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내 눈에 땅속 황금이 보여-149화 (149/188)

149화

스탈린의 생화학 무기 연구소.

유리 케이스 안, 사람이라고 볼 수 있는 뭔가가 꿈틀거리고 있었다.

“떨어져. 유리에 뭐가 붙어 있어.”

몸 안에 있던 작은 벌레들이 우리의 움직임에 자극을 받아 유리 케이스에 붙어 있었다. 마치 작은 거머리 같은 움직임.

태경이가 몸서리치며 그것들을 바라보았다.

“한 100년은 지났다고 하지 않았어? 어떻게 벌레가 살아 있지?”

그것에 대답할 수 있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

이때 유리 케이스 안에 있던 사내가 눈을 크게 떴다가 그리고 눈동자를 움직였다.

나는 깜짝 놀라 뒤로 물러서다가 주저앉을 뻔했는데, 경복이가 나를 잡아 주었다.

“왜? 왜 그래?”

“저 안에 있는 놈이 눈동자를 움직였어.”

“어디?”

“이놈이···.”

경복이가 눈을 크게 뜨고 내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는 시체를 살폈으나 움직임은 없었다.

“안 움직이는데? 벌레 때문에 움직이는 것일 수 있어.”

“자세히 봐.”

유리 케이스 안에 있던 시체는 눈을 뜨고 더 이상 움직이지 않았다.

우리는 가까이 갈 용기는 없었기에 멀리서 살폈으나 안에 있는 시체는 끝까지 움직이지 않았다.

“뭐야. 안 움직이잖아.”

나는 억울한 듯 강하게 말했다.

“진짜 움직였어.”

태경이가 나의 어깨를 토닥토닥했다.

“이런 곳에서 제정신으로 있는 것이 더 이상하지. 움직였다고 생각했을 수 있다.”

경복이가 나의 어깨를 잡으며 강한 눈빛을 보냈다.

“움직였어도, 움직이지 않았어도 상관없어. 다 불태워 버릴 거잖아.”

나는 입을 벌렸다가 머리를 끄덕였다.

“그래. 이런 재수 없는 곳은 다 태워 버려야 해.”

하지만 나는 금방 나의 말을 정정했다.

“그래도 빅터가 모습을 나타난 후에 태우자. 우리가 불부터 지르면 그놈이 우리 앞에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우리 모두 동의했다.

수행과 사람들이 석유를 사방에 뿌리고 있었고 고체 연료도 아낌없이 사방에 뿌렸다. 그리고 여러 곳에 원격 폭발 장치를 설치해 두었다.

나는 너무도 궁금했다. 왜 빅터는 이런 곳을 원했을까?

“빅터 이 새끼는 여기 있는 병균으로 뭐를 하려고 했을까?”

경복이는 곰곰이 생각하다가 입을 열었다.

“혹시 미션이었을까?”

“미션이 그런 것을 원한다고?”

태경이가 우리의 말을 듣다가 말했다.

“그런 미친 미션을 하는 놈들을 우리는 ‘빌런’이라고 하지.”

나는 황당한 얼굴로 웃었다.

“빌런···? 설마. 그런 것이 있으려고.”

“황금인도 있는데, 빌런이 왜 없어?”

나는 태경이의 말을 완전히 부정할 수 없어 씁쓸한 얼굴이 나오고 있었다. 하지만 빌런보다는 테러리스트라고 하는 것이 좀 더 현실적.

하지만 빅터같이 엄청난 사업가가 생물학 테러를 한다? 뭔가 어울리지 않았다.

생물학 무기의 확보로 보자면, 차라리 러시아에 있는 생화학 무기 연구소에 더 엄청나고 무서운 물질이 많을 것이었다.

나는 아무리 생각해도 답이 없었다.

빅터는 아주 특이한 사내.

가스맨의 능력을 갖추고 있고.

다른 황금인을 견제하여 죽음으로 몰았으며.

나의 미션도 막고 있다.

