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1 원군 요청
"어서 오너라, 서쪽마녀여."
천막 안에 들어가자마자 술 냄새가 진하게 풍겨왔다.
대낮부터 술을 마시고 있었던 걸까. 왕세자의 목소리가 약간 풀려 있었다.
조금, 아주 조금이지만 순간적으로 몸이 떨렸다.
성녀였을 때의 기억이 떠올랐다.
남자의 술 취한 목소리는 싫다. 심장에 얼음이 맺힌 것처럼 섬뜩해졌다.
어깨에 앉아있던 까마귀의 발가락에 힘이 조금 실렸다.
아프지는 않지만 살짝 날카로운 느낌이 천을 사이에 두고 전해졌다.
마음이 약간 침착해졌다.
'괜찮아, 괜찮아. 여기에는 그 사람이 준 까마귀가 있으니까.'
게다가 시조 덕분에 그녀의 머리카락은 힘을 갖게 되었다.
성녀였을 때와는 다르다. 지금의 그녀는 아무 힘도 없는 검은 머리의 지구인이 아니었다.
스스로 자신을 지킬 힘이 있는 마녀다.
서쪽마녀는 오만해 보이도록 턱을 치켜들었다.
"그레데의 왕세자는 내게 무슨 용무가 있습니까?"
"그대 덕분에 쉽게 성을 함락하고 있으니 상을 내리려 불렀다. 정말 그대는 잘 해주고 있어. 내 마음이 흡족하구나."
왕세자가 기분 좋은 듯 쿡쿡 웃는다. 징그러운 시선이 몸에 와 붙었다.
눈이 보이지 않기 때문에 타인의 시선에는 더욱 민감하다.
저절로 얼굴이 찌푸려졌다.
"마녀여, 이리 오라. 여기로."
왕세자가 자신 옆에 있는 의자를 손바닥으로 친 모양이다. 탁탁, 둔탁하게 나무 치는 소리가 났다.
하지만 곧바로 의자 끄는 소리가 들렸다. 일어난 것 같다.
"그렇지. 눈이 보이지 않았지. 내가 손을 잡아주마."
왕세자의 몸이 가까이 오는 게 느껴지고, 손이 쑥 몸으로 뻗어왔다.
보이지 않아도 느낄 수 있다. 소름이 끼쳐 피부가 오돌토돌 해진 것 같다.
순간적으로 몸이 굳어 움직이지 못했다. 손가락이 움츠러들었다.
싫다. 오지 마.
그렇게 생각했을 때, 어깨에 앉은 까마귀가 까악, 하고 날카롭게 울며 날갯짓을 했다.
"뭐야, 이거!"
거리가 멀어진다. 왕세자가 확 몸을 뒤로 물리는 것이 느껴졌다.
'그렇지, 내게는 까마귀가 있었지.'
두려워할 필요 없다.
시조가 남겨준 까마귀가 그녀를 지킨다.
아무도 접근하지 말라 생각하면 그대로 그녀의 마음을 따라줄 것이다.
서쪽마녀는 왕세자 쪽으로 얼굴을 향하고 입을 열었다.
"당신의 사례는 필요 없다. 내 일을 방해하지 않는다면 그것으로 족해. 그러니 앞으로 이런 일로 나를 부르지 마라. 왕세자 그대가 한 번 나를 이런 용무로 부른다면, 그때 방문하는 것은 내가 아닐 것이니."
그녀의 말을 뒷받침하듯, 밖에서 까마귀 수백 마리가 몰려와 울기 시작했다.
"아, 알았다. 그만! 저 까마귀들을 물려라. 저리로 가게 해!"
왕세자의 찢어지는 것 같은 소리를 들으며 서쪽마녀는 몸을 돌렸다.
천막 밖으로 나가자, 까마귀들이 그녀의 주변으로 몰려왔다.
'고마워.'
