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72화 (172/188)

172화

평양파와 개성파의 내전이 임박.

개성파 경제 내각 부총리가 다급한 목소리로 전화했다.

-우리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은 김 대표님뿐입니다. 러시아 대사관의 병력을 지원해 주십시오. 개성파가 살아야 남북한의 미래가 있습니다.

나의 표정은 어느 때 보다 냉정했다.

“대한민국은 북한의 내부 문제에 조금도 개입하고 싶지 않습니다.”

부총리의 목소리는 다급했다.

-개성파가 없으면 누구와 대업을 이룰 생각입니까?

“저는 대한민국 정부의 명령에 따를 뿐입니다.”

-결단이 필요합니다. 김 대표님.

“부총리님. 유감입니다. 전화 끊겠습니다.”

개성파의 배를 탔다가, 그들과 함께 바닷속에 수장되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평양은 지금, 어디로 흘러가는지 알 수 없는 급류가 휘몰아치고 있었다. 이럴 때는 안전한 곳에서 폭우가 잠잠해질 때까지 기다리는 것이 현명하다.

복지부동. 지금은 그것이 필요하다.

그날 밤 평양에서 전투가 벌어졌다. 평양 시내로 탱크가 거침없이 밀고 들어왔다.

보위부 병사들이 바리케이드를 치고 막아보려 애를 썼지만, 맨몸으로 탱크를 막을 수 없었다.

탱크는 도로를 막은 자동차를 밀어내며 강하게 밀고 들어왔다.

치열한 시가지 전투가 벌어졌다. 보위부는 치열하게 방어했다. 그들은 개성파와 손을 잡고, 평양파 사람들과 그의 가족을 수용소에 구속했다.

보위부에 대한 평양파의 분노가 하늘을 찔렀기에, 항복은 상상할 수 없었다. 잡히면 매서운 보복만이 기다리고 있을 뿐이었다.

보위부 병사들이 시민들이 살고 있는 아파트 옥상에서 기관총을 설치하였다. 시민을 인질로 삼는 행위.

하지만 둘 다 똑같았다.

탱크부대도 아파트에 민간인이 있으니 조심할 법도 하지만 망설임 없이 옥상으로 포탄을 날렸다. 그리고 아파트 상부는 화염에 휩싸였다.

기관총을 설치한 보위부도 포탄을 날린 탱크부대도 민간인을 보호해야 한다는 의식이 없었다. 어떻게든 적을 몰아내고 평양을 차지해야 한다는 생각밖에 없었다.

다행히 승부는 오래가지 않았다.

탱크를 앞세운 평양파가 시가지 전투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하고 있었다.

새벽까지 전투가 벌어졌고 보위부는 절반 이상의 병력을 잃고 사방으로 흩어졌다.

이제 평양파의 세상이 되었고 피의 보복이 시작되었다.

평양파가 만든 사냥조가 움직이기 시작했다. 도망치지 못한 개성파 사람과 그의 식구를 광장으로 끌고 나와 재판도 없이 총살했다.

특히 가족들이 수용소에 갇혔던 평양파 사람들은 더욱 이를 악물며 개성파 사람들을 사냥했다. 자신이 당했기 때문에 조금도 미안한 감정이 없었다. 개성파를 죽여야 자신이 살 수 있다 확신하고 있었다.

평양파는 이제 자신들의 권력을 위협할 수 있는 다른 대상을 공격하기 시작했다.

풍이 와서 반신불수가 된 전 북한 내각 총리 원룡을 끌고 와 총살했다. 평양파가 끌려갈 때 아무말도 하지 않았다는 이유. 그렇게 중립 성향의 300명이 가족과 함께 수용소로 끌려갔다.

공포가 평양을 지배하고 있었다.

살아남은 소수의 개성파가 조금은 기대하며 미국을 보았지만 움직일 생각조차 하지 않았다. 미국 본토의 광인 사태가 심각하여 어디를 개입할 여력이 없었다.

