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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쓴 소설에 전생했다-63화 (63/102)

〈 63화 〉 사냥 놀이

* * *

積く????????튵æ????鄏????????웋????????????간밤에 우당탕 소리가 들리며 장신의 남성 두 명이 저택 안으로 들어왔다. 검붉은 머리의 키 큰 남성이, 피를 철철 흘리는 근육질 남성을 힘겹게 부축한 채 들어와 바닥에 쓰러졌다.

"휴이, 더스틴…!"

소라가 달려와, 그들을 일으켜 세웠다. 휴이라고 불린 키 큰 남성은 더스틴에게 감았던 팔을 풀고 조심스레 소라에게 넘겼다.

"추적을 따돌리다가 어깨를 당했어. 령사 놈들, 아주 지옥까지 따라올 작정이더군…."

“넌 괜찮아, 휴이?”

“나야 뭐, 더스틴에 비하면 이 정도는 부상 축에도 못 들지.”

소라는 더스틴의 팔을 자신의 목에 감고 일어섰다.

"방으로 가자, 더스틴. 치료해줄게."

"....으윽."

멀리서 그것을 지켜보던 내가, 그들에게 가까이 다가갔다.

"..괜찮은 거예요?“

내가 그를 향해 손을 뻗자, 소라가 정색하며 내게 소리쳤다.

"손대지 마!"

그녀의 말에, 그에게서 순순히 떨어질 수밖에 없었다.

“...”

그녀는 더스틴을 부축한 채, 방으로 들어가 버렸다.

“..아이고.”

그 광경을 지켜보던 휴이라는 남성이, 내 쪽으로 다가왔다.

"그쪽은 처음 보는데. 머리카락 색을 보니 누굴지 대충 짐작은 가지만. 당신이 그 사야 양이지?"

내게 말을 거는 남자의 몸도, 아까 부축받고 들어간 남자 못지않게 상처투성이였다.

"우리 소라가 좀 까칠하지? 령사랑은 원래 말도 안 섞는 얘라서. 좀 꼬여있긴 해도 나쁜 애는 아니니까… 너무 미워하진 말아 줘."

“괜찮아요. 그런 건 이제 익숙해서.”

그의 말처럼, 소라만은 유독 나를 경계하고 피했다.

"..당신도 바르나바의 성씨를 쓰는 사람 중 하나에요?"

"그걸 말이라고. 여기 지내는 사람들은 죄다 같은 성씨야. 난, 휴이 바르나바."

눈앞에 있는 휴이라는 남성은, 척 봐도 눈에 띄게 큰 키를 지니고 있었다. 한 손에는 자신의 키를 훌쩍 넘는 거대한 창을 쥐고 있다.

"좀 있으면 크리스도 돌아올 거야. 우릴 구해내려다 되려 본인이 쫓기고 있더라. 그놈, 보기엔 어려 보여도 여기선 대장 같은 위치란 말이지. 후우…."

휴이는 서 있는 것이 힘들었는지 벽을 짚었다.

"그럼, 내일 보자고. 오늘은 좀 쉬어야겠어."

"..푹 쉬세요."

"이봐, 딱딱하게 그러기야? 앞으로 오래 지낼 건데 대충 부르라고."

"아…. 그래. 휴이."

그가 내 대답에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방으로 들어갔다. 텅 빈 거실의 낡은 소파에 혼자 앉은 내게, 인비디아가 사념을 보내왔다.

[ ..누가 보면 전쟁이라도 난 줄 알겠군. 계속 여기서 지낼 셈이냐, 사야? ]

'..일단은.'

그날 크리스 씨는, 아침이 다 되어서야 녹초가 된 몸으로 저택에 돌아왔다.

­­­­­

저택의 전원이 나를 빙 둘러싼 채, 부엌에 위치한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다들 모였음을 확인한 크리스가, 나를 모두에게 소개했다.

"그럼 소개할게. 이쪽은 사야. 우리가 그렇게 찾아 헤맸던 사르카 일족의 마지막 후계자야."

테이블에는 이미 얼굴을 알고 있던 크리스와 소라, 그리고 간밤에 보았던 휴이와 더스틴이 앉아있었다. 유일하게 아직 인사를 나누지 않은 근육질의 남성인 더스틴이, 내게 인사를 건넸다.

"아가씨가 그 사야 양이었군. 어제는 정신이 없어서 제대로 인사를 못 했네. 나는 더스틴이야. 잘 부탁해."

