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낚시에 미친 총각-80화 (80/225)

〈 80화 〉 괴물 용장어를 잡다.

* * *

“앞에 보이는 이곳이 진호 해수욕장이며 해수욕장을 따라 나 있는 이 도로가 해안도로입니다. 이 해안도로에서 동네 뒷 차도로 통하는 이 길이 해수욕장상가 중앙로이며 이 일대가 상가지역입니다. 해안도로에서 중앙로를 따라 약 200 m 올라가면 우측에 있는 이 지역이 현 우리 해양박물관이 위치하는 곳이며, 그 맞은 편 파란색 바닥 부분이 우리 회사에서 매입한 아쿠아리움 건립 예정부지입니다. 즉 본사에서 지금까지 확보한 아쿠아리움 부지입니다.”

갑자기 회의장에 큰 박수 소리가 터져나왔다. 한쪽에서는 환호성도 터졌다.

“이 부지의 면적은 대략 800평 규모입니다. 아직 구체적인 설계는 나오지 않았지만 지하 3층 지상 4층의 대형 아쿠아룸이 들어설 것입니다.”

다시 박수소리가 여기저기에서 터져 나왔다.

이어서 이번엔 연 대표가 직접 나서서 설명하였다.

“우리가 건설할 아쿠아리움은 다른 아쿠아리움과 차별화하기 위해 [괴물 아쿠아리움]입니다.”

“괴물 아쿠아리움?”

“네, 그렇습니다. 이미 알다시피 해양박물관에는 이미 박제된 괴물물고기 전시장을 만들고 있고, 그 물량도 상당수 확보하였습니다. 그리고 새로 우리가 지을 아쿠아리움에는 살아있는 괴물 물고기가 대형 수조에서 유영할 것입니다.”

“그것이 가능하겠습니까?”

“충분히 가능합니다. 우리는 새 아쿠아리움 설계와 시공, 건물 준공을 하는 동안 다른 한편에서는 임시 대형 수족관을 만들어 괴물들을 수집해야합니다. 여기계시는 모든 분들은 이 점을 알고 분야별로 업무를 분장하여 아쿠아리움 건립에 만전을 기해 주시기 바랍니다."

다시 회의장에서 박수소리가 터져나왔다.

“그럼 잠깐 현장 시뮬레이션을 보시고 넘어가겠습니다.”

화면에는 가상 아쿠아리움 건물과 내부 설계, 대형 수족관이 화면에 나오면서 괴물들의 그림이 잠시 비치다 외부 조감도가 소개되었다.

“만약 이것이 성공하면 세계 유일의 아쿠아리움이 될 것이며 우리 박물관과 더불어 세계 많은 관광객을 유치할 수 있어 지역발전 뿐만아니라 국가경제 발전에 큰 도움이 되리라 확신합니다. 따라서 우리 회사는 세계적인 주목을 받는 5차 산업 기업으로 부상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와!:

"아울러 회사 이윤이 상승하고 재무구조가 튼튼해지면 정식으로 증권시장에 상장하여 외부의 자금을 받아들인다면 글로벌 기업으로 팽창할 것이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모두 일어서서 기립박수를 보내며 회사에 대한 자긍심과 앞으로의 성장을 기대하게 되었다.

이어서 여러가지 질문과 의문들이 제기되었고 그때마다 총무부장이 나서서 일일이 답변해 주고 있었다.

그러는 동안 상준은 대표실에 와서 차를 마시며 당장 자신은 무엇을 할까 망설이고 있었다.

그리고 난 후 비서실에 연락하여 방송 홍보팀 사원 선혜영씨와 영상 제작팀 사원 이명호에게 밤낚시 출조 준비를 해두라고 지시하였다.

“비서실장, 이들은 앞으로 종종 출장이 잦고 야근을 해야하니 시간외 근무를 반드시 달도록 조치해 주세요.”

“알겠습니다. 대표님.”

“그리고 앞으로 멀리 갈 때는 꼭 출장조치 한후 보내도록 하세요.”

“네, 알겠습니다.”

그리고 상준은 잠시 눈을 붙였다.

야간 낚시가 언제 끝이 날지 확신하기가 어렵기 때문이었다.

낚시를 하다보면 소기의 목적을 금방 이룰 수도 있겠지만 생각보다 많은 시간이 소요될 때가 있기 때문이었다. 그러기 위해선 출조전에 가급적 적당한 휴식이 필요하기도 하다.

지나친 피곤은 성과를 내는데 악 영향을 주기 때문이었다.

저녁 식사 후 요트 계류장으로 나갔을 땐 이미 이들은 대기하고 있었다. 이들은 둘 다 신입사원들이다. 한 사람은 카메라 가방을 메고, 또한 사람은 방송장비를 들고 나와 있었고 이들의 얼굴에는 첫 출조라는 기대와 함께 약간의 염려도 있어 보였다.

