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62화 〉 일촉즉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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積く????????튵????????鄏????????鶘쫓????어렸을 적 영화나 드라마 속에서 보았던 장면 중, 교수형에 처하는 사람들의 고통스러워하는 표정이 공감되지 않았었다. 그저 목에 줄을 감아 매달았을 뿐인데, 세상에서 가장 고통스러운 표정을 짓고 있었으니까.
그리고 지금, 내가 그 당사자가 돼보니 그동안의 의문이 깔끔하게 해결되었다.
".....켁…"
상상을 초월하는 압박감이 내 몸무게가 더해진 채 내 목을 짓눌러왔고, 인비디아의 다급한 사념이 들려왔다.
[ 사야, 조금만 견뎌라. 살 수 있을 방법을 전부 시도해 보마. ]
'언제까지…? 이런 건 못 견딘다고…!'
인비디아가 지속적으로 몸에 조작을 가하는 탓인지 곧바로 정신을 잃거나 하지는 않았지만, 이대로 시간이 조금만 흘러도 죽는다는 것을 알겠다.
[ ..오. ]
'성공했어…!?'
[ 실패했다.]
'헷갈리게 하지 마……!'
[ 윽…! ]
인비디아의 단말마와 함께, 슬슬 산소가 부족한지 시야가 보랏빛으로 물들고 곧 죽음이 다가왔음을 직감했다.
툭.
그리고 어디선가 날아든 화살에, 목을 매다는 밧줄이 출렁대며 끊어졌다.
"습격이다!"
경비병들의 외침이 크게 들려왔고, 갑작스레 조임에 해방된 나는 바닥에 부딪혀 미친 듯이 꿈틀댔다. 뭔지는 몰라도 기회라고 생각됐으나, 손이 묶여있기 때문에 필사적으로 몸을 구르는 것 외에는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인비디아, 인비디아…!’
인비디아를 필사적으로 불러보았지만, 그는 기절이라도 한 건지 응답하지 않았다.
‘아니, 무슨 고대종이 사람보다 빨리 기절해…?‘
하는 수 없이, 지속적으로 몸을 꿈틀대며 조금씩 이동했다.
추가로 어디선가 다량의 화살이 날아와 박히는 소리가 들렸고, 화살에 맞은 경비병들의 비명이 들려왔다. 끝났을 거라 생각한 습격은,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코를 찌르는 화약 냄새와 함께, 거대한 폭발음이 내 귀를 강하게 때렸다. 뜨거운 열기가 처형장을 가득 메웠고, 안 그래도 뒤집어쓴 천에 숨이 턱 막혔던 나는 거의 숨을 못 쉴 지경이었다.
'여기 있다간 다른 의미로 죽겠어…!'
있는 힘껏 몸을 굴려, 교수대에서 굴러떨어졌다. 땅과 얼굴이 강하게 부딪히며, 코뼈가 강하게 아려왔다. 한 번뿐인 기회라고 생각해, 열심히 땅을 기어 그곳에서 멀어지려고 했다.
"컥…!"
그러나 누군가 신발로 내 등을 강하게 밟았고, 강하게 밟아, 내 도주를 제지했다.
“어이, 죄수가 도망치려고 하…. 억!”
그러나 나를 막으려던 그는, 날아온 화살에 맞고 중심을 잃고 내 위에 쓰러졌다. 덕분에 내 위에 갑옷을 입은 남자의 무게가 한층 더해져, 그대로 옴짝달싹 못하게 되어버린다.
‘무거워…!’
남자의 무게에서 벗어나려고 하고 있을 때, 말굽 소리가 들려왔다. 그리고 점점 그 소리가 커지더니, 누군가에 의해 강하게 몸이 들어 올려졌다.
“..!”
몸에 닿는 촉감으로 보아 나를 말에 태운 듯싶었고, 내 손목에 묶인 밧줄을 칼을 이용해 끊어주었다.
“꽉 잡아요, 령사님. 좀 빠를 거에요.”
약간 어린 끼가 남아있는 남자의 목소리는, 들어본 적 있는 것이었다. 내가 그에게 무어라 말을 했으나, 얼굴에 씌워진 천 때문에 웅얼거리는 소리밖에 전달되지 않았다.
“맞다, 얼굴도 묶여있었죠!”
그가 내 얼굴의 천을 벗기자, 가면을 쓴 남자의 얼굴이 보였다.
“크리스…?”
가면을 썼지만, 특유의 짙은 회색빛 머리카락으로부터 그가 크리스임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이사벨 황녀의 호위이자, 비올레의 암살을 시도했던 그 크리스 바르나바였다.
“제가 뭐랬어요. 그를 믿지 말라고 했었죠?”
크리스가 나를 돌아보며 말했지만, 나는 그의 등을 두드리며 다급하게 외쳤다.
“앞에 봐요, 앞…!”
“앞에 뭐 있어요?”
크리스와 내가 타고 있는 말의 앞을, 병사들이 방패를 세워 한 줄로 가로막고 있었다.
