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0037 박종국 =========================
한동안 계속된 침묵 속에서 결국 입을 연건 여자였다. 신우가 아무 말 하지 않고 한참을 쳐다만 보고 있으니 결국 침묵을 참지 못했던 것이다. 어느새 여자는 신우의 눈치를 보면서 조심이 말을 걸기 시작했다.
“혹시.. 절 구해주신 건가요?”
“보다시피 그렇게 됐지.”
말투가 그렇게 자상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구해준 게 맞다는 말에 어느새 표정이 밝아진 그녀였다. 하지만 이내 표정이 다시 어두워질 수밖에 없었는데, 이곳까지 오면서 겪었던 순간들이 생각나면서 슬픔이 몰려와야 했던 것이다.
“흑..흑흑..”
눈물을 바닥에 떨구며 울음을 터트리는 여자의 모습을 본 신우는 뻘줌하게 그냥 서있을 수밖에 없었다. 신우의 성격상 괜찮냐고 자상하게 묻지 못했던 것이다. 그렇게 우는 여자를 두고 가만히 지켜봐야만 한 신우였는데, 10분 정도 시간이 지나자 여자는 어느 정도 감정을 추스르고는 신우를 보며 미안하다는 듯 말했다.
“죄송해요..”
“딱히 죄송할 것까지야..”
굳지 왜 죄송한지 모르겠다는 생각이 든 신우였다. 이런 신우의 모습을 보던 여자는 곧 자신의 이름을 말하며 자신에 대한 소개를 하는 모습이었다. 굳이 묻지 않았는데, 말이다.
“전 임나영이라고 해요. 나이는 23살이고요.”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말하고 신우를 보는 그녀였다. 하지만 신우는 이런 모습에 왜? 하는 시선으로 여자를 볼뿐이었다. 이런 신우의 반응에 임나영이라고 소개한 여자는 당황한 얼굴을 해야 했다. 자신의 이름과 나이를 말하면 신우도 이름과 나이를 말해 줄리라 생각했던 것이다.
“저기 그쪽 이름이..”
“글쎄. 이름을 말해줄 필요가 있을까 싶은데..”
“네..? 그게 무슨..?”
임나영은 놀란 토끼 눈을 하고 신우를 봐야 했다. 이런 그녀의 시선에 신우는 굳이 이름을 말해 줄 필요가 없는가에 대해서 말해주었다.
“이대로 서로 찢어질 텐데. 알아서 뭐하려고”
“가. 간다..고요?”
끄덕. 당연한 걸 뭘 묻냐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신우였다. 비록 구해는 주었지만 끝까지 책임질 생각은 없는 신우였던 것이다. 이런 신우의 모습에 그녀는 정말이라는 사실에 불안한 눈동자로 신우를 보며 다급히 자신의 사정을 말해야 했다.
“이. 이대로 절 나두고 가면 전 좀비들에게 죽을 거예요!”
“그럼 어떡하라고? 난 혼자가 좋아. 누굴 데리고 다닐 생각이 전혀 없어.”
딱 잘라 말하는 이런 신우의 말에 그녀는 뭐 이런 사람이 다 있지? 라는 생각을 해야 했다. 살면서 이런 유형을 가진 사람을 만난 건 처음이었다. 그녀는 이내 다급히 납치당하기 전에 자신이 이 있던 곳만이라도 데려달라고 사정하기 시작했다.
“그. 그럼 제가 있던 곳까지만 이라도 데려다 주세요! 안 그럼 전 죽어요.”
아.. 골치 아프게 됐네. 되도록이면 사람과 마주치지 않으려는 주의였는데.. 신우는 데려다 준다면 많은 사람과 마주치게 될 거라는 생각에 고민이 될 수밖에 없었다.
고민하는 이런 신우의 모습에 어느새 그녀는 다급히 신우에게 다가왔다. 이런 그녀의 행동에 신우는 반사적으로 살짝 피하는 행동을 했다. 신우의 옷을 잡고 사정하려던 그녀는 이런 신우의 반응에 주춤거려야 했다. 정말 일반 사람과는 전혀 다른 반응이었다.
