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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 빼고 먼치킨-57화 (57/300)

57화_트윈 헤드 오우거(2)

오우거만 해도 S등급으로 최상위 몬스터로 분류된다.

트윈 헤드 오우거는 오우거 중에서도 변종으로 일반 오우거보다 최소 1.3배 더 크고 얼굴이 두 개다.

오우거의 뇌는 작지만, 트윈 헤드 오우거는 작은 두 개의 뇌가 서로의 부족한 면을 약간이라도 채워준다.

그래서 그런지, 트윈 헤드 오우거는 힘도 힘이지만, 다양한 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강문 선배 제가 진정으로 트윈 헤드 오우거를 잡을 수 있다고 생각하세요?”

“못할 게 뭐람?”

나는 강문 선배의 저의가 너무나 궁금했다.

며칠 전만 해도 트윈 헤드 오우거는 아직 내가 상대할 수 없다고 대신 싸워줬던 사람이 내 눈앞에 있는 강문 선배다.

그런데 이제는 가능하단다.

“휴~ 그러면 트윈 헤드 오우거는 어디에 있나요?”

“마음 느긋하게 먹어. 지금 트윈 헤드 오우거랑 싸워봤자 승산도 없잖아.”

“네? 방금 가능하다고 하셨잖아요.”

“난 그런 적 없는데?”

대체 강문 선배의 본심은 무엇이란 말인가?

“그럼 제가 트윈 헤드 오우거한테 죽기를 바라세요?”

“어떻게 섭외한 막내인데, 널 죽게 내버려 두겠니?”

갈대처럼 자꾸 왔다 갔다 하는 강문 선배의 말에 갈피를 못 잡고 있을 때, 강문 선배가 내 어깨를 툭 쳤다.

“다급하게 생각하지 말고, 일단 컨디션부터 회복해.”

“회복하면 뭐 해요. 트윈 헤드 오우거한테 죽을 텐데.”

“자꾸 죽는 소리할레? 아하! 승산이 없다고 해서? 당연하지. 지금 네 꼴을 봐라. 두 눈은 충혈돼서 지금이라도 당장 피가 쏟아질 것 같은데.”

강문 선배의 말에 나는 그제야 눈이 뻑뻑하다는 것을 인지했다.

“거기다가 체력도 딸려서 툭 치면 그냥 쓰러지겠다.”

솔직하게 말해서 체력 하나는 자신 있었다.

단지, 선배들이 너어무~ 먼치킨이어서 내가 상대적으로 많이 부족할 뿐이지.

“그나마 포스는 으흠···포스는 멀쩡하네. 하여튼 이 근처에 몬스터가 분산돼서 많으니까. 퇴치하는 데 시간 좀 걸리겠다. 그동안 피로도 풀고, 이길 수 있도록 만전을 기해.”

“강문 선배~”

“가식적이니까 떨어져라.”

“넵.”

강문 선배는 내 모습이 가식적이라고 했지만, 난 가식이 아니었다.

내 발전을 위해 이렇게 힘 써주는 선배가 어디 있단 말인가?

“그런데 강문 선배 혹시나 정말 혹시나 제가 트윈 헤드 오우거한테 지면 어떻게 돼요?”

“죽기밖에 더하냐? 혹시 살더라도, 지옥을 경험하게 될 텐데 차라리 죽는 게 낫지.”

트윈 헤드 오우거 사살이 이번 훈련의 종점이 된 이 날.

내게는 한가지 고정관념이 생겼다.

‘먼치킨이라고 불릴 정도로 강한 사람은 이상한 사고체계를 가졌다.’

***

평소와 달리 기분 좋게 주변 몬스터를 해치우고 야영지로 돌아온 나는 자리에 앉아 포스 호흡법을 운용했다.

트윈 헤드 오우거와 전투가 있기까지 딱 사흘 남았다.

사흘이라는 시간 동안 나는 몬스터 퇴치에서 제외됐다.

그동안 난조를 보이는 컨디션 관리와 체력을 비축해야 했다.

하지만 이대로 가만히 있으면 결전의 날. 나는 트윈 헤드 오우거에게 살해당할 것이다.

그래서 컨테이너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바로 포스 호흡법을 운용하는 거다.

“후읍~ 파~”

아무리 움직이면서 포스 호흡을 한다지만, 앉아서 하는 포스 호흡이 가장 효율이 좋았다.

그렇게 벌써 포스를 몸속에서 세 번이나 돌렸다.

포스가 정순해지는 것 같은 느낌은 들지만, 느낌일 뿐이다.

어떻게 해서든 트윈 헤드 오우거를 이겨서 선배들에게 인정도 받고, 지치고 힘든 생활에서도 벗어나야 한다.

그래서 내가 찾은 방법 중 하나가 포스 호흡법이다.

그렇다고 아무 생각 없이 앉아서 3일 내내 포스 호흡법만 할 생각은 없다.

나는 몸으로 포스 호흡법을 운용하면서, 다른 한편으로는 내가 가지고 있는 기술에 대해서 생각했다.