러시아 과학선에서 보았던 사진을 생각하고 시간을 계산해 보면, 생긴 것과 달리 아주 오래 산 노인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지금은 매우 위험한 물질을 확보하려 하고 있었다.

도대체 정체가 뭐야? 곧 그가 도착하면 이유를 알 수 있을 것이다.

나는 수행과 직원들을 최대한 무장하여, 요소요소에 매복 시킨 후

러시아 헬기 조종사를 불렀다.

공군 소속의 두 파일럿은 뭔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는 것을 느끼고 있었다. 갑자기 이상한 폐허에 오더니, 군사작전처럼 병사들을 매복 시키고 있기 때문이었다.

나는 MI-8 헬기에 붙어 있는 로켓포를 원했다.

우리가 사용할 수 있는 가장 큰 무기. 반드시 확보해야 했다.

나는 정색한 얼굴로 두 파일럿에게 말했다.

“나를 누군가가 죽이려 하면 두 분은 저를 도울 의무가 있습니까?”

두 기장은 나에게 달러를 듬뿍 많이 받은 사내였다. 둘은 뭔가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있었다.

“사령부에서 마지막 받은 명령은 에드워드 대령님을 안전하게 골초보 공항으로 컨보이 하라는 것이었습니다. 그렇다면 우리는 에드워드 대령님을 지킬 의무가 있습니다.”

나는 골든 불스를 망치로 내려쳐 커다란 금덩어리 2개를 만들었다. 모두 큰 크기의 순금이 박혀 있는 돌덩이로 200만 달러는 충분히 넘었다.

그것을 가방에 따로 담아 두 사람에게 나눠 주었다.

“이곳으로 찾아온 사람이 나를 죽이려 할 수 있습니다. 우리와 함께 싸울 수 있겠습니까?”

가방 안의 금을 확인한 둘은 단숨에 머리를 끄덕였다.

골든보이와 오늘 처음 만났지만, 은퇴해도 될 만큼의 돈을 하루 만에 다 확보했다. 게다가 대통령과 통화하는 것을 옆에서 들었다. 대통령의 손님을 버리고 도망친다는 것은 상상할 수도 없는 일.

“대령님. 우리가 무엇을 하면 되는 것입니까?”

나는 부드러운 얼굴로 말했다.

“나를 위협하는 사람과 거래할 것인데, 십중팔구는 아마 어그러질 것입니다. 그리고 총격전이 벌어질 수 있습니다.”

파일럿의 표정이 좀 굳었다.

“총격전이요? 위험하겠군요.”

“그때 로켓탄으로 지원하면 되겠습니다. 피아 식별 장치를 하고 있을 테니 아군과 적을 구분하는 것은 어렵지 않을 겁니다.”

부기장이 나에게 잘 보이려고 헬기 안에 있는 무기 하나를 소개했다.

“헬기 안쪽에 이글라 휴대용 대공 미사일이 있습니다. 쓰시겠습니까?”

나는 망치로 황소를 내려쳐 금조각을 하나씩 앞으로 밀었다.

“감사합니다. 요긴하게 쓸 수 있겠군요.”

한국에서 쓰는 신궁 휴대용 대공 미사일 교육을 받은 수행과 직원이 있었는데, 이글라 휴대용 대공 미사일을 보더니 비슷한 부분이 많아서 조금만 알려주자 어떻게 쏘는지 금방 이해했다.

“잘할 수 있지요?”

“맡겨 주세요. 대표님.”

매복은 완벽하게 끝나 있었고, 여유를 가지며 전투식량으로 식사까지 든든하게 하였다.

기다림. 그렇다고 전화해서 왜 안 오냐고 물어볼 수도 없는 일.

3시간쯤 기다렸을 때 헬기 소리가 나기 시작했다. 그리고 헬기 2대가 곧장 이쪽으로 날아왔다.

왔다! 빅터가 분명하다.

그는 공터 한가운데 서 있는 나를 발견.

무장헬기 한대는 공중에 떠서 사방을 경계했고 한대는 천천히 착륙하여 호위병 20명 정도를 쏟아냈다. 그리고 빅터가 선글라스를 벗으며 이쪽으로 다가왔다.

