라 생각했는데, 6개월의 징계는 확실히 생각보다 약했다.

형에게 바친다던 FA컵 우승컵도 따냈고, 징계도 생각보다 경징계에 그치면서 이래저래 기분 좋은 상황이었다.

“생각보다 다행이기는 하지만, 바로 복귀하긴 힘들 거야. 축구계에서 활동이 그때부터라는 거니까 한두 달 정도 준비할 시간을 필요할 걸? 뭐, 그것만으로도 다행이지만.”

6개월의 징계 기간에는 축구계 활동이 아예 불가능했기 때문에 다시 실전 감각을 찾으려면 상당한 시간이 필요할 것이었다.

“콜로, 그건 네가 알아서 해야지. 징계가 6개월에 끝난 것만 해도 어디야. 몸은 네가 알아서 만들어. 복귀하고 2주 안에 경기에 뛸 수 있도록. 주장으로서 내가 너한테 주는 숙제야. 꼭 해오라고.”

성배는 약한 모습을 보이는 투레에게 단호한 말투로 내뱉었다.

자신과 보아텡, 콤파니, 리차즈 혹은 사발레타로 이루어진 수비진은 이미 투레가 끼어들 수 없을 정도로 단단했다.

하지만 백업으로서의 투레는 이 이상 좋을 수가 없었다.

센터백은 물론이고 양쪽 풀백과 미드필더까지 소화가 가능한 투레는 맨시티의 선수 운용에 큰 도움을 줄 것이었다.

“그래. 그건 그렇지. 하하, 내가 너무 약한 모습을 보였나?”

“응. 그랬어. 콜로, 좀 쉬더니 너무 약해진 거 아냐? 하하. 아무리 우리 주장이지만, 여섯 살이나 어린 친구한테 혼나다니. 푸하하하! 이브라힘한테 말해주면 엄청 웃겠지?”

콜로 투레와 야야 투레의 동생, 축구 선수 집안의 셋째이자 이집트 미스르 엘 마카사 SC 소속 스트라이커이기도 한 이브라힘 투레.

그의 이름을 들은 순간, 성배는 전생의 기억이 살짝 떠올랐다.

‘월드컵 기간에 쓰러졌었던가?’

이브라힘 투레의 사망은 야야 투레가 맨시티와의 힘겨루기 과정에서 이를 이용하며 크게 이슈가 되었었다.

성배도 어느 정도 자세히 알 수밖에 없었다.

‘지금이 2011년이니까... 3년 전? 아직 암 세포는 없으려나.’

야야 투레는 어차피 맨시티를 떠나지 않는다.

콜로 투레는 좋은 선수지만, 굳이 붙잡을 필요는 없었다.

하지만 이건 그런 것과 별개의 일이었다.

아무리 전생과 다른 성격이 되었다고는 하지만, 이건 사람의 목숨이 달린 일이었기 때문이었다.

자신에게 큰 이득으로 돌아오지는 않겠지만, 사람의 목숨이 걸린 일까지 모른 척 지나갈 정도로 글러먹은 사람은 아니었다.

“그건 그렇고, 너희 이번에 메디컬 테스트 결과 잘 나왔어? 몸 관리는 잘 된 것 같아?”

슬쩍 메디컬 테스트 결과부터 물어보았다.

두 형제야 최상위 리그인 프리미어리그에서도 최고 수준의 클럽에서 뛰고 있으니 건강 관리에 문제는 없었다.

그것을 건드려 동생의 건강 관리에도 신경을 쓰게 할 생각이었다.

***

[테베즈, 아르헨티나에서 골프대회 참가. 심지어 우승.]

[만치니 감독, “테베즈, 최소한 맨시티 선수로서는 끝.”]

테베즈가 무단으로 팀을 이탈한 지도 어느새 한 달 반을 넘어섰다.

테베즈는 결국 시즌이 끝날 때까지 잉글랜드로 돌아오지 않았다.

