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
0. 서장
“성하!”
‘아아. 시끄러워.’
시렌은 힘없이 누워서 자신을 부르는 사람들의 외침을 듣고 있었다.
점점 흐릿해지고 시야가 이제 거의 끝이 왔다는 사실을 알려주고 있었다.
점점 차오르는 숨을 몰아쉬며 힘겹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정말 많은 일이 있었어…….’
신에게 이계로 강제 소환되어 교황의 직위를 얻고, 마계의 침략으로부터 대륙을 지켜냈을 때부터 지금까지의 삶이 주마등처럼 스쳐 지나가기 시작했다.
마계를 물리치면 지구로 돌아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했지만, 결국 시렌은 지구로 돌아갈 수 없었다.
평생 팔자에도 없을 금욕적인 생활을 연기하느라 평생을 고생하기도 했다.
금욕이라고 해도 교황인 이상 어지간한 부는 모두 누리기도 했다.
그러나 그런 것들을 누린 만큼 결국 교황으로서 참 많은 일을 했다.
주위를 둘러보니 그렇게도 자신을 괴롭혔던 부하들이 울상을 짓고 서 있었다.
“무얼…… 울고 있어…….”
너무도 힘이 없는 시렌의 목소리에 모두가 그의 말에 대답하지 못했다.
이계에서의 모든 일이 주마등처럼 지나가고 나니, 지구에서 살았던 20여 년이 기억나기 시작했다.
이젠 더 이상 명확히 떠오르지 않는 부모님의 얼굴이 가장 그리웠다.
“한 번은…… 뵙고 싶었…… 는데…….”
“서, 성하? 성하!”
자신을 애타게 부르는 교단 사람들의 외침이 점점 작아졌다.
이제는 정말로 끝이 다가오는 것이 여실히 느껴졌다.
‘그립다…….’
그 생각을 마지막으로 시렌의 가슴이 크게 부풀어 올랐다가 천천히 꺼지기 시작했다.
그와 동시에, 그가 목에 메고 있던 교단의 성물이 천천히 은은한 빛을 발했다.
대륙력 1026년.
이계에서 여신의 인도로 차원의 벽을 넘어와 대륙을 마계의 침략에서 구원한 교황.
시렌 에일린.
향년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나다.
* * *
“뭐, 뭐야?”
도세은은 어렴풋하게 기억에 남아 있는 자신의 방에서 몸을 일으켰다.
마지막에 자신을 보면서 눈물을 흘리던 부하들의 얼굴이 아직 생생했다.
책상 위에 곱게 놓여 있던 검정색 무광 노트북이 우웅거리며 CPU 돌아가는 소리를 내고 있었다.
“설…… 마 꿈?”
그러나 잠시 상황을 파악하던 세은은, 자신의 몸에서 교황 시절에 사용하던 신성력이 남아 있던 걸 느꼈다.
“……발현되는데?”
도세은의 생각에 따라 자연스럽게 손에서 빛을 발하고 있는 신성력은, 이 상황이 꿈이 아니라는 것을 여실히 증명해 주고 있었다.
심지어 세은의 목에는 교단의 성물인 목걸이가 걸려 있었다.
그렇게 지구로 돌아가고 싶어 할 때는 못 왔지만, 죽고 나서야 돌아오게 되었다.
너무 오랜 시간 동안 이계에서 도세은이 아닌 시렌 에일린으로 살아오다 보니 24살 때의 자신이 어땠는지 잘 생각이 나지 않았다.
그러나 시간이 흐를수록 24살의 뇌에 저장된 기억이 하나둘씩 수면 위로 떠올랐다.
기억이 떠오를수록 세은은 당황스러운 마음을 다스리고 침착하게 생각할 수 있었다.
“설마 꿈이 아닌가?”
하지만 단순히 꿈이라 하기에는 시렌으로서의 일생이 너무 생생하게 떠올랐다.
거기에 갑자기 젊어진 육체도 적응이 되지 않았다.
사람 네 명이 눕기에도 부족한 작은 원룸과 현대적인 문물들이 매우 어색하게 느껴졌다.
파앗―
바닥에 놓인 휴대전화를 발견한 세은이 급하게 그것을 집어 들었다.
20XX. 07. 23.
다행히도 학교는 여름 방학 중이었다.
“일단 다행이네.”
당장 밖으로 무작정 나가야 하는 상황이 아니었다.
기억이 이리저리 혼란을 일으키던 상황에 밖으로 나가봤자 문제만 더 생길 뿐이다.
세은은 차분하게 생각을 정리하기 시작했다.
* * *
“성하의 장례식이 마무리 되면 다음 교황의 선출을 위해 모든 추기경들의이 참가할 콘클라베는 그럼 두 달 뒤에 개회하는 것으로 하지요.”
