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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혼자다-194화 (194/364)

00194 다시 처음으로 =========================

-이봐 일어나라고! 언제까지 잠들어 있을 거야.-

갑자기 들려온 목소리에 눈을 뜬 신우는 눈앞에 무척이나 어둡다는 생각이 들었다. 뭐지? 이 어두움은? 붉은 눈동자가 되면서 어둠속의 모든 사물을 볼 수 있었던 이후로는 너무도 어색한 상황이었다. 그러고 보면 어둠만 어색한 게 아니었다. 몸 또한 무척이나 생소할 정도로 무거웠다. 마치 자신의 육체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아야 한 신우는 곧 들려오는 타노의 목소리를 들어야 했다.

-일어났으면 말 좀 하지. 나 자꾸 나 혼자 말하는 것 같잖아.-

“타노?”

-이제야 말하네. 이제 정신이 든 거야.-

타노의 말에 신우는 그제야 자신의 현재 상태에 대해 인식하게 되었다. 그러고 보니 자신.. 과거로 온 것이다. 몸도 무겁다고 생각한 것도 약해진 육신이어서였다. 아마 현재 자신의 상태는 아크로 진화하기 전 녹광을 막 흡수 했을 당시일 것이다.

상당히 약해졌다는 사실에 신우는 좀 묘한 기분이 들어야 했다. 우주를 날아다니던 자신이 고작 이런 약한(?) 상태가 되었다니 뭔가 상당히 허전한 느낌이었다.

-또 혼자 생각에 빠진 거야. 나 좀 생각해 달라고.-

“아. 그렇지. 너도 있었지.”

신우는 오른팔을 들어올렸다. 팔목에 아무런 무늬도 없는 수수한 은색의 팔찌가 착용되어 있었다. 기하란 자가 만들어준 봉인의 팔찌라는 것이다. 아크의 힘을 봉인해 둘 수 있게 만든 마법팔찌로 현재 렉시안과 융합되어 있는 상태였다. 그 말인 즉 타노도 이곳에 들어 있다는 것이다.

-너도 있었다니 너무한 거 아냐? 그나저나 예린이는 언제 찾으러 갈 거야? 넘어오기 전에 도착하면 곧바로 찾으러 나간다며.-

“아, 그렇지!”

신우는 타노가 예린이를 찾으러 가야하는 거 아니냐는 말을 듣고는 몸을 벌떡 일으켰다. 도착하면 곧바로 예린이를 찾아 가려는 마음을 먹었었다. 막상 나가려고 하니 집안이 너무 어두웠다. 신우는 어두운 주변을 감각으로만 살피면서 예전에 기억했던 전등 스위치를 찾아서는 눌렀다.

탈칵. 하는 소리와 함께 집안이 환해지면서 집안의 풍경이 들어왔다. 고작 5평에 불과한 작은 셋방의 모습이었고, 상당히 누추했다. 그러고 보면 이 집도 너무 오래간만이었다.

-음. 상당히 누추하네.-

“시끄러.”

타노에게 괜히 시끄럽다고 말하고는 잠깐 집안을 둘러본 신우는 곧바로 외출복부터 찾았다. 상당히 오래되고 단출한 옷들이 간의 옷걸이에 결려있었다. 신우는 어차피 옷차림에 대해서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기에 간단한 회색코트 하나를 걸치고는 그대로 방을 나섰다.

끼릭! 오래된 철문을 열고 밖으로 나가자 차가운 밤공기가 느껴졌다. 그러고 보면 돌아온 시간 때가 막 신들이 만든 죽음의 게임에 처음 끌려갔던 순간이었을 것이다. 아마 본래 시간 때였다면 지금 막 사람을 처음 죽이고 돌아왔을 때가 되었을 것이다.

-왜 안가고 멍 때리고 있어? 집 주소를 까먹은 거야? 예린이가 자기 집 위치가 강남구 신사동 에드릴 초고층 아파트 39층 309호실이라고 말했잖아.-

“알아. 그냥 잠깐 예전 생각이 나서 그래.”

그렇게 말한 신우는 그대로 자신이 세들어 살고 있는 집 정문을 열고 나서서는 그대로 도로가가 있는 곳으로 빠른 걸음으로 움직였다. 그러고 보면 하늘을 날지 않고 움직인 것도 참으로 오래간 만이었다.

저녁 12시가 넘은 시각이라 신우는 택시를 타고 가기로 하고는 택시를 잡았다. 어두운 밤길을 따라 달리든 빈 택시가 신우의 앞에 섰다. 신우는 이런 택시의 뒷좌석에 타고는 곧바로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강남구 신사동 에드릴 초고층 아파트 입구로 가지.”