나는 거침없이 빅터에게 다가가 손을 내밀어 악수를 청했다.

“빅터. 급하게 왔군.”

빅터는 주변에 시선을 던지며 악수를 했다.

“오 골든보이! 역시 대단하군. 스탈린의 유산을 이렇게 쉽게 찾아내다니.”

“쉽지 않았어.”

“내가 얼마나 오랫동안 이곳을 찾았는지 안다면 놀랄 거다. 그래서 아주 서둘러 왔지.”

나의 눈빛이 강하게 빅터를 바라보았다.

“여기가 뭐 하는 곳인 줄 아나?”

나의 눈빛에 빅터의 표정이 살짝 굳어지며 주변을 살폈다. 그리고 멀리 동굴 입구가 활짝 열려 있는 것을 눈으로 확인했다.

빅터를 크게 화를 내며 말했다.

“뭐야? 아무것도 확인하지 않는다고 했잖아!”

괴산식은 돌려 말하는 것 없다.

“내가 먼저 질문했다. 빅터. 이 안에 뭐가 있는지 알았나? 그것으로 무엇을 하려고 했지?”

그의 눈빛이 흔들리는 것을 확인했다. 이곳에 무엇이 있는지 알고 있었다.

“왜 단숨에 모스크바의 절반은 죽일 수 있는 병균을 원했지? 도대체 무엇을 하려는 거야?”

빅터는 분노하며 나를 노려보았다.

“흠··· 골든보이가 약속을 어겼군.”

나는 손으로 반지를 만지고 있었다. 총에 맞아도 죽지 않는다. 그랬더니 더욱 자신감이 흘러넘쳤다. 게다가 우리가 매복 포위하고 있지 않은가?

“설명을 해봐. 왜 그런 위험한 물건을 손에 넣으려 했는지. 혹시 미션으로 받은 것인가?”

나의 말에 빅터의 표정이 딱딱하게 굳어졌고 대답을 하지 못했다.

나는 그의 표정 미세한 떨림까지 확인하며 질문했다.

“미션에 저 위험한 물건을 파괴하라고 나오나? 아니면 물건을 확보하라고 나오는가?”

빅터는 권총을 뽑아 들며 나를 노려보았다.

“질문은 되었다.”

그러자 분위기를 보고 병사 4명이 빅터의 좌우로 휴대용 유리 방탄판을 설치했다. 단 15초 만에 사람 하나가 들어가는 유리 상자가 만들어졌다.

“네놈의 부하들이 나를 겨누고 있겠지?”

빅터의 권총이 방탄판 구멍에서 나와 나를 겨누었다.

“왜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았지? 나는 너에게 주식을 보내 주었다.”

나는 조금도 긴장하고 있지 않은 얼굴.

“너는 초보 골든보이 하루마를 무너트렸다. 다른 황금인도 함정에 빠트렸다는 정보도 있지. 그런데 네가 나를 도와주겠다고? 나를 이용하려 도운 것도 모를 정도로 내가 멍청하다고 생각했나?”

빅터가 순순히 머리를 끄덕였다.

“이곳을 찾는 것이, 나에게 떨어진 미션 맞아.”

나는 눈을 똑바로 뜨고 물었다.

“미션에서 확보한 병균을 사용하라고 했어? 아니면 파괴하라고 했나?”

빅터는 잠깐 망설이다가 나를 보며 정색하고 말했다.

“제거하라고 말했다.”

나는 활짝 웃으면서 발화장치를 보여주었다.

“그래? 그렇단 말이지? 그렇다면 내가 도와줄 수 있겠군. 이 버튼 하나만 누르면 연구소를 불덩이로 만들 수 있다.”

그러자 빅터가 매우 놀라며 손을 흔들었다.

“그것은 안 돼!”

나는 길고 낮게 웃었다. 어디서 되지도 않는 구라를 치고 있어.

