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1화
텐트 안의 침낭에서 눈을 떴다.
핫팩의 따듯한 기운을 느끼며 일어나고 싶지 않았지만, 어제 고생한 탓인지 몸에 힘이 들어가지 않았다.
술도 많이 마시지 않았는데, 왜 머리가 아프지? 어제 언제 들어온 것이야?
대충 물티슈로 얼굴을 정리하고 밖으로 나왔다.
교수님과 대학원 학생들은 이미 절벽의 철원 미륵 대불을 바라보았다.
평소에는 땅속에 있는 유물을 확인하기 위해서 바쁘게 움직였지만, 지금은 절벽에 있는 불상을 확인할 길이 없어 바라보고만 있었다.
윤 교수님만 단 한 개의 망원렌즈로 절벽의 불상을 확인하고 있었다.
대학원생 중 한 명이 20대 초에 암벽 등반을 많이 했다고 했다.
그는 자신이 가지고 온 암벽 등반 장비를 몸에 감고, 철원 미륵 대불을 확인하기 위해서 조금씩 내려가고 있었다.
하지만 암벽 등반한 지 오래되었는지 움직임이 둔해 보이고 바람이 불자 위험하게 흔들렸다.
나는 교수님께 다가가서 걱정스러운 눈빛으로 말했다.
“위험해 보이는데요. 이러다가 인명 사고가 나겠습니다.”
교수님은 길게 한숨을 쉬었다.
“맞는 말이야. 내가 너무 욕심부린 것 같아.”
등반했던 대학원생은 다시 절벽 위로 올라왔다. 20대 초, 암벽 등반할 때 보다 몸무게가 30kg이나 늘어났고, 장비도 좀 오래되고 맞지 않아서 위험했다고 말했다.
나는 망원경으로 불상을 살피며 윤 교수님께 말했다.
“무엇을 찾아야 하나요?”
“혹시 벽면에 글이나 시가 쓰여 있을 수 있어. 그러면 이 문화재를 좀 더 잘 이해할 수 있겠지.”
“그렇군요.”
“하지만 당장은 망원경도 하나밖에 없고 절벽을 확인할 사람도 없어. 참으로 당황스러운 일이야. 사람을 이제 찾고 있지만 언제 구해질지 모르겠군.”
이때 내 눈에 막 이곳으로 들어오는 유 장군의 차를 보았다. 오늘도 윤 교수님께 잘 보이겠다고 병사들과 함께 이곳으로 출근하고 있었다.
나는 그것을 보며 활짝 웃었다.
“잘하면 한 번에 손쉽게 해결할 수 있을 것 같군요.”
나는 유 장군에게 절벽을 탈 수 있는 특수 부대가 있는지 물었다. 그는 최정예 산악부대원이 100명은 있다고 했다.
최정예 산악 대원 100명 중 10명만 추려, 이곳에서 절벽 강하 훈련을 한다면 윤 교수님이 기뻐할 것이라 했다.
이곳의 상황을 대충 설명 들은 유 장군은 바로 머리를 끄덕였다.
윤 교수님에게 잘 보일 수 있다면 자신이 직접 산에 올라갈 자세였다.
얼마 후 장비를 챙긴 최정예 특공대 10명이 절벽 위로 올라왔다.
나는 10명에게 바로 현금으로 100만원씩 나눠주었다.
“위험수당을 미리 드리겠습니다. 목숨을 걸고 훈련하는 여러분을 존경하는 의미에서 드리는 작은 성의입니다.”
갑자기 절벽 강하 훈련을 한다고 해서 놀랐지만, 갑자기 현금을 받아서 또한 놀랐다.
온몸이 단단해 보이는 대위가 나를 보며 말했다.
“이 정도라면 매일 훈련을 하고 싶지 말입니다.”
“오다가 보셨겠지만, 절벽에는 철원 미륵 대불이 조각되어 있습니다. 쭉 타고 내려가면서 스마트폰으로 동영상을 쭉 찍으면서 내려오세요. 특이한 것을 확인한 분은 그곳을 중점적으로 사진을 찍어주세요. 그리고 교수님께 카톡으로 보내면 됩니다.”
