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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소환수가 너무 강함-76화 (76/275)

제76화

#76

퀘스트를 완료했다는 시스템창에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띠었다.

‘보상이 기대되네.’

이번 퀘스트의 보상은 다름 아닌 각 가문의 특별한 보상.

대장간을 이용해 부를 축적한 미르지카 자작. 드넓은 농지를 개간하여 식량으로 돈을 번 튜벨란 백작.

그런 두 가문을 이용해 상업 도시를 비롯해 다른 지역으로 두 가문의 물건을 팔게 해 주는 데닉크 자작.

이 세 가문에서 주는 특별한 보상이라고 하니 당연히 기대될 수밖에 없다.

세 가문 중 미르지카 자작령에서 받을 보상은 뭔지 대충 안다.

아마 아이템일 것이다.

“플레이어 시저. 우리 가문은 자네에게 어울리는 방어구를 만들어 줄까 하는데 어떤가?”

“감사합니다.”

내 예상대로 미르지카 자작은 나에게 아이템을 만들어 준다 했다.

이건 아주 좋은 기회다. 그 이유는 이곳 미르지카 자작령의 대장간 대장장이들의 실력이 상당히 뛰어나기 때문이다.

월오룰의 모든 영지마다 대장간이 있긴 하다.

다만 장인이라 부를 수 있는 대장장이가 있는 곳이 이곳 미르지카 자작령과 500레벨을 넘어야 들를 쿠엔티 후작령을 가기 전까지 없다는 게 문제다.

오죽하면 300레벨 근처에 있던 유저도 시간을 내서 미르지카 자작령에서 무기나 방어구를 주문할 정도인 수준이니 말이다.

그런 곳에서 내 장비를 만들어 준다는데 거절할 이유는 없다.

덩실덩실 춤이라도 추고 싶은 마음이다.

그런 미르지카 자작과는 다르게 튜벨란 백작은 난감하다는 듯한 얼굴로 나를 바라보았다.

“흠……. 그렇다면 우리 가문은 무기를 만들어 주겠네. 소환사 직업에 어울리는 지팡이면 되겠군.”

튜벨란 백작의 한마디.

전혀 생각도 못 한 보상에 나는 대답조차 하지 못하고 그를 멍하니 바라만 보았다.

지금 튜벨란 백작이 말한 무기는 평범한 무기가 아니다.

그의 실력은 7 클래스 마법사. 마법사가 만들어 내는 무기이니 평범한 무기는 절대 아니다.

회귀 전에 7 클래스 마법사 NPC가 만든 지팡이가 수천 골드가 넘어간 걸 생각하면, 이 또한 엄청난 대박이라는 소리다.

그런 와중에 데닉크 자작이 어쩔 수 없다는 얼굴로 나에게 말했다.

“무기와 방어구를 얻었으니, 나는 이걸 주지.”

데닉크 자작은 자신의 손에 끼고 있는 반지를 빼 나에게 내밀었다.

“가, 감사합니다.”

이 자리에서 이렇게 줄 거라고는 생각도 못했다.

나는 감사의 인사를 건네며 조심스럽게 손가락에 끼면서 성능을 확인했다.

[귀환의 반지]

등급 : 유니크

내구력 : 100/100

-스킬 ‘귀환’을 사용할 수 있게 해 주는 반지다.

-귀환 스킬은 지정한 좌표로 이동시켜 줍니다.

-좌표는 두 곳만 저장할 수 있습니다.

-하루 두 번 사용이 가능하다.

-사용 가능한 횟수 0/2

오, 상당히 괜찮은 물건이다. 아니, 이거면 사냥의 효율을 조금 당길 수 있다.

열심히 사냥하다가 먹을 것이 부족하다거나 급하게 마을을 들러야 하는 사정이 생겼을 때 사용하면 되니 말이다.

메뚜기 사냥터만 봐도 그렇지 않은가?

사냥터의 크기가 거의 서울 땅만 하고, 그곳을 오가는 데 걸리는 시간은 상당히 소모된다.

나야 가직스를 타고 도약을 이용해 빠르게 이동하고 있다지만, 바로 마을로 이동시켜 주는 이 반지와 비교하자면 급이 다르다.