한국은 미국이 움직이지 않으면 단독으로 뭔가를 하지 않는다.

평양파는 강하게 나가기 시작했다. 미국, 러시아 대사관을 폭도들에게서 지킨다는 명분으로 대사관 앞에 탱크를 세워 두었다. 누가 봐도 이번 사태에 나서지 말라는 위협.

이번 쿠데타의 핵심인 공지섭 장군은 전국을 장악할 수 있는 가장 손쉬운 방법을 찾았다.

바로 새로운 백두혈통을 세우는 일이었다.

김정일의 조카 김명석.

공지섭 장군에 의해, 김명석은 잠자다가 끌려 나와 비상 지도 위원장이 되었다. 원하지 않았지만 어쩔 수 없이 백두혈통의 새로운 얼굴마담이 될 수밖에 없었다.

평양시민은 며칠간 너무도 불안했기에 누가 되었던지 평화를 가져왔으면 좋겠다는 생각했다.

그 열망에 기대어, 김명석은 어색한 말투로 모든 혼란은 끝났고 이제부터 새로운 백두혈통의 법통을 지키겠다는 포부를 이야기했다.

하지만 세상은 천지개벽. 이미 한국 TV와 유투뷰의 맛을 느껴버렸다. 눈과 귀를 가리고 장군님 만세를 외치는 세상은 어디에도 없다.

김일성 대학에서 개성파로 몰려 죽은 학생 24명의 장례식을 준비했다. 평양 온건파들이 나름대로 세력을 만들려고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과격파들은 이미 피에 취해 있었다. 평양의 온건파마저 총칼로 진압. 피와 화약 냄새만 남아 있었다.

평양 과격파는 모든 일을 총으로 해결하고 있었으나, 무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파도가 몰려오고 있었다.

개성파가 몰락하자 원래 힘들었던 경제가 거의 파산단계로 떨어졌다. 중국과의 무역이 막혔고 남한과의 무역도 활기를 잃었다.

게다가 광인 사태로 전 세계 경제가 힘들어지자, 북한같이 경제 체력이 약한 나라부터 강력한 폭풍이 몰아쳤다.

부대에서 끌고 나온 탱크의 기름이 떨어졌는데, 디젤유가 없어서 도로 한복판에 세워 놓을 정도였다.

지금까지의 모든 혼란은 개성파 때문이라고 선전을 하였고 어느 정도 먹혔다. 하지만 그렇게 개성파만 때려잡다가 골든타임을 보내고 있었다.

이제 때려잡을 개성파도 없었다. 하지만 경제는 더욱 최악으로 가고 있었다.

‘먹을 것을 달라.’

인민들은 당장 먹을 것이 없다고 불만을 표출하기 시작했다. 옛날의 북한 인민이 아니다. 게시판에 각종 불만이 올라오고 있었다.

평양파는 방향을 잡기 어려웠다.

북한은 남한에 도움을 청했지만, 식량 조금밖에 얻지 못했다. 개성파를 숙청한 것에 대한 불만 표시. 그리고 아직 북한을 지켜봐야 하는 단계로 생각하였다.

이때 평양파의 눈에 골든보이가 들어왔다. 미국과 한국에 영향력이 막강했는데, 일단 그를 흔들어 보자고 이야기가 나왔다.

골든보이를 인질로 잡으면 남한과 미국이 움직일 것으로 생각했다.

광인 때문에 병력을 움직일 수 없으니 협상을 할 것으로 생각했다.

“골든보이를 직접 인질로 잡기는 좀 그래.

공지섭의 생각에 그것은 너무 과격했다.

그래서 격론 끝에 살짝 타깃을 바꿨다.

며칠 후. 공지섭 장군에게 전화가 왔다.

-김 선생님. 나 공지섭 장군입니다.

나는 일부러 밝게 이야기했다.

