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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296화 (296/300)

296화_공격은 최상의 방어(3)

1km 밖에서 터진 최상급 마정석의 후폭풍은 최후의 성벽에 인챈트되어 있는 방어막을 부수고 그것도 모자라서 금까지 가게 했다.

시간이 지나고 후폭풍이 가라앉자, 뒤에서 대기하는 카마엘에게 외쳤다.

“지금이야!”

카마엘을 포함한 백 명의 네피림이 날개를 펄럭이며 하늘로 솟구쳤다.

그동안 마족들의 상태를 확인해봤다.

최상급 마정석 하나면 서울의 반년치 전기를 사용할 수 있다.

그게 연달아 세 개나 터졌으니 확실한 효과가 있기를 바랐다.

“절반?”

일 만에 달하던 마족의 절반이 보이지 않았다.

아무리 상급 마족들이라고 해도 고작 절반 밖에 죽지 않았다.

그사이 날아오른 네피림은 다섯 갈래로 흩어져서는 마족의 하늘 위를 점령하고선 마정석을 떨어뜨렸다.

쾅쾅쾅

쉴 새 없이 떨어지는 마정석 폭탄에 상처 입은 마족들이 혼비백산하는 모습이 보였다.

그렇지만, 이내 그들은 네피림을 향해 파괴광선을 발사했다.

“안돼!”

처음으로 거인족에서 사상자가 발생했다.

대부분의 네피림이 곡예비행으로 파괴광선을 피했지만, 계속 피하는 건 한계가 있었다.

“엄호한다. 네르구이님.”

“나는 준비됐네.”

가지고 있는 모든 장창과 단창을 꺼냈다.

그리고 대부분을 거인족들에게 넘기고는 단창 하나하나에 포스를 집중했다.

포스 미사일

파괴광선이 유독 많이 날아가는 곳을 향해 날렸지만, 처음 창을 날렸을 때와는 달리 마족들이 창을 요격하기 시작했다.

퍼퍼펑

공중에서 마정석 폭탄이 터져나갔지만, 간혹 도달한 장창은 마족들을 날려버렸다.

평소라면 어림도 없었을 테지만, 상처 입은 마족들의 상처를 더욱 심각하게 만들기에는 충분했다.

“아람! 네피림을 보살펴줘!”

상급 마나석을 꺼내 공중으로 던지자, 모습을 드러낸 아람이 마나석을 챙겨서는 빠르게 네피림을 향해 날아갔다.

아람과 거인들의 엄호로 네피림들은 겨우 하늘에서 물러설 수 있었다.

그렇게 돌아온 네피림들의 모습은 멀쩡하지 않았다.

“피해 상황 보고해.”

“죄송합니다. 람이시여. 27명의 동료가 죽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돕는다고 했지만, 예상보다 피해가 심각했다.

거인이라는 종족이 원래 수가 많지 않는데, 네피림은 티탄과 타이탄에 비해 그 수가 원래부터 적었다.

그렇다고 이들을 아끼기 위해서 물러설 수도 없었다.

“아람. 준비됐지?”

“제물은 저번에도 충분했고, 지금 저기에 있는 양이면, 다음에도 사신수님의 분신을 소환할 정도다.”

이제 네피림의 복수와 함께 마족들을 끝장낼 때였다.

거인들을 둘러보고 굳은 표정으로 말했다.

“람으로서 전하겠다. 절대 죽지 마라.”

평소라면 즉답이 나왔겠지만, 거인들에게서 아무런 말도 나오지 않았다.

대답이 없다고 거인들의 기가 죽은 건 아니었다.

금방이라도 마족들을 죽이기 무서운 눈빛을 하고 있었다.

“가자. 지금부터 복수의 시간이다.”

거인들과 함께 최후의 성벽을 뛰어내려서는 마족들에게 달려갔다.

뒤늦게 전설들이 상황을 파악하고 서둘러 내 뒤를 따라붙었다.

***

무시무시한 위력이었다.

아무리 자신이 에드리안과 동급의 최상급 마족이었지만, 직격으로 맞았다면, 무사하지 못했을 거였다.

“시리 시온. 감히 우리에게 제대로 된 정보를 주지 않았단 말이지. 이번 일만 끝나고 내가 널 가만두지 않겠다.”

“어.억울합니다.”

대답과 동시에 에드리안의 발길질이 날아와서 복부를 가격했다.

아무리 같은 최상급 마족이라고 해도 무방비 상태에서 맞은 발길질에 뒤로 넘어졌다.