“그럼 장례식에 참가한 왕국에 대한 답례는 그 이후라고 양해를 구해야겠군요.”
“이동 루트를 잘 확인해서 미리 각 왕국과 협의를…….”
시렌 에일린의 죽음 이후로 다음 대 교황의 선출과, 첫 업무에 대해 추기경들이 열띤 토론을 벌이고 있을 때였다.
“큰일 났습니다!”
회의장이 문이 벌컥 열리며 성기사 한 명이 다급하게 뛰어 들어왔다.
“어허. 무슨 일인가?”
추기경 중에 한 명이 노크도 없이 난입한 성기사를 강하게 질책했다.
그러나 성기사는 그런 추기경의 질책에도 불구하고 흥분한 상태로 소리쳤다.
“서, 성물이 없어졌습니다!”
“뭣이라?”
성기사의 보고에 추기경들이 하나같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났다.
“그, 그게 대체 무슨 말인가? 자세하게 말해봐!”
“성하의 목에 걸려 있던 교단의 성물이 갑자기 사라졌습니다.”
“설마 침입자가 있었나?”
“아닙니다!”
“그럼 그게 왜 사라져!”
말이 되지 않는 성기사의 보고에 추기경 중의 한 명의 말이 짧아졌다.
성기사가 커다랗게 확장된 두 눈에 당황을 가득 담고 말을 이어 나갔다.
“갑자기 성하의 시신에서 빛이 났습니다. 빛이 사라지고 난 뒤에는 성물이…….”
“지금 도대체 그게 말이라고 하는 건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는 성기사의 보고에 추기경들의 표정이 각양각색으로 변했다.
보고를 올리던 성기사가 불안한 표정으로 추기경들의 지시를 기다리고 있었다.
“찾아! 성물이 혼자서 사라졌을 리가 없다. 모든 힘을 동원해서 성물을 되찾아!”
“옛!”
“아니, 쓰러지기 전까지도 그렇게 한결같이 우리를 괴롭히시더니 이제는 승하하신 다음에도…….”
자신도 모르게 탄식을 내뱉는 추기경의 말에, 다른 추기경이 살짝 언성을 높이며 추궁했다.
“말을 뭐 그렇게 하십니까? 지금 승하하신 분을 모욕하는 겁니까?”
“모욕이라니요? 일어나서는 안 되는 일이 일어나서 나도 모르게 나온 말입니다.”
“어휴! 지금 우리끼리 싸워서 뭣들 합니까? 크게 당황스러워 성하께서 생전에 이것저것 저희를 괴롭히던 일들이 너무나 많았던 것이 생각났나 보지요. 자자. 싸우지들 말고 어서 상황이 어찌 된 일인지 제대로 파악을 해봅시다.”
시렌 에일린의 죽음으로 어수선했던 에일린 교단.
교황과 승하와 함께 교단을 대표하는 성물의 실종으로 대륙 전역은 물론, 모든 서적 등 필요한 자료를 뒤지기 시작했다.
* * *
지구로 다시 돌아온 지 한 달.
세은은 서서히 다시 지구로 돌아온 몸에 적응하고 있었다.
손에 이미 익숙해진 휴대전화나 노트북, 그리고 사용하던 물건들을 하나씩 되짚다 보니 적응도 한결 수월했다.
그리고 지구에서의 기억도 마치 이계로 넘어갔던 일이 없던 것처럼 선명하게 떠올랐다.
마치 몸이 기억을 저장하고 있던 것 같았다.
한 달 동안 상황을 파악하고 적응하는 데 주력하던 세은이 모든 생각을 정리하고 마음을 먹었다.
“그래, 뭐가 됐든지 어차피 손해는 아니잖아?”
시렌으로서의 삶이 꿈은 아니다.
그 사실은 지금도 사용할 수 있는 막대한 신성력이 보증해 주었다.
그렇다면 왜 처음 이계로 소환되었을 때로 돌아왔을까?
그 부분은 아무리 생각해도 도저히 풀리지 않는 의문이었지만, 세은은 긍정적으로 생각하기로 마음먹었다.
사실, 그가 모시던 신인 에일린의 힘이라면 가능한 일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일을 마쳤을 때 바로 돌려보내 줬다면 좋았겠지만, 지금이라도 돌려준 것이 어딘가?
긍정적으로 생각한 세은은 다시 돌아온 지구에서의 24살의 자신의 인생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몸이 젊어지고, 지구의 현대 문물을 접하니 다시 생각도 젊어졌다.
정확히 20대로 돌아온 것이다.
언젠가 들었던, 정신은 신체를 따라간다는 말이 딱 맞았다.
하지만 이계로 소환되기 전과 몇 가지가 근본적으로 달라져 있었다.
우선 다른 사람들의 시선에 일희일비하지 않게 되었다.
