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화 B등급 던전 공략 1팀(1)
대한 헌터 학교의 졸업식 날. 수석 졸업을 한 김창훈은 대표로 졸업장을 받았고, 이후 나라에서 미리 발급이 된 헌터 면허를 모든 학생들이 박임로로부터 직접 받는 날이었다.
김창훈의 헌터등급 사전에 사람들이 예측한 그대로 B등급. B등급 던전을 홀로. 그렇게 짧은 시간 안에 아무런 피해 없이 클리어했으니 당연하다고 하면 당연한 것이었다.
그러나 기자회견에서 기자들이 말한 그대로 헌터 등록을 함과 동시에 헌터 면허에서 B등급 헌터로 등록이 되는 경우는 대한민국에서 김창훈이 최초였다.
그리고 이날 졸업 선물로 대한 그룹은 계약서에 명시 되어 있던 돈을 송금하여 주었고 그 액수에 김창훈의 가족들은 뒤로 넘어가려는 것을 겨우겨우 버텼다.
대한 그룹이 김창훈에게 제시한 계약금은 1조 5,000억 원. 계약을 했다는 의미로 준 계약금이며, 그의 연봉은 무려 1,200억이었다.
당연히 세후 금액이며 깔끔하게 매달 졸업식을 한 20일을 기준으로 100억씩 받는 것이었다.
하지만 김창훈이 가장 마음에 들어 하는 것은 그에게 주어진 3개의 영약이다. 모두 최소 40년 이상의 내공을 늘려 주는 것들로서 하나는 무려 천년 설삼으로 60년의 내공을 늘려 주는 영약이었다.
그렇게 총합 140년의 내공을 늘려 주는 영약을 받은 김창훈은 곧 바로 대한 그룹의 본사에 있는 수련장을 하나 빌려 그곳에서 영약들을 섭취한 후 천마기공의 운기에 들어갔다.
엄청난 양의 내공이 급격하게 들어오자 약간의 고통이 따르기는 했지만 천마기공은 그 내공들을 익숙하게 정제하고, 압축하며 천마기로 만들어 축적하기 시작했고 이 모든 과정이 끝났을 때.
“진짜 이렇게 빨리 강해지는 것도 가능한지 의문이 들 정도로 강해지네.”
[천마기 능력치가 80에 도달합니다. 천마기의 회복 속도가 크게 상승합니다.]
[천마신공의 레벨이 6레벨로 상승합니다.]
[6초식: 천마대멸겁이 개방 됩니다.]
[천마지체가 천마기에 반응합니다.]
[천마신공의 위력이 대폭 상승합니다. 천마기의 제어가 훨씬 더 빨라지고 편해집니다. 이제부터 ‘강기’를 만들 수 있습니다.]
새로운 초식에 대한 지식과 함께, 새롭게 나타난 시스템 메시지가 어떤 변화를 의미하는지에 대한 지식도 함께 들어왔다.
그 지식들을 받아들이고 정리를 끝낸 김창훈이 눈을 뜨며 말했다.
“권기가 있으면 권강이 있듯이 천마기도 강기를 만들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는데 역시 가능했었구나.”
김창훈이 들어 올린 오른손에 천마기가 새어 나온다. 평소와 같이 연기처럼 허공에 흔들리는 모습을 보다 김창훈이 강기를 만들고 싶다는 생각을 하자 마치 얼음처럼 천마기가 굳어지며 김창훈의 손을 감쌌다.
“당장 위력부터 시험하고 싶네.”
하지만 강기를 함부로 사용할 수는 없다. 강기의 위력은 말할 것도 없다. 괜히 S등급에 도달한 무인들의 전유물이라고 부르는 것이 아니다.
매우 만들기 힘들고 유지하는 것도 힘들다. 하지만 한 번 사용하면 그 위력은 확실했다.
‘그런 강기를 나는 벌써 만들 수 있단 말이지.’
이 모든 것은 천마신공의 힘이자 특성인 천마지체의 힘이다. 그렇기에 다시 한번 자신을 과거로 회귀시켜 주고 천마지체란 특성을 준 천마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김창훈이었다.
“이 정도면 A등급 던전까지는 충분히 가능하다.”
