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84. 마녀 □
학교.
드디어 결전의 시간이 되었다.
윤성례 교수와의 1:1 면담.
나는 용감하게 1번으로 면담을 신청했다.
'분명 다른 학생들을 먼저 만나고 나면, 화를 내느라 기분이 나빠져 있을 거야.'
그러니 1번을 노린다.
이런 과감함이야말로 회귀자의 노련함이다.
매도 먼저 맞는 것이 더 좋은 것은 누구나 아는 진리!
나는 힘차게 자리에서 일어났다.
내 옆에는 긴장하고 있는 수진 선배와 김태민이 있었다.
상대적으로 유나는 좀 담담한 편.
'훗. 적어도 멘탈만큼은 우리 커플의 승리다!'
"그럼 다녀올게."
모두의 응원을 받으며!
나는 마치 심해를 탐구하는 잠수부처럼, 소문의 실체를 확인하기 위해 윤성례 교수의 사무실로 향했다.
'그래, 윤성례 교수, 어디 한 번 회귀자를 울려 보시지.'
어떤 시련에도 꿋꿋이 맞서겠다.
그리고 최대한 많은 정보를 수집해 유나에게 전하겠다.
그럼 유나는 최대한 대비할 수 있을테고, 멘탈에 충격을 덜 받을 것이다.
시간이 남는다면 수진 선배와 김태민에게도.
어쨌거나 승부는 시작되었다.
똑똑.
"들어와."
나는 교수실의 문을 열고, 꾸벅 고개를 숙이고 인사를 했다.
윤성례 교수는 앉으라는 뜻으로 자기 앞의 자리를 가리켰다.
그리고 홀짝.
치사하게 혼자 커피를 마셨다.
나는 프린트 해 온 작가노트, 그리고 작품 스케치, 내 전 작품들의 사진까지 꺼냈다.
'작가노트를 만들어오라고 했으니까 다른 학생들은 작가노트만 가져오겠지. 하지만 철저함이 바로 이주원의 매력.'
나는 이것저것 많이도 준비했다.
윤성례 교수는 내가 책상에 펼치는 것들을 차가운 눈빛으로 한 번 훑어봤다.
그리고 내 작가 노트를 손에 들었다.
"제가 계획한 첫 번째 작품은 피규어입니다."
나는 지난 학기 과제를 하며 내가 피규어에 상당한 소질이 있음을 깨달았다.
"지난 학기 과제를 하며 길고양이가 있는 곳을 찾아다녔습니다. 그러다가 서울 곳곳에 이렇게 쓰레기가 쌓이고 아무도 손대지 않는 으슥하고 지저분한 장소가 많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그런 장소를 길고양이들이 찾아다녔고요."
나는 윤성례 교수의 눈치를 살피며 내 구상을 설명했다.
"어쩌면 고양이에 국한 되지 않고, 도시의 감춰진 장소에는 집을 잃은 존재들이 모여드는 게 아닐까, 그런 생각을 했습니다. 보통 피규어는 대상을 만들고, 그 대상을 위해 배경을 만듭니다. 하지만 전 반대로 대상을 생략하고, 배경을 만들 생각입니다. 도시의 감춰진 장소, 그 배경이 바로 제 피규어의 주제입니다."
윤성례 교수는 내 장황한 설명을 시큰둥한 표정으로 듣는 둥 마는 둥했다.
그리고 짧게 말했다.
"나쁘지 않네."
어?
나 칭찬 받은 건가?
소문이랑 다른데?
'윤성례 교수, 생각보다 괜찮은 사람이었어.'
흐음.
윤성례 교수는 마치 시동을 거는 것처럼 짧은 한숨을 뱉었다.
"그래, 이 정도면 뭐. 피규어를 만드는 사람은 어차피 너 밖에 없을 테니, 다른 학생들과 비교 당하지도 않을 거야. 그리고 전시 공간도 별로 차지하지 않으니까 구석에 박아둬도 괜찮겠지. 전시장의 허전한 곳을 그냥 비워두는 것보다 이거라도 있는 게 낫겠지."
응?
이런 뜻이었나.
이준성 교수는 학생들을 놀릴 때 자기 혼자 신나서 함박웃음을 지으며 말한다.
그래서 나 같은 회귀자는 타격을 좀 덜 받는다.
교수가 어느 정도는 장난인 걸 알 수 있으니까.
하지만 윤성례 교수는 표정하나 바뀌지 않고 차분하게 말했다.
'그 말은 진심이라는 뜻?'
윤성례 교수는 내 얼굴을 정면으로 보며 또박또박 말했다.
"그래도 그게 어디야. 많은 작품들이 차라리 없는 것보다 더 못할 때도 많거든? 이건 그 정도는 아니니까. 말 그대로 정말 정확히 틈새시장이네. 전시의 틈새를 공략할 수 있을 테니까."
