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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241화 (241/300)

241화_하유신 vs 조쉬 히라니(2)

조쉬 히라니가 도망친 게이트를 강제로 열고 넘어갔다.

그곳에는 조쉬 히라니와 한때 인간이었지만, 마물로 개조된 괴생물체. 그리고, 수많은 몬스터가 있었다.

“여기까지 쫓아오다니, 용기는 가상하지만, 이만 죽어라!”

조쉬의 명령에 괴생물체가 내게 달려들었다.

그사이, 조쉬는 주위 몬스터를 죽여 기운을 흡수해서는 상처를 치료했다.

이대로 놈에게 시간을 주면 불리한 건 나였다.

모든 걸 쏟아부을 때였다.

“땅의 축복. 버프.”

순식간에 땅의 축복이 버프를 걸었다.

그때, 괴생물체가 주위로 몰려들었고, 나는 황금빛을 뿜어내며 칠성검을 휘둘렀다.

바람이 다가오는 괴생물체의 발길을 잡고, 뇌전이 마비시켰다.

독이 피를 토하게 만들고, 화염이 그들을 불태웠다.

아직 부족했다.

칠성검을 하늘 위로 높게 세워 기간틱 블레이드를 만들었다.

그리고는 저 멀리 있는 조쉬를 향해 기간틱 블레이드를 내리그었다.

솨아아아악.

칠성검에 맺혀있는 기간틱 블레이드가 날아가며, 에너지를 흡수하고 있는 조쉬에게 타격을 가했다.

이때, 바람의 힘으로 몸을 가볍게 만든 후, 왼쪽으로는 뇌전의 기운을 오른쪽으로는 화의 기운을 뿜어내며 달렸다.

푸홧!

왼쪽 어깨에 난 상처에서 피가 뿜어졌고, 빙의 기운으로 상처를 얼려서 지혈했다.

그런데, 출혈이 심했는지, 어지러움이 느껴졌고, 살짝 비틀거렸다.

그 사이 조쉬가 다시 균형을 잡으며 내게 쏘아졌다.

‘맞대응하면 불리해.’

아무리 일점술을 사용하더라도 마족화된 조쉬의 관통력을 무시할 수는 없었다.

이화접목의 수법에 물의 힘을 담아서 조쉬가 찔러오는 창의 방향을 겨우 틀었다.

거기서 더욱 파고들어서 조쉬의 아직 아물지 않은 상처 난 가슴에 검을 뻗었다.

‘뇌전과 불의 힘을 합쳐서!’

폭발한 듯 찔러넣은 칠성검의 힘이 조쉬의 창 갑옷을 깨뜨렸다.

공격은 성공적이었지만, 그 반발력으로 인해, 나 또한, 몸이 뒤로 튕겨 났다.

예상보다 더욱 강한 위력이었지만, 이대로 넋 놓고 있을 수는 없었다.

서둘러 자세를 바로 잡고 조쉬를 바라보니, 온몸에서 열기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아직도 안 죽은 거야? 목숨 하나는 끈질기네.”

조쉬에게 막타를 날리기 위해 달려 나갔다.

그동안 괴생물체와 몬스터들이 앞을 가로막았지만, 칠성검의 힘과 오러로 무참히 베어낸 후, 조쉬의 앞에 도달했다.

이대로 검을 휘둘러 조쉬의 목을 베어내기만 하면 된다.

카카캉

거친 쇠소리가 울려 퍼졌다.

오러와 조쉬의 팔이 부딪힌 결과였다.

다 이긴걸로 생각했지만, 예상외로 조쉬의 반격은 강했다.

서로가 맞붙은 상태에서 검과 주먹이 오갔다.

뇌전과 화염의 기운으로 조쉬를 압박했다.

물의 기운으로 조쉬의 몸을 무겁게 만들고, 검 끝에는 독의 기운도 집어넣었다.

아무리 상처를 입었지만, 조쉬도 만만치 않았다.

바람의 기운을 상시 유지하지 않았다면, 당하는 건 조쉬가 아니라 나였을 거다.

그렇게 죽이기 위해 또는 죽지 않기 위해 수많은 공방이 오갔다.