짙은 갈색 머리를 가진 더스틴은 상대방에게 위압감을 줄 만한 덩치와 외모를 지녔지만, 특유의 온화한 말투 덕분에 크게 어렵게 느껴지진 않았다. 그의 옆에서 테이블에 발을 걸치고 앉은 휴이가, 하품하며 말했다.

"아. 난 어제 인사 끝냈어."

모두의 표정을 한번 슥 살핀 크리스의 시선은, 이제 내게로 향했다.

"그럼, 다들 인사치레도 끝났고. 슬슬 당신을 여기 데려온 이유를 알려줄게요, 사야."

“이유?”

"우리 저항군에는 지금 당신이 가진 힘이 필요해요. 사야."

"..마법을 말하는 거예요?"

"아뇨. 그것도 물론 필요하지만, 제가 말하는 건 다른 힘이에요."

그는 자신의 목 아래로 손을 집어넣고, 검은 십자 목걸이를 꺼내 비추었다. 이제 보니, 이 자리의 모두가 내가 지닌 것과 같은 검은 십자가를 제각각 몸에 지니고 있었다.

"당신이 지닌, 사르카의 힘이 필요해요."

크리스의 발언에 모두가 침묵했다. 다른 동료들에게도 얘기한 적 없었던 정보인 모양인지, 그를 제외한 모두의 눈이 커졌다. 잠자코 듣고 있던 휴이가, 그의 질문을 되물었다.

"무슨 소리야, 크리스. 사르카의 힘이라니…?"

"그 부분에 대해서는 본인에게 직접 들어보자. 사야 씨, 괜찮다면 당신이 가진 힘에 관해서 설명해 주시겠어요?”

“...”

[ 이거였군. 그가 너를 구하러 온 이유가. ]

크리스 바르나바는, 내 안에 있는 사르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해 알고 있었다.

제국 전체를 적으로 돌리면서까지 나를 구하려 했던 이유는 바로, 그가 내 안에 있는 인비디아의 힘에 관심을 보였기 때문인 것이다.

'..어떻게 할까. 솔직하게 말해버려?'

내가 세말에 반역죄로 잡혀 들어 왔을 때, 내 몸의 일부는 사르카의 형태로 변해있었다. 그로 인해 세간에는 '사르카의 힘을 가진 인간이 있다' 정도의 소문만 돌았을 뿐, 그 힘이 고대종 인비디아의 것이라는 것은 나만이 알고 있다.

[ ..이름을 드러내 봐야 좋을 건 없지 싶지 않구나. ]

내 안의 사르카가 인비디아라는 사실은, 굳이 크리스들에게 알릴 필요는 없을 것 같다.

나는 긴 침묵 끝에, 입을 열었다.

"..그래요. 크리스의 말처럼, 난 사르카의 힘을 지녔어요."

내가 순순히 그것을 인정하자, 다른 이들이 평범하게 놀란 것으로 보였다. 난처한 표정을 한 더스틴이, 얼굴을 긁적이며 내게 말했다.

"..그런데 아가씨. 사르카의 힘이라는 게 정확히 어떤 건지 감이 잘 안 오걸랑. 실례가 안 된다면 우리에게도 한번 보여줄 수 있을까?"

"그럴게요."

이미 알려질 대로 알려졌으니, 더 이상 뭘 숨기랴. 자리에서 일어나 눈을 감고 정신을 집중했다.

".............."

"..어..아직일까, 사야 양?"

‘왜 이러지…?’

어째서인지, 내 몸에는 요만큼의 변화조차도 일어나지 않았다. 눈치를 살피던 크리스가, 웃으며 말했다.

"모두의 앞이라 긴장해서 그런 게 아닐까요? 밖에 나가서 한번 해보죠, 사야."

크리스의 말을 따라 모두가 밖으로 나와 나를 지켜봤지만, 여전히 내 몸에는 아무런 변화가 일지 않았다.

'미치겠네, 왜 필요할 때는 안 나와?'

[ 정확한 발동 조건을 모르지 않느냐. 그때도 우연히 변화된 것뿐이고. ]

'그렇긴 한데….'

처음 그런 모습이 되었을 때는, 흑견 씨가 죽었다는 사실에 주변에서 누가 말리지 못할 정도로 격분한 상태였다. 그렇다 보니, 정확한 발동 조건이 무엇인지 통 알 수가 없었다.

