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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천마신교는 이상하다-165화 (165/275)

제165화

제165장 결승전 決勝戰 (1)

우우웅!

치지직!

위천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검은색 유형의 기운과 공명의 몸에서 뿜어져 나온 백색 유형의 기운.

그 상반되는 기운이 만나 기 싸움을 하듯 전기를 일으키며 서로를 밀어내었다.

“가겠습니다.”

“네, 스님.”

백색 기운의 주인. 공명이 낮은 어조로 말하자 기운에 집중하던 위천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한 위천의 대답에 공명은 천천히 주먹을 말아 쥐었고 이내, 한 발자국 앞으로 나서며 오른 주먹을 천천히 앞으로 뻗었다.

“백보신권 百寶神拳!”

소림의 칠십이종 절예 중 하나. 몸속에 잠들어 있는 자연의 기운, 항마의 기운을 지니고 있는 내공을 내뿜는 격공권 擊空拳의 기술인 백보신권.

작금의 소림을 있게 한 무공이라고 할 수 있으며 먼 옛날 달마대사가 지상에 내려온 요괴들을 처치할 때 사용했다는 전설의 무공이었다.

소림의 전주들조차 그 심오한 무공 구결에 포기하였으며 장문인이나 소림을 대표하는 고수쯤 되어야 펼칠 수 있다는 소림의 상징, 백보신권.

그러한 기술을 약관을 갓 넘은, 일개 후기지수인 공명이 선보이자 관객들은 물론 귀빈석에 앉아 있던 무림의 인사들까지 모두가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그렇게 백보신권을 펼침으로 인해 공명의 주먹을 감싸 안았던 백색의 유형기운이 한 걸음 앞으로 내미는 공명의 신형과 함께 천천히, 그리고 부드럽게 앞으로 뻗어 나갔고, 이내 맑은 기운을 지닌 백색의 권기가 점점 거대해지면서 위천의 검은 기운을 정화시키듯 소멸시키며 그를 향해 뻗어 나갔다.

하지만 그것도 잠시였다.

우웅!

콰콰쾅!

공명이 백보신권의 기운을 끌어 올리는 동안 위천 또한 놀고 있지 않았던 것이다.

백색의 기운, 항마의 힘이 담긴 기운이 강력해지는 동안 본신 내공을 끌어 올린 위천.

그가 한 걸음 앞으로 발을 굴렀다.

위천의 발 굴림과 동시에 연무장을 이루고 있던 돌바닥은 산산 조각이 났고.

콰앙!

그와 동시에 폭발적인 소리를 만들어 내며 위천의 주먹에서 검은색의 기운이 뿜어져 나갔다.

기운을 내뿜는 격공권의 최고라고 할 수 있는 무공, 백보신권.

그러한 백보신권의 대응으로 똑같은 격공권을 선택한 것이었다.

위천의 주먹을 통해 허공을 날아 백색의 기운을 금방이라도 잡아먹을 듯 덮쳐 버린 위천의 검은 권기!

콰아앙!

상반되는 두 개의 기운이 서로 만나 폭발적인 굉음을 내었고, 무림맹의 장로들은 황급히 나서서 관람객들의 앞에 나서 기막을 펼쳤다.

무공이 약한 관람객들이 대부분이었기에 그들을 지키기 위해서였던 것이다.

그렇게 순수한 마의 기운과, 그러한 마를 부정하는 항마의 기운이 부딪쳐 거대한 굉음이 울려 퍼졌고 잠시 후.

“와아아!”

돌로 이루어진 바닥 전체가 박살이 나 버린 연무장 위.

그곳에 당당하게 서 있는 위천과 공명의 모습을 확인한 사람들이 환호를 내뱉었다.

그 대단한 신위를 보여 주었음에도 불구하고 조금의 상처도 없는 둘의 모습에 경외심이 들었던 것이다.

그렇게 서로의 멀쩡한 모습을 확인한 둘.