간혹, 싸움의 여파로 공격이 뒤나 옆으로 흘러갈 때가 있었다.

그럴 때마다 주위에 있던 몬스터와 괴생물체의 목숨이 하나씩 사라졌다.

‘젠장! 정신이 아찔한데?’

방금 조쉬의 늘어난 주먹에 빙의 기운으로 지혈했던 왼쪽 어깨를 맞았다.

그로 인해 얼음이 깨져 나갔고, 다시 출혈이 시작됐다.

이대로 계속 전투를 이어나가면, 불리한 것은 나였다.

조쉬는 나만 상대하면 끝났지만, 나는 조쉬를 죽이더라도, 괴생물체와 몬스터가 남아 있었다.

버프가 끝나고 탈진에 빠지면 진짜 답이 없었다.

‘그래 한 번 해보자.’

다가오는 주먹을 스치듯 피하고는 앞으로 한 발 더 다가갔다.

그렇게 조쉬의 품으로 다가가서는 검을 휘둘렀다.

비기-절단검

정신을 집중해야지만 사용할 수 있었던 게 절단검이었다.

그래서 평소에 중거리나 장거리에서 사용했었다.

지금은 그렇게 거리를 두면 진다는 걸 확실하게 느껴졌다.

그래서 근접전에서 처음으로 절단검을 사용했다.

푸홧!

피가 튀어서, 얼굴을 뒤덮었고, 시야를 잃었다.

‘얕았어.’

확실하게 조쉬의 몸을 베었지만, 손끝에서 느껴지는 감각으로 알 수 있었다.

아직 조쉬는 살아 있다고, 그뿐만 아니라, 수많은 적들이 다가오고 있었다.

왼손으로 얼굴에 묻은 피를 닦아냈지만, 세상이 붉게 변해 있었고, 초점이 맞지 않았다.

이대로는 내 목숨도 유지하기 힘들었다.

최대한 감각을 끌어올린 후, 보이는 모든 곳을 향해 검을 휘둘렀다.

비기-절단검

쉴 새 없이 뻗어나가는 절단검이 주위의 모든 것을 베어냈다.

예전부터 절단검을 사용하고 나면, 두통이 몰려왔다.

아무리 나아졌다고 하지만, 시야가 돌아올 때까지 끝없이 펼친 절단검에 누군가 내 뇌를 손으로 주무르는 고통이 몰려왔다.

[람이시여. 돕겠습니다.]

땅의 축복이 어떤 수법을 사용한 지는 모르겠지만, 초점이 잡혔다.

그리고 주위를 볼 수 있었다.

모든 게 붉게 변한 숲과 조각난 적들의 모습이.

그 상태에서 더욱 대단한 것은 조쉬 히라니의 모습이었다.

“상체만 남았는데, 목숨이 붙어있어?”

조쉬는 아무런 말도 하지 못하고 거친 숨을 내뱉을 뿐이었다.

양팔과 양다리는 사라져 있고, 가슴 부위부터 얼굴까지만 남아있었다.

확실하게 끝장을 보기 위해 조쉬에게 한 걸음 다가갈 때였다.

“크윽…”

정신을 잃을 것 같은 아찔함이 몰려왔다.

이대로 정신을 놓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그럴 수 없었다.

조쉬가 지금까지 벌인 악행과 수드라라는 이유로 고생 끝에 죽어 나간 사람들이 떠올랐다.

그뿐만 아니라, 부모에게 버림받은 아이들.

“…너의 악행. 그리고 배신. 그 모든 걸 전세계의 사람들에게 널리 알릴 거야.”

누워서 겨우 숨만 쉬는 조쉬의 두 눈이 커졌다.

“마왕 강림 후, 목숨을 걸고 싸운 건 고맙지만, 실제로 마왕을 처리한 것은 네가 아니라, 나의 선배들인 13기동 타격대잖아. 너는 고작 이딴 권력을 잡기 위해, 진정한 전설들을 매도했고.”

칠성검에 백각의 발톱인 쇠의 힘을 끌어올렸다.

“역사책에서는 네 이름이 이렇게 적혀 있을 거야. 최악의 배신자.”