“어디서 반마족 따위가 입을 열어? 나는 파이몬님과 다르게 반마족에게 베풀 온정 따위는 없다. 그래. 생각해보니, 네가 해야 할 일이 하나 있군.”

비릿한 웃음을 지은 에드리안이 서서히 내게 다가왔다.

“이 에드리안님이 소비한 마기를 너로 채우면 되겠어. 영광으로 알아라.”

에드리안의 손길이 천천히 다가올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됐다.

저 손길을 쳐내는 거야 문제가 없지만, 그로 인해 생기는 문제도 문제였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으면 마기를 빼앗겨서 죽을 수도 있었다.

쾅쾅쾅

하늘에서 떨어지는 마정석 폭탄이 이쪽으로 떨어졌고, 그로 인해 에드리안의 관심이 돌아갔다.

“크아아악! 짜증나. 짜증나! 뭣들 하고 있느냐?! 저놈들을 떨어뜨려라!!”

모두 상급 마족들이어서 하늘을 날 수는 있지만, 그들은 하늘을 날기보다는 집결해서 파괴광선을 쏘기 시작했다.

하늘은 금방 파괴광선으로 뒤덮였고, 그걸 피하기 위해, 날개 달린 거인들이 이리저리 움직이기 시작했다.

“반마족 시리 시온. 나의 양분이 되는 걸 영광으로 알아라.”

아주 잠깐 시선을 돌린 사이 에드리안이 내게 다시 손을 뻗었다.

순간적으로 그 손길을 피하며 뒤로 물러섰다.

“오호~ 반마족 노예 주제에 반항이냐?”

“아.아닙니다.”

“그럼 나의…”

콰쾅

내게 다가오던 에드리안에게 창이 날아와 폭발을 일으켰다.

그렇게 큰 피해는 받지 않았지만, 그 여파로 인해 에드리안과 떨어지게 됐고, 멀리 떨어진 에드리안이 길길이 날뛰기 시작하자, 몸을 돌려 도망쳤다.

“이게 아니야. 이게 아니라고.”

단순하게 소비되는 부품이 되기 위해, 마왕을 강림시키고 인류를 배반한 게 아니었다.

그렇게 한참을 도망치다가 그대로 멈춰 섰다.

“탐, 베드. 난 이제 어떻게 해야 하는 걸까?”

서쪽은 파이몬이 있는 곳이고, 동쪽은 에드리안과 인간들이 전쟁을 벌이고 있었다.

북쪽이나, 남쪽으로 도망칠까 하다가 생각난 것이 이집트였다.

이스라엘과 바로 옆에 붙어있고, 모래로 이루어져 있어서 자신을 찾기가 어려운 곳이었다.

마족의 힘으로 게이트를 열게 되면, 차후에라도 걸릴 수 있기에 직접 움직여야 하지만, 그 정도는 어렵지 않았다.

“일단. 숨자.”

이제 평생을 숨어 살아야 하겠지만, 이대로 죽는 것보다는 나을 것이다.

그리고 아직 죽을 수는 없었다.

자신의 품에는 탐 탄테오와 베드 미다스의 영혼 조각이 있었다.

그들을 부활시킨 후에 다음 할 일을 생각하면 됐다.

생각과 동시에 이집트로 몸을 움직이려고 할 때였다.

“시리 시온?”

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자연스럽게 고개가 돌아갔다.

그곳에는 과거 대마왕전을 하기 전에 죽었던 데리우스가 멀쩡한 모습으로 서 있었다.

“상태를 보니 반마족이 됐군. 이게 어떻게 된 거지? 나한테 설명할 수 있나?”

도망칠 수 있을까?

아니 칠 수 있을까가 아니라 도망쳐야 했다.

루나만 있었다면, 이런 생각을 할 필요도 없었을 테지만, 이미 없는 자신의 정령을 탓할 생각은 없었다.

빠르게 몸을 움직이려고 했지만, 어느새 데스 블레이드가 내 목을 겨누고 있었다.

어떻게 해서든 시선을 돌리기 위해 입을 열었다.

“데리우스. 네가 어떻게 살아 있는 거지?”

“내 말에 대답부터 하는 건 어때?”

“내가 대답…”

콰앙

“크윽…”

마족이 된 후에 이런 고통은 처음이었다.

팔이 잘리거나, 몸에 장기가 쏟아질 때보다 더욱 고통스러웠다.

그것도 고작 데리우스의 주먹질 한 방에 말이다.

“네가 기억나지 않나 본데, 나는 데리우스 트찰라다. 말보다 주먹이 먼저 나가지. 마지막 기회다. 설명해라.”

“뭘 설명하라는 거야?!”