“역시 그 흉악한 물건을 사용하는 미션을 받았군.”

빅터가 다시 구멍으로 권총을 내밀며 말했다.

“죽고 싶지 않으면 그 발화장치를 이쪽으로 보내.”

나는 빅터 쪽으로 한발 가서 말했다.

“너 몇 살이야? 한 200살 되었나? 어떻게 그렇게 젊지?”

빅터는 살짝 놀란 표정을 지었다가 머리를 흔들었다.

“무슨 소리를 하는 거야?”

“러시아 과학선에서 연구원으로 있는 너의 사진을 보았다. 지금이 더 젊은 느낌이야. 어떻게 그렇게 젊게 사는 것인가?”

빅터는 놀란 표정이 되었다.

“설마 러시아 과학선에 갔어?”

“러시아 과학선 아카데미 블라코프! 벌써 잊은 것은 아니겠지?”

빅터의 목소리는 떨리고 있었다.

“말도 안 돼. 거짓말하지 마라. 몇십 년이 지났어. 이미 침몰했다.”

“동영상 보내 줄까?”

바디캠으로 찍은 과학선 동영상 몇 개를 보내 주었다. 빅터가 몸을 떨면서 동영상을 보고 있자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어때? 추억 돋나?”

동영상을 다 확인한 빅터의 표정은 떨리고 있었다.

“그곳에 갔었다고? 그곳에 뭐가··· 있지 않았나?”

“검은 젤리 말하는 것인가? 정말 놀라운 생물이었다. 내 인생에서 가장 놀랐던 일이었어.”

“어떻게 살아남았나?”

나는 사악하게 웃으면서 말했다.

“유령선이 된 과학선에, 잠수함 어뢰를 8방이나 박아 넣었다. 완전히 다 태워버렸지.”

빅터의 머릿속에서 ‘첫 번째 우주 세포 프로젝트’는 완전한 실패이자 공포였다. 그런데 앞에 있는 골든보이는 건방진 얼굴로 다 태워버렸다고 말하고 있었다.

“역시 골든보이. 역대 다른 황금인과 다르군.”

이럴 때는 마구 질문을 쏟아 마음을 더욱 흔들어 보기로 했다.

“다른 ‘선택받은 사람’을 탈락시키면 뭐를 받나? 과학선에 그 괴물을 풀어준 사람은 당신 아닌가? 이곳의 병균으로 시민을 학살하면 보상이 있나? 그 보상으로 젊게 오래 사는 것인가? 나를 죽여야 주는 보상이 있나?”

나는 한 발 더 다가가 빅터의 눈을 바라보았다.

“그렇게라도 비루하게 질질 오래 살아야 할 이유가 있나?”

빅터는 나의 말에 갑자기 웃었다. 그리고 품속에서 보드카를 꺼내더니 쭉 마신 후 나를 바라보았다.

“나는 영생을 약속받았다. 황금인 만이 대단한 것이 아니야. 영생은 나만이 유일하다.”

나는 씁쓸한 웃음을 지으며 빅터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다시 태어나고 싶은 못생긴 얼굴인데···. 굳이 영생까지 해야 하나?”

빅터는 자랑하듯 말했다.

“영생은 모든 사람이 꿈꾸는 축복이지.”

“영생을 누가 허락했나?”

잠시 망설였던 빅터가 말했다.

“조물주께서 허락하셨다.”

“조물주? 교회에 계시는 회장님 말하는 건가? 아무리 생각해도 그분 방침은 아닌 것 같군.”

빅터는 낮게 웃다가 말했다.

“예수처럼 실체가 없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니야. 나의 ‘조물주’는 전지전능하고 가까이 있다.”

나는 동굴 쪽을 보며 말했다.

“그 조물주가 병균으로 사람을 죽이면 영생을 시켜준다고 했나? 그 조물주 새끼는 웃기는 양반이구만. 너 같이 모자란 놈의 영생을 위해 다른 사람을 희생시킨다는 것이 말이 되나?”

“그분의 뜻을 짐작하지 마라.”