이런······
이것도 칭찬이라고 할 수 있을까?
그래도 일단은 통과인가?
"대상 대신 배경을 만든다. 너는 아마 그게 특별한 생각이라고 믿었겠지. 하지만 남들이 하지 않는 것에는 하지 않는 이유가 있는 거야. 배경은 그냥 배경이야. 그만큼 작품에 대한 인상은 남지 않을 거야. 어떻게 생각해?"
"그,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그럴 수도 있는 게 아니라, 그럴 거야. 도시의 지저분한 구석. 그게 뭐 어쨌는데? 관객이 거기에 공감하고 고개를 끄덕여줘야 하나? 도시 정비를 깨끗하게 하자. 유기 고양이를 전부 데려다 기르자, 공익 미술이야?"
"그, 그게······ 환하고 깨끗한 도시의 감춰진 장소를 들여다보니, 새롭기도 하고, 서정적이기도 하고······"
"그래서 뭐? 어쩌라고. 모든 관객이 너처럼 서정적이길 바라는 거야? 그리고 이거 하나 덩그러니 만들 거야? 작품 주제가 뭐라고 했더라, 서울의 구석 어쩌고······그럼 최소한 몇 개 더 만들어야 겠지?"
"네, 그럴 생각입니다."
"그럼 별로 기억에 남지 않는 작품을 만들며 시간은 시간대로 잡아먹겠네."
그렇게 말하며 윤성례 교수는 혼자 고개를 끄덕였다.
제길!
너무 냉혹한 평가라서 딱히 대답도 생각나지 않았다.
그래도 괜찮다.
어차피 이 피규어는 개수를 채우기 위한 수단이었을 뿐.
나는 내 두 번째 작품 구상을 꺼냈다.
'이것이 진짜!'
나는 책상 위에 몇 장의 사진을 펼치고, 스케치도 꺼냈다.
그리고 두 번째 작가 노트를 윤성례 교수에게 내밀었다.
윤성례 교수는 눈동자만 움직여 성의 없이 내 작가노트를 훑어봤다.
과연 평가는?
꼴깍.
나도 모르게 침을 삼켰다.
내가 책상에 펼친 것은 유나의 사진이었다.
나는 1학년, 처음 사진의 이해 과제를 할 때부터 유나의 사진을 모았다.
유나는 처음엔 못 이긴척하며 내 사진에 찍혀 줬다.
그리고 쇼핑몰을 시작했고, 그때부턴 대놓고 찍었다.
'자기 여자 친구를 그려서 졸전을 하는 건······'
아마 전국의 모든 남자 미대생의 로망일 지도 모른다.
유나를 멋지게 그려 보는 것.
나는 벌써 여러 번 도전했고, 또 실패했었다.
하지만 마지막으로 한 번 더!
졸전에서 가장 아름답게 그려보면 어떨까?
보통 졸전에서 2개에서 3개 정도의 작품을 낼 수 있다.
그 중 하나는 유나라고 나는 일치감치 정해두고 있었다.
"이건 뭔데?"
윤성례 교수가 앞에 놓인 유나의 사진 중 하나를 들고 퉁명스럽게 물었다.
"제 여자 친구입니다."
"그래서?"
"작가노트에도 적혀 있지만, 유나를 제대로 그려보는 게 저의 미대 4년 동안의 목표였습니다. 그래서 졸전에서······"
피식.
윤성례가 나를 비웃었다.
정말 조금의 친근함도 담겨있지 않은 순도 100%의 비웃음이었다.
"아니, 뭐. 계속해 봐."
아무리 내가 뻔뻔한 중년 회귀자라지만, 이렇게 대놓고 비웃는 사람 앞에서 작품을 설명하는 것은 쉽지가 않았다.
"······저는 아마도 대상에 대한 제 감정 때문에 유나를 그리지 못하는 게 아닐까, 그래서 화가로 한 단계 성장하기 위해, 대상을 완전히 통제하는 법을 배우기 위해 유나의 초상화에 도전을······"
설명하는 내내 윤성례 교수는 싸늘한 웃음을 짓고 있었다.
그리고 맛없는 음식을 젓가락으로 뒤적이는 것처럼, 유나의 사진들을 들춰봤다.
나도 나름 내 딴에는 지난 몇 년간 찍은 사진 중에 마음에 드는 것만 골라서 온 것이었다.
잠시 후.
"설명 다 끝났니?"
내 설명을 제대로 듣지도 않던 윤성례 교수가 짧게 물었다.
"넵."
"그러니까 졸전에 네 여자 친구를 그리겠다고? 어떻게? 예쁘게? 사진처럼? 반추상? 그나저나 이름이 뭐였더라. 이주······"
윤성례 교수는 출석부를 뒤져서 내 이름을 확인했다.
나도 나름 한국대 서양화과 유명인인데······
내 이름도 모르다니.