여기만이 아니라 모든 사냥터에서 사용하기 좋은 반지라는 거다.

“만족하는 얼굴을 보니 다행이군. 딱히 줄 게 없어서 상당히 고민했는데 말이야.”

그런 데닉크 자작의 말과는 다르게 세 귀족의 얼굴이 환하게 바뀌었다.

“먼저 마신교를 몰아내야 하니, 그것을 처리하는 대로 바로 만들어 주지. 사흘이면 될 걸세.”

“알겠습니다. 그동안 들판의 메뚜기를 사냥하고 있겠습니다.”

앞으로 사흘. 그동안 신나게 메뚜기나 사냥하면 될 것 같다.

내가 메뚜기를 사냥한다고 하니 기뻐하는 튜벨란 백작이다.

“기왕이면 많이 죽여주게. 영지에 피해가 이만저만이 아니야. 아니, 내 부탁하네.”

튜벨란 백작의 말과 동시에 시스템창이 반응했다.

-퀘스트가 생성되었습니다.

[튜벨란 백작 부탁]

난이도 : 쉬움.

내용 : 메뚜기를 사냥해라.

보상 : 튜벨란 백작의 선물.

어이구. 굳이 이런 퀘스트 안 주셔도 되는데.

난 경험치만 해도 충분히 만족하는 사람이거늘 선물까지 챙겨 준다니 사냥 의욕이 더욱 타올랐다.

“그럼 사흘 뒤에 뵙겠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난 나는 조용히 고개 숙여 인사하고는 데닉크 자작의 성을 나왔다.

“으갸갸갸! 그럼 다시 가 볼까?”

앞으로 사흘.

얼마나 레벨이 올라갈지 모르겠지만, 한번 죽어라 달려 봐야겠다.

* * *

그 시각, 튜벨란 백작령에 한 여관이자 술집의 한 테이블에 자리 잡은 남자가 맥주잔을 들고는 그대로 입가로 가졌다.

“크……. 좋다. 월오룰은 아무리 마셔도 안 취해서 좋다니까.”

옆에 앉은 여자는 그런 남자를 한심하게 바라보며 바구니에 있는 빵을 들고는 찢어 입으로 가져가 우물우물 씹으며 한마디 했다.

“X랄 났다. 보스가 술은 되도록 의뢰를 마치고 마시라고 하지 않았어?”

“괜찮아. 이제 한 잔인걸.”

“그래. 한 잔이 두 잔 되고, 두 잔이 석 잔 되는 거지.”

“큭큭. 잘 아네.”

남자는 단숨에 한 잔을 비워내고는 다시 주문하려고 했다.

하나 여자가 말렸다.

“의뢰인을 만날 때는 한 잔까지.”

“쳇.”

남자는 아쉬운지 연신 입맛을 다셨다.

그런 남자를 보며 여자가 한마디 더 하려는 찰나에 여관의 문이 열리며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 남자는 거리낌 없이 남녀가 있는 테이블에 앉더니 그들에게 한마디 툭 던지듯이 말했다.

“플레이어 시저. 의뢰비 3천 골드.”

그 말에 두 남녀는 눈을 똥그랗게 뜨고 남자를 멍하니 바라봤다.

평소 의뢰 가격에 3배다.

그렇기에 두 남녀는 더욱 의심스러운 눈빛을 보냈다.

“초대장을 가지고 있다. 회수 시 2천 골드 더 올려 주지.”

그 말에 두 눈이 아까보다 더 커졌다.

의뢰자가 말하는 초대장이 뭔지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저 초대장 하나가 얼마나 큰 값어치를 하는지 잘 알았고, 초대장을 발급해 줬다는 것은 뒤처리가 필요한 인물이라는 것을 말이다.

남녀는 의뢰비가 비싼 이유를 알게 되었다.

“컬렉터 길드에서 거금을 부르다니. 목표물은 누굽니까?”

남자의 말에 의뢰인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이름 시저. 소환사. 소환수는 다섯.”

