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8화 (완결)
헤지 펀드는 처음에 내가 쏟아 내는 곡물을 사들여 가격을 유지하려고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가지고 있는 양을 너무도 과소평가한 것이었다.
곡물의 가격은 오늘도 수직 낙하.
헤지 펀드 연합끼리 싸우기 시작했다.
“도대체 이 물건은 어디서 나오는 거야? 지구상 어디에도 더는 나올 물량이 없다며?”
“나도 몰라! 모른다고. 단지 한국에서 쏟아지고 있다는 것만 알고 있어.”
“한국이 저장할 수 있는 양이 뻔한데 무슨 소리야?”
“나도 모른다고! 하지만 한국에서 쏟아지는 것이 맞아!”
“도대체 얼마나 더 있는 거야?”
“오늘도 밀만 500만 톤이 나왔어. 우리를 죽이겠다는 말이지. 완전히 함정이야. 더 이상 총알도 없어.”
긴 한숨 소리가 들렸다.
“이대로 가다 가는 위스키와 권총만 있겠군···.”
내가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양의 곡물을 계속 쏟아 내자, 단 1주일 만에 곡식 가격이 완전히 무너져 내렸다.
겨우 저장량의 5%만 풀었으나, 헤지 펀드는 바로 박살 나 깡통이 되었다. 곡물 가격이 최고 가격의 10%까지 내려갔기 때문이었다.
헷지에 들어갔던 자본가들이 빌딩에서 뛰어내리거나 권총 자살하는 일만 빈번하게 늘어났다. 하지만 곡물을 가지고 장난한 사람들을 누구도 측은하다 생각하지 않았다.
석유값을 가지고 놀아볼까 했던 유동성 자금들이 착하게 바뀌어 제조업과 농업으로 투자되었다.
“지옥으로 뛰어 들어갈 뻔했군.”
“곡물의 주인이 골든보이라고 한다.”
“석유도 가지고 있겠지?”
“아마도.”
일반 국민도 협동조합을 만들어서 농장을 만들고 뭔가를 생산하여 저장하기 시작했다. 식량 위기를 겪었기 때문이었다.
그렇게 미래를 차근차근 준비하는 사람들의 숫자가 엄청났다.
반면에.
움직여야 할 것은 알지만 귀찮다는 혹은 피곤하다는 이유로 누워있는 사람도 많았다.
삶에는 ‘항상성’이 있다. 현재처럼 살고 싶다는 생각.
자동차가 날고 도시가 공중에 뜨는 혁명적인 세상이 왔음에도 몸이 움직이지 않는 사람들.
남들은 공중석을 마련하여 버스를 공중에 띄우고
어떤 사람은 식량을 저장한다고 협동조합도 만들고.
어떤 사람은 공중 혹은 높은 산의 쉘터 분양을 신청하고.
공중석과 큰 배를 사서 공중 배를 만들어보자는 조합도 만들어졌다.
이와 같은 일이 다 귀찮은 사람들. 불안하지만 아무것도 하기 싫었다. 그리고 처음부터 골든보이를 믿지 않았던 사람들.
그냥 골든보이가 사기꾼이면 내가 똑똑한 것이고, 사방에서 날뛰고 있는 놈들이 멍청해지는 것이었다.
그렇기에 오늘도 골든보이를 비난하고, 그의 말이 헛소리라고 키보드 질을 했다.
미국의 새로운 대통령 토람프는 각종 실정과 말실수 등으로 지지율이 추락하고 있었다.
나는 토람프를 만나 정색하고 말했다.
“내 앞길을 막으면 안 됩니다. 대통령님.”
“물론이지 골든보이. 나 미합중국 대통령 토람프를 믿어.”
토람프는 국민 몰래 나에게 영 어게인 서비스를 받았다.
힘(?)이 생기자 10대 소녀를 건드렸다가 엄청난 역풍을 맞고 있었다. 지지율이 14%까지 떨어져 국정을 수행할 수 없을 정도.
그가 살아남는 방법은 ‘반 골든보이 전선’을 만드는 것뿐.
나와의 약속 위반 같은 것은 생각도 하지 않았다. 가난하고 불안해하는 사람들을 집결하여 세력으로 만드는 것만이 대통령직을 유지할 방법이었다.
그들의 마음속에 있는 불안과 갈등, 열등감을 없애는 방법은 아주 간단했다. 골든보이를 천하의 사기꾼으로 만드는 것이었다.
하지만 그의 능력은 진짜였다.