요트를 몰고 바다로 나가면서 상준은 입을 열었다.

“어때, 며칠 안됐지만 근무한 소감은?”

“아직, 아무것도 모릅니다.”

“둘 다?”

“네.”

“전임자들에게 인수인계 안받았어요?”

“인사팀장님께 받긴 받았습니다만 뭐가 뭔지.”

“곧 알게 되겠지. 본인들이 해야 할 임무는 얘기 들었겠죠?”

“예, 대충은 알것 같습니다.”

“대충이라....?”

“.....?”

“그럼 연구를 좀 해야겠네. 공부도 하고, 두 사람이 해야 할 일들이 앞으로 우리 회사의 핵심사업이니까.”

상준은 얼마가지 않고 요트를 정박한 후 채비를 하여 낚시를 던졌다.

의자를 가져와라 지시를 한 후 담배를 피우며 바다 바람을 쐬고있었다.

“여기 앉으십시오.”

잠시 후 야광 전자찌가 물속으로 들어가자 이명호 사원이 찌의 상태를 보고 있었는지 소리를 질렀다.

“뭔가 문 것 같습니다.”

상준은 낚싯대를 천천히 올렸다.

역시 밤낚시엔 장어가 대세였다. 큼직한 붕장어가 첫 마수였다.

“둘다 의자가지고 와서 자리에 앉아요. 그리고 앞으로 편하게 행동해.”

상준의 말을 듣고서야 자시들의 의자를 꺼내 와서 자리에 앉았다.

“보자, 이명호씨라 했지요?”

“말씀 낮추세요.”

“그럴까?”

“네.”

이명호 사원은 어색한 듯 하였다.

“낚시는 해 봤나?”

“아닙니다. 전혀.”

“선혜영씨는?”

“저는 오빠가 낚시할 때 구경은 좀 했습니다.”

“그럼, 오늘 할일은 무엇인지 알겠지?”

“.....?”

“낚시 구경하러 여기 온건 아니잖아?”

그제서야 이명호는 카메라를 꺼내어 촬영준비를 하였다.

그때 이명호 사원의 전화가 울렸다.

“예, 팀장님."

[......]

"예."

[.....]

"예, 이제 시작하려구요. 죄송합니다. 제가 정신이 없어 깜박하고."

[.....]

"예, 알겠습니다. 감사합니다. 대표님, 연상미 팀장님께서 전화 좀 바꿔 달랍니다.”

“상미가 무슨 일로?”

“오빠, 어디쯤이에요?”

“멀리 안 나왔어. 우리 앞바다.”

상미는 오빠에게 두 사람에 대해 설명하는 것 같았다. 자신이 하던 일을 넘겨줬으니 약간은 신경이 쓰이는가 보다.

“나중에 좀 더 상세하게 알려줘.”

“응, 아직 뭐 알겠어? 제작도 그렇고, 방송도 그렇고.”

“나중에 집에서 보자.”

그때였다.

역시 중산 앞바다는 실망을 시키지 않는다.

야구배트 정도의 길쭉한 섬광이 꾸물꾸물 거리며 미끼로 달아두었던 갯지렁이 주변을 빙빙 돌고 있다.

‘음, 저건 또 뭐지?’

상준은 눈을 가늘게 뜨고 레이저를 뿜어내듯 섬광을 향해 중얼거린다.

“왔으면 물어.”

“예?”

“아냐, 너희보고 한말 아니야.”

놈이 덥석 미끼를 물자 야광찌가 가차 없이 물속으로 박히면서 낚싯대가 활처럼 휘어지고 있었다.

‘이건 대체 뭐지?’

놈의 저항은 예상외로 강했다.

“덜덜덜.”

낚싯대 끝이 떠는 소리가 굿판 대나무 흔드는 소리와 다를 바가 없었다.

상준은 일단 릴을 감는 것을 멈추고 놈의 힘 빼기 작전으로 몰아갔다.

가만히 낚싯대만 움켜쥐고 하늘을 향해 멈춰있었다.

얼마나 그 힘이 센지 낚싯대의 끝이 수면 가까이 닿을 정도로 휘어있었고 억센 상준의 팔뚝에 힘줄이 선명하게 드러나 있었다.

“이명호씨, 잘 찍어요. 이게 우리 첫 작품 될 것 같아요.”

선혜영은 감을 잡았는지 명호씨에게 한 마디하고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며 안절부절 했다.

‘이놈아, 그만 힘 빼고 이제 올라 와라.’

그래도 놈은 저항을 멈추지 않았다.

휘청하고 상준의 몸이 끌려가는 듯 하자 선혜영은 자신도 모르게 상준의 허리에 깍지를 끼면서 잡아당겼다.