“죄수를 데리고 도주한다! 목숨 걸고 막아!”
방패병들로 인한 장벽이 세워졌기에, 이대로 전진하면 틀림없이 방패에 부딪혀 막힐 것이었다.
“..이거, 일이 재밌게 됐네요.”
그러나 크리스는, 방패병들을 앞에 두고 자신만만하게 웃고 있었다. 그 표정을 본 내가, 의아해하며 물었다.
“설마 이런 상황도 대비해 둔 거에요, 크리스?”
“..아뇨. 이제 어떻게 하죠?”
“네?”
너무나 믿음직한 그의 대답에, 정신이 혼미해지려 했다.
“으헉…!”
갑작스레 땅에서 튀어나온 나무 덩굴이 방패병들을 하나씩 쓰러뜨리기 시작했다. 덩굴이 그들을 강하게 휩쓸더니, 방패병들이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도미노처럼 쓰러져나갔다.
깊게 생각하지 않아도, 그게 누구의 도움인지는 알 수 있었다.
‘카르네…!’
멀리서 몰래 마법을 시전하던 카르네를 보며 웃자, 카르네가 소리쳤다.
“이쪽 보지 마, 멍청아!”
‘..아.’
그녀의 말에 빠르게 고개를 돌렸다. 내가 바라보는 통에 하마터면 카르네까지 반역죄로 잡혀 들게 할 뻔했다.
“좋은 동료를 뒀네요, 사야.”
“..그러게요.”
크리스와 내가 탄 말이 그대로 방패병들을 짓밟고 지나갔고, 말은 처형장을 지나 인근의 숲으로 달려 들어갔다. 말이 숲에 들어서자, 크리스는 그제야 가면을 벗고 한시름을 놓았다.
“다른 저항군 동료들도 좀 있으면 따라붙을 거예요. 이대로 당신을 아지트까지 데려갈게요, 괜찮죠?”
“저항군이라면 전에 말했던…?”
그가 언젠가 내게 권유했지만 입단을 거절했었던, 그 바르나바 저항군의 아지트를 말하는 것이었다.
“...”
그의 허리를 잡고 말을 타고 달린 지 시간이 꽤 지났지만, 그의 말은 멈출 생각을 하지 않았다.
“그 아지트란 거, 꽤 멀리 있나 봐요?”
“세말 경계선까지 가야 해요. 그동안 좀 주무시는 게 어때요? 며칠 동안 제대로 못 자셨을 텐데.”
“..됐어요. 별로 잠도 안 와서.”
자보려고 시도해 보지 않은 것은 아니었지만, 마차보다 몇 배는 흔들거리는 말 위에서 졸음은커녕 제대로 쉬는 것조차 어려웠다. 휴식하기를 포기한 나는, 크리스에게 물었다.
“저기, 어떻게 알고 날 구한 거에요?”
“황녀로부터 사야 씨의 처형 소식을 전해 들었어요. 전에 한번 빚 진 것도 있으니, 이번엔 제 쪽에서 도와야겠다 싶었죠.”
전에 무도회 직후 암살 용의자인 크리스를 검거했다가 그냥 보내준 적이 있었다. 결과적으로, 그때 크리스를 놓아준 것이 이렇게 되돌아온 셈이다.
“호위직은요? 이런 일을 벌인 걸 들켰다간 이제 왕궁에 드나들지 못할 텐데요?”
“상관없어요. 슬슬 저항군이 본격적으로 활동해야 해서 그만둘 생각이었거든요. 뭐, 이사벨을 더 이상 못 본다는 건 조금 슬프네요.”
“크리스.”
숲 사이를 헤치고 나아가는 우리의 옆으로, 다른 말을 탄 누군가가 바짝 따라붙었다. 한쪽으로 묶은 남색 머리를 휘날리던 그 여성은, 쓰고 있던 가면을 벗어 던지고 크리스에게 말했다.
“작전대로 처형장에 설치한 화약을 전부 터뜨렸어.”
“다른 대원들은?”
“흩어져서 추적에 혼란을 주느라 좀 늦을 거야. 우리는 이대로 먼저 아지트로 들어가자.”
그녀는 나를 잠깐 흘기더니, 찌릿하고 노려보고는 우리를 앞질러 사라졌다.
크리스도 그런 그녀의 표정을 보았는지, 나를 보며 멋쩍은 듯 웃었다.
“저 애는 소라에요. 당신을 특별히 좀 싫어하긴 하는데…. 뭐, 시간이 지나면 괜찮을 거라 생각해요.”
마주친 적도 없는 사람이 날 싫어한다니, 의아한 일이었다.
“..전 처음 보는 사람인데요…?”
“당신에 관해서는 저항군 전원이 알고 있으니까요. 이제 거의 다 왔어요, 사야.”
크리스와 나를 태운 말이 커다란 바위를 하나 뛰어넘었고, 그 뒤로 꽤나 커다란 저택 하나가 모습을 드러냈다.