"..혹시 힘을 내는 데 어려움이 있나요, 사야?"

쩔쩔매는 나를 보며 크리스가 물었다.

"그게, 저도 정확한 발동 조건을 모르겠네요. 그때는 분명 잔뜩 흥분한 상태였던 거로 기억하는데…."

"잔뜩 흥분한 상태라…."

곰곰이 생각에 잠긴 크리스는, 무언가 떠오른 듯 밝은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그런 거라면, 저희 소라가 좀 도와줄 수 있을 것 같네요!"

"..네?"

그는 소라에게로 다가가, 그녀의 의사를 물었다.

"도와줄 거지, 소라?"

"...응."

소라가 뚜벅뚜벅 앞으로 걸어 나왔고, 나는 영문도 모른 채 그것을 지켜보고 있었다.

"..뭘 어떻게 도와준다는 거에ㅇ….“

­스릉.

그 순간, 내 머리 옆으로 쇳덩어리 하나가 회전하며 날아와 뒤에 있던 나무에 내리꽂혔다.

".... ?"

그것을 자세히 보기 위해 눈을 돌린 나는, 그 정체에 경악했다.

'도끼….!?'

날 끝이 특이하게 휘어있는 자그마한 도끼는, 잡아서 던지기 좋도록 특수한 형태를 지니고 있었다. 내가 식은땀을 흘리며 크리스를 보자, 그가 웃으며 말했다.

"소라는 투척 도끼의 달인이에요. 그녀의 도끼를 피해 도망치다 보면, 사야 씨가 말한 흥분상태까지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요? “

그의 말이 끝나기 무섭게 머리 위로 또 하나의 도끼가 지나갔다. 급소를 맞든 안 맞든 간에, 저런 걸 맞았다간 치명상이다. 뭐라 항의할 틈도 없이, 도끼를 피해 숲으로 달아나기 시작했다. 저 멀리서, 크리스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죽지 않을 만한 곳만을 정확하게 노리니까, 혹시나 죽을 걱정은 안 하셔도 된답니다…!"

"애초에 맞추려는 것부터가 이상하잖아…!"

나무에 도끼가 깊숙이 박혔던 것으로 보아, 저건 진짜배기 도끼임이 틀림없었다.

'태워 줘, 인비디아…!'

[ 흐음…. 거절하마. ]

인비디아의 소환을 요구했지만, 그는 들어주지 않았다.

‘왜!?’

[ 나도 개인적으로 그 형태의 발동 조건에 흥미가 생겨서 말이야. 내가 밖으로 나와 있으면 조건을 분석할 수가 없지 않으냐? 그러니 여기서 지켜보겠다.]

'너까지 이러기냐…?'

뒤에서 들려오는 휘리릭 소리에, 몸을 굴러 도끼를 피해냈다.

“으읏…!”

피해낸 도끼는 내가 있던 곳의 땅에 정확히 박혀 꼿꼿이 섰다.

'미친년, 미친년…!'

이런 곳을 오는 게 아니었는데, 하며 있는 힘껏 소라에게서 멀어지려고 하고 있었다.

멀리서 그 광경을 지켜보던 크리스에게, 휴이가 걱정스러운 표정으로 물었다.

"어이, 저거 괜찮은 거야? 저러다 사람 하나 잡겠는데…?"

휴이의 표정과는 달리, 크리스의 표정은 놀랍도록 차분했다.

"걱정 마. 휴이. 사야 씨가 저 정도로 죽을 그릇이었으면 지금까지 살아남지도 못했어."

팔짱을 끼고 지켜보던 더스틴이, 안쓰럽다는 표정을 지으며 한마디를 더했다.

"그러기에는, 소라가 꽤 진심인 것 같은데. 보나 마나 진짜 죽일 생각으로 던지고 있는 거라고."

소라는 나를 향해서, 봐주지 않고 있는 힘껏 도끼를 내던졌다. 한두 번 던져본 솜씨가 아닌지, 그녀의 도끼는 장애물에 가로막히지 않도록 포물선을 그려 정확히 나만을 노려왔다. 나는 사정 범위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높은 나무 위로 올라 모습을 감췄다.

'이럴 거면 그때 차라리 목매달려 죽는 게 나았지…!'