마음속으로 속삭이자, 까마귀들이 별말씀을요, 라고 말하는 것처럼 짧게 깍깍깍깍 소리를 울렸다.
이 아이들만 있으면 아무도 필요 없다. 시조의 기운이 남아있는 이 아이들만 있으면 돼.
서쪽마녀는 윌리엄이 내미는 손을 거절했다.
까마귀가 인도하는 대로 한 걸음 한 걸음 걸어간다.
오늘따라 유난히 시조가 보고 싶었다.
***
"후후. 그레데 왕이 재미있는 걸 찾아냈구나. 의외로 능력이 좋은 걸."
보리스는 염탐꾼의 보고를 듣고 히죽 웃었다.
성벽에 다리를 만드는 까마귀 떼라니, 그야말로 서쪽에서 해가 뜰 일이 아닌가.
제국의 황제도 여러 곳에서 인간 아닌 취급을 받고 있지만, 마녀도 만만치 않다.
"까마귀 떼라고 하면, 역시 서쪽마녀겠지."
그렇게 찾으려고 애써도 코빼기도 안 보이더니, 어째서 엉뚱한 나라에서 나타난 걸까.
"뭐, 서쪽마녀가 제국을 싫어하는 건 유명한 이야기니까."
보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왜 미움받는지도 모르는데 제국은 계속 서쪽마녀에게 외면받아왔다.
"하지만, 설마하니 적국에 붙어 쳐들어올 정도로 미워할 줄은 몰랐는데. 하하하. 정말 큰일이야."
"웃을 일이 아닙니다, 보리스님."
염탐꾼이 비쩍 마른 얼굴을 잔뜩 찌푸렸다.
지난번 보았을 때는 통통한 얼굴을 하고 있었던 염탐꾼이, 뼈다귀 위에 가죽을 뒤집어 씌운 것처럼 말라 있다.
"자네 얼굴이."
보리스가 말을 하려는데, 염탐꾼 배에서 요란한 소리가 울렸다. 배에서 천둥이 치는 것 같다.
분명히 여기 도착하자마자 밥은 먹였다고 들은 것 같은데 어째서 쇠막대기로 빈 철통 두드리는 소리가 들리는 걸까.
소리만 들으면 염탐꾼의 뱃속은 밀가루 한 조각 없이 텅텅 비어 있는 것 같다.
하지만 염탐꾼은 자기 배에서 울리는 꾸르륵 소리가 안 들리는 척 자연스럽게 무시하고 있었다.
보리스는 방 한편에 서 있는 병사에게 슬쩍 눈짓을 했다.
병사기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고 방을 나갔다.
조금 기다리면 뭔가 먹을 걸 가져올 것이다. 그러면 염탐꾼 뱃속에서 울리는 천둥소리도 잠잠해지겠지.
보리스는 어깨를 움츠린 뒤에 펜을 들었다.
까마귀처럼 인간 세상에서 벗어난 게 저쪽에 있다면 평범한 병사들로는 안 된다.
황제에게서 약간의 무기는 받고 있지만 그것으로는 모자라다. 까마귀만큼 신묘한 존재의 도움이 필요할 것이다.
"폐하가 올 때까지 성문을 닫고 농성할 생각이었는데, 신이 돕지를 않는군."
보리스는 잠시 생각에 잠겼다 종이에 몇 자 적었다.
내용은 간단하다.
이 종이를 가지고 있는 자의 보고를 들어달라는 말뿐이었다. 누가 누구에게 보낸다는 말도, 서명도 없다.
보리스는 서신을 봉투에 넣은 뒤, 밀랍을 녹여 아무 무늬도 없는 문진으로 눌렀다.
인장이 아니기 때문에 이 밀랍 봉인은 단순히 편지를 개봉했는지, 안 했는지만을 알려준다.
보리스는 봉투 뒷면에 슥슥 몇 글자를 쓴 뒤 염탐꾼에게 내밀었다.
