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낚시에 미친 총각-198화 (198/225)

〈 198화 〉 형수, 흥분데요(2)

* * *

지금 예솔은 무슨 생각을 하고 있을까?

미준은 자신의 팔에 매달려 미소를 띠며 걷고 있는 예솔의 얼굴을 가만히 지켜봤다.

자신이 말없이 걷고 있으니 그녀도 말이 없다. 그리고 한번 씩 바다를 바라보며 무슨 생각에 빠진 것도 같다.

가끔 한번 씩 미준의 얼굴을 쳐다보곤 한다.

그러다 우연히 두 사람의 눈이 서로 부딪혔다.

고개를 들고 하얗게 웃어 보였다. 미준도 같이 미소를 띠며 웃어 주었다.

예솔은 미준의 팔을 좀 더 세게 잡는다. 미준은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를 감싸 주었다.

갑자기 그녀를 껴안고 싶은 충동이 울컥 솟구쳤다. 그러나 그냥 넘어가며 천천히 산책길을 계속 걸었다.

“오빠. 무슨 생각해요?”

“아니. 그냥 아무 생각 없어.”

“피, 거짓말.”

“그럼 넌?”

“몰라. 그건 말 못하죠.”

“난, 너하고 같은 생각?”

“뭐?”

그녀는 얼굴을 붉혔다.

하는 수 없이 미준은 돌아서서 그녀를 안았다. 그리고 고개를 숙여 그녀의 입술을 빨았다. 그녀도 미준의 허리를 안고 입을 벌려주었다. 한참동안 엉겨 포옹을 하고 있던 두 사람은 다시 자신의 캠핑차로 돌아왔다.

멀리 등대불만 깜박이고 있었다.

그리고 그들은 차에 올랐다.

“세수하고 싶으면 여기서 하면 돼. 세면기 대용이야.”

“화장실도 있긴 있네.”

“응. 혼자 있을 때 사용하긴 하지만 주로 밖에서 볼일을 보지.”

“그래야겠네요.”

“저 침대도 꼭 붙어자면 둘은 쓰겠네요.”

“바닥에 자도 되지. 바닥에도 세 명을 끼어 잘 수 있을 거야 . 그 보다 더 많을 땐 좀 불편하겠지만 운전석과 조수석에 앉아서 잘 수도 있고.”

예솔은 차안을 두루 살펴보며 고개를 끄덕였다.

“요즘 캠핑차가 대세라고 하더니 이런 차 가지고 있으면 여행하기가 참 좋겠어요.”

미준과 예솔은 한참 동안이나 차를 둘러보며 이야기를 나누었다.

“그럼 최대로 많이 자려면 7명까지는 잘 수 있겠네요.”

미준은 고개를 끄덕이며 수긍하였다.

결국 미준은 예솔을 위쪽 침대에 올려 자게하고 자신은 바닥에 이불을 깔고 누워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며 하루 밤 시간을 보내고 있었다.

별도 설치한 히터를 틀어 차안 온도도 적절하였다.

“아직 졸리지 않아?”

미준은 예솔을 올려다보며 물었다.

“뭐 별로.”

“캔 맥주 하나 줄까?”

맥주캔을 하나씩 마시고 나면 쉽게 잠을 잘 수 있으리라 생각한 것 같다.

“오빠 졸려요?”

“졸린 다기 보단 일찍 자야 내일도 편하지. 잘하면 일찍 일어나 낚시 좀 더 하다 돌아가면 되거든.”

“그럼 하나 주세요.”

미준은 찬장을 열어 맥주 캔을 따서 예솔에게 주고 난 뒤 자신도 땄다.

잠시 후 그들은 눈을 감았다.

어제 밤엔 본의 아닌 충동으로 서로가 좀 민망한 그림을 그리게 되었지만 오늘 상황이 두 사람의 민망함을 깨끗하게 해결해 주었다.

‘오럴섹스.’

사실 예솔은 섹스의 경험도 없었고 오럴 섹스에 대해선 더 모른다. 언젠가 우연히 보게 된 야동에서 그와 비슷한 행동을 목격하게 된 것이었다.

요즘 야동을 보는 것은 성인들에게도 일종의 성교육이 될 수도 있다.

경험이 없거나 적은 경우 행복한 성생활을 위한 실질적인 성교육이라고 한다면 지나친 비약일까?

물론 야동에는 지나친 교성이나 신음. 과장된 성 묘사로 오해의 소지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때로는 장점도 있지 않을까?

예솔은 야동을 볼 때 느낀 것이 본능과 조화되어 자신도 모르게 나타난 돌발 행동 일 수도 있을 것이다.

최근 어느 잡지에서 본 바로는 실제로 신혼부부가 야동을 같이 보면서 다양한 섹스 체위를 경험하여 자기들에게 가장 이상적인 체위를 선택한다거나 상대방의 기분을 높여줄 수 있도록 모방하여 실행하다는 이야기가 있었다.

예솔이나 미준이나 지난밤의 경험에서 새로운 것은 터득한 셈이다.

그리고 잠이 들었다.