진짜 젊어지고 있었다.
토람프는 골든보이를 자신의 손에 넣어 뒤에서 조종해야겠다 다짐했다.
이미 골든보이에게 영 어게인 서비스까지 받고서 배신했다. 그래서 더욱더 골든보이를 강제로 손에 넣으려 생각하고 있었다. 그것만이 살길일 터.
토람프는 골든보이를 손에 넣어, 세상을 자기 마음대로 할 수 있다는 망상에 빠졌다.
그리고 실제로 무리하게 작전을 시행했다.
“한국 정부에 비밀이 너무도 많고, 그것은 미국에 대한 직접적인 위협이 되고 있습니다. 한국이 가지고 있는 비밀 무기를 조사해야 합니다.”
골든보이의 공중석으로 만든 미국 공중 항공모함을 이끌고 태평양 함대가 한국으로 다가오고 있었다.
어쨌든 토람프는 미합중국 대통령이었고 사령관이었기에 그의 명령을 거부할 수 없었다. 골든보이에게 도움을 받았던 평택 주한미군도 어쩔 수 없이 서울로 진격하려 준비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한국군도 미군도 정말 싸워야 하는지 답답하기 그지없었다.
공화당도 골든보이를 손에 넣고 한국에 크게 양보를 받는 것에 배팅했다. 가능성이 충분한 일이었다. 한국이 미국을 거스를 수 있다고 생각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토람프는 태평양 함대가 동해에 들어오면 한국이 완전히 항복하고, 골든보이를 넘길 것으로 확신했다.
태평양 함대가 일본쯤 왔다. 그리고 토람프가 골든보이에 연락했다.
-모든 거짓말을 고백하고, 미국에 항복하면 완벽하게 용서받을 수 있을 것이다.
“욕심도 많고, 약속도 가볍게 생각하는군요. 토람프 대통령님.”
-항복해. 난 그렇게 나쁜 사람이 아니야. 너를 충분히 만족하게 할 수 있다.
“보통 악당들이 그렇게 말하지요.”
-그래서 미군과 싸울 텐가?
세계가 나의 대답을 기다리고 있었다.
“·········”
한국과 미국이 싸우면 지금까지 준비한 모든 것이 단숨에 무너진다. 일단 항복하고 뒤에서 트럼프를 무너트리는 작업을 하려 마음먹었다.
이때 운명의 시계가 틀어졌다.
폴 시프트가 움직였다.
공중 항공모함에 있던 오퍼레이터가 악을 쓰며 소리쳤다.
“대륙 판각이 움직이고 있습니다!!! 지진과 해일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미국 전 지역에서 지진 발생, 쓰나미가 몰려오고 있습니다.”
나도 대한민국의 공중 항공모함에 타 있었다.
김성진 대통령이 큰 소리로 말했다.
“대한민국 전체가 지진에 흔들리고 있습니다.”
나는 주변을 살피며 명령하듯 물었다.
“매뉴얼대로 대피가 잘 이뤄지고 있습니까?”
김성진 대통령은 기도하듯 말했다.
“쉽지는 않겠지만, 오랫동안 준비해 왔으니 좋은 결과가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하늘이 굽어살피기를···.”
엄청난 해일이 단숨에 인천을 집어삼키고 서울의 절반을 물속에 잠기게 했다.
살아남은 사람들은 만들어 놓은 매뉴얼에 따라서 산 높은 곳의 쉘터로 들어갔다.
개인 공중버스를 만들어 놓은 사람은 가족들과 함께 공중으로 올라왔다. 전국에서 떠오른 공중 자동차만 백만 대가 넘었다.
공공건물의 꼭대기에 공중 여객선을 올려놓아 많은 사람이 하늘로 떠오를 수 있었다
또한, 중요 인물들은 대피 매뉴얼에 따라서 공중 도시 세종으로 들어갔다.
대한민국 공중항모 이순신함에서 나는 미 태평양 함대의 토람프 대통령에게 연락했다.
“이제 골든보이를 믿으십니까? 토람프 대통령님.”
토람프 대통령은 아무말도 하지 못했다.
이때 토람프 대통령의 특임장관이었던 페니 목사가 품속에서 권총을 꺼내 들었다. 그리고 트럼프의 머리에 가져가 쏘아 죽였다.
탕!!!
하지만 누구도 페니 목사를 막지 않았다. 대통령의 경호원까지도 그냥 서 있을 뿐이었다.