스윽.

위천은 금방이라도 다시 공격을 하겠다는 듯 자세를 낮추었다.

우우웅!

그러고는 조금 전보다 더 강력한 기운을 내뿜더니 이내 그의 두 주먹에 다시 검은색의 기운이 어리기 시작했다.

무공을 배우지 않은 사람이라도 알 정도로 좀 전과는 확연히 다른 위천의 권기.

그 권기를 보며 사람들은 흥분 어린 표정을 지었다.

열여덟인 소년, 위천.

그가 더 강한 모습을 보일 수 있다는 모습이 너무나도 흥미로웠던 것이다.

하지만.

“항복하겠습니다.”

그러한 사람들의 기대를 박살 내는, 항복 선언이 공명의 입에서 튀어나왔다.

“에……?”

생각지 못한 공명의 항복에 두 주먹을 강하게 쥐며 다음 공격을 준비하던 위천은 허망한 표정으로 공명을 바라보았다.

그러한 위천의 표정에 공명이 살짝 미소를 지었다.

“좀 전에 펼쳤던 백보신권, 그것은 나의 모든 일격이었습니다.”

“…….”

“더 이상은…… 무리입니다.”

“아…….”

공명의 말에 멍했던 것도 잠시.

위천은 떨려 오는 공명의 두 다리를 발견하고는 기운을 거두어들였다.

공명이 더 이상 대련을 지속할 수 있는 형편이 아니라는 것을 깨달은 것이었다.

“…….”

그렇게 공명의 항복으로 인해 대련은 그만 싱겁게 끝이 나 버리고 말았다.

갑작스러운 공명의 항복으로 인해 사람들은 힘이 빠지는 것을 느꼈지만 그래도 멋진 대련을 보여 준 두 무인에게 박수를 보내어 주었다.

권룡 拳龍 공명.

그가 보여 준 백보신권과 백색의 권기, 그리고 천마신교의 이공자로서 마교와는 다른 느낌의 환한 기운을 내뿜는 미소년 위천의 권기만 하더라도 이미 충분한 볼거리이기도 했기 때문이다.

그렇게 사람들의 환호를 받으며 공명은 포권을 취하였고 위천 또한 마주 포권을 취하였다.

휘청!

그렇게 상대방에 대한 예의로 포권을 취하는 도중.

공명의 떨려 오던 다리가 결국 힘이 풀려 휘청거리고 말았다.

그에 공명은 두 눈을 질끈 감았다.

수많은 사람들의 앞.

그 앞에서 무인으로서 꼴사나운 모습을 보여야 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스윽.

위천이 황급히 달려 나와 쓰러지려는 공명을 부축했다.

“괜찮아요?”

“아…….”

위천의 두 눈에 가득 담긴 걱정.

그 감정에 공명은 나지막이 탄성을 내뱉었다.

천마신교의 이공자임에도 따뜻한 성정을 보여 주는 위천의 모습이 새삼 새로웠던 것이다.

“괜찮습니다.”

그러한 위천의 걱정에 감동한 것도 잠시, 공명은 살짝 웃어 보이며 괜찮다는 듯 대답했다.

그러고는 다시 제 발로 서기 위해 힘을 주었다.

“같이, 내려가요.”

“……?”

하지만 공명의 다리는 그의 의지처럼 힘을 내지 못했고, 그에 위천이 공명의 팔을 강하게 잡으며 말했다.

그에 공명은 고개를 갸웃거렸고.

“사이좋잖아요, 우리?”

위천이 진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한 위천의 호의에 공명은 미소를 지었고.

“감사합니다.”

위천의 부축을 거절하지 않고 함께 연무장에서 내려왔다.

“와아아!”

그러한 위천과 공명의 모습에 사람들은 좀 전과는 다른, 환호를 보내었고, 그들이 내려감과 동시에 수많은 사람들이 올라와 황급히 연무장을 정리하였다.

