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10화
110화. 1차 마족 침공(2)
『이름 - 살레오스
정보 - 마족 서열 19위. 30개의 군단을 이끄는 지옥의 대공작. 괴완공怪腕公이란 이명을 가짐. 마음에 드는 인간의 사랑을 이뤄주는 특이한 취미가 있다.』
『이름 - 마르코시아스
정보 - 마족 서열 35위. 하늘의 권천사였지만 범죄함으로 마족이 된 자. 입으로 불길을 토해내 그 불길로 대상을 돌로 만들 수 있다. 날개 달린 암이리의 몸으로 변신할 수 있다.』
『이름 - 오로바스
정보 - 마족 서열 55위. 20개의 군단을 이끄는 지옥의 대공작. 마음에 드는 인간을 고귀하게 만들어 줄 뿐만 아니라 쓸데없이 과거와 현재, 미래를 알려준다.』
예상대로 각양각색의 마족 3마리가 마법진 위에 서서 열심히 고위 마법을 소환하고 있었다.
아벨은 에디린에게 마력을 숨기는 법을 배웠었기에, 아벨의 몸에선 그 어떠한 아우라도 드러나지 않고 있었다.
존재 자체가 없는 그런 느낌이다.
그러다 보니 마족들도, 그것들을 지키던 데스 나이트들도 아벨을 전혀 눈치채지 못한다.
“어디 한번 얼마나 컸는지 볼까? 우리 애기?”
그 말에 날카롭게 무장했던 정신이 순식간에 와르르 무너진다.
“흠흠― 그런 말은 좀―”
“왜? 애기 맞잖아? 나한테는?”
“흠흠―! 아무튼! 얼른 다녀오겠습니다!”
“그래. 우리 애기.”
아벨은 또 이상한 헛소리를 들을까 봐 서둘러 움직인다. 마족들을 지키던 데스 나이트들이 있었지만 순간이동이면 무용지물로 만들 수 있다.
신뇌전마검新雷電魔劍
제1식
벽력霹靂
새로운 뇌전마검은 횡베기로도 벽력을 쓸 수 있었다.
“……?!”
단 한 번의 횡베기로 마족 서열 19위인 살레오스의 육체를 반으로 갈랐다.
살레오스는 외마디 비명 한 번 지르지 못하고 육체가 소멸돼 영이 지옥으로 돌아갔다.
『마족 서열 19위 살레오스 소멸. 남은 마족 수 69/72』
“컥―!”
“커컥―! 뭐, 뭐야?!”
갑자기 마법진의 한 축이 깨지자 나머지 마족들도 큰 타격을 입었다. 급작스럽게 깨진 마법 때문에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수아아아악―
아벨은 곧바로 요동치는 마법진에서 터져 나오는 마력을 용골검으로 흡수한 뒤, 타격 입은 마족들 중 서열이 더 높은 마르코시아스에게 다시 한 번 벽력을 구사한다.
벽력을 맞아 몸이 찢기던 마르코시아스는 대단히 억울하다는 듯이 울부짖으며 소멸한다.
“크아아아아아악―! 이건 말이 안 돼!”
『마족 서열 35위 마르코시아스 소멸. 남은 마족 수 68/72』
그때 나머지 하나가 급히 힘을 추스르고는 아벨을 공격하려 하는데.
휘익―
촤아아아악―!
파지지지지직―!
에디린의 뇌기 휩싸인 오러의 검이 오로바스를 형체조차 남기지 않고 소멸시켰다.
『마족 서열 55위 오로바스 소멸. 남은 마족 수 67/72』
“……?!”
주인인 마족들이 순식간에 다 죽자 데스 나이트들은 이게 뭔가 하며 허둥지둥 댄다.
그런 데스 나이트들에게 아벨은 검을 휘두르며 에디린에게 툴툴댄다.
“혼자서도 충분한데 말입니다!”
빙긋― 웃으며 아벨의 말을 반박한다.
“아니거든? 넌 내 도움 없었으면 큰일 날 뻔했었거든?”
또 또 뭔가 은혜를 적립시키고 싶어 그러는 듯했다.
훗날 아벨에게 자기가 원하는 뭔가를 요구하기 위해서 말이다.