‘블레이드 샷’

포스 대검의 위력과 탄검기의 운용을 합쳐서 만든 기술로 타격 시 폭발을 일으키는 기술이다.

기대 이상의 파괴력을 가지고 있고, 원거리 공격이라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도 있다.

하지만, 쏟아붓는 포스에 비해 파괴력이 약간 부족하다는 게 요즘의 결론이다.

특히, 듀라한과 싸울 때 그 느낌이 강했다.

그렇다면 3일 안에 새로운 기술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내가 생각한 건 이거다.

‘일점술 그리고 포스 대검’

일점술은 한 점에 힘을 집중해 폭발시키듯이 쏘는 찌르기로 관통력이 극대화되어 있다.

포스 대검은 위력적이지만, 날카로움이 없다.

포스 대검과 일점술을 합치면 최소 블레이드 샷만큼의 강한 기술이 탄생할 것이다.

저번에는 실패했지만, 어떻게 해서든 이걸 성공시켜야 한다.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다. 자! 하유신 생각할 때다.’

분석해보자.

실패했을 때는 포스 대검을 만든 상태에서 일점술의 폭발적인 관통력을 섞으려고 했다.

그리고 그렇게 하기 위해 두 개의 포스를 운용했었다.

하지만, 이 두 개의 포스는 서로 섞이지 않았다.

섞이지 않는 게 문제가 아니라. 포스 대검의 포스는 흩어졌고, 일점술은 움직이지도 않았다.

무엇이 문제였을까?

포스 대검을 만들기 위해서는 검에 포스를 쏟아부어서 크기를 늘리면 된다.

일점술은 적은 포스라도 최대한 압축하면 된다.

포스를 두 개의 기운으로 운용하지 않고, 포스 대검을 만들 양으로 검에 계속 쏟아부으면서 바로 압축하면?

단순하지만, 도전해 볼 만했다.

나는 포스 호흡을 멈추고, 눈을 떴다.

“쿠우울~”

평소처럼 소파에 누워 낮잠을 자고 있는 강문 선배를 제외하고, 그 어떤 선배들도 아직 돌아오지 않았다.

포스 대검을 사용했던 신무 선배와 내게 일점술을 알려준 라이언 선배에게 조언을 구하면 좋겠지만, 지금 자리에 없었다.

그렇다고 가만히 있을 수 없기에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기 위해 컨테이너 사무실을 나섰다.

밖은 아직 환한 낮이었고, 우리가 야영을 잡은 장소는 커다란 공터가 있는 확 트인 곳이었다.

그래도 혹시나 문제가 생길 수 있기에 컨테이너 사무실에서 조금 떨어지게 자리를 잡고는 검을 뽑았다.

챙!

검을 뽑고 포스를 집어넣으려고 했는데,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다.

압축된 포스의 기운을 검이 견디지 못하고 폭발하면?

내가 다치는 게 문제가 아니다.

지금 이 검이 꽤 마음에 드는데, 또 검을 바꿔야 할 수도 있었다.

나는 뽑았던 검을 다시 패용하고는 컨테이너 사무실로 들어가서 훈련용 검을 들고나왔다.

그리고 훈련용 검을 뽑고는 차근차근 포스를 주입했다.

위이잉~

일반적인 검기 크기까지 포스 주입이 끝나자, 일점술의 묘리로 압축했다.

검 전반에 맺혀 있던 검기가 사라지고, 검 끝에 콩알만 한 포스가 맺혔다.

그 상태에서 검에 포스를 쏟아붓고, 압축했다.

쏟아붓고 압축한다.

쏟아붓고 압축한다.

천천히 단계를 나누어서 하던 작업을 조금씩 빠르게 진행했다.

일점술로 압축이 된 포스가 검끝을 덮을 때쯤이었다.

파스스슥~

훈련용 검이 포스와 함께 가루가 돼서 사라졌다.

포스 대검을 만들 때의 포스를 10분의 1도 쓰지 않았는데, 일어난 일이었다.

“휴~ 천천히 해보자.”

나는 새로운 훈련용 검을 꺼내와서는 큰 바위 앞에 섰다.

그리고 다시 포스를 압축했다.

한 번의 압축이 끝나자 그대로 검을 바위에 내질렀다.

슝~

일점술이 바위에 작은 구멍을 만들었다.

평소에 사용하던 일점술의 위력 그대로다.

이번에는 두 번 압축해서 바위에 찔러넣었다.

두 번 압축했는데, 한 번 압축했던 일점술의 위력과는 별반 달라진 게 없었다.

순간 다급해지려는 마음을 진정시키며 이번에는 세 번 압축해서 바위에 찔러넣었다.

그렇게 네 번, 다섯 번, 여섯 번···스물다섯 번 압축할 때 검이 가루가 돼서 흩어졌다.

“스물네 번이 한계네. 하~”

한숨이 나올 수밖에 없었다.

압축한 개수를 올리면서 계속 바위에다가 찔러넣었다.

