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79화 (79/102)

〈 79화 〉 후기 + 외전공지 (^ㅁ^)

* * *

5월 초부터 시작했던 여정이 3개월만에 끝이 났습니다.

휴학하고 피시방 야간 알바를 전전하던 와중에 노벨피아라는 사이트를 알게 됐고, 그림과 함께 글을 올려볼까 하는 생각을 했다가 결국 여기까지 왔네요.

알바는 현재 관뒀습니다. (+ 이상한 손님이 너무 많았습니다. 특히 던파하는 아조시 하나가 젤 무서웠음! 라면에 단무지를 까먹고 안드렸는데 사과드리니 1분간 저를 노려보시더라구요.)

제 소설에 나오는 고유명사나 설정 등을 보면 느끼셨겠지만, 제 망상이 다분히 담겨있었던 글이었습니다.

설정 자체는 18년도 군복무 때부터 시작했었는데 3년이나 지나서 정말 글로 써낼 지 몰랐네요. (군필 여대생입니다.)

소설을 써보는 건 털나고 처음이라서 삽화가 없었다면 지금만큼의 조회수도 불가능했을거라 생각하고 있습니다.

막상 쓸때는 하루하루 완결하는 상상만 하며 썼었는데, 이렇게 완결을 내고 보니 시원한 감정보다 어딘가 허무한 느낌이에요.

집에서 낙서밖에 못하는 제가 그래도 무언가 생산적인 일에 몰두하게 해줬다는 느낌도 있고, 값진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외전에 관해서는 사야와 주변인들의 엔딩 후 이야기를 간단하게 쓸 것 같습니다.

진지한 분위기는 아니고, 전에 올렸던 현대 if 외전같은 분위기로 갈 것 같네요.

슬슬 야한 것도 그리고 싶으니까 바다같은 곳이나 보내면 어떨까해요.

그리고 연재 중에 이렇게나 많은 후원금이 들어올 거라고는 상상도 못했습니다.

후원자분들께는 입이 열개라도 감사의 표현이 부족할 정도라고 생각합니다.

제 여정을 응원해 주신 데에 있어서 정말 고맙습니다.

마지막으로, 차기작에 관한 내용인데요..

후원 감사 일러스트를 통해 여성의 신체에 대한 여러분들의 뜨거운 성원을 몸소 느낀 바 있습니다..만

슬슬 부모님도 제가 무슨 글을 쓰는 지 궁금해하시고, 요즘들어 부쩍 갱킹이 늘었습니다.

엄마가 무슨 소설을 있냐고 물으셨을때

'태닝 거유 양아치 트윈테일 소꿉친구에게 매일같이 파이즈리로 자지를 쥐여짜이는 소설을 쓰고 있어요' 라고 말하는 것보다 '로맨스 소설 써요.' 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물론 그런 내용도 재밌을 것 같아요. 저를 위해 여러분이 써주세요.

내쓴소에서 로맨스같은 내용이 없다시피 했기때문에, 다음 작품을 쓰게 된다면 꼭 그런 요소는 넣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 + 사람이 잡몹처럼 죽어가는 세계관 말고 슬슬 평화로운 일상을 다루고 싶은 느낌입니다..)

아직 어떤 방향으로 할지 명확히 정해지지 않았기에 새로운 소설은 미리 파놓기만 했습니다.

제목도 임시고, 언제 연재가 시작될지도 명확하게 정해진 것 없습니다.

(미리 선작해주시는 분들은 자고 일어났더니 TS 미소녀가 될 확률이 1%씩 늘어난대요!!)

그렇기 때문에 독자님들중에 혹시 이런 장르가 보고 싶다고 써주시는 분들이 있다면 다음 소설의 내용을 정할 때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네요.

그동안 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를 지켜봐주신 여러분 모두 감사합니다! 가까운 시일 내에 외전으로 찾아 뵙도록 하겠습니다.

­­­­­

(아래쪽에는 설정에 관하여 두었습니다. 약간의 사족이 담긴 내용이니 설정을 좀 더 자세히 알고싶은 분들이 읽으시는 것을 추천드립니다.)

작품 설정에 관하여 (오스테온, 사르카)

원래 작품의 제목으로 정해뒀던 것은 '갑주령' 이었습니다.

나중에는 소환수가 갑주령 ­> 오스테온이라는 이름으로 바꾸면서 제목에서도 빠지게 되었지만요.

(대신 '령사'라는 직업의 이름은 그대로 두었습니다.)

처음엔 단순히 갑옷골렘과 여자애가 같이 싸우는 소설을 써보고 싶었던 마음이었습니다.

작중에 오스테온이라는 계약 소환수가 등장하는데, 외관이 전부 텅 빈 갑옷의 형태를 띄고 있는 건 그런 이유입니다.

처음엔 여성만 령사가 될 수 있다는 설정을 넣으려다가 폐기했습니다.

인물들 성격을 나타낼 수 있는 폭이 많이 줄어들고 악역들의 이미지같은 부분도 많이 제한되더라구요.