이미 LA가 완전히 바다에 잠겼다는 뉴스 화면이 들어왔기 때문이었다. 그곳이 고향이고 가족이 그곳에 있었던 사람은 눈물을 흘리고 있었다.
토람프가 한국과 같은 대피 프로세스만 완성했어도 수천만 명을 살릴 수 있었다.
나는 페니 목사님을 보며 말했다.
“잘하셨습니다. 목사님.”
-하느님의 명령입니다. 정말 때가 왔으니까요.
“당신이 이제부터 미국의 지도자입니다. 나는 세계의 유일한 왕으로서 당신을 미국의 대통령으로 임명합니다.”
페니 목사의 손에는 반탄 반지가 끼어 있었다. 그가 주변을 보며 말했다.
“제가 미합중국 비상 대통령이 되는 것에 반대하시는 분은 지금 말씀하세요. 저를 권총으로 죽일 기회를 드리겠습니다.”
하지만 누구도 나서지 못하고 있었다.
나는 정색한 얼굴로 페니 목사를 바라보았다.
“대통령이 되어 일하는 것은 아마 일이 쉽지 않을 겁니다.”
-수십 년 전부터 오늘 같은 일을 준비해 왔습니다. 오늘 죽더라도 두렵지 않습니다. 이것은 모두 하느님의 명령입니다.
나는 천천히 머리를 끄덕였다. 그는 계시 때문에 평생 괴로워한 사람. 그만한 적임자는 없을 것이었다.
차가운 무언가가 나의 손을 덥석 잡았다.
!!!!!!!!!!!!!
나의 손을 잡는 사람이 있었다. 바로 차가운 표정의 아이유.
“수중주의자를 만나러 가자. 어디 있는지 알아냈다.”
그녀가 내 옆에 있었지만 아무도 모르는 것 같았다. 누구도 아이유에게 시선을 주는 사람은 없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으며 말했다.
“위치를 파악했습니까?”
아이유가 나의 눈을 바라보며 손을 꽉 쥐었다.
“바로 이동하겠다.”
나는 페니 목사를 보면서 말했다.
“미국에 신의 가호가 있기를 빌겠습니다.”
이때 경복이와 태경이가 다가왔다. 그리고 내 옆에 있는 아이유를 보며 놀랐다.
“언제 연예인을 태웠어?”
이때 황금신 아이유가 경복이와 태경이를 보면서 인상을 썼다.
“이놈들은 어떻게 내가 보이지?”
경복이는 머쓱한 얼굴로 말했다.
“보이니까 보인다고 하지요···.”
아이유가 경복이와 태경이의 손에 있는 반탄 반지를 확인했다.
“이놈들이 선택받은 자의 반지를 끼고 있구나.”
나는 경복이와 태경이를 바라보았다.
“옛날부터 아이유 가까이에서 보고 싶다고 했지?”
경복이와 태경이는 아이유가 내 손을 꼭 쥐고 있는 것을 보고 충격받은 얼굴이 되었다. 지진이 일어난 것보다 더 놀란 얼굴.
“둘이 어떻게 알게 되었어? 손도 잡아? 언제 이렇게 진도를 나간 거야?”
나는 정색하고 둘을 바라보았다.
“꿈에서 봤던 그분이다. 황금신님.”
“그 꿈에서 나왔다던 그 아이유?”
“그래. 겉모습만 내가 좋아하는 사람으로 꾸민 거다.”
태경이는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 말을 믿으라고?”
“내가 너에게 골든보이를 믿으라고 해야겠냐?”
아이유가 나의 손을 꽉 잡았다.
“시간이 없다. 지금 가야 해.”
나는 태경이와 경복이를 바라보며 정색했다.
“누구랑 싸워야 하는데, 상대가 좀 강하다. 그래서 같이 가지 않아도 된다.”
경복이가 주먹을 꽉 쥐었다.
“그놈이 누군데?”
“수족관을 존나 좋아하는 새끼야. 우리 아이유 님을 귀찮게 하는 새끼지. 근데 정말 위험한 놈이다. 죽을 수 있다··· 농담 아니야.”
경복이가 어깨에 힘을 주며 말했다.
“아파트 3층 아래는 다 수족관이 될 판이라, 그 씨발놈이 밥줄 끊겼다고 막 나가는 건가?”
태경이가 목을 돌리며 몸을 풀었다.
“가자! 우리 셋이면 수족관 주인 새끼를 어항 속에서 재롱떨게 만들 수 있다.”