“아. 공지섭 장군님. 반갑습니다.”

-김 선생님. 제발 우리에게 힘을 주십시오. 우리는 남한의 도움이 절실히 필요합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제가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있을까요? 저는 개인 자격으로 온 사람일 뿐입니다.”

-골든보이는 전 세계 사람을 움직일 수 있는 능력이 있습니다.

“얼굴에 금칠은 되었습니다. 하고 싶은 말씀이 있으면 편하게 하세요.”

-평양을 완벽하게 장악했지만, 경제적으로 혼란스러운 상황입니다. 이 혼란이 북남이 함께 해나갈 대업에 영향을 줄까 두렵습니다. 혼란의 불길이 거칠어지면 남한에 안 좋은 영향을 줄 수도 있습니다.”

협박인가? 부탁인가? 북한 놈들이 하는 짓은 아직도 비슷하다.

“도대체 원하는 것이 뭡니까?”

-100억 달러(12조원)를 긴급하게 지원 부탁드립니다. 북남이 하나 된 그 날을 위해 꼭 필요한 자금입니다.

아 씨발···.

구체적 내용도 없이 도와 달라는 통화. 요즘 거지들도 그렇게 구걸하지 않았다.

게다가 다시 백두혈통 따위를 강조하는 것으로 보아 기대할 것도 없어 보였다.

“터무니없는 금액이군요. 통화를 할 이유가 있을까 싶습니다.

-식량이 없어서 피난민들이 대규모로 남하하면 어떻게 되겠습니까?

“협박인가요?”

-그렇게 절박하지요. 그중에 광인이 섞여 있을 수도 있습니다. 독일이나 프랑스가 아프리카 피난민을 덜 받기 위해서 터키에 피난민 캠프 자금을 보내는 것과 비슷하다고 생각하면 됩니다.

좀비 러시를 하겠다고 협박하는 것으로 들렸다.

“대답은 다음에 하지요.”

-김 대표님이 성의를 가지고 일을 진행하며 무슨 일이든 가능하다고 생각합니다. 혹시 제가 도울 수 있는 일이 일어난다면 반드시 돕겠습니다.

이때 눈앞에 미션이 떴다.

<<황금인 북방 영토를 점령하라>>

<<북한을 황금인의 땅으로 만들어라>>

<<북한의 제1인자가 되세요.>>

<<성공시 수류석을 드립니다.>>

<<성공시 반탄력 반지를 드립니다.>>

<<성공시 관리자 회의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북한의 1인자가 되어 황금인의 땅으로 만들라고? 북한을 점령하라는 말인가?

나는 입을 다물 수 없었다. 그것이 가능해? 어떻게 해야 할지 감도 오지 않았다.

태경이와 경복이를 불러 이 사태를 어떻게 할 것인가 논의하려 했다.

하지만 경복이는 왔지만 태경이가 보이지 않았다. 수행과 직원들에게 물어보았으나 알 수가 없었다.

러시아 대사관 통제실에서 확인했는데 마지막으로 확인한 것이 식당에서 따듯한 커피를 마시는 장면이었다.

러시아 대사관 직원에게 물어봤는데 다들 입조심을 하는 느낌이 있었다.

경복이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러시아 대사관 놈들이 숨기는 것이 있다.”

“너도 그렇게 느꼈지?”

“좋은 말로 하면, 끝까지 속여 먹으려고 할 놈이야.”

나는 바로 결단했다.

“이런 식으로 나오면 러시아 대사관 우리가 접수한다. 그게 빠르다.”

러시아 용병대는 나의 명령으로 러시아 대사관을 거침없이 접수했다. 체첸 용병이라 러시아 대사에 대한 존경이 없다.

용병대는 반발하는 러시아 대사를 질질 끌고 왔다.

나는 대사의 방안 책상 위에 앉아서 그를 내려다보았다.

“충분히 보상한 것 같은데 부족했던 모양입니다. 대사.”

