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 강한놈들 (2) >
“오··· 오빠.”
“오빠라고?”
서민지가 뱉은 단어 하나에 편집부 사무실이 들썩거린다.
주태곤 편집장의 눈가 주름이 떨리는 모습을 보면서, 나는 사무실 입구 옆에 있는 정수기에 몸을 기댔다.
이제는 어디 앉는 것보다는 그냥 서 있는 게 편하단 말이야. 다리가 좀 길어야지.
아, 잠시 딴생각을 하는 사이 최재환이 사무실 안으로 발을 디딘다.
바닥에 잔뜩 깔린 화장품과 구두들, 아무렇게나 쌓인 원고들, 구겨진 종이컵 따위가 놓인 책상을 가로질러서 서민지 앞에 섰다.
“최 실장··· 아, 나 기억하지? 전에 권혜선 촬영 뒤풀이에서 술 한잔 했잖아? 그때 잘 들어갔어?”
깎아주고 싶은 콧수염을 흔들면서, 주태곤은 최재환과의 인연을 강조했다. 권혜선 촬영 뒤풀이? 그런 일이 있었나.
“예. 기억납니다. 그날, 제가 편집장님이 주신 술 참 많이 받았는데.”
최재환이 미소를 보인다. 주태곤은 그 미소에 안심한 모양인데, 최재환을 아는 사람들은 저 미소가 어떤 의미인지 잘 알 거다.
저거··· 진짜 화난 건데.
“민지 씨가 최 실장 여동생이었어? 사촌 동생이야? 왜 얘기 안 했어? 일단 여기서 이럴 게 아니라, 내 사무실로 들어가자고. 야 누가 커피 좀······.”
“아니요. 오늘은 잠깐 들린 겁니다.”
“그러지 말고, 들어가서 커피 한잔······.”
“지훈 씨. 미안한데, 지금 무슨 상황입니까?”
주태곤의 조바심은 무시하고, 최재환은 성지훈을 돌아보고 물었다. 서민지의 옆에서 눈만 깜빡이던 그가 입술을 훔치고 입을 연다.
“민지 씨가 절 배려해줬고, 그것 때문에 여기 계신 편집장님께서, 자신의 말보다 한.물.간 성지훈을 배려해준 민지 씨가 못마땅하다고 지금 막 해고 통보를 했습니다. 그래서 제가 민지 씨 데리고 나가려던 상황이고.”
그러니까 지금, 주태곤이 근로계약서 따위는 무시하고 서민지를 해고한 상황이고, 그 원인이 성지훈과 관련이 있다?
“알겠습니다. 그럼 됐네요. 너 뭐 하고 있어? 잘렸으면 빨리 짐 싸야지. 괜히 사람들 일하는 데 방해하지 말고.”
서민지의 눈이 정신없이 움직인다.
성지훈을 쳐다보고, 사람들을 쳐다보고, 나를 보고···
상황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는지, 주태곤이 헛기침을 하고 끼어들었다.
“최 실장이 지금 오해할 수 있는 상황이긴 한데··· 하하, 설마 내가 진짜 해고하려고 했겠어? 그냥 앞으로 더 잘하라고 한마디 한 거지. 아무튼, 일단 내 사무실 가서.”
“물건 챙겨 나와. 주차장에 있을 테니까.”
더 얘기할 것 없다는 듯, 최재환이 뒤돌아섰다. 턱 주름이 자르르 흔들리는 모습을 보니 들끓는 감정을 꾹 참는 모양이다.
“최 실장 정말 이럴 거야? 이렇게 가면 어떻게 해? 오해는 풀고 가야지.”
“손. 치우세요.”
주태곤의 손이 최재환의 팔 끝에 닿았다가 화들짝 놀라 떨어졌다.
그 상태로 그저 말없이, 최재환은 뒤를 쳐다봤다.
지난 5년 숱하게 많은 사람을 대하고, 부딪치면서, 지금까지 버텨온 시선이 닿자 주태곤의 목울대가 껑충 뛴다.