천마신공의 최대 단점인 천마기의 소모가 크다. 그 점을 이 천마기로 만든 강기가 어느 정도 대처를 해 줄 것이다.
천마기 자체가 다른 내공들보다 강력한 힘을 가지고 있으며, 그런 천마기로 만든 강기니 당연히 다른 강기들보다 강할 수밖에 없었다.
‘천마신공 2, 3, 4초식을 사용하는 것보다 이 강기가 더 싸게 먹히다니. 하여튼 이 천마신공이란 것도 진짜 괴랄하기는 해.’
강기를 만들고 유지하는 데 천마기의 소모는 상당하다. 하지만 그보다 초식 한 번을 사용하는 데 소모되는 천마기가 더 크다.
‘상황에 따라서 다르겠지만 가능하면 이 강기와 천마군림보로 상황을 해결해 봐야겠지. 그걸로 정 안 된다 싶으면 천마신공의 다른 초식들을 사용하고.’
천마멸화공을 얻은 이후로 아직 한 번도 사용해 본 적 없었고 이번에 새롭게 얻게 된 천마대멸겁은 뭐 말할 것도 없었다. 방금 막 얻었으니까.
하지만 김창훈은 과연 자신이 이 초식들을 사용할 날이 올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실제로 A등급 몬스터도 천마파천장을 버티지 못하고 단번에 죽었다.
S등급 몬스터라면 버틸 수도 있지만 2번은 막지 못할 것이라는 것이 김창훈의 생각이었다. 어쩌면 S등급 몬스터들조차 한 번에 죽일 수도 있었다.
“지금 천마기 능력치가 86이니까. 4만 더 올리면 바로 90인가.”
물론 이 ‘4’를 올리는 것이 결코 쉽지 않겠지만 방금 먹었던 영약들을 4개만 더 먹는다면 가능할 거란 생각이 들기도 했다.
“돈도 많은데 영약이나 구해 봐야지.”
계약금 중 2,000억 원은 가족들에게 주었다. 그것으로 집에 남아 있던 여러 잡다한 빚을 다 갚으라고 하였고 새로운 곳으로 이사도 하게 하였다.
서울에서도 최고로 치안이 좋기로 유명한, 헌터들이 많이 살고 있는 동네이자 아파트로 이사가 이미 진행되고 있었다.
남은 돈 1조 3,000억은 아직 어디에도 사용되지 않고 그의 통장에 잠들어 있었다.
‘이 정도의 돈이라면 영약 2개 정도는 어떻게든 구할 수 있을 거다.’
40년 이상의 내공을 늘려 주는 영약들은 돈으로 구하기 힘들다. 그만큼 희귀하기 때문이지만 그렇다고 아예 구하려고 하면 못 구할 정도는 또 아니었다.
지구에서는 찾아보기 힘들어도, 던전 내부에서 자라는 영약들도 있기 때문이었다. 애초에 대부분의 영약이 던전 안에서 나오고 있기도 했고 말이다.
“그러고 보니 내일이 팀 합류일이었지?”
B등급 던전을 전문적으로 가는 대한 그룹 산하에 있는 헌터 팀들 중 한 곳. B등급 헌터들 중에서도 최고의 실력자들을 모아 놓은 1팀이 내일 김창훈이 합류해야 할 팀이었다.
“음. 뭐라도 하나 사들고 가는 것이 예의겠지? 앞으로 여러 가지로 신세를 질 것 같은데.”
뭘 사가는 것이 좋을까 생각하며 김창훈은 수련장을 나왔다.
* * *
다음 날. 2월 21일. 드디어 김창훈의 B등급 헌터로서의 첫 번째 일을 시작하는 날이었다. 바로 자신과 앞으로 함께할 헌터 팀에 합류하는 일이었다.
장소는 대한 그룹의 B등급 헌터들이 모이는 건물의 지하 2층의 훈련장이었다.
그곳에서 오후 1시까지 만나기로 하였고 김창훈은 혹시 몰라 30분 전에 미리 나와서 이곳에서 기다리고 있었다.
“와. 역시 갓한그룹. 시설 봐라.”