"이 편지를 가지고 가서 자네가 직접 폐하께 마녀 이야기를 해드리게. 폐하가 오시는 길은 대강 알고 있지만 현재 정확하게 어디를 지나고 있는지는 알 수 없어. 오히려 자네와 자네 동료들이 더 잘 알겠지."
제국군이 적으로 이 땅을 밟았다는 사실은 이미 디코콰리아 안에 퍼지고 있다.
와토린구에서 황제에게 사자를 보내면 중간에 공격을 받을 가능성이 있었다.
시간은 좀 걸리겠지만 염탐꾼이 가는 게 훨씬 안전할 것이다.
염탐꾼은 얌전히 서신을 받았다.
"특별히 원군을 요청한다거나 언제까지 와주었으면 좋겠다거나, 그런 말씀은 필요 없습니까?"
염탐꾼이 묻는다.
보리스는 히죽 웃었다.
"그냥 폐하께서 묻는 말에만 대답하면 되네. 원군은 필요 없어."
염탐꾼이 걱정스러운 듯 얼굴을 찌푸렸다.
"보리스님, 혹시 이 성에서 목숨을 마감할 작정이십니까?"
보리스는 하하, 웃었다.
"자네는 폐하를 너무 모르는군. 그분은 부하가 그런 처지에 빠지게 둘 사람이 아니라네. 하지만, 그렇군. 자네가 볼 때는 그 정도로 마녀의 까마귀가 강해 보였구만."
보리스는 고개를 끄덕인 뒤 염탐꾼을 똑바로 보았다.
"처음부터 우리는 그레데가 와토린구를 포기하고 카니아로 방향을 틀 거라고 생각하고 있었네. 생각해 봐. 먼 곳에서는 제국의 대군이 밀려오고, 가까이에 있는 와토린구는 처음부터 밀 한 톨 남기지 않고 모두 긁어보아 농성에 들어가 있는 거야. 그런 상태에서 제국의 대군을 향해 갈 바보가 있는가?"
"...."
"게다가 애초에 그레데의 목적은 암염이 있는 몬테스야. 그곳을 차지하면 위험을 무릅쓰고 이쪽으로 오는 건 피하고 싶은 게 사람 마음이지."
보리스가 히죽 웃었다.
"폐하께서는 그레데를 물리치러 온 게 아니라네. 카니아의 잔병들을 디코콰리아에서 쓸어버리려고 이 나라에 온 걸세."
염탐꾼은 그제야 이해가 간 모양이다.
안심한 듯 살 빠진 얼굴에 주름을 만들며 웃었다.
통통할 때는 얼굴이 매끈하더니, 마르자 피부에 주름이 많아졌다. 열몇 살은 늙어 보였다.
"하지만."
보리스는 책상을 톡톡 두드리며 생각에 잠겼다.
마녀가 합류한 게 약간 마음에 걸렸다.
예로부터 마녀는 제국을 싫어한다. 어쩌면 이 기회에 제국을 없애려고 획책하고 있는지도 모른다.
보리스는 곰곰이 생각에 잠겼다 염탐꾼을 보았다.
"폐하를 만나 뵈면 마녀 때문에 진로가 변할지도 모른다 전하게. 마녀가 우리 제국을 싫어하는 건 예전부터 유명한 이야기라고 전해."
"알겠습니다."
염탐꾼은 그렇게 말한 뒤, 봉투 뒷면에 적힌 글귀를 보고 고개를 갸웃했다.
"보리스님, 늙은이의 속임수와 북소리라니, 이런 애매한 말귀 하나로 저 같은 염탐꾼이 황제 폐하를 만나 뵐 수 있겠습니까?"
"걱정할 것 없어. 그 글귀를 보면 폐하께서 내가 보낸 서신이라는 걸 알 걸세."
염탐꾼의 표정이 여전히 찌푸려져있다.
걱정이 되기는 할 것이다.
황제 폐하의 곁에 모르는 자를 접근시킬 정도로, 제국은 허술하지 않다.