“크흠!”

그렇게 정리가 시작이 되고, 귀빈석에 앉아 있던 천진이 앞으로 나와 헛기침을 한 번 하였다.

내공이 담긴 헛기침에 수많은 사람들의 이목이 천진에게 집중되었고, 모든 사람들이 자신을 바라보는 것을 확인한 천진이 다시 입을 열었다.

“반 시진 후, 결승전을 진행하겠소이다.”

“와아!”

천진의 입에서 나온 결승전.

결승전이라는 단어에 수많은 사람들이 환호했다.

* * *

“제법이더라.”

대망의 결승전.

결승을 치르기 위해 연무장의 앞에서 대기하고 있던 위천은 옆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돌렸다.

그러고는 곧, 자신을 향해 제법이라 한 사내가 바로 미소를 짓고 있는 주윤문이라는 것을 깨달은 위천이 입을 열었다.

“헤헤, 그렇죠?”

헤헤 웃으며 쑥스럽다는 듯 뒷머리를 긁적이는 위천. 그러면서도 또 부정은 하지 않는 위천의 모습에 주윤문은 피식 미소를 지었다.

“올라가자.”

“네.”

그렇게 쓸데없는 대화를 나누던 것도 잠시.

시간은 흘러 연무장은 어느덧 처음과 같은 모습으로 복원이 되어 있었고.

그곳에서 자신들의 이름을 호명하는 사회자의 모습에 주윤문이 앞으로 나서며 말했다.

그에 위천은 고개를 끄덕이며 앞장서는 주윤문의 뒤를 따랐다.

그렇게 주윤문과 위천은 함께 연무장에 올랐고 이내 사회자의 안내를 받아 서로를 마주 보며 대치하도록 위치를 잡았다.

“우아아아!”

그렇게 서로를 마주 보며 대치하자 사람들은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내었고, 이내.

“적협공자! 적협공자!”

주윤문의 별호와.

“마소권 魔笑拳! 마소권!”

정마대회에서 뛰어난 실력을 선보여 사람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위천의 새로운 별호.

마성의 미소가 어울리는 권사라는 별호를 연신 연호하였다.

“마소권, 좋은 별호야.”

그러한 사람들의 환호에 주윤문은 싱긋 미소를 지었고 위천은 쑥스러운 듯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뒷머리를 긁적였다.

스르릉.

그렇게 대화를 나누기를 잠시.

주윤문과 위천은 약속이라도 한 듯 동시에 웃음을 멈추었고, 이내 주윤문은 자신의 검 홍무를, 위천은 품속에서 철을 얇게 뽑아서 꼬아 만든 권갑을 꺼내어 착용하였다.

“준비됐나?”

“네.”

홍무를 가볍게 휘두른 주윤문.

그의 물음에 위천은 주먹을 쥐며 자세를 갖추었다.

그렇게 위천이 준비를 마치자.

우우웅!

주윤문의 손에 들린 붉은 검, 홍무에서 폭발적인 검명과 함께 붉은색의 검기가 뿜어져 나왔다.

그리고.

우웅!

치지직!

이내 터질 것처럼 넘실거리던 검기가 압축되더니 홍무의 늘씬한 검신과 같은 형태를 유지하였다.

고도의 내공 절제력으로 자연의 기운인 검기를 압축한 기술.

바로, 인간의 경지를 벗어난 절대의 경지에 들어선 고수들이 사용하는 검강이었다.

“!!”

약관이 갓 넘은 젊은 고수, 적협공자 주윤문.

그의 검에서 갑자기 생성된 검강에 사람들은 자신의 두 눈을 의심하며 그대로 굳어 버렸고.

벌떡.

“허어…….”

귀빈석에 앉아 있던 장로들과 천마신교의 장로, 그리고 신교의 무인들이 경악 어린 표정을 지으면서도 감탄했다.

“어찌, 저 나이에.”

그러한 사람들 사이로.