“알았어. 데려다 줄게.”
고민을 했지만 이왕 구해준 김에 안전한 곳까지 데려다 주는 게 찜찜하지 않을 것이라는 생각에 결국 승낙한 신우였다. 이런 신우의 말에 임나영이라는 여자는 무척이나 밝은 얼굴이 되어야 했다.
그녀는 내심 한편으로 살았다는 생각을 하는데, 한편으로는 화도 났다. 눈앞에 있는 남자가 자신을 가지고 놀고 있나 싶었던 것이다 하지만 이런 생각은 마음속으로만 했지 밖으로는 절대 내뱉지 않는 그녀였다 내심 아무런 망설임 없이 두 사람을 죽인 신우의 모습이 상기되었던 것이다.
“어딘지는 알지?”
“네..”
이런 임나영의 말에 신우는 오라고 손짓하고는 그대로 그랜드 카니발 차량이 있는 곳으로 걸어가서는 운전석을 열고 시동을 걸기 시작했다.
부릉~! 시동이 쉽게 걸리는 모습과 함께 신우는 그대로 운전석 문을 텅! 닫았다. 이런 모습에 임나영도 다급히 달려와서 뒷좌석 문을 열고 올라타는데, 그녀는 순간 이곳에서 당했던 순들을 기억하고는 입술을 깨무는 모습을 하였다.
“문 닫아.”
“아. 네”
신우가 룸미러를 통해 그녀를 보면서 뒷문을 얼른 닫으라는 말을 하자 그제야 정신 차리고 뒷문을 듣는 그녀였다. 이런 임나영의 모습에 신우는 잠시 보고는 그대로 전방으로 시선을 주며 그대로 D에 기어를 두고는 그대로 액셀을 밟고 차를 출발시키기 시작했다.
부웅-! 엔진음과 함께 부드럽게 바퀴가 굴러가며 앞으로 움직이는 차량의 모습이었다. 어느새 작은 길을 따라 내려가기 시작하는 차량의 모습이었는데, 잠시 그렇게 내려갔을까. 어느새 큰 길가의 모습이 보이자 차를 정지시킨 신우였다.
신우는 양쪽으로 갈라지는 길의 모습을 보고는 룸미러를 통해 임나영에게 어디로 갈지 물어보았다.
“어디로 가야해? 도시 쪽?”
근처에 있는 소도시의 모습을 떠올리면서 묻는 신우였다.
“아. 아뇨! 도시로 가면 큰일 나게요. 거긴 수천구의 좀비들이 모여 있다고요. 심지어 사냥꾼들도 수십 구가 때지어 다니는 곳에 거기에요. 절대 가면 안돼요!”
도시라는 말에 식겁하면서 손을 휘저으며 가면 안 된다고 말하는 임나영의 말이었는데, 신우는 내심 수천이라는 좀비들의 수가 그게 많은 건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좀비왕과 좀비왕의 주변에 가득 했던 좀비들의 모습을 보았던지라 수천이라는 숫자가 그렇게 많지 않게 느껴졌던 것이다.
“사냥꾼? 사냥꾼이 뭐지?”
“사냥꾼을 모르세요? 푸른색을 띠는 피부에 날카로운 검은 손톱을 가진 벽을 타고 빠르게 움직이는 변종좀비 있잖아요.”
“아. 그거. 그걸 사냥꾼이라고 부른다고?”
“네.. 놈들은 다른 좀비와는 달리 언제나 사람들을 찾으러 돌아다니거든요. 그래서 사람들이 그걸 사냥꾼이라고 부르고 있어요.”
신우는 임나영의 말에 새로운 사실을 알았다는 생각에 고개를 끄덕이면서 내심 기어 다니는 놈이라고 부르지 않고 그냥 편하게 사냥꾼이라고 부르는 게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나저나 어디로 가면 돼는 거지?”