“편집장님하고 제가 오해하고 말고 할 사이였나요? 무슨 오해를 풀자는 건지 모르겠네. 전 제 동생 보러 온 거고, 잘렸다고 해서 데려가려는 겁니다. 여기서 무슨 오해를 풉니까? 우리가 다시 볼 사이도 아닌데.”
“말이 좀 그러네. 최 실장 여기 QQ야. 국내 세 손가락 안에 드는 패션잡지! 그리고 나는 여기 편집장이고!”
꼴에 자존심은 있는지 주태곤이 발끈했다. 그런데, 최재환의 반응이 재밌다. 아, 하고 탄성을 뱉더니.
“다행이네요. 솔직히 조금 걱정했거든요. 국내 최고의 잡지사를 적으로 돌렸나 싶었는데··· 최고는 아니었네.”
“뭐?”
“그리고 저 승진했습니다. 팀장으로.”
뒤돌아 사무실을 나오는 최재환을 따라 서민지와 성지훈이 뒤쫓아온다. 그대로 편집부 사무실을 나왔더니, 복도에 사람들이 한가득.
디자인, 기획, 마케팅 부서··· 죄다 구경 나온 모양이다.
아침 새 소리처럼 복도를 채운 소곤거림을 지나쳐, 우리는 엘리베이터로 향했다.
최재환은 말없이 운전만 했다. 서민지도 입을 꾹 다물고 있긴 마찬가지.
한송이의 수다라도 있어 그나마 숨이 트인다.
“오빠는 민지 씨 거기 있는지 어떻게 알았어요?”
“용현이 형이 얘기해주더라고. 송이 니 동생이 얼마 전에 QQ에서 ‘체험 현장 투데이’ 찍었잖아? 거기서 봤다고.”
“아, 그렇구나.”
입을 한껏 벌려 반응하는 한송이를 뒤로하고, 나는 서민지를 쳐다봤다. 그녀가 낮은 숨을 들썩인다. 그 모습이 마치 죄인 같다.
“와, 근데 민지 씨 되게 예쁘다. 오빠랑은 완전히 다르··· 겠구나.”
수다를 시작하려던 한송이가 서둘러 입을 다문다. 그러자 서민지도 작은 손으로 제 입을 가리더니.
“풉.”
그리고 지금 순간, 나는 최재환의 입꼬리가 살짝 들썩이는 것을 봤다. 하여간 이 녀석도 바보라니까.
“저 근데······.”
웃음을 얼른 감춘 서민지가 입을 열자, 최재환의 고개가 살짝 들리더니 룸미러를 스쳐본다.
“오빠한테··· 피해 없겠죠?”
QQ 사주가 이혁춘이라는 사람이다.
지금은 나이가 어떻게 되더라. 뉴월드 회장이 밖에서 낳은 아들인데, 딱히 힘은 없다.
설마하니 회장을 찾아가서 질질 짜지는 않겠지.
내가 이혁춘에 대한 생각을 잠시 떠올리는 사이, 최재환이 말했다.
“그런 거 신경 쓰지 마.”
그 한마디를 하고, 나직이 속삭인다.
“넌 니 일만 생각해. 이제부터는 내가···.”
최재환이 여기까지라는 듯 입맛을 쩝 다시자.
“이제부터는 내가 뭐?”
“이제부터는 내가 뭐요?”
나도, 한송이도, 그리고 서아린도 살짝 고개를 내밀고 녀석의 옆 모습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아 이것들이.”
훗.
오랜만에 본다. 최재환 얼굴이 빨개진 거.
**
주태곤 편집장의 발등에 당장 불이 떨어졌다.
이시현 일행이 떠나고 30분을 안절부절못해 서성거리더니, 서민지가 수발을 들던 패션 에디터에게 다가왔다.
“너 서민지 집 알지? 가서 붙잡아와!”
“오겠어요?”