그 말에 진이 빠진다는 듯한 남자의 목소리가 들렸다.

“뭐야. X밥이잖아.”

“그러게. 소환사면 쉽지.”

둘에게 소환사는 아무런 문제가 없는 사냥감이다. 아니, 오히려 너무 쉬운 사냥감이라 맥이 빠질 정도다.

그러다가 문뜩 생각났다는 듯 여자가 소리쳤다.

“요즘 핫하다는 뉴비 아니에요?”

“아, 그 고양이 키운다는 소환사?”

“맞아. 오늘 라이브가 그렇게 재밌었다고 길드 채팅에서 난리였잖아.”

남자와 여자는 월오룰에 접속해 튜벨란 백작령으로 이동 중이어서 방송을 보지 못했다.

대신 채팅으로 올라오는 글을 보고 조금 독특한 소환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다 말해 줬으니 결과물을 가져오도록.”

의뢰자는 그 말을 하며 자리에서 일어섰다.

밖으로 향하던 중에 걸음을 멈추고 남녀에게 충고하듯이 말했다.

“평범한 소환사가 아니더라군. 조심하는 게 좋을 거다.”

그 말과 함께 나가 버리는 의뢰인에 두 남녀는 어이없다는 얼굴로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았다.

“뭐, 소환사가 대단해 봐야 거기서 거기지.”

“그래도 아까 난리를 생각하면 나름 실력은 있는 거 아냐?”

“그래 봐야 우리에겐 별거 아니지.”

“하긴. 날고 기는 녀석들도 다 우리 손바닥 안이긴 해.”

두 남녀는 웃으며 서로를 바라보았다.

둘의 시선은 가슴에 있는 길드 마크에 머물러 있다.

길드명 데스티니.

암살을 전문적으로 하는 길드다.

이 둘의 경우 지금 길드에서 전폭적으로 밀어주고 있는 인재였다.

그 이유도 있다.

남자의 경우, 버로우 어쌔신이라는 유니크 직업으로 기척을 죽이는 데 특별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거기에 남자의 무기도 아주 특별한 무기다.

타란툴라의 단검이라 불리는 아주 치명적인 독을 품고 있는 레전더리 단검을 가지고 있다.

여자의 경우, 쉐도우 어쌔신이라는 유니크 직업으로 그림자라면 그 어디든 숨어들 수 있으며, 그림자끼리 닿아 있다면 이동도 가능한 능력을 갖췄다.

전투력 자체는 낮으나 파티원 한 명과 함께 그림자 속에 숨어 이동하는 특별한 스킬을 가지고 있다.

처음 둘은 서로를 본 순간 알 수 없는 이끌림에 함께하게 되었는데, 그게 둘에게 최고의 선택이라고 알게 된 것은 하루면 충분했다.

서로의 능력을 이용해 수많은 플레이어를 암살하고, 전리품을 팔아 최고의 장비로 세팅하였다.

이렇다 보니 데스티니 길드에서 이 둘을 영입하는 데 거금을 투자했다.

하지만 길드 입장에선 이 둘을 영입하는 게 엄청난 이득이었다.

저렙 사냥터부터해서 최근 석 달 동안 엄청난 숫자의 유저를 암살했고, 근처 레벨의 유저들에게 이 둘의 이름은 절대적으로 피해야 할 대상으로 알려질 정도이기 때문이다.

“언제 움직일까?”

남자의 말에 여자가 슬쩍 손을 붙잡으며 말했다.

“그전에 준비 운동부터 할까?”

“좋지.”

둘은 의뢰에 앞서 먼저 몸을 풀기 위해 밖으로 향했다.

* * *

순식간에 삼 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아, 뿌듯하다. 모두 고생했어.”

눈앞에 떠 오르는 시스템창을 보며 나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었다.

-Lv.90가 되었습니다.

-소환수 ‘팅고’가 Lv.90가 되었습니다.

-소환수 ‘범이’가 Lv.88가 되었습니다.

-스킬 뽑기 권이 생성되었습니다.

가장 먼저 내 시스템창을 보았다.