‘이런 곳에 건물…?’
작지 않은 규모의 건물이었지만, 벽을 통해 식물이 무성하게 자라있는 것으로 보아 숲속에 꽤 오랫동안 방치된 것처럼 보였다. 드디어 크리스의 말이 멈춰 섰고, 그는 말을 진정시킨 뒤 말에서 먼저 뛰어내렸다.
‘...’
내가 말에서 계속 내리지 않자, 그가 웃으며 물었다.
“도와드려요?”
평소라면 훌쩍 뛰어내렸을 것이나, 며칠 동안 구속돼 있던 탓에 팔다리가 말을 듣지 않았다. 하는 수없이, 그의 도움을 받아 말에서 내렸다.
“다이어트 좀 하셨나 봐요. 가벼워서 한 손으로도 들리겠어요.”
“그야, 쫄쫄 굶었으니까요.”
다이어트를 넘어서, 단식을 한 거나 다름없었다.
“소라가 안에 있을 거에요. 잠깐 기다리세요.”
그와 저택의 문 앞에 서서 문을 두드리고, 잠깐 대기했다. 잠시 후, 반대편에서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암호.”
“소라, 나야.”
“..암호.”
“크리스라니까?”
그러나 문은 열리지 않고, 똑같은 음성만이 되돌아온다.
“.....암호.”
“....하아.”
크리스가 뒤로 돌아, 깊은 한숨을 쉬었다. 그 모습을 본 내가, 웃음을 참으며 그에게 말했다.
“보안 교육이 잘 돼 있네요.”
“..너무 잘돼서 탈이죠.”
크리스가 다시 문 앞에 서서, 잠시 망설이다가 암호를 외쳤다.
“야옹야옹.”
“확인.”
잠시 후, 문이 덜컥거리며 열렸다.
“야옹야옹? 그게 암호에요?”
“...이번 주 암호는 소라가 정했어요.”
“...아하...”
감정 없어 보이는 눈으로 나를 노려보고 있는 이 여자가, 그 암호를 정했다는 듯하다. 소라라고 불린 여자는, 여전히 나를 경계했다. 크리스는 나에게 따라오라는 듯한 손짓을 하고 말했다.
“방이 하나 비어있을 거예요. 따라오세요.”
그를 따라간 방문에는, 루크라는 이름이 쓰여 있었다.
“루크…? 이 방의 주인인가 봐요?”
“네. 지금은 사용하지 않으니까 신경 쓰지 않으셔도 돼요.”
‘사용하지 않는다고?’
문을 열어 안을 보자, 어제까지도 누가 생활했었던 것 같은 흔적들이 고스란히 남아있었다.
“..그 루크라는 사람은 지금 어디 있어요?”
내 질문에, 크리스는 난처하다는 듯이 얼굴을 긁으며 말했다.
“....그게.. 죽었어요. 작전 중에.”
“...아.”
괜한 질문을 한 것 같아, 그에게 사과했다.
“그러실 필요 없어요. 저희한텐 익숙한걸요.”
바르나바 결사대의 최종 목적은, 황제를 죽이고 새로운 정권을 잡는 것이라고 했다. 제국 전체를 적으로 돌리는 일인 만큼, 언제 누구 하나 죽더라도 이상한 일이 아닐 것이다.
“오늘은 푹 쉬세요. 필요한 게 있으면 밖에 소라나 제가 있을 테니 말씀하시고요.”
“..고마워요. 크리스.”
솔직히, 그들이 이 정도까지 내게 호의를 베풀 줄은 몰랐다. 그가 떠났고, 나는 방을 둘러보기로 했다. 전부 낡고 허름하지만 있을 건 제대로 다 갖춘, 그런 방이었다.
‘...기절할 것 같아.’
침대에 누워, 잔뜩 긴장했던 몸을 쉬게 했다. 몽롱하게 잠에 빠져들 때 즈음, 인비디아가 드디어 깨어났는지 사념을 보내왔다.
[ ...산소 부족 현상이란 건 끔찍하군. 사야. 저자들을 신용할 수 있는 게냐? ]
‘..모르겠어.’
그의 말처럼, 단순히 내가 피가 이어져 있다는 이유만으로 이렇게까지 신경 써 주는 것은 어딘가 이상했다. 하지만, 별다른 선택지가 있는 것도 아니다.
‘일단, 저들이 베푸는 호의를 받아들이자.’
마땅히 지낼 곳도 없을 나에게는, 이것이 최선의 선택이었다.
“정말 저 여자가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라고 생각해, 크리스?”
텅 빈 1층의 거실 같은 공간에서, 소라가 크리스에게 말했다.
“솔직히, 이 정도 위험까지 감수해가면서 저 여자를 데려왔어야 했나 의심이 들어.”
“..조금만 기다려. 소라.”
그녀의 말에, 크리스가 웃음기를 쏙 빼고 답했다.
“그녀가 가진 힘은, 분명 우리에게 도움이 될 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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