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2화 사신교 vs 삼계 동맹(2)
김창훈 일행은 이동하지 않고 그곳에서 더욱 철저한 준비를 하였다.
죽은 이들의 시체는 사신교가 이상한 짓을 하지 않았는지 세리스가 꼼꼼히 살핀 후, 그들의 몸을 완전히 태워서 확실하게 뒤처리를 하였다.
그 후로 세리스는 작정하고 주위에 각종 마법 함정들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 모습에 진리의 탐구자에 속해 있는 이들은 물론 다른 마법사들 또한 크게 관심을 가지며 지켜봤다.
그들은 전혀 상상도 못 하는 엄청난 수준의 마법들이 지금 계속해서 펼쳐지고 있으니 당연한 것이었다. 그리고 레이드는 이번에 자신의 역할이 크게 못마땅했는지 스스로 검을 휘두르며 자신의 경지를 조금이라도 높이기 위해서 노력하였다.
그리고 김창훈은 여전히 망가진 오른팔을 부여잡고 죽음의 기운이 가득한 검은색의 안개에 홀로 들어가 있었다. 천마기공을 운용해 천마기를 늘리며 동시에 오른팔의 치유에 집중하였다.
그렇게 똑같은 나날들을 반복하고 있을 때, 드디어 변화가 나타났다. 처음보다 훨씬 많은, 500명이나 되는 사신교의 사제와 대사제들. 그리고 추기경 한 명까지 해서 상당한 수가 나타나 이들을 공격하기 시작한 것이다.
김창훈은 추기경을 상대하며 싸웠고 세리스와 레이드는 대사제들을 막아냈다. 그리고 다른 사제들은 기존에 있던 이들과 세리스가 만든 각종 마법 함정들의 힘으로 처리하였다.
이 싸움에서도 김창훈 일행은 승리를 거두었지만 사상자가 더 발생하였다. 그리고 10일 뒤에 사신교의 속한 사제와 대사제, 추기경을 합쳐서 총 1,000명이 나타나 공격해 왔다.
이 공격 역시 어떻게든 막아내며 1,000명의 영혼을 모두 다 봉인하는 데 성공했지만 일행의 분위기는 좋지 않았다.
이 공격을 막아내며 살아남은 이들의 수는 김창훈과 세리스, 레이드를 제외하고 고작 17명밖에 안 되기 때문이었다.
“이제는 물러나야 한다.”
레이드의 말에 세리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마음에 들지 않지만 레이드의 말에 찬성이다. 지금 저들의 전력은 우리보다 강하다. 여기서 계속 싸워 봐야 의미 없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건 그렇지.”
“그러면 후퇴하는 건가?”
“그래. 날 제외하고 모두 물러나라.”
김창훈의 말에 세리스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여기서 남아 싸우려고? 미쳤어?”
“아니. 전혀 미치지 않았다.”
“네가 잘 싸우는 건 나도 알아. 하지만 이건 단순히 잘 싸운다고 될 문제가 아니야. 알잖아? 그들을 확실하게 처리하기 위해서는 그들의 영혼을 봉인해야 한다고. 그런데 너 혼자서 그걸 할 수 있어?”
“못 하지. 그러나 그냥 물러날 생각은 없다. 저들도 벌써 상당한 손해를 봤다. 추기경 3명이 죽었지. 추기경이 몇 명이나 되는지 모르지만 그런 이들이 많을 리가 없다. 그러니 몇 명 더 죽이면 된다. 그걸 목표로 할 거다.”
“네가 백날 그들의 몸을 부숴 봐야 그 영혼을 어떻게 하지 못하면 아무 소용없다니까?”
“아주 잘 알고 있다. 하지만 이쪽도 방법이 있다. 하나의 가능성에 불과하지만 성공한다면 나 혼자서도 막을 수 있다. 하지만 실패하면, 그때는 나도 그냥 깔끔하게 도망치도록 하지.”
그 말에 세리스는 한숨을 쉬며 말했다.
“내가 무슨 말을 해도 남을 생각이군.”
“나에게는 강해지는 데 있어서 이보다 더 좋은 환경도 없어서.”
“무식하기는. 레이드, 남은 사람들 이끌고 물러나. 나는 여기 남을게.”
“두 사람만 남는다면 내 마음이 편치 않다만.”
레이드의 말에 세리스는 고개를 젓고 자신의 품에서 하나의 반지를 꺼내며 말했다.
“그걸 우리 쪽 애들에게 보여 주며 말해. 사신교는 ‘멸’해야 한다는 존재니 전력을 보내라고. 그리고 너희들 세계에서도 더 많은 전력을 보내고.”