“덜 맞았군.”

과거 전설이었고, 현재 최상급 마족의 육체를 가진 날 울게 만든 건 데리우스의 폭력이었다.

***

초반 선제공격은 성공적이었다.

다크 연합이 장거리 공격으로 마족들을 견제하고, 마족들이 부상을 입어서 첫 접전은 우세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다고 마족들의 진형으로 깊게 들어가진 않았다.

“주변을 돌면서 공격해라.”

거인들은 내 말대로 상처 입은 마족들을 베어내고 옆으로 이동했다.

이대로 돌진하고 싶은 마음이 가득했지만, 거인들이 상대할 마족은 상급이었다.

중급 마족까지는 어떻게 상대할 수 있지만, 상급부터는 아직 거인들에게 버거웠다.

그나마 상급 마족들이 다치고, 지쳐 있어서 상대가 가능했다.

절단검 – 가로베기

멀쩡한 마족들이 거인들을 공격하려고 할 때마다 공격을 날렸다.

그때, 한쪽에 뭉쳐있던 마족들이 파괴광선을 발사하려는 낌새를 발견했다.

오비탈 블레이드 – 오러 감옥

일점으로 날아간 오러가 마족들의 머리 위에서 분산해서 감옥처럼 만든 후 마족들의 행동을 막았다.

선두에 서서 전장의 전체를 둘러보고, 거인들을 지키면서 움직이는 게 쉽지 않았지만, 이대로 야금야금 마족들을 괴롭히면 됐다.

지이잉

지이이잉

드디어 조금 떨어진 곳에서 차원의 게이트가 열렸고, 사신수의 분신들이 나타났다.

그들은 모습을 드러내자마자 크기를 키운 후, 그대로 마족들에게 향했다.

크롸롸롸롸

청룡의 뇌전 블레스를 시작으로 말 그대로 학살이 시작됐다.

오천에 달했던 마족의 수가 이천으로 줄어들었을 때, 사신수는 사용할 수 있는 권능을 모두 소비했는지, 직접 움직여서 공격하기 시작했다.

그 사이 다른 전설들이 전투원들을 이끌고 전장으로 들어왔다.

“지금부터 방어진형으로 버텨라.”

“알겠습니다.”

평소라면 먼저 마족에게 달려들 타르도 상대의 강함을 제대로 느꼈는지 군말 없이 따랐다.

“땅의 축복.”

몸이 황금색으로 물들었고, 아까부터 눈 여겨둔 이곳의 지휘관에게 달려들었다.

“아람. 길을 뚫어줘.”

“알겠다.”

아람의 청염이 다가오는 마족들에게 쏟아졌고, 가까이 온 마족은 지팡이로 후두려 패서 날렸다.

그렇게 도착한 마족 군단장을 보자마자 검을 찔러 넣었다.

유성 찌르기

콰앙

거센 소음과 함께 상대가 뒤로 물러났는데, 그의 손등에 약간의 생채기가 났을 뿐이었다.

“인간 따위가 이 에드리안님의 몸에 상처를 입히다니. 갈가리 찢어발겨 주마.”

별거 아닌 상처에 화를 내며 에드리안이 내게 달려들었다.

칠성검을 부채 펴듯 움직여서 에드리안의 공격을 걷어내고, 오른쪽으로 한발 디딘 후, 그대로 검을 휘둘렀다.

절단검 – 가로 베기

서걱

에드리안의 가슴이 깊게 베이면서 울컥 피가 쏟아졌다.

치명적인 상처였지만, 에드리안은 아픔을 모르는지 힘이 떨어지지 않는 주먹질을 뻗었다.

검면으로 주먹을 막자, 몸이 허공으로 떠올랐다.

그렇게 약간의 거리가 벌어지자 마구잡이로 검을 휘둘렀다.

오비탈 블레이드(풍)

날카롭게 벼린 오비탈 블레이드가 바람의 기운을 받아서 더욱 빠르게 날아가 에드리안의 팔을 베어냈다.

“크크크. 인간. 인간. 인간. 좋아. 아주 좋아.”

상처를 입으면 입을수록 점점 이성을 잃어가는 에드리안이었지만, 그만큼 공격은 무거워지고, 날카로워졌다.

무슨 상황인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피를 흘리고 있기에 최대한 버티는 데 집중했다.

“크윽…”

신음이 흘러나왔다. 버티려고 했지만, 한계가 명확히 보였다.

지금까지 많지는 않았지만, 최상급 마족을 상대한 적이 있었다.

그런데, 에드리안은 초반 다른 최상급 마족에 비해 약했으면서 어느 순간 그들보다 강해져 있었다.