대위는 ‘라면을 끓여 달라’는 부탁을 받은 정도로 가볍게 말했다.
“간단하군요.”
“쭉 내려가다가 혹시라도 글자나 그림 등을 발견하는 분께 바로 500만원을 현금으로 드리겠습니다.”
이제서야 대위의 눈이 커졌다.
“먼저 발견한 사람이 챙기는 것입니까?”
“그렇게 하면 사고의 위험이 있으므로 발견한 사람이라면 누구든 드립니다. ‘안전제일’이라는 사실을 생각하세요. 혹시 2곳 이상의 글을 발견하면 1000만원을 드리겠습니다.”
특공대 10명의 눈빛에는 완전히 힘이 들어가 있었다. 절벽에 있는 개미 새끼 한 마리까지 찾아낼 기세였다.
그들은 절벽 위를 날아다니며 철원 미륵 대불을 살폈다. 특이한 것이 있으면 자세히 확인하며 아래로 내려오고 있었다.
윤 교수님이 나를 보며 말했다.
“점점 자네를 이길 수 없군.”
“자주 뵐 수 없으니, 이번 기회에 화끈하게 점수를 따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교 사람들의 머리에서 나올 방법은 아니야.”
내가 서울대 놈들보다 더 똑똑하다고 말해주는 것인가? 아무리 서울대라도 특공대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하지 못했겠지.
딱 40분이 지났을 때, 가장 중앙을 확인했던 특공대 대위가 소리를 질렀다.
“여기 글자가 있습니다!”
대위는 자신의 핸드폰으로 절벽 위의 글자를 찍어서 윤 교수의 카톡으로 보냈다.
사진의 글자는 생각보다 또렷했다.
‘태봉의 미래가 미륵보살의 보호 아래 편안하다.’라는 한자였다.
태봉泰封. 궁예가 철원으로 수도를 옮겼을 때의 국호. 그렇다면 철원 미륵 대불은 궁예가 철원으로 수도를 옮기고 만든 불상이 맞았다.
모든 대학원생이 특공대가 찍은 불상의 모습을 확인했다.
태봉의 왕실에서 진행한 것 치고 조각 실력이 형편없는 부분이 많았다. 특히 얼굴 부분은 상당히 신경 썼으나 얼굴에서 멀어질수록 조악하기 이를 데 없었다.
그것으로 보아 전부터 철원의 호족이 미륵보살을 조각해 왔다가, 궁예가 이곳을 수도로 삼고 얼굴 부분을 따로 조각한 것으로 보였다.
나는 약속한 대로 대위에게 1000만원을 입금하였다. 하지만 대위는 모든 대원에게 100만원씩 나누어주었다.
이 멋진 모습이 너무도 아름다워서 가지고 다니던 호주 금조각 하나를 선물로 주었다.
골든보이 ‘철원 미륵 대불’ 콘텐츠는 ‘궁예가 관심법으로 내려다본다.’였다.
보통 콘텐츠 보다 자극적이지 않았지만, 돈을 써서 컴퓨터 그래픽도 넣고 지도도 넣고, 교수님이 시대 상황을 흥미 있게 설명하여 생각보다 재미있었다.
이때 구팡으로 100만원 짜리 최고급 텐트 10개와 100만 원짜리 망원경 10개가 도착했다. 내가 서울대 대학원 사학과에 기부하는 것이었다. 선배님들은 스케일이 다르며 나를 동경하는 눈빛으로 바라보았다.
저는 선배님들 쓰신 논문에 제 이름 하나 올라가면 만족합니다.
해가 떨어졌다. TV도 없고 할 일도 없다.
LTE는 물론 3G도 잘 터지지 않아 핸드폰도 무용지물이었다. 중계기가 화재에 불탔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어제 남은 고기도 많았다. 그렇다면 할 일은 하나뿐인가?