“그러면 우리 쪽도 맞춰서 움직이지.”
김창훈의 말에 세리스는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사람이 많으면 확실히 불리한 싸움이야. 그러니 각 진영에서 많아도 300명을 넘지 않도록 해야 해.”
“기둥들을 모조리 뽑아오라는 거군.”
“그래. 아니면 저놈들이 사방으로 퍼지는 꼴을 보려고?”
그 말에 레이드는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건 사양하지. 알겠다. 기둥 뽑아서 오도록 하지.”
“레이드, 프로즌을 만나. 그녀를 만나서 위에서 SS등급 헌터, S등급 헌터를 상대로 이번 사신교를 상대로 유용한 이들을 순서대로 나열해서 1~300등까지 강제 차출하라고 해. 그러면 그렇게 할 거야.”
“강제 차출이라. 그대의 세계는 서로 연합과 동맹으로 이루어져 있다고 들었는데 강제 차출이 쉽게 이루어질까?”
“나중에 나에게 죽고 싶지 않으면 협조하겠지. 무엇보다 이게 나만 좋으라고 하는 일도 아니잖아? 아직 살아남은 우리 쪽 헌터들이 네 말에 힘을 실어 줄 거야. 그러니 걱정 말고 갔다 와.”
“후우. 그러지 그러면 바로 출발하겠다. 하루라도 빨리 갔다 와야 너희들에게 좋을 테니.”
“그렇지.”
세리스의 말에 레이드는 고개를 끄덕이고 남은 이들을 챙겨서 추가적인 지원군을 부르기 위해서 떠났다. 그리고 김창훈은 세리스를 바라보며 말했다.
“정말로 안 가도 되는 거야?”
“너에게는 나름 빚진 것도 있고. 무엇보다 찜찜하니까.”
그 말에 김창훈은 피식 웃으며 말했다.
“알아서 해라.”
“그런데 어떤 가능성이 있다는 거야?”
“글쎄. 나도 잘 모르겠어.”
“그게 무슨 말도 안 되는 말이야.”
“그러게 말이야.”
그렇게 말하며 김창훈은 조용히 검은색의 안개를 바라보았다.
- 쯧. 사람을 못 믿네. 진짜다. 너는 곧 천마신공의 마지막 레벨에 도달할 수 있을 거다. 그렇게 되면 저런 놈들 따위 우습지도 않지. 영혼이 문제가 되면 영혼을 부수면 되는 거야. 천마신공의 마지막 레벨에 도달하면 너는 그걸 할 수 있게 될 거다.
“반대로 말하면 도달하지 못할 경우. 제가 죽는다는 거네요?”
- 당연하지.
당당한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한숨을 쉬며 말했다.
“다음에 녀석들이 오면 내가 처리한 놈들의 영혼만 봉인해 줘. 그리고 혹시 모르니 좀 더 열심히 방어 마법을 주변에 깔아 두도록 해. 나는 걱정 없지만, 너는 아니니까.”
“말하지 않아도 그럴 거다.”
그 이후로 김창훈은 언제나와 같이 죽음의 기운을 천마기로 바꾸어 조용히 흡수하였고, 세리스는 자신의 몸을 보호하기 위한 온갖 마법진을 설치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5일이 지나고. 다시 사신교에서 사람들이 찾아 왔다. 하지만 이번에는 그 수가 전과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많았다.
“족히 만 단위야.”
세리스의 말에 김창훈은 담담히 검은색 안개에서 계속 끊임없이 나오는 사신교의 사제들을 바라보았다.
“저놈들을 다 처리하면 어느 정도 타격이 있겠지?”
“적의 전력이 어느 정도인지 모르지만, 그래도 무시할 수는 없겠지.”
“그러면 전부 처리해야지.”
김창훈의 몸에서 천마기가 솟구친다. 아무리 강한 이들이라고 해도 보는 것만으로도 몸을 움츠리게 만드는 매우 강력한 기운이 그의 몸에서 뿜어진다.
하지만 사신교의 사제들은 당당하게 미소 지으며 마치 어디 한번 재롱 피워 보라는 듯이 김창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런 사신교의 태도에 세리스가 말했다.
“저놈들, 뭔가 믿고 있는 것이 있는 것 같은데?”
“그런 것 같네. 하지만 상관없어. 어차피 이곳에서 싸우는 이상 나는 저들에게 밀릴 것이 없으니까. 쓸데없이 수만 많아 봐야 아무 소용없다는 것을 저들에게 알려 줘야지. 네 역할도 중요하다, 세리스.”
“쯧. 내가 없었다면 넌 여기서 저들에게 죽었을 거야.”