바닥에 앉은 대사는 용병들의 눈빛에 주눅이 들어 있었다.

“아닙니다. 아닙니다. 장군.”

“대사. 어차피 알게 될 일인데. 쉽게 갑시다. 내가 듣고 싶은 것을 이야기해 보시오.”

대사는 억울하다는 표정을 지었다.

“우리는 아는 것이 없습니다.”

나는 살짝 이를 악물며 말했다.

“퍼틴 대통령께 말씀드려 당신을 북극해에 처박으라 하겠소. 살아남으려면 펭귄말이라도 배워 두는 것이 좋을 거요.”

경복이가 완전무장을 하고 러시아어로 어눌하게 말했다.

“태경이 없으면, 너는 죽는다.”

방안에 러시아 대사관 직원 30명이 모두 끌려왔다. 나는 품속에서 금화를 하나 꺼내 들었다.

“관련이 없어도 좋으니, 뭔가 이상한 점을 이야기 한 사람에게 주겠다.”

청소부로 보이는 북한 아주머니가 손을 들고 말했다.

“아까 응급차가 나가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그 후로 대사관 직원들이 당황한 얼굴이 되었습니다.”`

나는 그 자리에서 금화를 아주머니에게 던졌다. 그러자 아주머니가 다급하게 금화를 받아서 품속에 꼭 안았다.

“응급차에 누가 타고 있었습니까?”

“의무관이 타고 있었습니다.”

나는 대사에게 강한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의무관이 응급차를 타고 나갔는데 왜 직원들이 당황했을까요?”

대사는 눈을 크게 떴지만, 곧 체념한 얼굴이 되었다.

“의무관이 대사관 내에 있던 모르핀과 프로포폴을 몰래 사용했다는 신고가 들어왔소. 그래서 그것을 조사하고 있었는데, 이렇게 도망갈 줄 몰랐소. 하지만 이것은 대사관 내의 문제요.”

경복이가 이를 악물며 말했다.

“프로포폴을 사용하여 태경이를 마취시키고, 응급차를 타고 나갔을 거다.”

나는 놀란 얼굴로 경복이에게 물었다.

“태경이를 왜?”

“대사에게 물어볼까?”

나는 얼음이 뚝뚝 떨어지는 얼굴로 물었다.

“저 물음에 대해서 대답해 보시오. 내가 좋은 얼굴로 이야기한다고 상황이 괜찮은 것이 아닙니다.”

러시아 대사가 눈치를 보면서 머리를 흔들었다.

“모···모릅니다. 알고 있는 것이 없습니다.”

이때 뒤에 서 있던 거대한 마틴 대위가 러시아 대사의 멱살을 한 손으로 잡아 올린 다음 주먹으로 배를 한 대 갈겼다. 그러자 대사가 헛구역질을 몇 번 하고 바닥을 굴렀다.

나는 다시 물었다.

“왜 데리고 나간 것 같습니까? 알고 있는 것만 이야기해요.”

대사가 바닥에 엎드려 눈물을 흘리며 말했다.

“북한. 북한 놈들의 사주를 받은 것 같습니다. 인질을 잡고 골든보이를 움직여 뭔가를 얻어 낸다는 첩보가 있었습니다.”

순간 공지섭 장군과의 통화에서, 자신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으면 돕겠다고 한 말이 떠올랐다.

나도 모르게 이를 악물었다.

“감히 내 친구를 건드려? 씨발 빨갱이 새끼가?”

경복이도 심각하게 말했다.

“태경이를 구해야 해. 힘쓰는 우리 애들이 400명이나 있다.”

나는 끓어오르는 분노를 참았다. 어제까지 내전이 일어났던 북한이다. 정예용병이라도 북한의 군대와 정면으로 싸우면 승패도 장담할 수 없고 피해도 크다.

정말 북한에서 데리고 갔는지, 다시 한번 확인해 보는 것이 우선일 터.