그래도 이탈 전까지는 맨체스터 시티의 공격을 이끌다시피 했고, 리그 28경기 출전에 17골로 리그 득점 4위에 랭크되기까지 했던 선수였기에 우승 메달은 주어졌다.

하지만 그와는 별개로 맨체스터 시티는 이제 테베즈와의 결별을 준비했다.

만치니 감독은 공식적인 인터뷰에서 테베즈와의 결별 준비 사실을 인정했다.

테베즈 역시 이제는 더 이상 맨시티에 미련이 없다는 듯 아르헨티나로 건너가 신나게 취미 생활을 즐기고 있었다.

유명한 골프광인 테베즈는 아르헨티나의 골프 대회에 출전했고, 심지어 우승까지 하면서 팬들에게 쓴웃음을 짓게 만들었다.

확실히 그 재능만큼은 상상을 초월하는 선수였다.

그리고 그 재능을 낭비하는 방법도 확실히 알고 있었고, 그러면서도 월드클래스 자리를 놓치지 않는 신기한 선수이기도 했다.

이래저래 특별하고 특이하면서 특출난 선수라는 건 부정할 수 없었다.

[웨스트 햄, 테베즈 임대 영입 문의했다가 단칼에 잘려.]

[이탈리아 언론, 테베즈의 인테르 이적설 제기.]

[AC 밀란, PSG, 인테르. 카를로스 테베즈 영입 경쟁.]

테베즈는 테베즈였다.

테베즈만한 스트라이커를 구한다는 것은 굉장히 힘든 일이었고, 작지 않은 위험을 감수하고 영입할 만한 선수라는 것은 분명했다.

그랬기 때문에 이렇게 사고를 끊이지 않고 쳤어도 원한다는 클럽은 넘쳐났다.

가장 먼저 테베즈를 찔러본 것은 웨스트 햄이었다.

테베즈와 맨시티의 관계가 슬슬 파국으로 치닫게 되자, 임대로 영입을 시도한 것이었다.

상황이 상황이다 보니 웨스트 햄의 제시 금액은 테베즈의 가치에 비해 한없이 낮았다.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는 길게 고려하지도 않고 바로 퇴짜를 놓았다.

AC 밀란과 PSG, 인테르 등 테베즈를 노리는 모든 클럽들도 마찬가지였다.

위험을 부담해야 했기 때문에 이적료는 테베즈의 가치를 한없이 밑돌았고, 맨체스터 시티는 모든 제안을 거절했다.

[맨시티 구단주, “테베즈 헐값 처분 없어.”]

[리얼 富 맨시티, 돈의 힘 보여주나?]

[만수르 분노, “적당한 제안 없다면 리저브에 썩혀둘 것.”]

이것이 맨체스터 시티의 분노였다.

이미 부유함의 수준이 다른 맨체스터 시티는 팀 내 최고 주급자인 테베즈를 그냥 리저브에 썩힐 생각까지 하고 있었다.

물론, 제값을 받을 생각은 없었다.

하지만 최소한 2,500만 유로 이상의 이적료는 받아야겠다는 입장이었다.

테베즈와의 계약은 2013/14시즌까지였고, 아직 세 시즌이나 남아 있었다.

주급이 20만 유로에 달하는 선수를 3년 동안 그냥 리저브에 썩혀두겠다는 것.

맨체스터 시티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일이었다.

그리고 계약 불이행으로 인한 소송까지 불사하겠다는 방침까지 세워두고 있었다.

소송금액은 무려 7,500만 유로 수준.

테베즈는 꼬장을 부릴 상대를 잘못 선택한 것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신의 사위’, 쿤 아게로에게 접근.]

[팔카오, 3,500만 유로에 맨체스터 시티와 연결.]

[맨시티, 카바니에게도 접근. 테베즈 정리 확실시.]

그리고 맨체스터 시티는 탑클래스 공격수들에게 계속해서 접근을 시도하며 테베즈를 정리할 것이라는 예상에 힘을 실어주었다.