이미 일어난 일이었기에, 안 받아주면 또 다른 트집을 잡을 것이기에 그냥 모르는 척 받아주기로 한다.
안 받아주면 훨씬 괴로웠었으니.
“그렇습니까?!”
“당연하지. 넌 나 없으면 안 돼.”
뭔가 굉장히 끔찍한 말이었지만 그러려니 한다.
쾅―! 쾅―!
수아아아아―
마족에 비하면 데스나이트들은 식은 죽 먹기보다 쉬웠다.
연달아 벽력을 써 데스나이트들을 소멸시킨다.
기습공격으로 순식간에 마족 셋과 데스나이트 열다섯을 없앴다.
강해졌다는 걸 진즉에 알고 있었으나 막상 에디린이 아닌 적을 통해 확인하니 뭔가 그 느낌이 색다르고 뿌듯하다.
조금 우쭐해 하며 말한다.
“이거 참 너무 싱겁군요.”
아벨의 말에 에디린은 정색하며 딴지를 건다.
“나 때문에 겨우 살아 놓고선. 말은.”
그 어처구니없는 말에 이마에 힘줄이 돋았지만 투구 덕분에 보이지 않는다.
이를 악물며 말한다.
“……맞습니다…… 다 우리 에디린 님 덕분입니다…….”
“그래그래. 다 내 덕분이라고. 그러니 알아서 잘 모셔.”
“네에― 네에―.”
멈칫―
“야. 말투 뭐야.”
“네?”
“그 말투 뭐냐고.”
“아…… 아무것도 아닌데…….”
의심의 눈을 지우지 않은 채 잠시 아벨의 투구를 노려보다가.
“아오― 내가 진짜 착하니까 참지. 다른 에이션트 드래곤이었으면 넌 진즉에 큰일 났어. 알았어? 아무튼 이번 한 번만 봐준다. 조심해. 안 그럼 이따 바로 대련할 거니까.”
역시 아벨과 상성 최악의 존재라 하겠다.
그때였다.
콰콰콰콰콰쾅―!
마족들이 모두 죽었음에도, 예상대로 때가 되자 마물들이 성벽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었다.
엄청난 크기의 맘모스 킹들이 성벽을 부수기 위해 들이받았고 그것들을 타고 올라가는 돼지 머리의 오우거와 오크, 추악한 고블린, 성난 웨어울프, 심지어 최상위 마물들인 라이칸스로프와 데스 나이트, 리치들까지 볼 수 있었다.
드래곤의 축소형처럼 보이는 드래이크와 익룡처럼 보이는 와이번, 사자의 몸에 독수리의 머리와 날개를 가진 그리핀, 새의 몸에 여성의 얼굴을 한 하피 따위들은 하늘을 새까맣게 물들였다.
인간들도 가만히 있지는 않았으니, 마법사들이 파괴력이 강한, 그러면서 빠르게 쓸 수 있는 3 서클 마법 낙뢰와 화염구를 만들어 마물들이게 쏘아댔다.
“……뇌신雷神 페르쿠나스의 힘을 빌리고자 합니다. 당신의 힘으로 당신의 의지를 이어받은 저를 대적하는 이에게 하늘의 징벌을 내리고자 하노니! 내리쳐라 하늘의 분노여! 낙뢰落雷!”
“……불의 여신 베스타에게 고하노니 당신을 뜻을 받들고자 하는 자를 위하여 힘을 빌려주시옵소서. 그 분노의 눈으로 적을 태워 없앨 것이니. 소멸시켜 주소서. 당신의 분노의 눈빛으로. 화염구火焰球!”
콰콰콰콰쾅―!
마법사들의 마법들이 마물들에게 떨어져 천지를 울렸다.
비로소 본격적인 전투가 시작된 것이었다.
꾸에에에엑―!
아우우우우-!
우오오오오-!
하지만 끝이 보이지 않는 바다와 같은 마물들은 본격적인 시작도 전에 인간들을 질리게 만들기 충분했다.
아벨은 그들이 전의를 상실하기 전에 돌아가 자신이 사기를 끌어올려 주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아무튼 어서 돌아가시죠. 마물들이 당도했으니.”
“죄를 뉘우쳤니?”
“네. 뉘우쳤습니다.”
“흠― 아닌 거 같은데.”