나는 머리를 끄덕였다. 그리고 아이유와 눈이 마주쳤다.
“친구들과 함께 가겠습니다.”
“사지로 가는 거다. 이해했나?”
“모두 무사히 돌아올 겁니다.”
아이유가 강하게 나의 손을 잡았다.
“더 지체할 시간이 없어. 간다.”
나는 김성진 대통령을 바라보았다.
“통일 한국을 부탁합니다.”
“위원장님···.”
그러자 순간 세상이 밝아졌다가 다시 천천히 어두워졌다.
그리고 갑자기 추웠다. 에어컨을 초강풍으로 해 놓고 직통으로 맞는 느낌.
내가 물었다.
“여기는 어디입니까?”
“북극에 새로 생긴 산속이다. 뉴스에서 본 그 산 맞다.”
나는 주변을 둘러보았다. 금속으로 만든 복도가 보였다.
“산이 아니라···. 어디 실내 같은데요?”
아이유는 어딘가로 걷기 시작했고 우리는 뒤를 따랐다.
“북극의 산속 안쪽이 맞아. 또한 여기는 1000만년 전에 온 수중주의자가 타고 온 우주선이다. 첫번째 인큐베이터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아이유는 거침없이 한 방 안으로 들어갔다. 주변을 보니 특별한 금속 무늬를 가지고 있는 방이었고 중앙에 밝게 빛나는 포털이 보였다.
그곳 앞에 중년의 한 흑인 거인이 의자에 앉아 있었다. 생각보다 인자한 얼굴이지만 외모에 속으면 안 된다.
“설마 이 흑인 노예같이 생긴 놈이 수족관 주인?”
“맞다. 그가 바로 수중주의자다.”
그녀 뒤로 거대한 통창이 있었고 그 뒤로는 수백 마리의 인어가 돌아다니고 있었다.
인어가 나를 보더니 수많은 언어로 나에게 인사했다. 그중 한 단어가 바로 ‘안녕’
나는 인어를 보고 놀랐으나 이제 무엇을 봐도 놀라지 않을 것이라 다짐했다. 그리고 차갑게 말했다.
“안녕할 기분 아니다. 새끼야. 분위기 파악해.”
하지만 인어는 나의 말을 전혀 알아듣지 못하는 듯했다. 그저 ‘안녕’ 정도 하는 것으로 보였다.
흑인 거인이 일어나 말했다.
“인어는 지구에서 살게 될 새로운 지배종이다.”
나는 차가운 눈빛으로 말했다.
“이제는 수족관에서 인어를 기르려고 하나?”
“대절멸은 늘 있어 왔다. 인간이라고 새로운 것은 아니야.”
흑인 거인이 아이유를 노려보며 나에게 다가와 말했다.
“육체주의자가 너를 사도로 길렀구나.”
“황금신님을 믿고 따르고 있다.”
흑인 거인이 입술을 비틀어 웃었다.
“육체주의자가 너에게 인간을 구하기 위해 노력한다고 말했을 거다. 그 말이 사실이라 생각하나?”
“지금도 무섭게 생긴 껌둥이 수족관 주인에게서 인간을 구하려고 애쓰고 있지.”
흑인 거인은 조금 생각하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인간을 구한다는 표현. 완전히 틀린 것은 아니야. 하지만 그 목적이 무엇인지 생각해 봤나?”
“목적?”
“순진하기는···. 육체주의자는 인간을 구하는 것이 아니야. 영혼으로 떠돌며 사라져 가고 있는 존엄주의자의 영혼 그릇을 구하려고 하는 것이다.”
나는 순간 의심스러운 눈빛으로 아이유를 바라보며 흑인 거인에게 말했다.
“그것은 무슨 말인가?”
“영혼이 된 존엄주의자는 수천억이었다. 그중 300억의 영혼이 사라지고 있다. 그래서 인간의 몸에 존엄주의자의 영혼을 담으려고 하고 있다. 인간은 순간 육체를 빼앗기는 것이지. 그리고 그것을 죽음이라 부른다. 50억의 모든 인간이 모두 육체를 빼앗기는 것이야. 육체는 살아 있지만 죽는 것이나 다름없게 된다.”
나는 뒤통수를 한 대 맞은 느낌이었다. 괴산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뒤통수.
“저 깜둥이 말이 사실인가요?”
아이유는 이쪽으로 다가와 나를 올려다보았다.
“너는 나의 사도. 영혼 차원 문이 눈앞에 있다. 존엄인이 될 기회를 주지. 너도 우리와 같은 존엄인이 될 수 있는 특혜를 주겠다.”