에디터가 찌푸린 눈썹을 들어 그를 쳐다본다. 그 시선에 원망이 가득하다. 이시현을 눈앞에서 그냥 보냈으니까.
“오게 만들어야지!”
발발거리는 편집장의 모습이 기가 막히다.
빽하나 없다고 애 무시할 때는 언제고 지금에 와서.
더구나 이미 편집부뿐 아니라 건물 전체에 소문이 퍼졌다.
주태곤 편집장이 이시현 매니저 사촌을 잘라버렸다고.
“뭐해? 어떻게 해서든 가서 서민지 데리고 와!”
결국, 어쩔 수 없이 에디터가 일어나 가방을 챙기는데··· 사무실 문이 벌컥 열리고 사주 이혁춘이 들어왔다. 흔히 에디터들 사이에서는 ‘금수저’로 통하는 인물이다.
“주 편집장!”
“예, 사장님.”
주태곤이 소파에 털썩 앉은 사주에게 쪼르르 다가갔다.
“내가 이시현 잡았어!”
“예?”
사주의 뜻 모를 소리에 주태곤의 콧수염이 꿈틀거린다.
“나 지금 지에스엔터 차 대표하고 점심 먹고 오는 길이야. 아이고, 그 양반 비위 맞추기가 그렇게 어렵더라고. 하하하!”
사주의 얼굴이 그 어느 때보다 달뜬 지금.
주태곤 편집장은 얼굴이 사색이 됐다.
“자, 이시현 매니저 전화번호 받아왔으니까, 전화해서 스케줄 잡아. 이번 주 밖에 시간 안 된다니까 스튜디오 빨리 잡고.”
“아······.”
주태곤이 얼떨결에 전화번호가 적힌 메모지를 받는 모습을, 에디터들은 숨죽이고 지켜봤다.
“뭐 문제 있어?”
“아, 아닙니다. 제가 전화해서 스케줄 잡겠습니다.”
그 말에 사주가 입가에 흘리던 미소를 지우고, 눈을 번뜩이며 묻는다.
“신년 호 기사 배열 어떻게 돼?”
“그게······.”
“한 20프로, 아니 30프로는 이시현으로 할당해. 주 편집장도 알잖아? 지금 이시현 나오면 판매율 1위 찍는 거야. 신년에는 1위로 시작하자고!”
“아······. 예.”
“주 편집장, 잊지 마? 내가 밥 차린 거야. 하하하!”
사주의 웃음소리가 사무실을 가득 채운다.
그 모습을 보면서 에디터들은 생각했다.
사주 당신이 차려온 그 밥에, 30분 전쯤 편집장이 침 뱉었다고. 그것도 아주 샛노란 가래침을.
**
“안녕하세요, 지훈 씨.”
방에 들어온 성지훈의 모습에 ‘고고, 강한놈들’ 금 피디와 메인 작가가 바로 의자에서 일어났다.
“제가 늦게 왔나요?”
재킷을 옷걸이에 걸고, 성지훈은 미소와 함께 물었다.
“아녜요. 저희가 좀 일찍 왔어요.”
금 피디는 살갑게 웃고 바로 음식을 주문했다.
그리고 둥근 테이블에 마주 앉자마자, 아침에 들은 소식을 물었다.
“매니저 님, 몸 상태 많이 안 좋아요?”
“어떻게 그렇게 됐네요.”
“아니 어쩌다.”
안타깝게 바라보는 금 피디의 시선에, 성지훈은 대답 대신 지친 미소를 보였다.
의사 얘기로는 매니저의 피로가 극에 달해서 황달이 올 수도 있다고 했다. 그래서 반년은 무조건 쉬어야 한다고···
“회사는 어떻게 하시기로 했어요?”
“뭐, 여기저기 연락은 오는데··· 천천히 생각하고 있어요.”
실제로 연락이 오고는 있다. 실속이 없어서 그렇지.
“아, 4집 앨범 언제 나와요?”