그대로 목을 내리쳤다.

잘린 조쉬 히라니의 목이 바닥을 뒹굴었고, 그 머리를 잡고 하늘을 바라봤다.

그때 게이트가 열리며 뒤에서 찰스 형의 목소리가 들렸다.

“유신아.”

고개만 돌려서 찰스 형을 바라보며, 내가 지을 수 있는 최고의 미소를 지었다.

“형. 집에 가요.”

***

“유신이 조쉬 히라니의 목을 들고 하늘을 바라보는 모습. 그게 제가 본 유일한 모습입니다.”

말을 마치고 앞에 앉아 있는 사람들을 둘러봤다.

누구 하나 만만한 사람들이 아니었다.

자칭 타칭 마법의 선두주자라는 알프레도 켄트.

교황청의 진정한 지도자 마리 엘렌시아.

마지막으로 다크 연합으로 돌아가겠다고 하고선 아직 떠나지 않은 아버지 에반 히스터.

“찰스. 그게 사실이냐? 네가 도와준 게 하나도 없는데, 유신이 홀로 조쉬 히라니를 잡았다고?”

“네. 그렇습니다. 아버지.”

“허…그게 말이 된다고 생각하느냐? 가지고 온 조쉬의 목을 보니, 이미 마족화된 조쉬 히라니였다.”

“믿지 못하겠지만, 사실입니다.”

아버진 에반은 현실을 부정하고 싶은 것인지, 고개를 저었다.

애초에 유신과 자신이 조쉬 히라니를 잡지 못할 거라는 걸 상정하고 있었으면서 왜 우리 둘만 보냈는지 그것도 의문이었다.

“그 다음에 바로 쓰러졌다고?”

“네. 성녀님. 유신이 돌아가자는 말을 내뱉은 후, 그대로 쓰러졌습니다.”

“다른 특이사항은?”

“온몸이 피칠이었고…”

그때 그 상황을 다시 떠올려봤다.

사진처럼 남은 기억을 빠르게 회전하며 생각하니 조금 달랐던 점이 보였다.

“지금 생각하니, 다른 게 있었습니다.”

“뭐지?”

“온몸이 잔잔하게 황금빛으로 빛나고 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황금빛이 사라지면서 쓰러졌고요. 유신은 지금 괜찮습니까?”

성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손을 내저었다.

“괜찮아. 탈진일 뿐이야. 근데, 진짜로 유신이 홀로 잡았을 줄이야.”

“네? 그게 무슨 소리십니까?”

조쉬를 잡으라고 등 떠밀 듯 보낸 사람이 성녀였다.

지금 말을 들어보면, 불가능한 임무를 준 것 같았다.

내 생각이 얼굴에서 다 드러나서일까? 성녀가 손사래를 쳤다.

“처음부터 유신과 네가 조쉬를 잡을 수 없다는 걸 상정하고 있었어. 그래서 조쉬를 발견하면 바로 긴급석을 발동하라고 부탁했는데?”

“유신에게 말입니까?”

“아니. 유신은 절대 안 하지. 그래서 에반에게 부탁해서 찰스. 너한테 해달라고 말했지.”

아버지가 고개를 돌렸다.

분명 들었을 텐데, 마법서에 빠져서 전달하는 걸 깜박한 게 분명했다.

성녀가 아버지를 눈빛으로 압박하고 있을 때, 알프레도가 손뼉을 치며 분위기를 환기 시켰다.

“자자. 모두 일은 잘 해결됐으니 됐지.”

“알프레도. 이건 그냥 넘어갈 게 아니야.”

“잘 됐잖아.”

“결과야 그렇게 나왔지, 과정은 최악이었어. 하마터면 유신이 죽을 뻔했다고.”

“마리. 그건 억측이야.”

“억측?!”

순간 알프레도와 성녀 사이에 무형의 기운이 요동쳤다.

“억측이라? 일루시안에만 지내서 지구의 말을 까먹은 거야?”

“아니. 그렇지 않아. 이 세상에서 나보다 똑똑한 사람은 없잖아. 그럼 반대로 내가 너한테 물어볼게. 최근 전장에서 떠나있어서 그래? 상대를 가늠하는 능력이 왜 그렇게 떨어졌어?”