우주선의 벽에서 은은한 푸른빛이 나오던 포탈의 색이 바뀌어 황금색이 되었다.
“이곳에 들어가면 제가 존엄인이 되는가요?”
“차원의 문도 열 수 있었다. 너는 충분히 존엄인이 될 수 있다.”
“······”
아이유는 확신하는 얼굴로 말했다.
“다차원은 시간이 다르게 흐른다. 차원 너머에서 수천 년을 보내도, 이곳에서는 순간일 수 있다. 돌아와 황금인의 사도로 나를 도와라. 인간에서 신이 되는 일이야.”
나는 태경이와 경복이를 바라보았다.
“다른 차원으로 간다는데···. 같이 갈래?”
경복이가 덜덜덜 떨며 한마디 했다. 아까부터 북극의 추위에 떨고 있었다.
“여기 존나 춥다. 아무 데나 가자. 이곳에 있다가 얼어 뒤지겠다.”
태경이도 한마디 했다.
“부랄이 쪼그라들었어. 탈출이다. 지옥이라도 간다.”
나는 둘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
“니들은 존나 멋진 놈들이다.”
나는 아이유를 보며 말했다.
“함께 들어갑니다.”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다.”
“원래 인생이 아무것도 장담할 수 없는 겁니다.”
나는 태경이와 경복이의 손을 잡고 차원의 문으로 그냥 뛰어들었다.
그리고 아이유가 3번쯤 숨을 쉬었을 때
우리 3명이 다시 문을 통해서 나왔다. 뭔가 표정이 자신 있으면서 무표정하게 바뀌어 있었다.
내가 뒤에 있던 경복이에게 물었다.
“우리가 팬 존엄인이 몇 명이지?”
경복이가 귀를 후비며 말했다.
“3400억 명까지 세다가 포기했다. 개새끼들 존나 많았어.”
수중주의자 흑인 거인이 말했다.
“도대체··· 어떻게 된 거지?”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뭐가 어떻게 돼? 내가 존엄인 중에 짱 먹은 거지. 너희 동네에서 나에게 안 맞은 놈이 없다.”
그리고 수중주의자 흑인 거인에게 다가가 그의 배를 강하게 한 대 때렸다.
퍽!!!
수중주의자는 영혼까지 털리는 얼굴이 되어 바닥을 굴렀다.
“어떻게? 이것이 가능하지?”
“억울한 표정을 짓지 마. 그런 표정 지으면 괴산에서 한 대 더 맞는다.”
“이것은 불가능해. 너와 나는 차원이 다른 위치에 있어.”
“월미도로 바이킹 타러 가게. 지구에서 물이나 빼. 씨발놈아.”
“이것은 자연의 법칙이 아니다.”
나는 다시 한번 수중주의자의 배를 한 대 갈겼다.
“이게 정글의 법칙이다. 씨발놈아.”
태경이와 경복이가 그놈의 손과 발을 잡았다.
“손발을 붙여서 보내줄까? 떼어서 보내줄까?”
수중주의자는 아무말도 못 했다.
나는 수중주의자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다시 한번 내 나와바리에 오면, 몸에 달려 있는 것은 모두 때 버린다. 농담 아니야.”
나의 시선이 이제야 아이유를 향했다.
“황금신님. 아이유 님의 얼굴을 하고 있지 않았다면, 주먹이 날아갔을 겁니다. 이제 제법 아프지요.”
“어떻게 된 거지?”
“아이유 님의 말대로 왕이 되었습니다. 인간의 왕이 아니라. 존엄인의 왕이 되었지요. 내 주먹 앞에 쓰러지지 않은 놈이 없었습니다. 다들 먹지도 자지도 않아서 툭 치면 날아갔습니다. 한마디로 히말탱이가 없더군요.”
“이럴 수가···.”
나는 아이유의 어깨에 손을 자연스럽게 올리고 차원의 문 앞까지 갔다.
“혹시 다음에 볼 때는 아이유 님 얼굴로 보지 맙시다. 때릴 수가 없잖아.”
나는 아이유를 번쩍 들어 차원의 문으로 던져버렸다.
“이제 대충 다 끝난 건가?”
얼마 후 모든 통신 화면에 골든보이의 얼굴이 나왔다.
나는 밝은 얼굴로 활짝 웃으면서 말했다.
“지구인 여러분은 골든보이를 믿으십니까?”
-완결.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