고기 파티.
처음에는 고기로 만족했지만, 콜라가 필요했고 술이 땡겼다.
위험지역에서는 안 돼!
태경이가 몸매가 좋은 서울대 대학생에게 관심을 가지며 바라보았다. 역시 사람이 다 똑같았다.
‘글래머’한 ‘아이유’랄까? 딱 봐도 한눈에 들어오는 ‘여신’이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올해 초에 결혼한 유부녀였다.
야 씨발. 콜라나 마셔.
가볍게 맥주를 마시기 시작했다. 한 캔 정도는 괜찮잖아.
술이 들어가자 약간 어색했던 선배들이 우리가 술 마시는 곳으로 다가왔다.
위험지역이니 두당 1캔만. 너무 부족하면 딱 2캔까지.
골든보이 콘텐츠에서 봤던 에피소드 등을 물었고 인화 자원개발에 대해서도 물었다.
나에 대해서 잘 알고 있는 구독자 선배는 ㈜엘도라도의 일이 어떻게 진행되고 있는지 물었다.
어떤 나이 많은 선배님은 이력서를 내도 되겠냐고 물어보았다.
국내에서 일하고 싶으면 인화 자원개발. 국외에서 일하고 싶으면 ㈜엘도라도에 이력서를 내라고 했다.
서울대 대학원생이면 뽑아야지. 맨날 전교 1등 하는 괴물 같은 놈들이 아닌가?
나는 콜라&맥주 때문에 배가 불렀고 화장실을 가야 했다.
하지만 여기에 화장실 따위는 없다.
그냥 공터에서 조금 떨어진 숲 안으로 들어가 볼일을 해결하려고 했다.
이때 갑자기 미션창이 올라왔다.
<<황금인의 날개를 확보하라.>>
<<약속된 태양광 기술을 실증하라.>>
<<미션 : 상장된 태양광 회사를 소유하라.>>
<<보상으로 황금 나침반을 충전시킵니다.>>
나는 미션창을 확인했고 천천히 읽었다.
상장된 태양광 회사를 소유하라.
내가 지금 가지고 있는 자금으로 ‘상장된 회사’를 살 수 있을까? 그래서 나는 바로 서 상무에게 전화했다.
“상무님. 김 대표입니다.”
-대표님. 하시는 일은 잘 되셨습니까? 몇 번이나 전화했는데 연결이 안 되더군요.
“여기가 철원인데, 전화가 잘 터지지 않는 곳입니다.”
-그렇게 오지에 계십니까?
“유물을 발굴하는 곳의 중계기가 고장 나 그렇습니다.”
“또 유물을 발견한 모양이군요.”
나는 얼굴을 쓸어내리며 말했다.
“그것보다 인수할 태양광 회사들은 확인하셨습니까?”
-그렇습니다. 최종적으로 2곳을 후보로 올려놓았습니다.
“인수 대상이 어디입니까?”
-두원 솔라와 유버 케미컬입니다. 그중 유버 케미컬이 기업 판매에 적극적입니다.
“그렇군요.”
서 상무는 조심스럽게 자신의 의견을 말했다.
-회사를 인수 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갈 것입니다. 펄벅 교수가 신기술을 가지고 있다고 하지만 100% 성공할 것이라 장담할 수는 없습니다. 이 정도의 자금이라면 대표님의 능력이 있으니 새로운 광맥을 캐는 것에 투자하는 것이 좋지 않겠습니까?
서 상무의 말은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맞았다.
하지만 황금 나침반이 선택한 펄벅 교수를 믿는 정도가 달랐다.
펄벅 교수는 100% 성공한다. 왜? 황금 나침반이 선택한 사람이니까.
그리고 아무리 비싸도 태양광 회사를 인수한다. 왜? 성공하면 황금 나침반이 충전되니까.
그 정도면 나에게 이유가 충분했다.