성지훈의 표정이 계속 안 좋자, 메인 피디가 화제를 바꿨다. 그나마 앨범 얘기가 나오자 성지훈의 얼굴에 흐뭇한 미소가 핀다.
“18일에 나와요.”
“18일이면··· 이시현이 17일이니까······.”
“예? 이시현이 17일이라니요?”
성지훈이 놀라서 물었다. 그러자 메인 작가가 한쪽 눈꼬리를 올리고 오히려 되묻는다.
“이시현도 앨범 내는 거 모르셨어요? 지금 그것 때문에 난린데.”
“예에?”
“잘됐네. 18일이면 촬영 날이네요. 촬영 때, 우리가 지훈 씨 앨범 홍보할 시간 드릴게요.”
금 피디가 손뼉을 치고 말했다. 그러자 성지훈은 하하! 웃으며 손을 내저었다.
“다음 달, 다음 달 18일이라고요. 하하.”
자고로 대세는 피해 가는 거라고, 누가 그랬더라.
성지훈이 음반 발매 일정을 급히 조정할 생각을 하는 사이, 금 피디는 서류철을 내밀고 설명을 이었다.
“사연을 저희가 추려왔어요. 여기서 지훈 씨가 하나 고르셔서, 사연을 보낸 시청자의 영웅이 돼주는 거예요.”
“흠.”
성지훈은 사연들을 뒤적거렸다.
영웅이라니.
프로그램 콘셉트가 우습기는 한데, 문득 서민지가 떠오른다.
“사연이 많네요.”
가정불화.
빚쟁이를 피해서 도망쳤다는 사연.
여자친구가 바람이 났다는 사연.
왕따로 죽고 싶다는 사연.
운동선수의 고민.
“이런 다양한 사연이 있다고 보여드리는 거니까, 여기서 상식적인 걸 선택하시면 돼요.”
“근데, 저하고 누가 나오는 거예요?”
전에는 출연 게스트 하나하나 따져가며 방송 출연을 했던 성지훈이지만, 이번에는 묻지도 따지지도 않고 섭외요청을 받아들였다. 그럴 수밖에 없는 처지니까.
“일단 이수정 씨 나오고요.”
“이수정이요?”
어디서 나온 듣보잡인가 생각하는 성지훈.
“드라마 ‘우리 오빠’에서 일본인 선생님 역의 배우예요.”
“아, 그래요?”
성지훈은 대충 고개를 끄덕였다.
일단 인지도 면에서 자신이 앞선 듯하니까.
“또 누구 출연하는 사람 있어요?”
“한 분 더 있는데··· 그건 아직 좀 봐야 해요.”
“그래요?”
뭐 상관이 있으려나.
어차피 시청률 망한 프로그램인데, 나오는 게스트라고 해봤자··· 성지훈은 만족한 미소를 보이며 사연을 하나 집었다.
“전 이거 할게요.”
그가 손에 집은 사연은 운동선수의 고민.
사연의 주인공은 현재 운동선수인데, 자신이 재능이 없는 것 같아서 고민이다. 노력만으로 계속해야 하는지, 아니면 여기서 멈춰야 하는지, 그런 고민이었다.
“그럼 18일에 이 친구 얼굴 보고, 제가 일주일 동안 영웅이 되는 건가요?”
성지훈이 프로그램을 제대로 이해하자, 금 피디가 흡족한 미소를 끄덕인다.
“예. 이런 걸 흔히 멘토라고 하거든요.”
“멘토?”
생소한 단어에 성지훈이 눈을 찌푸린다.
어찌 됐든, 대충 흘려들으며 식사를 기다리는데.
똑똑.
“예.”
문이 열리고 음식이 들어왔다.
직원이 접시를 하나하나 테이블에 옮기는데, 문득 고개를 든 성지훈은 눈을 부릅떴다. 직원도 그를 보곤 소스라치게 놀랐다.
“넌?”
“오, 오빠.”
한때는 성지훈의 팬클럽 회장이었던, 지금은 이시현 팬클럽의 부회장인 조별아!