북한 당국에 전화했는데, 끝까지 잡아떼며 수상한 뉘앙스로 노력해 보겠다고 말했다.

미국 대사관에 연락했더니 자신들이 연락해보겠다고 이야기했지만, 강하게 나갈 것 같지 않았다. 이대로 안정을 바라는 것 같았다.

아직 확실한 것이 아무것도 없었기 때문에 청와대도 공 장군과 이야기해 보겠다고 말할 뿐이었다. 사실 청와대도 납치 사건으로 남북 간에 갈등이 일어나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었다.

핵심적으로 북한과 연결되었다고 밝혀진 것이 하나도 없었다.

공지섭이가 이 상황을 노리고 있었구나.

경복이가 위스키를 마시며 말했다.

“어떻게 할까?”

나도 단숨에 잔을 비우고 말했다.

“원하는 것을 들어 준다고 태경이를 풀어줄까?”

“최악으로 흐르면 자신들이 하지 않았다고, 증거 인멸할 수도 있다.”

나는 이를 악물었다.

“그러면 껍질을 벗겨 죽일 거다. 태어난 것을 후회하게 해주지.”

경복이가 어느 때 보다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어떻게 할 거야?”

나는 다시 한번 술잔을 단숨에 비웠다.

“공지섭 장군···. 그 새끼를 인질로 잡고, 태경이와 바꾸자.”

“뭐라고? 공지섭을 인질로 잡는다고?”

“그게 제일 빠르지 않겠어?”

“마음에 드는데? 구체적인 방법은 뭐야?”

나는 반탄반지를 만졌다.

“반탄반지가 있으니까. 그냥 걸어가서 머리에 총구를 겨누고 거래하는 거지.”

경복이는 당황한 얼굴이 되었다.

“그렇게 심플하게 간다고?”

“혼자 가야 방심하고 나를 막지 않지.”

방안에서 공지섭과 만나면 바로 그놈을 인질로 만들 수 있었다.

“공지섭 그 새끼는 어디 있는데?”

“잘 아는 사람이 있지.”

나는 반즈에게 전화하였고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이야기 들었나?”

-자네 친구 말인가? 확인해 보고 있는데. 아직 어디 있는지 모르고 있어.

나는 목소리를 더욱 낮게 깔았다.

“태경이가 어디 있는지 물어보는 것이 아니야. 공지섭이 어디 있는지를 물은 거다.”

반즈는 잠깐 생각을 했다가 대답했다.

-공지섭과 만나서 협상할 생각인가? 괜찮은 방법이다.

나는 분노를 참고 평온함을 꾸몄다.

“무엇을 하든지 간에 일단 만나야겠다. CIA라면 공지섭에게 꼬리를 붙여 놓았겠지? 위치 정보를 이야기해 봐.

반즈가 나의 분노를 캐치하고 살짝 다급해졌다. 골든보이는 바로 움직이는 스타일.

-뭐··· 뭐 하려고 그래? 하려면 나랑 상의해.

“말하기 싫으면 다른 놈들에게 물어보지. 돈을 풀면 오늘 안에 알 수 있을 거다.”

-시원하게 말해봐. 목소리가 떨리고 있어.

“공지섭이 위치. 말하기 싫으면 말아.”

그러자 긴 한숨 소리가 들리더니 반즈가 입을 열었다.

-지금 평양 대공연장에 있다. 케케묵은 김일성 연극을 보고 있다고 하더군. 새로운 백두혈통을 밀기 위한 행보다.

나는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바로 끊었다.

공지섭의 대가리를 쳐서 태경이를 돌려받고, 머리 없는 북한의 새로운 머리가 되기로 했다.

나는 청와대에 전화하여 부탁 하나를 했다. 채널 3번 KBE 국회방송에 골든보이 채널을 실시간 방송으로 걸어 줄 수 있냐고 했다.