일단 대체자로는 아게로나 팔카오, 혹은 카바니를 생각하는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그것으로는 부족했다.

당장 맨체스터 시티의 목표에 어울리는 활약을 보여주는 스트라이커가 없었다.

시즌 막판 좋은 활약을 보여준 제코가 있었지만, 아직 확실히 검증된 것은 아니었으며, 발로텔리는 스탯은 괜찮지만, 활용에 한계가 있는 선수였다.

프리미어리그에서 우승한 맨체스터 시티의 다음 목표는 이번 시즌 4강 진출에 성공한 챔피언스리그 제패였다.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정상급 스트라이커 최소 세 명, 팀을 여유롭게 운용하려면 네 명은 있어야 했다.

다만, 지금 목표로 하는 선수들은 네 번째 옵션은 물론 두 번째 옵션마저도 받아들이지 못할 선수들이었다.

[맨체스터 시티, 또 한 명의 벨기에 선수에게 접근.]

[벨기에 커넥션 완성되나? 맨시티, 루카쿠 영입시도.]

[빌모츠, “루카쿠가 주, 콤파니와 함께 뛴다면 큰 행운.”]

그래서 네 번째 스트라이커이자 장기적인 플랜으로 루카쿠에게도 접근하고 있었다.

93년생의 로멜루 루카쿠는 이제 겨우 열여덟 살의 어린 선수로 맨시티의 계획에 정확히 부합하는 선수였다.

나이가 어리지만, 주필러 리그 득점왕을 차지하면서 지금 당장의 기량도 나쁘지 않은 편이었다.

또한, 벨기에 공격수답지 않게 뛰어난 피지컬 능력을 갖추고 있어 프리미어리그의 거친 몸싸움에 밀리지 않고 좋은 활약을 보여줄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받고 있었다.

“봐. 여기 기사들 잘 나왔네. 이게 지금 맨체스터 시티의 상황이야.”

그리고 성배는 그런 루카쿠와 함께 신문 기사들을 읽고 있었다.

어느새 알랭 에이전시는 유럽에서도 무시할 수 없는 파워를 가진 에이전시로 성장했다.

그리그 그 바탕에는 성배를 중심으로 한 벨기에 커넥션이 있었다.

“으음. 확실히 첼시보다는 가능성이 더 있는 것 같기도 하네요.”

그리고 두 사람은 알랭 에이전시의 사무실에서 함께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얼마 전 에이전시를 바꾼 콤파니를 비롯해 에당 아자르, 로멜루 루카쿠, 나세르 샤들리 등 유럽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는 벨기에 황금세대들이 알랭 에이전시에 포진해 있었다.

벨기에 선수들이 알랭 에이전시를 선택하는 이유는 간단했다.

성배와 콤파니, 벨기에를 이끌어 나가는 두 선수가 속한 곳이었기 때문이었다.

그리고 그런 알랭 에이전시가 맨시티와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는 것은 당연했다.

“내가 속한 팀이어서 하는 말이 아니라 어차피 첼시나 맨시티나 비슷하다면, 네가 지금 바로 유럽 대항전을 노리고 싶다면 맨시티가 가장 좋은 선택일 거야. 중위권 클럽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나쁘지 않겠지만, 챔피언스리그에서 뛰고 싶다면 난 맨시티를 추천하겠어. 아주 객관적으로.”

알랭 에이전시와 맨시티는 서로가 서로에게 조금씩 양보도 해주는 관계였다.

루카쿠가 맨시티로 이적한다면, 계약 조건 부분에서도 많은 이득을 볼 수 있을 것이었다.

현재 유럽 축구계에서 가장 뜨거운 클럽이고, 선수들을 유혹하는 클럽, 맨체스터 시티와 관계가 유별나다는 것은 큰 매력으로 작용했다.