나는 크게 웃었다.

“신 따위는 안 믿어. 세상에서 완벽하게 믿을 수 있는 사람은 우리 엄마뿐이다.”

빅터가 웃으면서 하늘에 권총을 쏘았다. 그리고 화약 냄새가 올라오는 총구를 나에게 겨누었다.

“그 발화장치 이쪽으로 밀어. 아니면 죽이겠다.”

“싫다면?”

빅터는 나의 머리를 겨누며 말했다.

“머리가 깨진 시체가 되는 것이지. 너는 내 앞에 몸을 드러낸 것으로 이미 끝난 것이야.”

나는 웃었다.

“어차피 내가 러시아를 떠난다고 비행기를 탔어도 뭔가 일이 터졌을 것 같은데?”

빅터가 웃으며 머리를 끄덕였다.

“지금 혼자 죽는 것도 나쁘지 않지. 너 때문에 같이 죽는 사람이 생기지 않으니 말이야.”

나는 손에 있는 발화장치를 흔들며 말했다.

“병균이 터지면, 아마도 유럽의 사람의 절반은 죽지 않을까?”

빅터가 잔인하게 웃었다.

“그 사람의 목숨보다, 지금 네 목숨이 더 소중하잖아. 그러니 그 장치를 내놔. 목숨을 살려줄 수 있다.”

나는 크게 웃으면서 말했다.

“나를 병신으로 아나? 어디서 말도 안 되는 개소리를 하고 있어. 당장이라도 총을 쏘고 싶은 눈빛인데.”

빅터의 눈빛에 그 주변에 서 있던 경호원들도 나를 총으로 겨눴다.

“마지막 경고다. 당장 그 장치를 내놔. 아니면 벌집으로 만들어주지.”

나는 발화장치를 든 손을 하늘 높이 들었다.

“골든보이가 목숨을 구걸하는 것은 너무 가오 빠져. 그냥 확 폭파하고 죽을까?”

그리고 빅터를 노려보며 외쳤다.

“빅터!!! 미션 실패!!!”

나는 과감하게 발화장치를 눌렀다.

쾅!!!!

찢어지는 폭음 소리가 들리더니 동굴 안에서 엄청난 화염이 뿜어졌다. 그리고 곧 분지 위로 불꽃이 화산처럼 치솟아 올랐다.

들어가는 입구에서도 불을 뿜어내는 용처럼 화염이 폭발하며 회오리쳤다.

사방에서 검은 연기가 뿜어져 나오고 있었다.

그것을 본 빅터의 표정은 놀람과 당황 그리고 절망이 동시에 보였다.

“으아아아아아아! 안돼!”

나는 웃으면서 말했다.

“나 살겠다고, 엄청나게 많은 다른 사람들을 죽이는 미션은 좀 아니지 않냐?”

빅터는 이를 악물며 나를 바라보았다. 놀람은 잠시 체념으로 바뀌었다가, 분노로 폭발했다.

“이··· 개새끼!!! 뒤져라!”

빅터는 나에게 권총을 쏘기 시작했다.

탕! 탕! 탕! 탕!

하지만 뭔가에 막혀 총알이 사방으로 튕겨 나갔다.

빅터의 경호원들도 그것을 보더니 기관총으로 나를 쏘았다.

타타타타타타타타타탕-

나는 잠시 쫄았다가 이제는 어깨를 폈다. 기관총의 총알도 벽이 있는 것처럼 어지럽게 튕겨 날아갔다.

이제 여유 있게 빅터에게 한 발 더 다가갔다.

“너도 다른 ‘황금인 미션’을 방해했잖아. 나는 방해 하면 안 되냐?”

빅터는 몇번이나 나에게 총을 더 쏘고 말했다.

“이것은 뭐야? 왜 총에 안 맞지?”

나는 빅터의 얼굴이 갑자기 늙어가는 것을 눈으로 확인하고 있었다.

“빅터. 너 늙어가고 있다. 미션에 실패해서 그런가?”

“뭐라고?”