“으응? 아. 알겠습니다. 손님.”

허참. 새파랗게 젊은 놈이 자신에게 건방지게 가지. 라고 말하자 조금 기분이 나쁘지만 그래도 손님이라고 꾹 참으며 운전을 시작한 중년의 택시기사였다. 이런 택시기사의 기색에 신우는 그제야 자신의 말투에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너무 건방져 보였겠네. 그러고 보면 강해지고 나서 누구에게 존댓말이라는 걸 해본 적이 없었다. 신우는 존댓말이라는 걸 익숙해 질 필요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린이와 딸 신예와 함께 평범하고 단란한 생활을 하기 위해서는 사건사고가 없어야 했다. 신우는 고쳐봐야 겠다는 생각으로 어느새 출발한 택시의 창문 밖의 모습을 구경했다.

도로가를 달리는 창밖으로는 아직까지 제법 달리고 있는 차량들의 모습과 높은 빌딩들의 모습이 보였다. 모든 건 과거에 존재했던 그대로였다.

이제 더 이상 그런 일은 없겠지. 이곳엔 신들이 없기에 죽음의 게임과 같은 건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아마 이대로 쭉 평범한 일상이 계속될 것이다. 그렇게 평범함과 같은 도시의 밤거리 달리는 택시였고, 어느새 목적지에 도착하면서 정차했다.

“손님 12,000원입니다.”

택시비를 말하는 택시기사의 말에 신우는 무의식 적으로 코트의 호주머니에 손을 넣다가 멈칫 했다. 없다? 그러고 보면 돈을 챙기지 않고 무작정 집을 나와 버린 것이다.

“저 손님? 12,000원입니다만?”

뒤돌아 본 중년의 택시기사의 얼굴은 조금 의심이 서려있었다. 어느새 무임승차를 하려는 건 아닌가? 경계를 시작한 택시기사의 얼굴이었다. 이런 택시기사를 보면서 신우는 어쩌지? 고민해야 했다. 인벤토리는 그대로였다. 아마 안쪽에 현금이라면 예전에 쓰고 남은 6천만 원 정도는 있을 터였다. 하지만 막상 택시기사가 보는 앞에서 아무것도 없는 공간에 손을 집어넣어 현금을 꺼낼 수는 없는 일이었다.

그냥 튀어? 잠깐 그런 생각을 하는 순간 이런 신우의 머릿속으로 타노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으흐흐. 단돈 12,000원이 없어서 쩔쩔 매는 꼴이라니 봉인의 팔찌를 카드계산기에 가져가봐 그럼 계산 될 거야.-

음흉하게 웃는 타노가 못마땅했지만 계산이 된다는 말에 신우는 택시기사에게 말했다.

“카드계산기로 계산 할게요.”

그렇게 말하고 곧바로 카드계산기가 있는 곳을 향해 손을 뻗어 봉인의 팔찌를 가져갔다. 이런 모습에 택시기사는 웬 팔찌? 라는 의문에 찬 얼굴을 하는데, 계산을 한다는 말에 곧 카드계산기에 12,000원을 입력해서는 계산할 수 있게 만들었다.

삑. 지이잉.. 계산이 되는 소리와 함께 영수중이 뽑아져 나오자 그제야 택시기사의 얼굴에서는 의심이 지워졌다. 내심 저런 스마트한 팔찌가 있구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괜히 의심을 했다는 사실에 택시기사는 미안해하는 표정으로 영수증을 건넸다.

“여기 영수증. 조심히 가세요.”

이런 택시기사의 말에 신우는 곧바로 영수증을 받고 곧바로 택시에서 내렸다. 택시기사는 이런 신우를 보면서 내심 처음과 달리 어느 정도 예의를 차리는 모습에 종잡을 수 없는 사람이라는 생각에 고개를 내저으며 그대로 택시를 출발시켰다.

휴우~ 너무 오랜만에 일상적인 생활을 하려니 처음부터 막히는 게 많았다. 그나저나 어떻게 이런 팔찌로 계산이 가능한 거지? 그 돈은 어쩌고?

“어떻게 된 거야?”

-뭘 어떻게 된 거긴 내가 엄청 슈퍼 울트라 최고 최강의 마도인공지능이라 가능한 거지.-

“한마디로 해킹했다는 말이네.”

-바로 맞춰버리네. 쳇 재미없게.-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가고 싶냐.”

-내가 인벤토리 안으로 들어가면 봉인도 다 해제되어버리는 걸.-

“그래서 반항이냐.”