대통령은 뭐를 하는지 묻고 싶은 목소리였으나, 골든보이를 믿는다고 말하고 실시간 방송을 연결하라 지시했다.

경복이가 설마 하는 얼굴로 다가와 물었다.

“공지섭이 때려잡으러 가는 것을 방송할 생각이야? 그럼 놈이 도망칠 수 있다.”

“혼자 오는데 도망치면 전국적으로 좆밥이 되는 거지. 절대 도망칠 수 없을 거다.”

경복이는 살짝 웃었다.

“남북한 통합 좆밥이 되면 곤란하겠지··· 하하하.”

나는 전술 조끼를 입고 탄창을 최대한 챙기며 말했다.

“공지섭을 때려잡고, 나는 북한의 위원장이 될 거다. 북한을 먹을 생각이야.”

경복이는 나의 대답을 듣고 귀를 의심했다.

“응? 뭐··· 뭐라고? 어디 위원장?”

“돼지 농장 생산 감독관 하던 김명석이도 하는데 내가 위원장을 못 할 이유가 없다.”

나는 러시아 대사의 벤츠를 강제를 빌렸다. 그리고 그 안에 탄약과 소총 그리고 폭탄을 실었다.

“정말 혼자 간다고?”

나는 정색하고 말했다.

“혼자 하니까 의미가 있는 거고 정통성이 있는 거다.”

“그게 무슨 소리야.”

“신화를 만드는 거지. 17대1이 아니라. 1만 대 1의 전설을 만드는 거다. 그 정도 되어야지 백두혈통을 까고도 인정받을 수 있지 않겠냐?”

경복이는 걱정되는 얼굴이 되었다.

“반탄 반지로 다 해결할 수 있을까?”

“그러니. 속전속결이다. 바로 공지섭에게 갈 거야.”

수행과 직원이 드론 카메라를 조종하여 골든보이 채널을 찍고 있었다.

나는 카메라를 보며 침통한 얼굴로 말했다.

“안녕하세요. 골든보이입니다. 오늘 콘텐츠는 실시간 총격전이 되겠습니다. 실제로 사람이 죽는 장면이 나오니까 아이들은 절대 보면 안 되겠습니다.”

나는 전술 조끼에 수류탄을 추가하고 있었다.

“내 친구 태경이를, 이번에 쿠데타를 일으킨 장군 공지섭이 납치했습니다. 태경이를 인질로 잡고 저를 협박하더군요. 몸값은 12조라고 합니다. 어이가 없죠? 내 친구가 그렇게 비싼 놈인지 처음 알았습니다. 그래서 공 장군 그 씨발놈과 1:1로 다이다이 뜨기로 마음먹었습니다. 그래서 오늘은 사람을 쓰지 않고 혼자 하려고 합니다.”

골든보이 채널에 댓글이 미친 듯이 올라왔다.

-골든보이가 뉴 북한 위원장과 다이다이?

-미친 거 아냐?

-총 맞고 싶어서 심장이 간지러운 모양인데?

-실시간 총격전 재미있겠다.

-이건 오바다 오바.

평양 대공연장까지는 자동차로 5분, 걸어서는 15분.

나는 러시아 대사관 대문을 열었다.

수행과와 러시아 용병 모두 나를 말리고 싶은 얼굴. 하지만 나의 명령으로 그저 멀리서 지켜보기로 했다.

러시아 대사관 앞을 탱크 두 대가 막고 있었다. 그래서 자동차가 나갈 수 없었다.

나는 탱크 앞에 서 있는 북한 장교를 보며 강하게 한마디 했다.

“차 빼 개새끼야. 바빠.”

장교는 조금 황당한 얼굴이다.

“뭐라고요?”

나는 눈을 부릅떴다.

“뭘 노려봐. 씨발놈아. 뺨따귀를 찢어 버리기 전에 차 빼라고. 왜 남의 집 대문을 막고 있어?”

대문 앞 불법 주차는 비매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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