나는 서 상무에게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서 상무님의 말이 논리적으로 완벽하게 맞습니다. 하지만 펄벅 교수의 기술을 완벽하게 신뢰하기 때문에 태양광 회사 인수는 진행하겠습니다.”
서 상무는 해야 할 충언을 이야기하고 나의 명령에 따랐다.
-알겠습니다. 대표님. 일단 조사한 자료부터 메일로 보내 드리도록 하겠습니다.
유버 케미컬은 태양광 초기, 서울대 연구원과 카이스트 연구원들이 모여 만든 회사로 기술력이 뛰어난 편이었다.
계속해서 투자를 받았고 나름대로 성장했다.
하지만 대기업들의 공격적인 경영과 중국의 저가 패널이 들어오자 기술적인 우위가 약해져 작년 적자만 89억이었다.
거의 자본잠식 상태라 회사를 파는 데 적극적이었다. 매입가는 대략 300억 정도.
이 정도는 지금 있는 자금으로 바로 구매할 수 있었다.
두원 솔라.
어린이 장난감 회사였던 두원은 갑자기 에너지 음료에 투자하여 큰 이익을 남겼고 건강식품 회사에 투자하여 큰돈을 벌었다.
어느 날 두원의 회장은 이 모든 회사를 정리하고 태양광 회사를 만들었다. 모든 임직원이 반대했으나 그냥 밀어붙였다. 지금까지 모든 반대에도 그대로 밀어붙여 모두 성공했기에 거침이 없었다.
하지만 이번의 태양광 사업은 기존 사업과 다르게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었다. 모든 투자금을 다 날릴 수 있다는 공포가 회사를 휘감고 있었다.
하지만 회장은 자신의 성공신화에 매달리며 헛된 에너지를 쓰고 있었다.
그래도 그의 아들이 냉정한 눈으로 회사 매각을 추진하고 있었다.
한국의 3대 태양광 회사 중 하나인 두원 솔라의 인수 가격은 대략 2000억 원 선.
한국에 유일하게 잉곳과 웨이퍼를 생산할 수 있는 공장이 있었다.
두원 솔라 vs 유버 케미컬
미션은 ‘상장된 태양광 회사를 확보하라.’였다. 그렇다면 인수할 곳은 바로 두원 솔라였다.
매입 비용 2000억.
인화 자원개발의 자금으로는 어림도 없고 내가 가진 자금을 다 합해도 부족했다.
국내 문화재를 발굴하고 모은 자금
뉴욕 크리스피에서 그림을 판매하고 남은 자금.
C-4 금광에서 생성되고 있는 이익금.
B-5 구리광산에서 만들어지고 있는 이익금.
가지고 있는 각종 주식.
두원 솔라를 인수하는 2000억에는 많이 부족했다.
어떻게 두원을 사지?
머리 아픈 생각을 하니, 갑자기 소변이 강하게 마려웠다.
아. 오줌 싸려고 왔지? 시원하게 볼일을 보고 있는데 어젯밤에 보았던 푸른 빛이 땅속에서 스치고 지나갔다.
도대체 뭐지? 나는 그쪽으로 조금씩 걸어갔다. 푸른 빛으로 뭔가 길게 이어져 있는 것이 보였다.
확실히 자연의 것은 아닌 것 같아 보이는데···.
계속 푸른 빛을 따라 계속 올라갔다. 생각보다 깊게 묻혀 있어서 빛이 흐렸다.
이때 태경이의 목소리가 강하게 들렸다.
“야이~ 멍청한 놈아! 숲으로 들어가지 말라고 했잖아!”
경복이도 눈을 크게 뜨고 이쪽으로 다가왔다.
“지뢰 밟고 장렬하게 폭사하고 싶냐? 왜 훈장이 땡겨?”
나는 놀라서 뒷걸음질 쳤다. 푸른 빛을 보다가 죽을 뻔한 것이었다.
태경이가 강하게 한마디 했다.
“미친새끼야 죽으려면 통장 비밀번호나 알려주고 죽어.”
나는 심각한 얼굴로 땅속을 바라보았다.