딱딱한 몸을 가진 오스테온과 대칭적인 '사르카'라는 생물도 작중 내내 등장하는데,

각각 오스테온(뼈) / 사르카(육체) 를 의미합니다. (어원은 대부분 그리스어에서 따왔습니다.)

두 생물의 조상이 같은 이유도 처음에는 뼈와 육체가 같이 있는 생물체에서 분리되었기 때문이라는 설정이었습니다.

인간과 붙어 살며 필요한 양분을 공급받는 오스테온과, 그와 반대로 인간을 직접 포식하며 양분을 얻는 두 생물의 대립이 작품을 관통하는 주제였다고 생각합니다.

주인공에 관하여

사실 처음 정해둔 주인공은 사야가 아니었습니다.

전생했다는 설정이 추가되면서 정해진 주인공이 사야입니다.

본래는 유리 프리지아가 작품의 주인공을 맡을 예정이었습니다.

(공책에 쓸 당시에는 전생물이 아니었음)

성격 더러운 천재 빙령사 유리가, 사야라는 수수께끼의 소녀를 만나면서 서서히 변화해나가는 이야기를 쓰려고 했습니다.

전생물로 설정을 바꾸면서 주인공의 성격으로는 사야 쪽이 더 어울릴 것 같았기에 변경되었구요.

그대로 밀고 나갔다면 인비디아와 몸이 섞이는 쪽은 유리가 됐겠네요.

사야가 비올레의 후계자로 찍혀 몸을 노려지는 역할이었는데, 이런 이야기도 재밌었을 것 같아요.

등장인물

유리, 카르네, 사야, 비올레를 제외한 모든 인물은 평범한 판타지에서 전생물로 전향하면서 새로 만든 인물들입니다.

초반부에 가장 먼저 합류하게 되는 동료는 길리언인데, 그의 등장을 간단히 두 줄 정도로 서술했었습니다.

처음에는 단역으로 쓰이고 끝날 역할이었거든요.

그런데 글을 쓰다보니 어린 사야를 혼자 여행하게 두고 싶진 않아서, 크게 도움이 되지 않는 역할이지만 말벗같은 역할로 동행시켰습니다.

(스토리 전개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도록, 딱 조력자만큼의 비중을 주려 노력했습니다.)

한가지 아쉬운 점은 인물들의 나이를 너무 낮게 설정해서 나이에 비해 묘사가 너무 성숙했다는 점이 많이 느껴지더라구요.

(그와 관련한 댓글또한 많이 있었습니다.)

루나 또한 장르가 바뀌며 추가된 인물 중 하나인데, 하도 피바람 날리는 세계관이다보니 이런 캐릭터도 한명 쯤 넣고 싶었습니다.

유리와는 다른 의미로 제일 강한 정신력을 지닌 인물이에요. (긍정적인 부분에서)

1화를 다시 보니 어릴적부터 사야를 나데나데 하는 분위기를 많이 연출하는데, 이런 느낌을 기대하고 작품을 읽어나가신 분들이라면 각혈을 7번정도 하지 않으셨을까 약간 죄송한 마음도 드네요.

공들여 썼던 캐릭터이긴 하지만, 원래 어느정도 짜여져 있던 스토리 속에 투입된 인물이다보니 묘하게 작품 내에서 겉돈다는 느낌이 있습니다. 실제로 대부분의 사건은 사야 , 유리 ,카르네 (뒤에서 조종하던 비올레) 들에 의해서 일어나기도 하구요. 후반부에 들어서 약간 공기화 됐던게 저로써도 조금 아쉬웠습니다.

카르네 얘기를 안 할 수가 없는데, 어찌보면 중간에 전개를 수정해야 했을 정도로 이야기가 꼬이게 했던 인물이었습니다.

그렇게 되기까지에 약간 사정이 있었는데, 처음에 카르네를 기획했을때는 유리와 사야 사이를 교묘하게 훼방놓는 사이코 기질의 악역으로 설정을 했었습니다.

인종 차별주의가 뿌리깊게 박혀있고, 사야와 손이 스치자 더럽다며 끼고있던 장갑을 버리는 등 처음부터 개선될 여지가 없는 캐릭터로 갈 예정이었으나..

카르네의 행동들이 비올레와 연관되어있다는 설정을 부여하려다 보니 개연성이 갈때까지 가버렸습니다.

결국 그녀의 행동이 비올레의 의도였고, 세뇌에 의한 것이라고 수정하긴 했습니다만 건너서는 안될 강을 건넌 기분이었네요.

제 입장에서 그녀를 마냥 나쁘게만은 볼 수 없는게, 제 그릇이 어디까진지 확실하게 와닿게 해준 캐릭터였다고 생각합니다.

능력없이 입체적인 캐릭터를 넣으려고 했다가 어떻게 되는지 제대로 느꼈으니까요.

후에 캐릭터를 짜게 될 일이 생기면, 카르네의 선례가 항상 떠오를 것 같습니다.

그밖에, 혼돈수치나 상태창에 관련된 부분은 제 편의주의적 설정이 반영된 결과이기에 역량 부족이 가장 크게 작용했다고 밖에는 설명드리기 어렵네요.. 따흐흑..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