적어도 다른 사람들이 내 인생을 대신 살아주지 않는 사실을 여실히 깨달은 바였다.
내가 옳다고 믿는 것을 사는 삶.
그리고 예전과 달리, 지금의 세은에게는 그럴 가능케 한 능력이 있었다.
인간관계도 마찬가지.
마음이 가는 대로, 상대방에게 피해를 주지 않게 행동하면 되는 것이다.
그러나 가장 중요한 것은 바로 가족의 소중함이었다.
“일단 부모님부터 찾아봬야겠어.”
세은은 앞으로는 부모님을 모시고 평범하게, 그리고 행복하게 살 것이라는 다짐을 했다.
이계로 소환되기 전이라고 딱히 부모님과 척을 진 건 아니지만, 더 자주 연락과 만나지 않은 걸 꽤나 후회했다.
이계에서 가장 그리웠던 건 화려한 과학 기술과 현대 문물이 아니었다.
교황이라는 직위로 살아보니 돈, 명예, 직위 등……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들의 의미 없이 느껴졌다.
물론 그런 것들이 있으면 좋지만, 굳이 그런 것들을 위해서 힘겹게 목을 맬 이유를 느끼지 못했다.
이계에서 그런 것들을 충분히 느낀 세은에겐 더 중요한 것이 있었다.
바로 가족.
다시 돌아온 지구에서는 부모님과 함께 그 무엇과도 상관없이 단란하고 평화롭게 살 것이라고, 세은은 굳게 다짐했다.
하지만, 평범하게 살겠다는 세은의 다짐은 갑자기 전 지구적으로 생성된 게이트란 차원의 틈 때문에 무용지물이 되고 말았다.
세은이 지구로 돌아온 지 채 3개월도 지나지 않은 시점.
갑작스럽게 생겨난 게이트에서는 이계에서나 볼 수 있었던 몬스터들이 쏟아져 나왔다.
그리고 그 게이트에서는 간혹 세은이 이계에서 토벌했던 마계의 마왕들까지 모습을 드러냈다.
“젠장. 이 새끼들은 왜 또 난리야?”
겨우 되찾은 일상이 파괴되어 가자, 세은의 미간에 절로 깊게 주름이 생겨났다.
1. 게이트를 닫는 남자(1)
게이트.
어느 날 갑자기 허공에 생긴 차원의 틈을 사람들은 그렇게 불렀다.
그러나 게이트는 단순히 신기하기 만한 이상 현상이 아니었다.
도심이건, 오지이건 일단 발생한 게이트에서는 상상 속에 존재하던 몬스터들이 우르르 쏟아져 나왔다.
갑작스런 지구적 재앙에 각 국가는 크게 당황했다.
하지만 이능의 힘을 지닌 각성자들의 등장으로 인류는 빠르게 적응을 해 나가기 시작했다.
거기다 그 여세를 몰아 게이트 안으로 진입을 시도한 국가 또한 있었다.
그러나 게이트 안으로 들어간 각성자들은 하나같이 돌아오지 못했다.
그로 인해 국가들은 게이트를 제거할 방법을 찾기 위해 모든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중이었다.
* * *
“크으…… 이번에도 당하다니! 시렌, 이놈!!”
혹시 모를 몬스터 웨이브에 대비해서 반경 5킬로미터로 경계 태세가 구축된 한국의 게이트 안에서, 두 남자가 대치하고 있었다.
그중 한 남자는 왼팔에 뱀 한 마리를 칭칭 감고 있었는데, 머리에 우뚝 솟아 있던 두 개의 뿔은 사람이 아니란 사실을 증명하고 있었다.
“그러게 왜 다시 나타났어? 조용히 살면 서로 좋잖아.”
뿔이 난 남자와 대치하고 있던 남자.
시렌 에일린이었던 도세은은 오른손에 빛으로 된 검을 들고 있었다.
세은과 대치하고 있는 남자의 온몸에 상처가 가득한 것과는 대조적으로, 세은은 몸은커녕 입고 있던 옷조차 정갈하기 그지없었다.
“흥. 정복과 파괴가 마계의 숙명! 자동으로 다른 차원과 연결된 이 기회를 놓칠 수 없지.”
“응. 그렇게 생각이 없어서 네가 죽는 거야. 그런데…… 혹시 너 말고 위에 71마리도 다른 곳에 있어?”
“내가 그걸 말할 것 같으냐?”
“뭐, 네가 말을 안 해도 대충 느낌은 와.”
세은이 여유롭게 주위를 둘러보았다.
“딱 보니까, 영지까지 함께 넘어온 거 같고, 각성자들 역시 네가 죽인 거 같은데.”
“그깟 허약한 인간 놈들 때문에 온 거냐.”
“아니, 그것 때문에 온 건 아닌데.”
그것 때문에 온 게 아니라고?