자기 전에 마신 맥주 한 캔이 깊은 잠을 유도 했을 수도 있을 것이다. 잠에서 깨어났을 땐 아침 여섯시가 지났을 것 같다.

“오빠. 잘 잤어요?”

“응. 너도 잘 잤어?”

“오빠. 제가 좀 내러 갈게요.”

예솔은 미준이 누워있는 캠핑카 바닥으로 이불을 끌어안고 내려 왔다.

“왜 침대가 불편해?”

“아뇨. 오빠 옆에 좀 누워 있으려고.”

보통 남자들은 새벽에 일어나면 자신도 모르게 그 곳이 발기 된다.

아무 생각 없이 미준에게 스킨십을 하며 미준의 품에 파고들었다.

미준은 제빨리 히프를 빼면서 상황을 돌파하려 하며 예솔의 돌발 행동을 피해보려 하였다.

눈치를 챈 것일까?

예솔은 등을 돌려 누웠다.

민망한 것은 미준이었다.

“예솔아.”

미준은 팔을 뻗어 그녀의 허리에 팔을 얹어 조금 끌어안았다.

“....”“남자들은 말이야. 미안해.”

“알아요. 제가 뭐 바본가?”

“그럼 다행이고.”

미준은 그 말을 한 자신이 머쓱하여 와락 예솔을 껴안았다.

일종의 백허그라 할까?

미준의 손이 자신의 배를 당겨 백허그를 하자 예솔은 돌아누운 채 자신의 팔을 뒤로 돌려 미준의 허리에 얹었다.

“우리 이대로 좀 더 자자.”

정말 그렇게 있으니 다시 잠이 오는 것 같았다. 마음이 편안하기 말 할 수 없었다. 얼마 후엔 미준이 코고는 소리가 조그맣게 들려온다.

예솔은 자신의 안고 있는 미준의 손을 만지며 눈을 감고 있다.

그들이 일어났을 땐 오전 10시가 가까워진 시각이었다.

“우리 아침 먹자.”

그들은 자리에서 일어나 간단하게 아침을 먹고 오늘 할 일을 의논하였다.

예솔은 낚시를 하자는 주장이었고 미준은 여수 엑스포 공원을 둘러보고 돌아가자는 의견이었다.

예솔은 끝까지 낚시를 하자고 조르고 있어 미준은 그녀의 의견을 존중하기로 결정하였다.

아무래도 예솔은 낚시에 그만 빠진 것 같다.

다시 낚시는 시작되었다.

갯바위 앞 조금 떨어진 곳에 뉴 해양 깃발을 단 요트 한척에서 두세 사람들이 낚시를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우리도 저런 낚싯배 하나 살까?”

미준은 생뚱맞게 예솔을 보며 물었다.

“저거 타고 낚시하면 더 재밌겠죠?”

“그럼 우리 저거 하나 사자.”

미준은 휴대폰을 꺼내 요트 운항에 필요한 자격증을 검색해 보았다. 선원증과 비슷한 자격증만 획득하면 누구라고 배를 이용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역시 예솔은 낚시에는 탁월한 능력을 가진 여자였다.

미준이 겨우 감성돔 한 마리를 올리는 동안 예솔은 감성돔 한 마리와 참돔과 광어 까지 골고루 잡아 올렸다.

“오빠, 자.”

예솔을 기쁨을 감당하지 못해 손을 들어 올려 손바닥을 내밀었다. 미준은 그녀의 기분에 응해 하이 파이브를 해 주었다.

그리고 엄지와 검지를 내어 하트를 만들어 입김으로 훅 불어주었다.

“고마워요.”

그녀도 같이 하트를 날렸다.

“오빠 또.”

이제 대놓고 물 만난 고기처럼 파닥거렸다.

그렇게 노는 모습을 보는 미준의 마음을 더욱 설레게 만든다.

미준은 은혜와 예솔의 성격을 마음속으로 비교해 보았다.

사람을 비교하는 것은 좋은 일이 아니었지만 자연스럽게 비교가 된다.

은혜는 예솔에 비해 말이 적고 정숙하고 의지적이다. 자존심이 강하면서 마음이 넓고 이해심이 많다 정이 많은 포용적 성격이다.

그러나 예솔은 조금은 다르다. 마음에 있는 말은 마음속에 담아두지 않고 적극적으로 표현하는 외향적 성격이다. 항상 밝고 명랑하며 조금은 수다스럽다.

외모의 비교는 할 수가 없다.

각각 나름의 개성이 있어 장단점을 논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미준은 찌를 바라보며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 들었다.

“오빠. 뭐해요. 낚시 안하고.”

정신을 차려 보니 모처럼 찌가 물속에 박혀 있다.

“왔구나.”

미준은 챔질을 하여 감아 올렸다.

이번엔 우럭이다. 그래도 제법크다.

그때 미준의 폰에서 벨 소리가 울린다.

김간이었다.

‘일요일인데 김간이 웬일이지?’

“원장님 지금 어디세요?”

“무슨 일로. 난 낚시 왔어.”

“네. 원장님. 뉴 해양 연회장님께서 원장님과 통화를 원하셔서.”