“도시와 반대쪽이요, 정확히 어딜 가야한다는 건 모르지만 막상 가다가 익숙한 길이면 금방 제가 있던 생존자 캠프를 찾을 수 있을 거예요.”
“뭐야. 길을 모르는 거였어?”
“아니에요. 금방 찾을 수 있어요. 차를 타고 움직이면 15분 안에 도착할 수 있는 거리예요.”
신우가 혹시 내리라고 할까봐 얼른 설명을 하는 임나영이었는데, 이런 설명을 듣던 신우는 15분 거리라는 말에 못해도 10km 안에는 있을 거라는 생각에 알겠다면 그대로 도시의 반대 방향으로 핸들을 돌리며 그대로 차를 출발시켰다.
그렇게 뒷좌석에서 안도하는 임나영과 함께 길을 따라 움직이는 차량의 모습이었는데, 속도가 점점 올라가기 시작했다. 최대한 빨리 도착해 내려주고 갈 마음뿐인 신우였던 것이다. 그렇게 움직이던 차량이 어느새 갈림길을 만나면서 방향을 트는데, 마침 저 멀리서 차량 2대가 달려오고 있는 모습이 있었다.
2대의 차량은 신우가 탄 차량을 보지 못했는지 그대로 직진하는 모습이었는데, 갈림길을 지나며 신우가 내려왔던 작은 오르막길까지 와서는 속도를 줄이는 모습을 했다. 어느새 2대의 차량은 그대로 방향을 틀며 오르막길을 오르는 모습이었고, 어느새 신우가 잠을 잤던 창고에 도착해 정지한 모습이었다.
끽! 끽! 정차한 2대의 차량에서 6명의 사내들이 내리는 모습이었다. 하나같이 위압감을 주는 뾰족한 징이 박힌 옷차림들을 하고 있는데, 심지어 얼굴 여기저기에 검을 칠까지 한 모습들이었다. 그리고 다들 총기무기 한 개씩은 들고 있는 모습이었다.
“여기에 온 게 확실해?”
눈가에 다크서클이 가득한 사내가 옆에 있는 동료에게 그렇게 말하자 동료는 고개를 끄덕이며 확실하다는 얼굴로 말했다.
“분명 여기가 분명해. 전에 이곳에 대해서 말한 적 있었거든. 분명 여자를 이곳에 데려와서 놀고 있을게 분명해.”
“시벌 놈. 그만큼 했으면 됐지. 굳이 이곳까지 데려와서 그 짓을 왜하려는 거냐고. 귀찮게 시리.”
“이해해. 제법 예쁘장한 계집애였잖아. 아지트로 데려가면 분명 대장에게 뺏긴다고 생각해서 좀 더 실컷 가지고 놀 생각이었겠지.”
“하긴. 예쁘긴 정말 예쁘더라. 나도 한판 더 할까. 크큭.”
자신의 하물을 만지며 음흉하게 웃는 사내였는데, 그대로 닫혀 있는 철문으로 다가가서는 그대로 텅텅텅! 주먹으로 철문을 두들기며 소리쳤다.
“야 문 열어. 여기 있는 거 다 아니까. 빨리 문 열어.”
조용했다. 아무런 소리가 들려오지 않는 것이다. 이에 소리쳤던 사내는 헛다리짚은 거 아냐? 하는 얼굴로 동료를 봐야 했다.
“여기가 아닌가?”
이제 와서 이곳이 아닐 수 있다는 말에 어처구니가 없다는 얼굴이 된 다크서클의 사내였는데, 이내 짜증난다는 얼굴로 그대로 문을 밀어버렸다. 그러자 문이 그대로 끼기긱! 소리를 내며 활짝 열리는 모습이었다.
“정말 아무도 없.. 음?!”
말을 하던 다크서클 사내는 확 풍겨오는 피 냄새와 함께 입구와 안쪽 구석에 죽어있는 동료의 모습을 보고는 표정이 굳어졌다. 그리고 얼른 손에든 AK-47 소총의 총구를 안쪽에 겨누는 행동을 했다.