살짝 서러웠다.
"그래, 이주원. 요새는 내가 다른 학교 졸업 전시에는 잘 가지 않아. 질려버렸거든. 다 그 나물에 그 밥이야. 그래서 말인데, 전국에 미대가 몇 개나 있다고 생각해? 아니, 전국까지 갈 것도 없지. 서울에 미대가 몇 개라고 생각해? 그리고 거기들마다 매년 졸전이라고 열심히 찍어대지. 그럼 말이야, 거기에는 꼭 이런 초상화들이 하나씩 걸려 있어."
그렇게 말하며 윤성례 교수는 유나의 사진을 손가락으로 가리켰다.
내 잘못으로 마치 유나까지 야단맞는 것 같아서 마음이 많이 안 좋았다.
"아마 누군가의 여자 친구거나, 아니면 단순히 그 과에서 제일 예쁜 애거나. 어쨌거나 꼭 예쁘장한 여자애의 초상화가 하나씩 걸려 있어. 네가 뭐라고 했더라? 자기 한계를 극복? 이유는 상관없지. 한계를 극복하든, 솜씨를 자랑하고 싶었든, 아니면 모델이 너무 예뻐서 꼭 그리고 싶었든. 그게 무슨 상관이겠어? 그냥 모든 학교 전시에 꼭 하나씩 이런 그림이 걸려 있다는 그게 중요하지. 안 그래?"
나도 몇 번 졸전을 가보긴 했다.
그런데 윤성례 교수의 말대로였다.
꼭 초상화가 하나씩 걸려있긴 했다.
"이주원. 멍청하진 않은 것 같으니까 물어볼게. 넌 왜 이 여자 아이를 그리려고 했을까? 너한테 특별해서?"
"네, 저한테 특별한 사람입니다."
"하지만 관객들에겐? 전시를 찾는 기획자와 큐레이터들에겐? 네가 그린 초상화 역시 네가 이제까지 지나쳤던, 그리고 나를 짜증나게 했던 수많은 초상화들 중 하나일 뿐이야. 그렇지 않겠어?"
"그럴 것 같습니다."
"그래서 전략은 뭔데? 이 여자 아이를 그려서 관객들에게 어떻게 감동을 줄 거야?"
그리고 윤성례는 입술을 이죽이며 유나의 사진을 한 번 더 바라보았다.
"확실히 예쁘장하게 생겼네. 잘 그려서 걸어두면 전시장을 찾는 사람들이 감탄하긴 하겠다. 와, 예쁘다. 아줌마들은 이러겠지. 야, 이건 정말 사진처럼 잘 그렸네. 그래서? 윤성례가 가르친 졸전에, 정말 전국 모든 대학, 어디서나 꼭 하나씩 걸리는 이런 어설픈 초상화를 꼭 걸어야 네 마음이 편하겠어?"
"어설픈 초상화가 되지 않도록 제가 최선을······"
"아니, 어설퍼. 어설플 거야. 왜냐면 넌 고작 4학년 대학생이니까. 네가 어설프지 않도록 노력하겠다는 그 생각 자체가 어설퍼. 내가 시키는 대로 해. 매일 아침 거울을 보며 열 번 씩 외쳐. 난 어설프다. 난 어설프다. 주제를 알아야지. 네가 그리겠다고 가져온 걸 봐. 이게 그 증거야. 넌 전국 미대 어디에나 꼭 하나씩 있는 흔하고 흔해 빠진, 남들과 똑같은 고작 수백 명 중 하나일 뿐이야."
그래도 아직 괜찮다.
당황스럽긴 하지만, 아직 울 만큼은 아니다.
난 꽤 버텼다.
"설마 옛날식 그림들을 믿는 거야?"
"네?"
"우체부의 초상화에는 시골 남자의 정겨움이, 아니면 젊어서 죽은 여자의 초상화에는 비극적인 애수가, 가난한 화가의 자화상에는 삶의 열정과 고독, 아무튼 그런 게 정말 그림에 담길 수 있다고 믿는 거야?"
"아마도 정말 잘 그린 그림에는······"
"잘 그린? 화가가 되겠다는 사람이 그런 막연하고 무책임한 표현을 써? 그리고 내가 말했던 그림들. 전부 화가가 죽고 나서 이야기가 덧입혀진 거야. 살아있을 땐 모두 가난했고 무시당했지."
홀짝.
윤성례 교수는 나를 짓밟은 사실이 기쁜지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마셨다.
"아무리 열심히 그려도 코는 코고, 눈은 눈일 뿐이야. 눈과 코의 모양으로 물감을 바른다고 거기에서 뭔가가 생기진 않아. 도전? 도전하고 싶으면 그냥 혼자 해. 졸전 말고, 혼자 그려서 그냥 네 방에 걸어둬."