“푸른 빛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
“뭐라고?’
“땅속으로 푸른 빛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
경복이가 인상을 밝아지며 물었다.
“푸른색이면 구리 계열인가? 그럼 보물? 궁예의 보물인가?”
나는 정색한 표정으로 말했다.
“아주 길어. 전선? 아니면 동파이프?”
태경이도 심각한 얼굴로 말했다.
“어디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나는 손가락으로 빛이 나가는 방향을 가리켰다.
“이쪽으로 쭉~”
경복이가 북쪽으로 손을 가리켰다.
“이쪽으로 쭉 가면··· 휴전선이지.”
“휴전선?”
이때 나와 경복이의 눈이 커지며 시선이 마주쳤다.
나의 목소리가 떨리고 있었다.
“설마···? 아니지?”
경복이의 표정도 딱딱하게 굳었다.
“그래···. 설마 아니겠지.”
태경이가 전혀 알 수 없다는 얼굴로 다그치듯이 물었다.
“뭔데? 뭔데? 뭔데 놀라?”
나는 심각한 얼굴로 태경이를 바라보았다.
“땅속에 깊은 곳에 동굴이 있어.”
“여기에 동굴이 있어?”
“그런데 거기에 전선이나 동파이프가 있어.”
“자연굴이 아니라. 인력으로 팠다는 말이네.”
“그렇지. 그런데 그 굴을 판 주체가 북한이라면?”
“북한에서 판 굴이 여기까지 왔다고?”
태경이의 눈에 번쩍 커졌다.
“그럼 북한 땅굴?”
나는 등에서 식은땀이 흐르는 것 같았다.
태경이가 경악하며 말했다.
“당장 신고해야지!”
나는 태경이가 전화하는 것을 말렸다.
“잠깐. 기다려. 당장 북한 놈들이 쳐들어오는 것 아니니까 잠깐 기다려봐.”
경복이는 땅에 귀를 대고 혹시 소리가 나는지 확인했지만, 아무것도 느껴지지 않았다.
시작 지점이 어디야?
나는 눈에 힘을 주고 주변을 살피다가 희미한 푸른 라인이 남쪽으로 쭉 연결된 것을 보였다. 낮에는 확인할 수 없었지만 어두운 밤에는 확인할 수 있다.
“남쪽 끝 지점까지 가보자.”
나는 핸드폰 손전등을 켜고 희미한 푸른빛을 따라 걸어갔다.
그렇게 30분쯤 걷자. 오래된 폐가가 나왔다. 폐가의 뒤쪽에 낡은 우물이 있었는데 그곳으로 연결되어 있었다. 우물은 쇠뚜껑으로 막혀 있었고 쇠사슬로 단단히 감겨 있었다.
경복이가 차에서 쇠사슬 커터를 가지고 왔다. 그리고 단숨에 끊었다.
지하에서 올라오는 계단이 보였다.
우리는 두 눈으로 동굴과 우물이 연결된 것을 확인했다.
나는 땅굴 입구를 노려보다가 천천히 입을 열었다.
“땅굴은 돈이 안 되겠지?”
“왜 북한 땅굴로 돈 벌 방법이 있어?”
“땅굴을 살 사람이 갑자기 생각났다.”
“그게 누군데?”
나는 바로 서진택 의전 비서관에게 전화했다.
“안녕하세요. 서 비서관님.”
“김 대표님 오랜만이에요. 늦은 밤에 무슨 일입니까?”
“팔고 싶은 물건이 있어서 전화했습니다.”
서진택 비서관은 당황한 목소리였다.
“팔 물건이요? 무슨 좋은 물건이 있습니까?”
“아주 좋은 물건이 있습니다.”
“김 대표가 말하니까 갑자기 기대되는군요. 무엇입니까?”
나는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
“북한 땅굴입니다.”
“······”
“다시 한번 정확하게 말씀드리겠습니다. 북한 땅굴을 판다고 말씀드렸습니다.”
서 비서관은 겨우 숨을 내뱉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