개수가 올라간 만큼 손쉽게 바위를 관통했지만, 내가 원하는 파괴력은 발휘되지 않았다.

나는 떨어진 포스를 채우고 생각도 할 겸 다시 자리에 앉아 포스 호흡을 시작했다.

“후읍~ 파~”

포스는 상상력만 충분하다면 다양하게 활용 가능하다고 했다.

그래서 예전에 포스를 주먹에 담아 거대 주먹을 만들기도 했었다.

그렇다면 어떻게 활용하는 게 더 좋을까? 생각해야 한다.

‘도검류?’

내 대부분의 기술이 도검류다.

‘둔기류?’

이미 포스 대검으로 충분하고, 전체적인 파워가 좋은 편이지만, 내구력이 강한 놈들에게는 반대로 넉백 이상의 효과는 보지 못할 수도 있다.

‘활? 그러니까 투척용은?’

탄검기와 블레이드 샷이 있다. 새로운 기술이 있다면 더 좋겠지만, 이건 정말 떠오르지 않는다.

난 왜 이렇게 상상력이 빈곤한 걸까?

나는 포스 호흡법을 쉬지 않고 운용하면서 자책에 빠져들었다.

그때 불길한 예감이 들면서 아주 작은 무언가가 내게 날아왔다.

나는 포스 호흡법을 멈추며 순식간에 포스 막을 뿜어내서 그걸 막아냈다.

팅~

작은 침이 튕겨 나갔다.

침이 쏘아진 곳을 바라보니 얼마 떨어지지 않는 곳에서 고블린 무리가 보였다.

아무리 딴생각을 하고 있었다고는 하지만, 고블린 무리가 이렇게 가까이 올 때까지 감지하지 못했다는 것을 반성하며 재빨리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가 자리에서 일어나자 고블린 무리가 깜짝 놀랐다.

나는 충분히 쫓아갈 수 있지만, 조금이라도 시간을 아끼기 위해, 탄검기를 날렸다.

서걱

단 일수에 고블린 무리가 전멸했다.

확실히 탄검기의 절삭력은 웬만한 몬스터가 쉽게 막을 수 없다.

그리고 포스 막이 아니었다면, 일단 고블린의 독침을 한 방 맞고 시작했을 거다.

그깟 독침 한 방 맞아도 고블린 무리를 처리하는데, 크게 어려울 것은 없지만, 상대의 공격을 맞아 줄 필요는 없다.

포스 막은 어떻게 보면 내 유일한 방어 기술이다.

한 곳에 집중해서 방어력을 올릴 수도 있고, 그냥 뿜어만 내도 기운이 실리지 않는 공격은 쉽게 막아낸다.

“막아낸···다?”

나는 검에다가 포스 막을 일으켰다.

포스를 검에 주입해 날카롭게 벼리는 검기가 아니라 검신 주위로 포스 막을 만들었다.

그리고 포스 막 위로 포스를 흘려 넣으며, 일점술의 묘리에 맞게 압축하기 시작했다.

아까와는 다르게 포스의 양은 계산하지 않고, 계속 넣으면서 압축했다.

푸른 빛을 뿜어내던 포스가 압축되면서 점점 하얀 빛으로 바뀌었다.

내가 가지고 있던 포스의 3분의 1을 쏟아붓자, 드디어 검 전체가 새하얀 빛의 포스로 바뀌었다.

한동안 내가 만들어낸 포스를 바라보고 있는데, 순간 휘청했다.

새로운 빛의 포스를 만드는 데 3분의 1의 포스를 사용했는데, 잠깐 유지하고 있을 뿐이었는데, 또 3분의 1의 포스가 사라졌었다.

새하얀 포스를 다양하게 실험해 보고 싶었지만, 어마어마한 포스를 잡아먹고 있기 때문에, 우선 눈앞에 보이는 바위를 향해 사선으로 검을 휘둘렀다.

수욱~

검이 분명 바위를 훑고 지나갔지만, 손끝의 감각은 그냥 허공에다가 검을 휘두른 느낌이었다.

손끝의 감각에 홀로 의문이 들 때였다.

스윽~ 쿵!!

검보다 수배는 큰 바위가 사선으로 쪼개지며 무너져 내렸다.

“와~ 대박!!”

내 입에서 감탄사가 나오자마자 포스의 흐름이 끊기면서 새하얀 포스를 뿜어내던 검이 빛을 잃었다.

나는 자리에 주저앉으며 이제 막 개발한 기술에 대해 정리했다.

5초

새하얀 빛의 포스를 만들기 위해 내가 집중해야 하는 시간이다.

10초

새로운 기술을 운용할 수 있는 시간이다.

장단점이 명확한 이 기술을 실전에 사용하기 위해서는 우선 능숙해져야 했다.

그렇게 나는 남은 시간 동안 포스 호흡법을 통해 포스를 채우고 새하얀 포스를 다시 일으켜 이것저것 실험했다.

그리고 다시 포스를 채우기 위해 포스 호흡법을 운용하면서 확실하게 정했다.

‘너의 기술명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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