“그럴지도 모르지.”
김창훈은 그 말과 함께 천마무무를 바탕으로 천마만상을 사용한다. 그것도 지금까지와 다르게 대량의 천마기를 소모하였는데 김창훈의 주위에, 아니, 그가 있는 곳 근처의 모든 공간에 검은색의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이 가득했다.
수천이나 수만을 넘어서 수십만에 이르는 검은색 불꽃의 검들. 하지만 그것을 보고도 사신교 사제들의 얼굴에는 일말의 불안함도 보이지 않았다.
그러자 오히려 김창훈이 불안한 생각이 들었지만 그는 그 생각을 무시하며 자신이 만든 수십만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을 사신교의 사제들을 향해서 발사하였다.
마치 하늘에서 비가 내리듯이 검은색의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이 사신교의 사제들을 향해서 쏟아졌다. 그들은 자신들이 할 수 있는 전력을 다해서 저항했으나.
그 저항이 실패하며 몸 곳곳이 검에 꿰뚫렸다. 그리고 그들 중 일부 몸이 크게 소실된 이들을 보며 세리스는 그 사제들의 영혼을 봉인하기 시작했다.
그러자 사신교의 사제들은 그제야 얼굴에서 미소를 지우며 외쳤다.
“사신님의 뜻을 거역하고 형제자매들을 붙잡은 저 사악한 이단자들을 죽여라!”
““““죽여라!!!””””
사신교 사제들의 외침에 김창훈이 다시 한번 대량의 천마기를 소모하여 천마만상을 사용하려고 할 때.
무언가가 김창훈을 향해서 빠르게 다가왔고 김창훈은 그것을 막아야 했다.
김창훈이 막은 것은 한 자루 흰색의 검이었다. 그 검이 날아온 방향 끝에서 한 남성이 웃고 있었다.
“감이 좋군. 가라. 가서 저 이단자들을 죽이고 이 세계를 죽음의 축복이 가득한 세계로 만드는 것이다, 교도들이여.”
검을 던진 것으로 추정되는 남성의 말에 사신교의 사제들이 일제히 함성을 지르며 김창훈과 세리스를 향해서 돌진했다.
그것을 보며 김창훈은 두 손에 천마무무를 바탕으로 한 천마파천장을 사용하며 사신교 사제들을 쓸었다. 하지만 김창훈이 처리한 숫자보다 더 많은 사신교의 사제들이 그를 향해서 달려들었다.
- 진짜 숫자로 밀어 붙일 작정인가 보군.
천마의 말에 김창훈은 이를 악물며 말했다.
“그런 모양입니다.”
그리고 다시 한번 수만 개의 검은색 불꽃으로 이루어진 검들을 만들어낸 김창훈이 사방으로 그 검들을 발사하자 검에 꿰뚫리거나 몸이 불에 타며 쓰러지는 사신교의 사제들이 다수 나타났다.
그런 그들을 보며 세리스는 정신없이 그들의 영혼을 봉인하였는데, 그 사이에 조금 전 흰색의 검을 던진 남성이 김창훈을 향해서 돌진했다. 김창훈의 손에 있는 검의 손잡이를 잡아 더욱 강한 힘으로 김창훈을 향해서 찌르려고 하자, 김창훈은 손에 더 강한 힘을 줘 검신을 더욱 단단하게 쥐었다.
그 상태로 김창훈은 다리에 힘을 주고 몸을 틀어서 검을 잡고 있는 사람째로 허공에 던졌다. 그리고 천마멸염공을 사용하여 사방으로 검은색의 불꽃을 방출하며 사신교의 접근을 막으려고 하였다.
하지만 그들은 죽음이 두렵지 않다는 듯이, 검은색의 불꽃에 마치 나방과 같이 스스로 몸이 불에 타도 계속 달려들었다.
“미친놈들! 발동!”
그런 그들을 보며 세리스가 미리 설치해 둔 마법진을 발동한다. 그러자 반투명한 흰색의 보호막이 나타나 김창훈과 세리스를 보호하였다.
사신교의 사제들은 그 보호막을 마구 공격하였으나 보호막은 결코 파괴되지 않았다. 흔들리지도 않았다. 아주 굳건하게 그 자리를 지키며 사신교 사제들을 막아내고 있었다.
“세리스, 몸조심해서 봉인해야 한다.”
“너나 조심해!”
세리스의 말에 한 번 고개를 끄덕인 김창훈이 보호막 밖으로 뛰쳐나가며 사신교의 사제들을 향해서 천마대멸겁을 사용했다. 그렇게 오래 이어질 전투를 다시 시작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