무림맹의 육장로인 팽진혁은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눈을 부릅떴다.

오대세가인 하북팽가의 장남으로 태어나 후계자 수업을 받으며, 어린 시절부터 각종 벌모세수를 받아 오며 영약을 먹었다.

게다가 최고는 아니지만 그래도 한 손가락에 꼽히는 뛰어난 무공을 배웠으며, 무공을 배우기 위한 모든 환경을 지원받으며 자라 왔다.

하지만 그러한 환경에도 불구하고 팽진혁은 화경의 경지에 오르지 못했고, 지금에 돼서는 포기하기에까지 이르렀다.

그러한 자신이 이루지 못한 경지.

이제 약관이 넘은, 자신의 아들과 나이 차이가 별로 나지 않는 어린 청년이 그 경지에 오르다니?

“망할…….”

불공평했다.

너무나도 불공평한 이 상황에 팽진혁은 분노와 질투를 느꼈다.

젊은 천재 고수의 등장.

그러한 주윤문의 등장에 육장로 팽진혁뿐만이 아닌, 대부분의 장로들 모두가 팽진혁과 같은 감정, 분노와 질투를 느꼈다.

“와아아아!”

그렇게 무림맹의 장로들이 불편한 감정을 느끼는 동안.

시간이 흘러 정신을 차린 관객들이 하나둘 소리치더니 이내 모두가 우레와 같은 함성을 보내었다.

젊은 신진 고수의 등장.

그것 하나로만으로도 반갑다.

헌데 그러한 고수가 천하십대고수급인 검강을 구사한다?

마치 소설 속에서나 나오는 영웅과 같은 이야기가 아니던가!

그에 사람들은 주윤문에게 함성을 보내었고, 그러한 사람들의 함성을 받는 주인공, 주윤문은 씨익 미소를 지으며 긴장한 표정을 짓고 있는 위천을 바라보았다.

“우리 천이, 무서워?”

긴장한 듯 굳어 있는 위천을 풀어 주기 위해서일까?

아니면 그냥 놀리는 것일까?

놀리듯 가벼운 음성으로 주윤문이 위천에게 말했다.

그에 위천은 고개를 가로저었다.

그러고는.

꽈악!

두 주먹을 강하게 쥐고는 매서운 눈빛으로 주윤문을 바라보았다.

“역시, 형이에요.”

“응?”

“그거 알아요?”

“뭘?”

갑작스러운 위천의 물음.

그 물음에 주윤문이 의문 섞인 음성으로 대답했다.

“형을 처음 만났을 때, 뭔가 저희 형님과 비슷하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젊은 나이에서 볼 수 없는 여유로움? 그런 게 있었거든요. 높은 경지에 오른 사람, 아니면 높은 위치에 있는 사람들이 가질 수 있는 그런 여유.”

“…….”

“어릴 때는 그런 형님이 낯설어서 피했어요. 솔직히 형님을 좋아했지만 이상하게 가슴 한구석이 불편하고…… 또 두려웠어요.”

“그랬구나.”

위천의 입에서 나온 말.

그 말에 주윤문은 몰랐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그에 위천이 다시 입을 열었다.

“하지만 나중에 형님에 대해 더 알게 되었고 대놓고 좋아하게 되었지요.”

“…….”

“처음 형님을 만났을 때, 그래서 형이 좋았어요.”

“왜?”

“저희 형처럼 형도 좋은 사람일 테니까.”

“그렇구나.”

위천의 고백과도 같은 말에 주윤문은 쑥스러움을 느낀 듯 볼을 긁적였다.

그러한 주윤문의 대답에 위천은 살짝 미소를 지었고 이내.

“저도 형들처럼 여유를 가지고 싶어요. 그래서 이길 거예요.”

비장한 표정으로 주윤문을 이길 것이라 말하였다.

그러한 위천의 말에.

씨익.

주윤문은 진한 미소를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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