"자네를 의심해서 폐하께 안내해 주지 않으면 저격병을 불러달라고 하게. 저격병이 그걸 보면 누가 보냈는지 알 테니까."
염탐꾼은 알았다며 절을 하고 자리에서 일어났다.
어느새 병사가 가져다준 접시의 음식은 모두 비운 상태였다. 언제 먹었는지는 보지도 못했다.
보리스는 막 나가려는 염탐꾼을 불렀다.
염탐꾼이 뒤를 돌아보고 가만히 그의 말을 기다린다.
비쩍 곯아 당장이라도 죽을 것처럼 보이는 염탐꾼을 향해, 보리스는 조용히 말했다.
"부디 조심하게."
염탐꾼이 싱긋 웃었다.
"감사합니다, 보리스님. 하지만 걱정 마세요. 이래 봬도 꼬마 시절부터 염탐꾼으로 굴러온 몸입니다. 자기 몸의 한계는 잘 알고 있으니, 무리한 일은 하지 않아요.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정확하게 전달해 보이겠습니다."
"...."
염탐꾼은 꾸벅 고개를 숙여 보이고 밖으로 나갔다.
그가 보이지 않게 된 뒤, 보리스는 한숨을 쉬었다.
염탐꾼에게 조심하라고 한 말에는 여러 가지 의미가 담겨 있었다.
물론 진짜 조심하라는 걱정의 의미가 가장 크다.
하지만 보리스는 순수하게 걱정만 해줄 수 있는 입장이 아니었다.
보리스의 말 너머에는 잡히거나, 한계를 잘못 알아 무리하거나 몸에 탈이 나서 연락이 늦어지는 일은 없도록 하라는 의미도, 적에게 잡히는 경우 결코 아는 정보를 실토하지 말라는 뜻도 있었다.
원군은 필요 없다고 했지만 그것은 어디까지나 인간의 경우다. 까마귀를 상대할 인간 외의 존재는 당연히 빨리 오면 빨리 올수록 좋다.
오랫동안 함께 일해온 염탐꾼은 그런 보리스의 마음을 금세 알아차린 모양이었다.
최대한 빠른 시간 안에 전달해 보이겠다니, 보리스 안쪽에 자리한 조바심이 염탐꾼에게는 그대로 보였던 걸까.
마치 알몸을 그대로 드러낸 것처럼 부끄럽다.
'나도 아직 멀었군.'
잠시 침울해졌던 기분을 끌어올리며, 보리스는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제 적을 맞이할 준비를 해야지.'
적국에서 마녀가 돕고 있다면 해야 할 일이 엄청나게 많아진다.
단순히 문 닫고 숨어었기만 하면 되는 농성이 아니게 되었다.
보리스가 있는 본성에야 황제의 마도병기가 있지만 와토린구의 다른 도시에는 그런 것이 없다.
마녀의 까마귀에 대항하기 어려울 거다.
황제에게 서신이 닿기 전까지 몇 개의 도시는 공격당할 것이다.
농성 준비는 나름대로 했지만 함락당할지도 모른다. 아니, 그럴 가능성이 컸다.
'하지만 그렇게 둘 수는 없지.'
와토린구는 제국의 땅.
누구도 쉽게 발을 디딜 수 없다.
허락해서는 안 된다.
집무실을 나오자마자, 보리스는 큰 소리로 외쳤다.
"와토린구에 있는 모든 도시에 사람을 보내! 기름과 뜨거운 물을 더 확보하고, 방패와 투구를 성벽 위에 비치하게 해라."
마녀의 까마귀가 실제로 도움을 준다고는 하지만, 기껏해야 성안에 병사가 들어가는 곳까지다.
그 이후는 사람과 사람의 싸움일 것이다.
까마귀가 사람을 공격하더라는 것도, 들어보면 단순히 다른 까마귀에게 해를 끼치려고 하기 때문이었다.