“……그냥 한 번만 봐주시지요. 지금은 상황이 여의치 않으니.”
“흐음― 진짜 이번 한 번만이다.”
“……네. 제발.”
“그래. 이 넓은 가슴으로 봐줄게.”
가슴을 내밀며 말하는 그녀를 애 같다고 생각하지만, 그저 아무 말 없이 몸을 띄웠다.
아벨이 비행마법으로 몸을 띄우자 뒤따라 에디린도 몸을 띄운다.
하늘을 곧장 가로질렀다.
그 사이에 하늘을 검게 수놓고 있었던 와이번과 드레이크 등의 마물들이 공격해왔다.
신뇌전마검新雷電魔劍
제3식
화전花電
하늘을 마치 땅이라고 착각하게 할 만큼 엄청난 수가 우글거리고 있었기에 벽력으로 베는 것보다 더욱 강력한 전류電流의 꽃밭을 만들어 눈앞으로 길을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성벽에 도착하는 것이 우선이었으니 말이다.
파지지지지지직―!
우르르콰콰콰콰콰콰쾅―!
하늘이 별안간 아벨이 만들어낸 뇌기로 환해졌다.
“저건?!”
신성제국군의 모든 이들과 심지어 마물들도 번쩍이는 하늘을 바라보았다.
에디린은 이미 더 높은 하늘로 올라가 숨어 있었는데, 그래서 아벨 혼자만이 그 번쩍이는 하늘에서 뇌신처럼 보이고 있었다.
그 모습이 아주 장관이었다.
“저럴 수가…….”
“저게 인간이라 할 수 있을까……?”
“정의의 신의 화신이라더니…….”
조니 자작은 하늘에서 자유롭게 날아다니며 마물들을 죽이는 아벨을 보고는 아벨이 마족들을 모두 처리했다고 확신했다.
싸우는 병사들을 바라보며 소리친다.
“저하께서 저것들의 우두머리인 마족들을 모두 처단하셨다! 조금만 힘내라! 저하와 함께 우리가 이길 것이다!”
그의 말에 죽어가던 사기가 다시 오르기 시작한다.
으와아아아아아아아아악―!
탁―!
그때 성벽에 도착한 아벨은 조니 자작에 이어 다시 한 번 그들을 일깨웠다.
“자작의 말대로 내가 마족들 전부를 처단했다! 다시 말해 저 멍청한 것들만 죽이면 된단 소리다!”
와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너희들을 위해서가 아닌 너희들의 부인과 자식들을! 부모님을 위해 싸우거라! 가자! 저 멍청한 것들에게 무엇이 정의인지 가르쳐주자! 벽력霹靂!”
파지지지직―!
콰쾅―!
때마침 기어 올라오던 오우거의 머리에 벼락을 한 발 내린다.
터져나가는 돼지 머리 파편 가운데로 아벨의 뇌기 섞인 검격이 계속해서 마물들에게 징벌을 내린다.
반면 에디린은 하늘에서 그저 그 광경을 바라만 보고 있다.
아벨이 정말 위험할 때만 참여할 것이다.
마치 그림자 무사처럼.
아무튼 아벨은 이 순간을 위해 포션을 1년 치 양을 준비해 놓은 상황이었다.
끼야아아아아아―!
여자 비명 같은 소리를 내던 거대 거미들이 소형 마물들을 마구 짓밟으며 성벽으로 다가와 강철보다 강한 거미줄을 내뿜었다.
아벨은 그 거미줄들을 벽력으로 최대한 떨어트린 뒤 그 역겨운 머리 위로 순간이동 해 뇌기로 하얗게 물든 용골검을 쑤셔 박는다.
“놀아줄 시간 없다!”
머리에 용골검을 꽂아 넣고 마력을 흘려 뇌를 다 녹여버렸다.
끼아아아아아악―!
그런 후 다음 거대 거미의 머리에 검을 꽂아 넣었는데.
부우웅-!
그때 오우거의 주먹이 아벨을 향해 날아왔고 지산이 그 오우거의 주먹을 주먹으로 막아낸다.
쾅―!
고맙다는 말을 할 겨를도 없었다.
바로 다른 오우거들의 공격들이 날아왔기에.
쾅―! 쾅―! 쾅―!