빅터는 손으로 자기 얼굴을 만졌는데 주름이 잡혀 있는 것을 보고 악을 쓰며 소리쳤다.

“안돼!!!”

나는 바퀴벌레를 본 것처럼 인상을 쓰며 빅터를 바라보았다.

“미션에 성공해야지만 생명을 연장하는 것인가? 안타깝다 빅터.”

빅터는 무전기로 무장 헬기에 악을 쓰며 명령했다.

“돌핀!! 이 새끼를 죽여!”

공중에 떠 있던 헬기가 이쪽을 향해 동체를 틀었다.

그 순간 산속 어딘가에서 이글라 휴대용 대공미사일이 날아와 무장헬기의 옆구리에 매섭게 박혔다.

쾅!!!

헬기는 순간 화염을 뿜으며 어지럽게 움직이다가 연구소 벽에 박혀 대폭발을 일으켰다. 그리고 벽이 무너지며 분지 안쪽으로 떨어졌다.

그리고 로켓탄이 유폭 되었는지, 다시 한번 연속적으로 폭발이 일어났다.

이때 내 등 뒤에서 MI-8 헬기 한 대가 날아올랐다. 그리고 바로 빅터의 경호원들에게 로켓탄을 날렸다.

쾅!!! 쾅!!! 쾅!!! 콰쾅!!

빅터의 경호원들을 폭발에 휘말려 날아갔다. 순식간에 10명이 넘는 경호원이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그리고 매복해 있던 수행과 직원들이 사방에서 총을 쏘았다.

몸을 숨겼던 빅터의 경호원들은 경복이가 쏘는 저격용 총에 맞아 머리가 뚫린 시체가 되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살아남은 경호원이 권총을 몇 번 쏘고 헬기 쪽으로 달려가다가 어지럽게 날아온 총알을 맞고 벌집이 되어 쓰러졌다.

나는 혼자 살아남은 빅터를 바라보았다.

“이제 혼자가 되었군. 빅터.”

빅터의 표정은 믿을 수 없다는 얼굴이었다.

“어떻게 총알을 튕겨 냈지?”

“과학선에서 쓸만한 것을 찾았지. 아주 괜찮은 물건 같다.”

빅터가 자신이 과학선에 있었을 때 진행했던 프로젝트를 생각하고 말했다.

“설마 반 에너지 물질 그것인가?”

“‘반탄 반지’라고 부르지. 아주 쓸만한 물건이야.”

빅터의 몸이 점점 작아지고 있었다. 그는 허탈한 웃음을 흘리고 있었다.

“황금인이 왕이 된다는 예언이 있었다.”

나는 쓴웃음을 지었다.

“21세기에 ‘왕’ 이야기는 좀 그렇군.”

“너는 그렇게 생각해도 다른 ‘길잡이’들이 너를 주시하기 시작했다.”

다른 ‘선택받은 사람’에 대해서 조사를 해보기로 마음먹었다.

“나는 그들과 친하게 지내기로 마음먹었다. 이웃사촌으로 말이야.”

“왕좌는 하나일 뿐이야.”

“나는 그런 것 따위 원하지 않아.”

“권력과 황금을 원하지 않는 황금인이라···. 놀라운 일이군.”

나는 빅터에게 가까이 가서 말했다.

“조물주는 무엇을 말하는 거야? 나에게 미션을 주는 존재인가?”

빅터의 몸이 더 쪼그라들었다.

이때 빅터가 나의 눈을 보며 한마디 했다.

“선물을 하나 하지.”

순간 나의 눈앞에 창 하나가 떴다.

<<상대가 능력 전이를 신청했습니다.>>

<<가스를 보는 눈을 받으시겠습니까?>>

<<전이를 받고 죽을 확률이 5% 존재합니다.>>

빅터가 웃으면서 말했다.

“나는 네가 죽었으면 좋겠다···.”

나는 활짝 웃으면서 외쳤다.

“YES!!! 나는 골든보이야 절대 죽지 않아!”

Golden boy never di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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