“그게 무슨 소리지?”

알프레도는 자리에서 일어난 후, 손가락으로 마력을 실체화했다.

그렇게 실체화된 마력으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다.

“자. 이게 유신의 전투력이야.”

실체화된 마력으로 나타낸 것은 세분화시켜서 수치화된 유신의 전투력이었다.

“그런데, 마리. 넌 유신의 능력을 고작 이걸로만 보더라.”

수치화된 전투력 옆에 가로로 절반의 수치가 입력되어 있었다.

“마리. 잘 들어. 누가 뭐라고 해도 유신은 우리 13기동 타격대의 막내야. 정식 대원이 되려면, 아직도 부족한 게 현실이야. 그리고 마리 네 임무는 유신을 강하게 만드는 거 아니었어? 지금처럼 부둥켜안고 어화둥둥 내 새끼하는 게 아니고.”

까드드득

성녀의 이가 갈리는 소리가 들렸다.

한바탕 싸움이 날 것 같은 일촉즉발의 상황이었다.

그렇지만, 성녀가 이내 힘을 준 주먹을 풀었다.

“난 인정할 수 없어.”

“고집 부리지마.”

“고집 아니야. 그리고 인정할 수 없기 때문에 유신이 깨어나면 바로 다음 임무로 보낼 거야.”

“임무?”

“그래. 멕시코의 가엘 캄파가 숭배자들이라는 게 밝혀졌거든.”

“뭐. 조쉬만큼은 아니지만, 그 정도 임무는 쉽게 하겠지.”

알프레도와 성녀의 말에 기가 질렸다.

돌아와서 탈진한 부하직원에게 깨어나자마자 새로운 임무를 보내는 건 아무리 다크 연합이라고 해도 하지 않는 일이었다.

저 멀리 떨어져 있는 아버지도 고개를 설레설레 저을 정도였다.

***

어두운 지하실 안.

빛 한 점 들어오지 않는 이곳을 작은 횃불이 비췄다.

“문을 열어라.”

“알겠습니다. 우리의 영도자 가엘 캄파님.”

지하실의 옥지기가 가장 두꺼운 철문을 열고, 전등의 스위치를 눌렀다.

그러자, 밝은 빛이 뿜어지며, 앞에 놓여 있는 죄수의 얼굴이 비쳤다.

“그렇게 고집부리지 말라니까.”

목소리에 반응했는지 죄수인 아론 발데스가 고개를 들었다.

그의 얼굴은 만신창이가 되어 있었다.

왼쪽 눈은 뽑혔고, 손과 발의 힘줄은 끊어졌으며, 쇄골에는 커다란 쇠사슬이 파고들어 있었다.

이대로 도망을 치더라도, 일상생활이 어려울 지경이었다.

“가엘…이 더러운 배신자!”

중저음에 매혹적인 목소리를 가지고 있던 아론은 오랜 옥살이와 고문으로 인해 목소리가 갈라져 있었다.

“아론. 너무 그러지 말라니까. 그래도 옛정을 생각해서 혀를 뽑지도 않고, 죽이지도 않았는데.”

“인류의 배신자! 더러운 종자!”

순간 공격해서 아론을 죽일 뻔 했다.

하지만, 지금 아론을 죽여서는 안됐다.

그는 아주 쓸모있는 실험체이자, 자신의 부하가 될 존재였기 때문이었다.

그러기 위해 품에서 파란 알약이 든 약병을 꺼냈다.

“계속 지껄여도 상관없어. 이제 곧 넌 내게 복종할 테니까. 입을 벌려라.”

자신의 명령 뒤에 있던 옥지기들이 앞으로 나서서는 아론의 입을 강제로 벌렸다.

그 상태에서 약병에서 파란 알약을 꺼낸 후, 아론의 입에 넣었다.

아론은 약을 삼키지 않기 위해 발악했지만, 헛된 노력에 불과했다.

입안에 들어간 약은 이내 액체가 되어서 아론의 식도를 타고 내려갔다.

“이제 넌 내 충실한 부하이자, 우리의 형제가 될 것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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