지산이 오우거들의 공격을 막아 주던 그때 아벨은 다른 거대 거미의 머리를 다시 한 번 찔러 뭉갠 후 날아오는 와이번의 머리를 벽력 횡베기로 베었다.
휘익―
촤아아악―!
수악―!
한 번에 여러 와이번들의 머리를 잘랐을 때 천지를 울리는 거대한 울림을 들을 수 있었다.
쿵―! 쿵―! 쿵―!
발록이었다.
빌어먹게도 꽤나 많은 수였는데 하나같이 성벽만 한 크기였다.
걸음이 느려 이제야 도착한 듯했다.
그 발록들이 어마무시한 화염 채찍을 휘두르며 마물들을 헤치며 나아온다.
구오오오오오오오오―!
“크아아악―!”
발록의 마력 섞인 울음소리에 몇몇 지친 병사들이 피를 토하며 쓰러진다. 그리고 성벽만 한 엄청난 크기에 압도되어 버린다.
“저, 저, 저게 뭐야?!”
“저런 것에 우리가 살아남을 수 있을까…….”
“우는소리 그만하고 싸우기나 해! 크아아아악―!”
아벨은 저 발록들을 어떻게 잘 막아내느냐에 따라 오늘 하루를 넘길 수 있는가 없는가가 달려있다고 생각했다.
‘어차피 계속 지키긴 힘들어!’
저기 보이는 발록들을 우선 막고, 자잘한 것들이 공격할 때, 여유가 아주 조금이라도 돌아오면 그때 모두가 도망쳐야 할 것이었다.
절대 지금의 병력으로는 저 끝없는 마물을 막아낼 수 없었다.
그래서 곧장 가장 가까운 발록의 머리로 순간이동 해 신뇌전마검 벽력을 내리꽂는 형태로 머리 정중앙에 박아 넣는다.
파지지지직―!
콰콰콰콰쾅―!
에디린에게 벽력의 형태를 변형시키는 법도, 그리고 보다 뇌기를 집중시켜 그 파괴력을 배가시키는 법도 배웠었기에 벽력을 송곳처럼 변형시켜 파괴력을 집중시켰다.
구오오오오오오―!
하지만 그 파괴력을 집중시킨 송곳 같은 벽력으로도 발록의 머리를 뚫을 수 없었다.
물론 어느 정도 타격은 줄 수 있었기에, 고통에 몸부림치는 발록에게 재차 다시 한 번 신뇌전마검 2식 연속 벽력으로 같은 곳을 때려 박는다.
콰콰콰쾅―!
콰지직―!
계속해서 같은 곳에다가 내리꽂는다.
고통에 몸부림치던 발록은 자신의 주먹을 자신의 머리를 향해 휘둘렀다.
부웅―!
“……?!”
“저하!”
아벨의 용골검이 정수리로 내리찍고 있었기에 그 주먹을 막기란 어려워 보였다.
그때였다.
파지지직―!
콰콰콰콰쾅―!
하늘에서 순간 날벼락이 떨어져 그 주먹을 막은 것이었다. 마치 아벨 주위로 벼락으로 이루어진 절대 방어막이 형성되어 있는 것만 같다.
아벨은 이미 알고 있었다는 듯이 발록의 공격에도 전혀 개의치 않고 계속해서 검을 내리꽂는다.
콰직―!
구오오오오오오―!
콰콰콰쾅―!
파지지직―!
결국 발록의 머리통이 뚫렸고 흘러들어 가는 뇌기에 뇌가 녹아버린다.
쿠우웅―!
뇌가 녹아버린 발록은 뒤로 넘어졌고 달려오던 마물들을 깔아뭉갠다.
꾸에에엑―!
발록의 거대한 몸에 꽤나 많은 마물들이 깔려 죽었다.
수악―!
순간이동으로 성벽을 화염 채찍으로 부수고 들어가는 발록 한 마리를 뒤에서 벽력으로 내리쳤다.
파지지직―!
콰콰콰콰―!
휘청거리는 발록의 머리만 집요하게 때렸다.
발록들이 아벨이 머리만 공격한다는 걸 눈치채고는 마구잡이로 화염 채찍을 휘둘러 아벨의 접근 자체를 막으려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