당황스럽긴 했지만, 어쩌면 윤성례 교수의 말이 옳을 지도 몰랐다.
남들 다 그리는 초상화를 그리기 위해서는 뭔가 더 강력한 이유가 필요했을 지도 몰랐다.
"알겠습니다. 그럼 제가 세 번 째 준비한 과제는······"
거기까지 말했을 때 윤성례 교수가 손을 들어 내 말을 막았다.
"세 번 째는 없어."
"네?"
"벌써 두 번이나 별로였던 학생의 작가노트를 내가 뭐 하러 세 번 째까지 봐야 되지?"
하지만 자기가 과제를 세 개나 시켜놓고!
"세상에 화가는 많고, 봐야할 작품도 많아. 그러니까 시간을 경제적으로 써야지, 안 그래? 됐으니까 챙겨서 나가 봐."
아악.
속에서 부글부글 끓어올랐지만, 어쩔 수 없었다.
나는 내가 열심히 준비한 자료들을 전부 챙겨서 일어섰다.
그리고 교수실의 문을 열 때, 내 뒤통수를 향해 윤성례 교수가 한 번 더 말했다.
"다음 사람한테는 10분 정도 있다가 들어오라 그래. 네 작품을 본 기분이 다음 학생한테 영향을 줘서는 안 되니까."
내 작품을 본 기분이 어땠길래!
"네, 알겠습니다."
하아.
윤성례 교수의 사무실을 나오자 나도 모르게 한숨이 새어나왔다.
울만큼은 아니었지만, 이렇게 처참하게 깨진 것은 처음이었다.
심지어 세 번 째 과제는 꺼내지도 못했다.
물론 꺼내봤자 깨지긴 했을 것이다.
"어땠어? 어땠어?"
"뭐라고 하셔?"
윤성례 교수의 사무실에서 나오자 김태민, 수진 선배, 유나 셋이 동시에 달려들어 질문을 퍼부었다.
하아······
이건 뭐라고 설명도 못하겠다.
미리 알고 간다고 대처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다행히 세 명다 바로 다음 차례는 아니었다.
"저기 일단 세 명 다 나랑 같이 학교 카페로 가요. 거기서 커피 한 잔 하면서 이야기해요."
"커피? 그, 그래."
내가 딱히 해줄 수 있는 게 생각나지 않았다.
그저 커피나 조각 케이크처럼 단 것들이라도 잔뜩 먹여두면 그나마 방어력이 조금은 올라가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었다.
내가 해줄 수 있는 것은 이 정도가 전부였다.
* * *
모카 라떼와 삼각설탕식빵까지.
단 것들을 실컷 먹고 작업실로 돌아왔다.
하지만 아무 대책이 떠오르지 않았다.
'이거 참······'
이제 3월도 끝나가고 있었다.
슬슬 6월 평가를 위한 작업을 시작해야 했다.
그런데 시작도 하기 전에 이렇게 깨져버리다니.
참고로 나는 세 명에게 윤성례 교수에 대한 힌트를 주진 않았다.
유나는 똑똑해서 안 깨질 지도 모른다.
그러니까 미리 겁줄 필요가 없을 것이다.
수진 선배는······
윤성례 교수도 인간인데, 과연 수진 선배를 울릴 수 있을까 조금 궁금했다.
일종의 실험이었다.
수진 선배한테 좀 미안하긴 하지만.
그리고 김태민은······
'혼자 당할 순 없지.'
아무튼.
세 사람에게 단 것은 실컷 먹였다.
나는 친구로서 할 만큼 한 것이다.
그리고 사실 윤성례 교수 정도의 권위자에게 털리는 것은 학생에게 엄청난 도움이 될 것이다.
'물론 많이 아프긴 하지만.'
어쨌거나.
그때 설렁설렁 작업실에 누군가 느리게 걸어 다녔다.
'날먹 서춘일 교수님!"
서춘일 교수라면 한국대 서양화과의 산 역사!
그 누구보다 졸전을 많이 겪었을 것이다.
그리고 지금 나는 시작도 못하고 꽉 막힌 상태.
서춘일 교수라면 답을 알지 않을까?
원래 서춘일 교수에 대한 내 믿음은 0에 가까웠다.
하지만 오늘은 지푸라기라도 잡고 싶은 심정.
나는 번쩍 손을 들었다.
"교수님!"
"오, 김주원 학생."
내 이름은 이주원.
하지만 윤성례 교수에 비하면 양반이다.
"교수님, 혹시 상담 가능하십니까?"
"응? 꼭 필요한 상담인가?"
설마 귀찮은 건가?
"음, 마침 다른 일도 없으니 내 교수실로 가지. 가서 차나 한 잔 하며 이야기를 들어보지."
다른 일이 있었다면 나의 상담 신청을 거절했을까?
아무튼 나는 졸래졸래 서춘일 교수를 따라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