“선혜영씨, 손 놓고 좀 더 뒤로 물러가.”

“미안합니다. 대표님. 저도 모르게.”

상준은 혜영을 돌아보며 웃음을 지었다.

“꾸중하는 게 아니야. 다칠까봐서 그런 거지.”

‘이게 뭐야.’

한쪽 발에 힘을 주어 요트 난간을 버팀목으로 하여 한참을 버티자 놈이 서서히 힘이 빠지는지 조금씩, 조금씩 요트 가까이로 끌려오기 시작한다.

‘그래, 요놈아. 너 인상이라도 좀 보자. 어떻게 생겨 먹었는지.’

상준은 릴을 감기 시작했다.

30여 미터를 감아올리는 반항이 심해 한참의 시간이 소요되었다.

상준은 놈의 머리가 수면으로 떠오르자 재빨리 줄을 요트 옆 고리에 걸어버렸다.

이 고리는 태풍 같은 조난에 대비하여 밧줄을 꿰어 고정시키는데 사용하는 고리다. 결국 놈은 수면 위 약 30 Cm 정도로 머리가 떠올라 요트 옆면에 매달린 꼴이 되었다.

“그런데 대체 이놈은 뭐야. 신종 괴물 같아.”

“머리가 용처럼 생겼어요.”

“그렇지? 머리는 용처럼 생겼는데 몸통은 분명 장어 같은데, 이놈 이름을 을 용장어로 할까?”

“용장어. 좋아요. 만약 신종 괴물이라면 용장어가 좋겠어요.”

“음, 하루 빨리 빨리 괴물들을 넣어둘 수 있는 대형 수족관이 필요할 것 같아.”

상준은 요트 창고에서 가는 밧줄을 꺼내어 놈의 입과 아가미를 관통시켜 요트 고리에 고정시킨 뒤 낚싯줄을 챙겨 회항하였다.

“어때? 오늘 작품하나 나올 것 같애?”

“예, 충분 할것 같습니다.”

이명호 사원은 돌아오면서도 촬영을 계속했고 해안 가까이서 해자도 풍경과 마을풍경을 찍고 있었다.

상준은 이명호의 카메라가 제대로 돌아가는 것을 보고 혼자 빙그레 미소를 짓고 중얼거렸다.

“생각보다 빨리 캐치를 했나보네.”

“예?”

“잘하고 있다고.”

“네. 감사합니다.”

“전임자가 하던 영상 중에는 아직 못 올린 것이 제법 있을 텐데?”

“네, 요즘 둘이서 연 팀장님 지도를 받아가며 마무리하고 있습니다.”

“제일 빨리 배우는 방법은 다른 사람이 제작한 영상을 비교하면서 많이 봐야 할 거야.”

계류장에 도착한 그들은 회사 지하실 대형 수족관에 용장어를 넣고는 문을 잠궈 버렸다.

“오늘 첫 출조 기분이 어때?”

“재미있었습니다.”

“저두요.”

“그럼 4층 숙소에 가서 좀 자도록 해. 야간 근무를 했을 땐 오후 출근하면 되는 것 알지?”

“정말 그렇게 해도 되는 것입니까?”

“그럼, 그게 우리 사규야. 사규에 있으면 당연히 되는 거지.”

상준은 숙소로 돌아와 지시할 사항들을 정리하였다. 다음 날 아침 출근한 관리부장과 총무 부장께 카톡을 날렸다.

[비공개 할 수 있는 임시 괴물 수족관을 하루 빨리 완성하도록 하세요.]

[잘 알겠습니다. 서둘러서 설치하겠습니다.]

오후가 되자 엄경욱 비서실장이 보고를 하였다.

“사원 선혜영과 이명호씨가 군산 야미도 다슬조기 영상과 관리도 갯바위에서 신부장이 잡은 괴물아귀고슴도치 영상이 제작 완료되어 인방에 올렸다고 합니다.”

“수고했다고 전해 주세요. 그리고 전비서 좀 들어오라 하세요.”

“알겠습니다.”

상준은 얼마전 천뷰리의 전화를 받았다.

“아저씨.”

“응, 별일 없지?”

“네, 없어요.”

“그래, 나도 그래. 너 요즘도 시험공부 계속하니. 자신 좀 생겼어?”

“저 대입 검정고시 까지 한꺼번에 다 볼 거예요.”

“그게 가능해?”

결국 상준은 뷰리를 대신하여 초등학교와 중학교 검정고시 원서를 내어주었고 결국은 대학 입시 검정고시까지 합격하였다.

하급학교의 자격을 얻어 다음 단계의 원서를 내게 되니 빠른 시간에 대입 검정고시 까지 갈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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