-아니. 그냥 내 의견이었다고 할까.-

곧바로 꼬리를 내리는 타노의 목소리에 신우는 내심 그나마 타노라도 이렇게 자신과 함께 있어서 다행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만약 돌아와도 혼자였다면 너무도 쓸쓸 했을 터였다. 그렇게 잠시 타노와 투닥거리던 신우는 고개를 들며 중얼거렸다

“그나저나 여기가 예린이가 사는 집이란 말이지.”

고개를 들어 올리자 40층 높이의 초고층 아파트의 모습이 보였다. 미래적인 디자인으로 건설된 아파트는 무척이나 고급스럽고 화려했다. 서민으로서는 감히 산다고 꿈꾸기 힘든 집이었다. 이런 아파트를 바라보는 신우의 표정은 전혀 부러운 표정이 아니었다. 마음만 먹으면 저런 집쯤은 사고도 남을 황금이 인벤토리 안에 가득 보관되어 있었던 것이다.

“근데, 어떻게 하지?”

막상 도착해 보니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 들었다. 이대로 예린이의 집으로 찾아간다고 해도 지금 시각은 12시 30분 정도가 되는 시간이었다. 여자 혼자 그것도 최고 인기라는 여가수라는 예린이를 만나기 위해 집을 찾아간다는 건 상당히 힘든 일인 것이다. 애초에 이렇게 예린이에게 찾아오려고 한 것도 얼굴을 확인하고 싶어서였다.

“얼굴이라도 확인하고 싶은데.”

신우의 이런 중얼거림에 타노가 별달리 힘들 것 있냐는 목소리로 말했다.

-확인하고 싶으면 날아서 창문을 통해 봐도 되잖아.-

“그렇지. 네가 있었지.”

막상 육체가 조금 강화된 상태일 뿐인 현재 상황 속에 타노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는 사실을 깨달은 신우는 전혀 방법이 없는 건 아니라는 사실을 알았다. 신우는 곧바로 인적이 드문 장소를 찾아갔다. 잠시 주변을 둘러보던 신우는 곧바로 타노에게 말했다.

“하늘을 나는 마법과 투명화 마법을 펼쳐줘.”

-문제없어.-

타노는 곧바로 신우를 향해 플라이 마법과 인비저빌리티 마법을 펼쳤다. 순간 신우가 선 바닥에 마법진이 빛을 발하면서 회정하더니 그대로 마법을 발현시켰다. 잠시 신우가 선 골목은 빛이 번쩍였다. 어느새 육신이 투명하게 변하며 사라졌고, 신우의 몸이 둥실~ 허공에 떠오르면서 하늘로 날아오르기 시작했다.

하늘을 나는 건 그렇게 빠르지 않았다. 예전을 비교한다면 무척 느렸던 것이다, 하지만 그래도 당장 하늘로 날 수 있는 것도 감지덕지 하였기에 그대로 예린이가 살고 있는 39층을 향해 높이 올라섰다.

대략 1분여를 날아올랐을까 어느새 불이 켜진 39층으로 도착한 신우였다. 창문은 커튼이 쳐져있었다. 안쪽의 모습을 전혀 볼 수 없었다. 이런 사실에 실망한 신우는 조금 아쉬움을 드러냈다.

-뭐가 문제야. 자꾸 내가 있다는 걸 까먹는 것 같은데, 저런 커튼쯤은 문제없다고,-

그렇게 말하는 순간 타노가 투시마법을 신우에게 걸어주었다. 그러자 신우는 두 눈은 어느새 유리창 너머 집안의 전경이 그대로 드러났다.

“허억?!”

-어라 벗었네?-

놀란 신우의 음성과 함께 담담한 타노의 목소리가 들렸다. 그랬다. 집안에 있는 예린은 벌거벗고 있었다. 그것도 욕실 안에서 샤워를 하고 있었던 것이다.

“다. 당장 꺼! 어서!”

-전부터 말하지만 난 인간의 여성에 대한 성욕구가 전혀 없단 말이야.-

“헛소리 말고 당장 꺼!”

이런 신우의 목소리에 타노는 쳇. 거리는 소리를 내며 투시마법을 해제시켜 버렸다. 그러자 어느새 신우의 두 눈은 아파트 유리창의 모습이 보이게 되었다. 이런 모습에 신우는 휴~ 하는 한숨을 내쉬었다.

“어떻게 된 거지? 분명 이 시간 때면 잘 땐데?”

과거로 넘어올 당시 예린이에게 잠을 자고 있을 시간이라고 들었다. 절대로 이 시간에 샤워를 하고 있을 시간 때가 아닌 것이다. 신우는 오늘은 때가 아니라는 생각에 그만 가자는 생각을 먹었다.