과거 회귀 전에 있던 시설들에 비하면 하나같이 고물이었지만 2020년을 기준으로 잡고 보자면 최신식 물건들이었다. 심지어 20년 후인 2040년에도 사용되는 물건들도 있었다.
“이것들을 한 번이라도 사용해 보는 것이 소원이었는데.”
하나에 수백억에서 수천억까지 나가는 훈련기구들이기에 D등급 헌터인 당시의 그로서는 감히 손도 댈 수 없는 것들이었다. 괜히 잘못 만져서 망가지기라도 하면 자신의 인생은 그날로 끝이었으니 말이다.
“응? 신입. 왜 이렇게 일찍 왔어?”
그때, 훈련장 안으로 한 남성이 걸어 들어오자 김창훈은 허리를 거의 90도에 가깝게 숙이며 말했다.
“이번에 새롭게 들어 온 김창훈이라고 합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응. 알았어. 그보다 고개 들어라, 뭘 그리 오버를 하고 그러냐. 앞으로 계속 같이 할 것 같은데. 아, 잠깐 하려나? 넌 금세 A등급으로 승급할 것 같으니까.”
“이곳에 있는 동안 최선을 다해서 선배님들을 돕겠습니다.”
“하하하. 말이라도 그렇게 해 주니 고맙다. 그보다 구경하고 있었어?”
“예. 다 하나같이 실제로는 처음 보는 것들이라서…….”
“학교에 있는 것도 좋지만 이곳에 있는 것이 아무래도 더 좋을 수밖에 없지. 사용법 알려 줄까?”
“예. 그래 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좋아. 애들 올 때까지 적당히 시간 때워 보자고.”
그리고 남성은 바로 김창훈에게 이곳에 있는 기구들의 사용법들에 대해서 하나하나 알려주기 시작했다. 그의 친절한 가르침에 김창훈은 더욱 열심히 남성의 말에 집중하였다.
그러던 중 시간이 흐르며 하나둘씩, 팀원들이 모이기 시작했고 12시 50분에 모든 팀원이 모이자 남성은 다른 이들과 이야기하고 있는 김창훈을 보며 말했다.
“자. 모두 모였으니 이제 서로 자기소개를 시작할까? 먼저 우리부터 소개하지. 보다시피 우리 B등급 던전 공략 1팀은 총 5명으로 이루어져 있다. 우리가 지향하는 바는 최대한 안전하게 그리고 최대한의 이익을 보며 던전을 공략하는 거지. 뭐, 이 부분은 다른 팀도 다 같을 거지만 어찌 되었든 그런 팀이다. 그리고 나는 이 팀에서 팀장을 맡고 있는 조창수다. 주 무기는 창이다.”
“난 이상훈이다. 탱커다.”
“나는 이한이야. 잘 부탁할게. 아, 참고로 난 딜러. 주 특기는 독하고 암기야.”
“나는 리스 에브라함. 마법사지.”
“왕이연이야. 검을 사용하고 있는 검사야. 앞으로 잘 지내 보자.”
팀원들의 자기소개에 김창훈은 곧바로 고개를 숙여 인사 하며 말했다.
“김창훈이라고 합니다. 주특기는 근접 격투입니다. 그리고 저도 무공을 사용하는 무인입니다. 포지션은 아마. 딜러가 될 것 같습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 말에 이창수가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래. 그러면 이제 가장 먼저 테스트를 해 볼까.”
“테스트요?”
“어. 네가 어느 정도의 힘을 가지고 있는지 알아야 우리가 거기에 맞춰서 앞으로 한 팀이 되어 움직일 수 있을 테니까.”
정론이었다. 팀이라는 것은 홀로 움직여서 되는 것이 아니었다. 다른 이들과 함께 협력하며 그 힘을 몇 배의 시너지로 내는 것. 그것이 바로 팀의 진정한 의미이자 가치였다.
“먼저 너 같은 경우는 솔직히 조금 난감하기는 해. 힘을 테스트 하겠다고 했지만, 그 힘을 테스트 하다가 이 훈련장이 무너질 것 같거든.”
“하하하…….”
이창수의 말에 웃는 김창훈이지만 이창수의 말은 틀리지 않았다. 오히려 정확하게 상황을 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