[ 진정해라. 사야. 투척 속도도 평범한 편이고, 궤도도 어느 정도 예측할 수 있잖느냐? ]

확실히, 숙련된 령사들이 펑펑 쏴대는 마법에 비해서는 훨씬 인간적인 공격이라고 볼 수 있었다. 하지만, 한 두 방 정도는 버틸 수 있는 마법 공격에 비해 그녀가 던지는 도끼에는 단 한 방의 실수조차도 허용할 수 없었다.

'아니, 저 망할 놈의 도끼는 왜 줄어들지를 않는 거야?'

멀리서, 그녀가 자신의 도끼들을 다시 회수하는 모습이 보였다. 내가 오래 숨어있을수록 저런 식으로 다시 도끼를 주워쓰며, 나를 공격해 올 것이다.

[ 마법을 쓰는 건 어떻느냐? ]

'..그럴 필요까진 없을 것 같아.'

나 역시 상황이 긴박하긴 했으나 주문까지 써가며 그녀를 다치게 하고 싶진 않았다. 안전하게 그녀의 공격을 멈추려면, 내 쪽에서 그녀에게 접근해 행동 불능으로 만드는 편이 나아 보였다.

나무에서 뛰어내린 나는, 먼 거리를 두고 정면으로 소라와 마주 보았다.

'시야를 좀 빌려줘, 인비디아.'

[ 알겠다.]

인비디아가 시야를 공유하자, 흑백 시야로부터 그녀가 날리는 도끼의 궤적이 얼추 머릿속에 그려졌다. 사르카의 감각은 인간과는 달라서, 외부의 공격에 좀 더 민감하게 반응할 수 있는 덕분이었다. 소라가 손에서 도끼를 놓는 순간, 몸을 미리 굴려서 그것의 궤적에서 벗어났다.

'피할 수 있어…!'

내가 계속해서 도끼를 피해 접근하자, 소라가 놀라는 표정을 지으며 더욱 빠르게 공격해온다. 궤도를 읽는 데 어느 정도 익숙해지자, 점점 그녀로부터의 거리를 좁혀갈 수 있었다. 어느새 미리 장소를 예측하고 달려올 수 있을 정도가 되자, 그녀의 표정이 사뭇 진지해지며 손을 털었다.

‘..뭘 하려는 거지?’

자세를 바꾼 그녀는, 양손에 하나씩 도끼를 꺼내어 쥐었다.

'...미친, 양손이라고…?’

­스릉.

소라의 왼손으로부터 날아온 도끼를 굴러 피해낸 나였지만, 그녀가 오른손으로 던지려는 도끼의 궤적에 정확히 들어오고 말았다. 소라가 도끼를 던지려는 순간, 인비디아가 사념을 보내왔다.

[ 위험하다, 마법을 사용해! ]

'그랬다간 소라가….'

지금 쓸 수 있는 마법은, 유일하게 즉발 형태로 발동되는 즉사 주문인 타나토스뿐이다. 비록 인비디아가 강제로 위력을 약하게 조절했지만, 이 정도 거리에서 평범한 인간인 그녀를 죽이는 데에는 충분한 위력이었다.

‘에이, 모르겠다…!’

나는 결국 마법을 사용하지 않고, 양팔을 희생시킬 각오로 얼굴을 가드했다.

"...."

시간이 지났지만, 도끼가 날아든 감각은 느껴지지 않았다.

'...?'

질끈 감았던 눈을 뜨자, 당황한 눈으로 나를 바라보는 소라의 얼굴이 눈에 들어왔다. 그리고, 검고 커다랗게 변해있는 내 한쪽 팔도.

"...흥."

소라는 던지려던 도끼를 다시 내리고, 내게서 고개를 돌렸다. 나는 숨을 고르고, 내 모습을 다시 찬찬히 살폈다. 검은 조직으로 덮여 큼직한 발톱의 모습으로 변한 내 팔이, 사르카의 힘을 다시 끌어내는 데 성공했음을 알려주었다.

‘저번이랑 형태가 다르잖아…?’

마치 도끼를 막아내겠다는 내 의지가 반영된 것처럼, 내 팔은 저번 형태보다 훨씬 크고 두꺼워져 있었다.

저 멀리서, 크리스가 다가오며 말했다.

"이야, 성공했네요. 사야.”

박수를 치며 싱글벙글 미소를 짓는 그를, 내가 조용히 불렀다.

“...크리스. 가까이 와봐요”

“네?”

“좀 더 가까이.”

나는 검게 변한 팔로, 크리스의 머리를 세게 한 대 쥐어박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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