“집에 가야겠어. 아래로 내려줘.”

-그냥 가게? 더 보지 않고?-

“얼굴은 봤잖아. 얼른 내려줘.“

-알았어.-

타노의 대답과 함께 신우의 육신은 점점 아래로 향했고, 어느새 아무도 없는 한 골목길에 내려섰다. 투명화 마법이 풀리며 모습을 드러낸 신우는 다시 택시를 잡기 위해 도로가를 나왔다.

“이렇게 택시를 잡고 돌아다니는 것도 귀찮네. 자동차라도 사야지 원”

-그러게. 내가 텔레포트 마법 정도만 사용할 수 있었어도 편하게 돌아다니는 건데.-

타노는 현재 마법을 사용하는 것에 상당한 제약을 받고 있었다. 조금 전 투명화 마법과 플라이 마법 같은 저서클 마법은 어느 정도 사용할 수 있지만 텔레포트와 같은 고서클 마법은 사용할 수 없는 상태였던 것이다. 모든 건 현재 신우가 착용하고 있는 봉인의 팔찌에 의해서였다. 타노는 지금 많은 힘을 봉인의 팔찌를 유지하는 것으로 사용하고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게 신우는 다시 택시를 타고 집으로 돌아갔고, 앞으로의 어떻게 예린이를 살펴야 할지 생각해야 했다.

* * *

물기가 가득 묻은 머릿결을 수건으로 닦으며 샤워실을 나온 예린은 그제야 살 것 같다는 표정을 지었다. 분명 스케줄을 끝내고 잠이든지 얼마 되지 않았는데, 갑자기 눈이 떠졌다. 일어나보니 온 몸이 땀투성이였다.

얼마나 식은땀을 많이 흘렸는지 침대가 다 온통 젖어있을 정도였다. 어쨌든 찍찍해진 몸을 씻기 위해 샤워를 마치고 나온 예린은 드레스 룸으로 가서는 속옷과 편안한 반바지와 티셔츠로 갈아입고는 그대로 넓은 거실로 나와서 소파에 앉았다.

“오늘은 소파에서 자야겠네.”

땀으로 인해서 침대가 냄새가 났기에 청소하기 전엔 당분간 소파에서 잠을 자야할 처지였다.

리모컨을 눌러 tv를 켠 예린은. 머리를 말릴 동안 tv를 볼 생각으로 tv를 향해 시선을 주었다. 그렇게 잠시 수건으로 머리를 닦을 동안 tv를 보는데, tv에는 먹거리 프로그램이 나오고 있었다. 상당히 맛있는 음식들을 연예인들이 나와 맛있게 먹고 있는 모습이 보였다.

꿀꺽. 자신도 모르게 침을 삼키는 예린이었다. 결국 고개를 저으며 채널을 돌리는데, 이상하게 입가에 침이 고였다. 심지에 배에서도 배고프다고 난리가 난 상태가 되었다.

“이상하네? 왜 이렇게 배가 고픈 거지?”

오늘따라 유난스럽게 배가 많이 고팠다. 예린은 배를 매만지며 참으려 했다. 하지만 계속된 배고픔에 결국 참을 수 없는 음식욕구를 느끼며 자신도 모르게 주방이 있는 곳으로 가야 했다.

냉장고 안에는 특별히 먹을 음식은 없었다. 있는 거라고는 엄마가 해주고 나둔 나물종류의 밑반찬들뿐이었다. 예린은 이런 냉장고 상태에 비빔밥을 해 먹을 생각으로 그대로 큰 양푼이 그릇과 함께 밥과 나물들 그리고 고추장과 참기름을 준비해 비빔밥을 만들어 비벼서 먹기 시작했다.

우물거리며 비빔밥을 먹는 예린은 먹으면서도 고개를 갸웃거렸다. 연예인인 이상 몸매를 관리해야 했기에 그동안 절대 저녁에는 밥을 먹지 않았었다. 그런데, 이렇게 새벽시간에 자신이 밥을 해 먹다니 스스로 만들어 먹고도 이해할 수가 없었다.

그렇게 스스로 이해할 수 없는 행동을 보인다는 생각에도 꾸역꾸역 비빔밥을 맛있게 먹는 예린이었는데, 이런 예린의 배속에는 아주 작은 생명이 잉태 되어있었다.

신우와 예린의 딸인 신예가 다시 태어나려고 준비하고 있었던 것이다.

============================ 작품 후기 ============================

이제부터 나혼자다. 라는 제목과 다른 방향의 이야기가 시작됩니다. 이제부터는 일종의 번외편이라고 할까요. 아무튼 2부를 시작하며 재밌게 봐주시길 바랄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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