블레이드 샷(풍, 화) - 화염 폭풍

규모가 있는 공격을 쏟아부어서, 거리를 벌렸다.

그런 다음, 칠성검을 꽉 쥐고 상황을 파악하며 분석에 들어갔다.

마족은 하급마족만 해도 특징을 가진다.

그렇다면, 최상급 마족인 에드리안은 피해가 쌓이면 쌓일수록 더욱 강해지는 특성을 지녔다는 소리였다.

“일격에 죽이지 않으면 무의미하다는 건가?”

슬쩍 주변을 돌아봤다.

사신수들은 마족들과 치열한 육탄전을 벌이고 있고, 아람은 에드리안과 내 싸움에 다른 마족들이 끼어들지 못하게 철저히 막고 있었다.

전설들은 상급 마족까지 어떻게 상대할 수 있었지만, 다른 인원들은 많게는 열 명에서 스무 명이 모여서 겨우 버티는 게 다였다.

그 어떤 도움을 바랄 수 없는 상황이었다.

‘생각해라. 이 판을 돌릴 수 있는 방법을.’

뇌전강림이 머리에서 스쳐 지나갔지만, 그건 여기에 있는 모두를 죽이는 짓이지, 에드리안을 죽이는 방법이 아니었다.

고민과 고민을 거듭하고 있을 때, 에드리안의 주먹이 다가왔다.

이화접목의 수법으로 주먹을 비켜나게 했지만, 손목이 시큰거렸다.

‘아주 잠시지만, 에드리안의 몸을 늦출 수만 있다면…’

번뜩이는 생각이 떠올랐다.

물론 될지 안 될지는 모르겠지만, 충분히 시도해 볼 만했다.

“유신. 교대다. 이대로는 불리하다.”

아람이 내 상황을 가장 먼저 파악했지만, 지금이 아니면 시도하기가 힘들 것 같았다.

“잠깐만. 한 번이면 돼. 한 번이면.”

“이대로는 위험해!”

“정말 딱 한 번이면 돼.”

에드리안의 주먹을 다시 한번 피했다.

내 표정을 봐서 그럴까? 아람이 더는 말을 걸지 않고, 마족들을 막는 것에 집중했다.

“하아아안 번? 지금 이 에드리안님을 두고 그딴 말을 내뱉다니. 넌 내가 영혼까지 꼭꼭 씹어주마!”

주변의 기운에 집중했다.

지금까지 주변에 있는 다양한 기운들을 다독여서 마나 안정화를 꾀했다.

반대로 그 기운들을 폭주시키고, 압축한다면?

그때, 에드리안이 지금까지와는 달리 빠르게 내게 공격을 퍼부었다.

막고, 피했지만 주먹이 어깨를 스치고 지나갔다.

촤아악

스쳤을 뿐인데, 왼쪽 어깨의 살이 한움큼 떨어져 나갔다.

옆구리, 허벅지 등 다양한 곳에 살이 베이고, 떨어졌다.

상처를 입으면서도 집중을 잃지 않았다.

그렇게 압축한 주변의 기운이 내 주위 3미터를 감쌌다.

“영혼까지 꿰뚫어주마!”

피를 흘리는 내 모습에 의기양양해진 에드리안이 손톱을 세워서 내 심장을 향해 뻗었다.

‘다가오지 못하게. 더욱 압축.’

2미터

1미터

50센치

30센치

10센치

백미터에 달하는 기운을 10센치로 압축했고, 에드리안의 손톱은 압축한 기운을 절반 정도 파고들었다.

자신의 공격이 막히자, 서둘러 손을 빼려고 했지만, 그걸 가만둘 내가 아니었다.

“흡.”

호흡과 함께 에드리안의 몸을 고정시킨 다음, 그를 바라보며 칠성검을 들어 중단세를 취했다.

오비탈 블레이드(뇌)

칠성검에 압축되어 솟아오른 기운에 뇌의 기운이 섞였다.

에드리안을 단숨에 없애기 위해서는 부족했다.

절단검 – 찌르기

비기의 기운을 담아서 그대로 칠성검을 에드리안의 심장을 향해 찔러넣었다.

콰르르르르르릉

한 줄기의 뇌전이 에드리안의 심장을 향해 나아갔다.

푸욱

뇌전은 에드리안의 왼손에 틀어박혔다.

“마지막 한 수였던 것 같은데 이걸 어쩌나?”

비릿한 표정으로 웃는 에드리안을 보며, 나 또한 비릿하게 웃으며 입을 열었다.

“미르. 먹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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