“다들 조심해!”
다들 각자 들고 있는 총기류를 들고 안쪽을 경계하는 모습을 했다. 그들의 표정도 굳어 있는데, 잔뜩 경계하는 모습으로 주변을 살피는 모습이었다. 어느새 그들은 창고 안으로 들어가 조심히 안쪽을 살피기 시작했다. 그렇게 5분이 흐르고 결국 아무것도 찾을 수 없다는 사실에 적이 이미 떠났다는 판단을 내린 그들이었다.
“누가 이런 거야!?”
“감히 우리 블랙스컬 건드리다니! 간이 배밖에 나왔구나!”
죽는 동료의 모습에 화를 내는 그들의 모습이었다, 이런 모습에 눈가에 다크서클이 진한 사내가 이런 동료들을 말리며 말했다.
“여자가 없는 걸 보면 분명 생존자 캠프 놈들이 끝까지 쫒아와 죽이고 데려간 게 분명해.”
“그 겁쟁이 놈들이? 이제까지 그런 적 없잖아?”
그동안 생존자 캠프로 몰려가서 여자를 납치하면 놈들은 그저 캠프에 틀어 박혀있을 뿐 어떠한 움직임도 보이지 않았었다. 그러니 의아한 것은 당연했던 것이다.
“모르지 지금 와서 생각이 바뀌었을지.”
이런 다크서클 사내의 말에 다들 화가 난 얼굴로 생존자 캠프에 있는 놈들에 대한 욕설들을 내뱉기 시작했다.
“당장 돌아가서 대장에게 알리자!”
“안 그래도 대장이 호심탐탐 그곳을 노리고 있었잖아!”
“맞아! 대장과 함께 가서 그 씹어 먹을 놈들의 몸통에 총알구멍을 내버리자고!”
“이참에 그곳에 남아 있는 모든 여자들을 다 납치해 강간하자고!”
“그래. 가자 가!”
다들 잔뜩 분노에 찬 얼굴들이었다. 언제나 자신들이 블랙스컬이라고 부르며 자신들을 최고라는 생각만으로 가득 했던 그들인지라 당한 동료의 모습에 분노심이 크게 일었던 것이다. 고작 한 달이라는 시간밖에 현대사회에서 떨어지지 않았는데, 벌써 예전의 자신들을 모습을 잃은 이들의 모습이었다.
한편 이런 동료들의 모습을 보던 다크서클의 사내는 내심 죽은 동료의 모습에 의아한 마음이 들었다. 바닥에 떨어진 3개의 탄피의 모습과 함께 가슴에 난 총탄자국, 그리고 턱에 난 상처와 이마에 각각 박힌 총알자국의 모습을 보다면 죽은 동료들이 일체 반항하지 못하고 기습적으로 당한 게 분명했던 것이다.
대체 누굴까? 생존자 캠프에 이정도 총을 잘 쏘는 자가 있었나? 총으로 사람의 이마에 정확히 명중시키는 건 그렇게 쉽지 않는 일이었다. 마구잡이로 총을 쏘는 자신들과 달리 동료 둘을 죽인 자는 분명 총기에 관해서 무척 전문가라는 사실이었다.
다크서클 사내는 내심 이런 사실을 대장에게 말해야 한다는 생각과 함께 이내 화를 내고 있는 동료를 향해 서둘러 아지트로 돌아가자고 소리쳤다.
“가자! 서둘러 아지트로 돌아가서 대장에게 이 사실을 알리는 거다!”
이런 다크서클 사내의 말에 다들 화를 내는 것을 멈추고는 정차한 2대의 차량을 향해 뛰어가서는 차량에 탑승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다크서클 사내를 포함해 모두가 차량에 올라타는 모습이었고, 곧 2대의 차량은 그대로 거친 엔진음을 내며 창고를 벗어나 아지트를 향해 출발하기 시작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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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밌게 봐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