이름 : 시저

직업 : 서머너 킹(레전더리)

업적 : 필드 몬스터를 포획한 자 외 29

레벨 : Lv.90

스텟 : 근력96(+204) 민첩91(+204) 체력96(+204) 지식91(+204) 지혜91(+024) 통솔력MAX

Hp : 30,000 Mp : 29,500

사흘 동안 무려 28레벨이나 올린 나다.

그 결과 두 번의 뽑기를 사용했고, 전부 포획 스킬만 골라내는 엄청난 위엄을 보였다.

[고급 포획 Lv.2]

등급 : 유니크

액티브 스킬

-지정한 대상을 포획하는 데 사용되는 스킬이다.

-포획 확률이 높은 편이다.

재사용 대기 시간 : 10초

소모MP : 100

처음 포획 스킬을 얻음으로 고급 포획으로 승급했고, 또 한 번 뽑아내 Lv.2이 된 고급 포획 스킬이다.

얼마나 확률이 높은지 실험해 본 결과 일반 몬스터는 무리 없이 포획하는 수준이 되었다.

이제 90레벨 달성 기념 스킬 뽑기를 할 시간이라 두 손을 비비며 잔뜩 기대 어린 얼굴로 외쳤다.

“스킬 뽑기 권 사용.”

눈앞에 모습을 드러낸 백 개의 구슬을 바라보았다.

이제는 좋은 거 한번 나올 때가 되었다. 이 앞에 뽑았던 스킬을 생각하면 말이다.

물론 덕분에 몬스터 연구가 스킬의 유용성을 알게 되었고, 포획 또한 원활하게 되는 장점이 있지만, 그래도 사람 욕심이 있지 않은가?

그러니 간절한 마음으로 백 개의 구슬 중 하나를 조심스럽게 골랐다.

-스킬을 선택했습니다.

-스킬을 익혔습니다.

-레전더리 스킬 ‘소환수 합성’을 익혔습니다.

듣도 보도 못한 스킬.

스킬 명을 보면 적어도 소환사용 스킬이라는 것을 짐작할 수 있는 수준.

나는 스킬의 상세 정보를 확인했다.

[소환수 합성 Lv.MAX]

등급 : 레전더리

액티브 스킬

-소환수창에 등록되어 있는 소환수를 합성하는 스킬이다.

-소환수 합성 시 일정 확률로 상위 소환수를 얻을 수 있다.

-소환수 합성 시 일정 확률로 하위 소환수를 얻을 수 있다.

-소환수 합성 시 등급의 변화가 없을 수도 있다.

-한 번 합성한 소환수는 더 이상 합성할 수 없다.

-소환수 합성에 필요한 숫자는 백 마리입니다.

“오호, 이런 스킬이라 이거지?”

소환수창에 있는 가직스의 숫자를 바라보았다.

지금 가직스의 숫자는 99마리.

필드 보스 몬스터가 뭐 이리 많겠냐 싶겠지만, 1년 넘게 방치된 사냥터이자 사람의 손길이 닿지 않은 사냥터기에 가능하다고 말하겠다.

물론 자세한 것은 게임 개발사 측에 문의해야겠지만, 아무튼 내가 느끼기엔 그렇다는 거다.

“기왕이면 가직스 한 마리 더 포획해서 합성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겠네?”

아직 로그아웃 하려면 두 시간의 여유가 있으니 충분하지 않을까 싶었다.

그렇게 스킬 창과 소환수창을 닫았을 때였다.

-스킬 ‘소환수 합성’을 익혔습니다.

-소환수 상태창에 합성 가능의 유무가 표기됩니다.

이제 구분이 가능하다 이거지. 그럼 한번 봐 볼까?

“팅고 상태창.”

이름 : 팅고

계열 : 몬스터 홉 고블린 워리어

등급 : 유니크

레벨 : Lv.90

스텟 : 근력50 민첩30 체력40 지식7 지혜7

충성도 : 100

진화 가능

합성 불가

제일 마지막에 합성 불가 문구가 추가된 것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을 찰나였다.

-소환수 ‘팅고’의 진화 조건이 개방되었습니다.

드디어 팅고의 두 번째 진화 조건이 해방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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