그리고 프리미어리그 상위권 클럽 이적이 확실시되는 임채영과 프리미어리그 입성이 확실시되는 김승우도 있었다.

시작부터 함께한 사미르 나스리와 카림 벤제마 역시 알랭 에이전시의 고객이었다.

알랭 에이전시가 하루가 다르게 커 나갈 수밖에 없었다.

“너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지만, 내가 볼 때 너는 아직 심리적인 안정이 필수야. 열여덟은 어린 나이고, 그럴 것 같지 않아도 십 대의 특징이니까. 네가 맨시티를 선택한다면 나와 뱅상이 많은 도움을 줄 수 있겠지. 이건 오프 더 레코드지만, 팀에서 조금씩 나한테 힘을 실어주고 있거든.”

이건 사실이었다.

테베즈를 정리하기로 하면서 클럽 차원에서 살짝 언질을 주었다.

앞으로 성배의 클럽하우스 장악이 수월해지도록 돕겠다고.

클럽이 급속도로 성장하는 과정에서 이런저런 선수들에게 데인 맨시티는 클럽하우스 리더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었다.

“아무래도 마음은 훨씬 편하겠죠? 솔직히 말해서 저도 그게 가장 끌려요. 주와 뱅상이 있다는 게.”

그리고 성배는 첫 번째로 루카쿠의 영입을 요구했다.

팀의 상황에도 부합하는 합당한 요구였기에, 맨시티 역시 적극적으로 루카쿠 영입에 나서고 있었다.

이미 자신에게 강한 존중을 보이고 있는 루카쿠의 영입으로 성배는 맨시티의 약점 보완과 클럽하우스 장악력 강화, 두 가지 토끼를 노렸다.

“혹시 에당이나 티보한테도 관심을 가지고 있나요?”

이번 시즌을 기점으로 아자르 역시 이적시장의 핫 아이콘으로 떠오른 상황이었다.

리그 7골 11어시스트, 시즌 12골 14어시스트를 기록하며 소속팀 릴의 더블을 이끌었고, 당연히 빅클럽들의 영입 타겟이 되었다.

“글쎄. 왼쪽 윙은 다비드가 있어서. 오른쪽 윙으로 뛸 수도 있겠지만, 에당은 왼발잡이에 플레이 메이커 유형이라 오른쪽 윙으로의 매력은 좀 떨어지지. 다비드를 밀어내기는 쉽지 않을 거고. 무엇보다 에당 자체가 릴에서 한 번 더 우승하고 싶어하는 것 같던데. 티보는 분명 뛰어난 골키퍼가 되겠지만, 조도 아직 어려서 아마 영입 계획은 없을 거야.”

아자르 본인이 아직 이적을 원하지 않았다.

그리고 쿠르트아는 첼시에서 노리고 있었다.

맨시티에는 정상급 골키퍼이자 잉글랜드 국적, 그리고 잉글랜드 유스 출신의 조 하트가 있었기 때문에 쿠르트아 본인에게 그다지 좋은 선택은 아니었다.

“내 생각에 케빈이 맨시티에 왔으면 좋겠는데. 2선 자원이 좀 부족해서.”

맨시티의 약점은 2선 자원이었다.

실바 혼자 먹여 살리는 왼쪽 측면과 약간은 아쉬운 아담 존슨과 제임스 밀너의 오른쪽 측면만 조금 더 강해진다면, 이번 시즌 보여준 아쉬운 득점력을 보완할 수 있을 것이었다.

“케빈은 아직 좀 더 성장해야 하는 선수긴 하지만.”

하지만 데 브라위너를 추천하기엔 아직 데 브라위너의 성장이 이뤄지지 않은 상황이었다.

당장은 맨체스터 시티에게 어울리지 않는 선수였다.

아무리 벨기에 커넥션으로 편하게 팀을 이끌고 싶다지만, 아직 성장하지 못한 선수를 추천할 순 없었다.

< 낭만필드 - 283 > 끝

ⓒ 미에크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