'마녀의 힘에는 한계가 있을지도 몰라.'
그렇지 않다면 까마귀를 더 적극적으로 활용했을 것이다.
'어느 정도의 시간만 견뎌내면 까마귀는 물러간다.'
그 뒤는 인간과 인간의 싸움이다. 충분히 승산이 있었다.
'뭐, 승산이 없어도 물러설 생각은 없지만.'
상황이 어려워진다고 생각하니, 몸속의 피가 들끓는 것처럼 뜨거워졌다. 피가 콸콸 흐르며 여기저기로 돌아다닌다.
보리스는 눈을 빛내며 손바닥을 비볐다.
자, 언제든지 와라, 마녀야.
***
제국군이 디코콰리아의 성을 하나하나 차례차례 함락하고 있다는 사실은 이리저리 떠도는 난민들에 의해 급격히 퍼져갔다.
거기에 더해 기다란 코를 가진 마생물이 제국군을 따라다닌다는 소문도 함께 떠돌았다.
'긴 코? 그게 뭐야. 괴물인가?'
이야기만 들어서는 긴 코의 마생물이 어떤 모습인지 언뜻 연상되지 않았다. 처음 들어보는 생김새였다.
이상한 건 외모뿐만이 아니다.
사람들은 긴 코의 마생물이 성을 부수고 하늘에서 떨어진다고 말했다.
게다가 귀엽게 생겼다는 말도 함께 들렸다.
단체로 미쳐버린 것도 아닐 텐데, 이상한 말만 주워듣게 되었다.
염탐꾼은 난민 속에 섞여 움직이면서, 가끔 동료를 만날 수 있었다.
그들에게서 새로운 소식을 받으며, 염탐꾼은 계속해서 제국군이 있는 방향을 추적해갔다.
하지만 쉽지 않았다.
성과 근무지를 이탈하는 카니아 병사들이 많아지고 있었다.
제국군이 적이 되어 다가오고 있다는 소식에 공포를 느끼고 너도나도 성을 버리고 도망친다.
그리고 그들은 대부분 반 도적이 되었다.
영지 곳곳을 돌아다니며 아무나 약탈하고 다녔다. 카니아에 협력하던 사람들조차 구분하지 않았다.
병사가 줄어드니 영지에서 도망치는 농민도 많아진다.
그런 농민 중에서도 도적이 되는 자가 생겼다.
여기저기 도적떼가 출몰하고, 디코콰리아 전체가 혼란스러워졌다.
동료가 죽었다는 소식도 가끔 들렸다.
그런 혼란 속에서, 염탐꾼은 여러 번 죽을 고비를 넘겼다.
결국 염탐꾼이 제국군 본대에 도착한 것은 와토린구를 출발하고 상당한 시일이 지난 뒤였다.
그리고 제국군 본대에 도착해서 가장 먼저 본 것은 긴 코를 가진 마생물이었다.
하늘을 날고 있는데, 날개가 아닌 귀로 날갯짓을 하고 있었다.
'과연!'
소문은 대부분 허황되고 과장되지만, 종종 현실을 그대로 반영한다.
이번처럼.
긴 코의 네발 달린 마생물이 높은 하늘에서 그대로 떨어지고 있었다.
염탐꾼은 자신의 근처로 낙하하는 마생물을 피해 냅다 달렸다.
이곳으로 향하는 험난한 여정 속에서도 살아남은 자신이 이런 말도 안 되는 상황에서 죽는 건 절대로 용납할 수 없다.
죽을힘을 다해 달려가는 염탐꾼의 귀에 이상한 소리가 들렸다.
"얼음!"
정말 아름다운 모습의 소년이, 그리고 아마 황제인 것으로 추정되는 사람이, 어울리지 않게 이 세상에서 가장 바보 같은 단어를 외치고 있었다.
'내가 이 디코콰리아에서 뒹구는 동안, 대체 제국에서는 무슨 일이 생기고 있었던 거지?'
알 수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