원수는 외나무다리에서 만난다더니···
그 조별아가 눈을 아래로 굴리더니 휙! 등을 돌렸다. 밖으로 나가는데, 순간 성지훈이 의자를 박차고 일어났다.
“잠깐.”
그녀가 멈췄다.
“오빠 죄송해요. 제 마음은 아직······.”
“그동안 고마웠다.”
“예?”
성지훈은 당황하는 그녀에게 미소를 보였다.
QQ에서의 일은 불쾌했지만, 그곳에서 만난 서민지로 인해 그는 한 가지 사실을 깨달았다.
“내가 잠시 잊고 있었어. 내 곁에는 아직도 소중한 팬들이 있다는 걸. 그동안 날 좋아해 줘서··· 고맙다.”
식사를 마치고 식당을 나왔다.
성지훈은 금 피디와 작가를 먼저 보내고 차에 탔다.
“후······.”
홀로 다니는 게 이토록 외로운 거였다니.
그동안은 매니저가 곁에 있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는데.
“아··· 기름 넣어야 하는데.”
오전에 카드를 긁었는데 정지된 카드였다. 현금도 얼마 없고.
그러니 이번 앨범 망하면 정말 끝이다.
‘서민지라.’
성지훈은 QQ에서의 일을 다시 떠올렸다.
갑자기 이시현이 뿅 하고 나타나질 않나, 이시현 매니저가 서민지 오빠라고 등장하질 않나.
눈앞에 벼락이 떨어지면 심장이 벌렁거리기라도 하지, 예고 없이 펼쳐진 그 상황에 그는 졸지에 낙동강 오리알이 된 기분이었다.
‘확실히 이시현이 대세긴 대세야.’
에디터들이 얼마나 탄성을 지르던지.
죄다 얼굴이 시뻘게져서 농익은 사과 같았다. 그리고 이시현 매니저.
‘그 카리스마.’
사무실에 터벅터벅 발을 내밀고 들어왔을 뿐인데, 동작 하나하나에 성난 바람이 풍겼다. 그 싹수없는 편집장 얼굴이 아주 그냥···
띠리리. 띠리리.
“응?”
조수석에 올려둔 휴대폰이 요란한 벨소리를 뿜는다. 모르는 번호였다.
“여보세요?”
-성지훈 씨, 휴대폰 맞나요?
“누구시죠?”
-저, 지에스 최재환 팀장입니다.
예기치 못한 전화에 순간 차 안에 적막이 내려앉았다.
“아··· 어쩐 일이세요?”
-아까는 경황이 없어서, 고맙다는 말을 못 했어요.
“아닙니다. 별거 아니었는데.”
-제 동생 때문에 피해 보신 것 같은데, 어떡합니까?
“뭐 어쩔 수 없죠. 그냥 잡지 화보는 없었던 거로 생각하면 되니까, 신경 쓰지 마세요.”
이런 전화도 짜증 나거든! 괜히 비참해!
소리 없는 외침을 실컷 뱉고.
다만 궁금한 건, 곰 같은 매니저하고 그 귀여운··· 서민지가 어떤 사이냐는 거다.
-지훈 씨 매니저 쓰러졌다는 얘기 들었습니다.
“그걸 어떻게······.”
-이 바닥 좁아요. 그 정도 소식은 듣습니다. 괜찮은 거예요?
“예. 큰일은 아닙니다.”
-다행이네. 그래서 말인데··· 지훈 씨, 지금 회사 없죠?
“예. 그런데요?”
-그럼, 어디 구체적으로 얘기 오가고 있는 회사 있나요?
“예?”
어깨를 축 늘어트리고 있던 성지훈은 천천히 자세를 고쳐 앉았다.
“그게 무슨······.”
-계약 조건이야 서로 조율해야겠지만, 괜찮으면······.
괜찮으면? 뭐가 괜찮아? 빨리 말해!
-우리 회사 어떻습니까?
< 고고, 강한놈들 (2)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