무슨…….
안드로말리우스의 눈에 의문이 깃들었다.
그리고 이어진 세은의 말은 그를 허탈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게이트 근처에 우리 집이 있거든. 너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어디 제대로 나가시지도 못하고, 집값도 떨어졌잖아. 죽을래?”
“고, 고작 그런 이유로…….”
“그런 이유라니, 너 때문에 우리 부모님이 얼마나 겁먹으신 줄 알아? 별것도 아닌 뱀 새끼가.”
공교롭게도 세은이 독립했던 원룸이 아닌, 부모님의 집은, 게이트가 생성된 지점에서 반경 10킬로미터 안에 있었다.
그 때문에 부모님이 매일 두려움에 떨던 모습을 계속 볼 수가 없었다.
그래서 최대한 경계를 서던 각성자들에게 들키지 않게 게이트로 들어온 것이었다.
“그러니까 지금이라도 게이트 닫고 꺼져. 사람 귀찮게 하지 말고.”
이사는커녕 무서워 밖에 출입조차 잘 못하시는 부모님을 생각하니 세은은 다시 화가 나기 시작했다.
“자, 다시는 보지 말자. 못생긴 상판 정말 지긋지긋하다.”
어느새 안드로말리우스와의 거리를 사정거리까지 좁힌 세은이 검을 휘둘렀다.
순수한 신성력으로 이루어진 검이 안드로말리우스의 머리 위로 떨어져 내렸다.
사악―
“크윽…… 이 치욕은 언젠가 갚아…… 줄 것이다.”
목에 그어진 붉은 실선에서 보유하고 있던 흑마력이 검은 연기처럼 모락모락 새어 나오는 상황에서도, 안드로말리우스는 저주의 말을 내뱉었다.
“그 말 지겹도록 들었어. 거기다 너는 벌써 두 번째네?”
그러나 이미 72마왕을 모두 봉인한 전적이 있던 세은이 대수롭지 않게 안드로말리우스의 저주를 넘겼다.
이내 잘려진 목에서 흘러나오던 흑마력의 양이 서서히 많아지더니, 어느 순간 안드로말리우스의 몸이 급격하게 붕괴되기 시작했다.
“크아아악!”
이내 마지막으로 고통에 찬 외침과 함께 안드로말리우스의 몸은 마치 고운 모래처럼 곱게 가루가 되어 허공에 흩날렸다.
“하여튼 별것도 아닌 새끼가 귀찮게 굴어요.”
주인을 잃은 마력들은 자연스럽게 한 곳으로 모이더니 게이트의 출구를 만들었다.
“오, 굳이 입구까지 돌아갈 필요가 없네?”
새로 만들어진 출구를 따라 밖으로 나가자, 들어왔던 입구였다.
“이게 차원의 틈새 비슷한 거니까, 아공간 막아버릴 때처럼 막으면 되겠지.”
이계에서 비슷한 것을 닫았던 경험이 있던 세은에게, 이 정도는 문제가 되지 않았다.
의지를 모으자 세은의 손에 강렬한 빛을 발하는 하얀색의 힘이 모여들었다.
빛의 검과 같은 힘으로 보였지만, 정형화된 모양이 없는 신성력의 집합체였다.
“끄으응.”
그러나 오히려 아무 모양도 없는 빛을 유지하는 게 더 힘든지 세은의 입에서 작은 신음소리가 새어 나왔다.
우우웅.
세은의 입에서 신음소리가 새어 나올수록 그의 손에 모이던 빛은 점점 더 강해졌다.
“좋아. 그럼 이 상태로…….”
이내 평범한 사람들은 제대로 쳐다보지도 못할 정도의 빛이 그의 손에서 발하고 있었다.
세은은 그 구를 조심스럽게 게이트 입구 쪽으로 가져갔다.
키아앙!
“오. 역시!”
빛의 구와 게이트의 입구가 만나자 마치 쇠가 긁히는 소리가 울렸다.
얼마나 집중했는지 한쪽 뺨에 땀 한 방울이 맺힌 세은은 조심스럽게 게이트의 입구를 확인했다.
“정리는 이 정도면 됐고…….”
시야를 가릴 정도로 빛나던 빛의 구가 사라진 자리에는 게이트의 입구도 같이 사라져 있었다.
이걸로 자신의 부모님이 더 이상 두려움에 떨지 않아도 된단 사실이 세은은 만족스러웠다.
“그럼 이제 집에 가야지.”
굳이 귀찮음을 감수하고 싶지 않던 세은이 재빨리 현장을 벗어나기 시작했다.
위잉―
그러나 세은은 멀리서 무인 정찰용 드론이 모든 상황을 촬영하고 있단 사실을 발견하지 못했다.
기계라 생명이 없던 드론은 별다른 제지 없이 세은을 따라 시내로 나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