“지금 어딘데? 오늘 일요일이잖아.”

“네. 제가 오늘 당직을 하거든요. 뉴 해양 회장님 비서실이라 했어요. 전화 좀 달라고.”

“그래서?”

“원장님 멀리 출타하셨다고 일단 둘러 대었어요.”

그럼 전화번호 찍어줘. 나중에 시간보고 전화해 볼게.“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원장님. 나중에 낚시 가실 때 저도 좀 부탁드려요.”

“김간도 낚시하나?”

“네, 제가 낚시 광이거든요.”

“그래, 알았어요.”

전화를 끊고 나니 갑자기 궁금하였다.

‘무슨 일로 연회장 같은 사람이 나를 찾지?’

일단은 낚시부터 마치고 난 뒤 전화를 하기로 생각하였다.

“오빠, 또 물었어요.”

‘가스나, 잘도 낚네.’

‘아니지 이럼 벌 받아. 나의 생명의 은인인데.’

“수고 했다. 잘 낚네. 파이팅!”

그렇게 일요일 오전까지 여수 돌산도 근해에서 낚시를 하면서 젊음을 꽃피우고 있었다. 가을은 이제 익을 대로 익었다.

“우리 점심 먹고 출발한다.”

“이잉.”

“시간 봐라. 그만하자.”

“아쉽다. 이런 날이 자주 오는 건 아닌데.”

“즐거웠어? 이번 여행.”

“제 생애 최고의 날이었어요.”

점심준비를 하고 있는 예솔을 보며 미준은 뉴 해양 비서실로 전화를 하였다.

“네, 회장님 연결해 드릴게요.”

“네, 뉴 해양 연상준입니다.”

“안녕하세요. 천미준입니다.”

“아, 천 대표. 휴일 쉬는 날인데 전화 부탁해서 미안합니다.”

“아닙니다. 회장님께서 손수 어떻게 저를.”

“이거 전화로 말하려니 좀 그런데. 지금 멀리 출타중이라고요?”

“예, 제가 취미생활 좀 한다고.”

“그럼 골프장?”

“아닙니다. 낚시터입니다.”

“낚시? 사실 나도 낚시 나와 있어요. 내가 낚시를 좋아 하거든.”

“예, 그 소문 익히 들었습니다.”

사실 연회장은 괴물 낚시로 대박을 터트린 재벌의 총수이다. 이 사실은 대한국민이면 모르는 사람은 거의 없다.

연회장은 목소리를 가다듬어 본론을 이야기 했다.

“우리 뉴 해양이 태국에 낚시 백화점이 하나 가지고 있어요.”

“예.”

“이것을 매각하려 하는데 아무래도 천대표가 좀 맡아주면 어떨까 해서.”

“왜 그걸 제게.”

“지난번에도 얘기 했지만 내가 키운 낚시공장과 낚시 백화점을 천 대표에게 넘기다 보니 태국에 있는 백화점도 같이 넘겨주는 게 내 도리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우리 한국 기업을 외국인에게 넘기는 것 보다는 같은 국내 기업에서 인수하면 믿음성도 가고.”

“경제성은 어떤지 제가 여쭈어 봐도 되겠습니까?”

“내 천대표에게 무얼 숨기겠어요. 처음엔 우리 회사의 밑거름이 되었지만 지금은 그리 좋은 상황은 아니지만 적자는 아니지.”

“네. 그럼 제가 인수하도록 하겠습니다.”

“고맙워요. 천 대표. 천 대표라면 나도 마음 편하게 넘기겠어요. 정말 잘 키워줘요. 이건 내 솔직한 심정이요.”

“무슨 말씀인지 잘 알겠습니다.”

“그럼.”

“잠깐 천대표.”

“네?”

“이건 사적 질문인데 혹시 천 대표 아버님은 무엇 하시는 분이신지?”

“그건 왜요?”

“아, 아니요. 그리고 지난번 우리 모친께서 천대표 병원에 입원해 있을 때 그 옆 병실에 입원하신분이 혹시 누군지 아세요?”

“그건 또 왜요?”

“내가 많이 본 사람 같아서. 우리 어머님도 그러시고?”

“그런 건 말씀드리기가.”

“물론 병원에서 개인 정보를 공개하기 어렵겠죠. 그래서 직접 원장님에게 물어보는 거예요. 그럼 그분 대략적인 연세라도.”

“예, 50대 중반입니다.”

“예?”

갑자기 연 회장은 말을 중단하였다.

“회장님. 회장님?”

한참만에야 연회장은 나중에 다시 전화를 하겠다며 전화를 끊었다.

미준은 고개를 갸우뚱 하였다. 천회장 모친 병실 바로 옆에는 자신의 어머니가 계시지 않았던가?

미준은 예솔이 준비한 점심을 먹고 모든 것을 정리하여 중산으로 돌아왔다.

“오빠, 다음 낚시 약속하거 잊으면 안돼요.”

“그건 네가 하는 것 봐서 동행한다고 한 것 같은데.”

“알았어요. 오빠.”

예솔은 미준의 뺨에 입을 맞추고 차에서 내렸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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