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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13)화 (13/169)

13화 계약(2)

대한 그룹과 계약한다는 것이 정해지자 함께 경쟁에 참여 했던 다른 기업들은 아쉬워하면서도 대한 그룹이 제시한 계약서의 내용을 확인하자 모두 경악을 해야 했다.

아무리 김창훈이 대단한 신인이라고 하지만 대한 그룹이 제시한 계약서는 그 정도를 넘었기 때문이었다. 그야말로 말도 안 되는 투자.

그들이 투자한 금액은 A등급 헌터들 중에서도 최상위권에 있는 A등급 헌터 2명, 잘만 하면 4명까지도 추가적으로 영입할 수 있는 금액과 조건들이었다.

그래서 사람들은 대한 그룹이 급했다고 말하며 오버 페이라고 말하였다. 대한 그룹의 유일한 약점이 S등급 헌터가 없다는 것이라는 것을 누구나 다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물론 김창훈이 차후 S등급 헌터가 될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하지만 그건 어디까지나 가능성. 도중에 죽을 수도 있고 결국에는 S등급에 도달하지 못할 수도 있었다. 그렇기에 많은 이들이 대한 그룹이 무리했다고 하였다.

그러나 정작 그런 평가를 받고 있는 대한 그룹은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계약서에 서로 서명하는 공식 기자회견에서.

대한 그룹의 회장이 직접 나와 김창훈과 함께 각각 나누어 가질 계약서에 서로 서명을 하고 그 자리에서 악수를 하며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렇게 계약이 끝나자 이제 공식적인 기자들의 질문 시간.

“아아. 여러분들. 와주셔서 감사합니다. 오늘은 아주 기분 좋은 날입니다. 장차 S등급 헌터가 될, 아주 대단한 헌터와 계약에 성공한 날이죠.”

대한 그룹의 회장이 먼저 말을 이어갔다.

“기자 여러분들이 궁금한 것들이 많을 겁니다. 하지만 우리 서로 약속하나 하였죠? 기자분들. 여기 있는 이 헌터는 분명 아주 굉장한 헌터이기도 하지만 이제 막 20살이 된 청년이기도 합니다. 이런 기자 회견도 처음이죠. 그러니 너무 예민한 질문이나 무례한 질문은 하지 말아 주시길 바랍니다. 우리 대한 그룹이 선을 넘은 기사와 기자, 댓글에 대한 대처가 어떤지 모두가 잘 알고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부탁이면서 동시에 협박이었다. 그리고 기자들은 조용히 고개를 끄덕였다. 대한민국을 넘어 전 세계적으로 유명한 헌터 기업과 괜히 척을 져서 좋을 것이 하나도 없기 때문이었다.

“이 기자회견은 사전에 예정한 그대로 총 20개의 질문을 받을 것이며, 서로 소리치지 말고 손을 들어 준다면 김창훈 헌터님께서 한 명을 골라서 질문을 받겠습니다. 그러면 시작하도록 하죠.”

대한 그룹 회장의 말이 끝나자 기자들이 일제히 손을 들었고 그중 김창훈은 한 기자를 가리켰다.

“거기 푸른색 티를 입고 안경 쓰신 기자 분.”

이에 기자들은 아쉽다고 생각하며 손을 내리고 지목 당한 기자는 기분 좋은 미소와 함께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

“저는 xx일보의 신동훈 기자라고 합니다. 이번에 엄청난 계약을 하셨는데 소감이 어떠십니까?”

“솔직히 말해서 아직도 믿어지지 않습니다. 저는 태어나서 ‘조’라는 단위의 돈이 개인에게 주어지는 것이 가능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최소한 그게 제 이야기는 아니었습니다. 그러니 이 돈에 대해서는 직접 제가 받고난 후에도 아마 익숙해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그 후 다른 기자들을 한 명씩 지목하며 기자회견을 이어갔다.

돈을 어디다가 사용할 거냐. 혹은 지난 4년간의 대한 헌터 학교에서 보낸 시간은 어떤가? 혹은 좋아하는 이상형이 있는가 하는 질문들을 받기도 했지만.

“조금 예민한 질문이기에 질문에 답을 하고 싫지 않다면 답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영상을 통해서 본 스킬은 아주 특이한 스킬인데 대략 어떤 식으로 작동하는지 알려주실 수 있으십니까?”

그 말에 기자들은 눈을 빛내며 김창훈을 바라보았다. 이에 김창훈은 살짝 미소 지었다. 여기서 아무런 이야기도 하지 않아도 되지만, 그래서는 재미가 없었다.

‘천마는 오만하다라고 했던가. 한번 해 보지. 나도.’

“그렇게 대단한 것은 아닙니다. 그저 무형의 기를 내뿜어서 주변의 있는 것들을 짓누르는 겁니다. 마치 무거운 추를 그 대상들에게 올려놓는 것과 똑같습니다. 그것이 전부죠.”

“대한 헌터 학교에서 올린 영상 중 마지막에 미노타우르스를 죽인 그 공격은 다른 것 같습니다.”

“다른 초식이죠. 1초식은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주목적입니다.”

“압박이요?”

“예. 상대를 압사시키는 것이 본래의 역할이 아니라는 거죠. 상대를 압박하는 것이 진정한 목적입니다. 하지만 그 정도의 힘조차 버티지 못한다면 애초에 저로서는 상대할 가치가 없다는 겁니다.”

김창훈의 답변에 웅성거리는 기자회견. 그만큼 지금 발언은 상당히 강경한 발언이기 때문이었다. 직설적으로 말하면 ‘오만’한 발언이었다.

그것도 이제 막 대한 헌터 학교를 졸업한 학생이 할 말은 아니었다. 심지어 아직 제대로 된 헌터 면허증도 없었으니 말이다.

“그렇군요. 알겠습니다.”

강경한 발언을 한 김창훈을 보며 대한 그룹 회장은 살짝 불안하다는 느낌을 받고 있었다. 강함에 대한 자신감이 있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오만이 되는 순간. 위험하기 때문이었다.

헌터들을 죽이는 것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헌터들을 죽이는 것이 ‘오만’이라는 것을 그는 잘 알고 있기 때문이었다.

“혹시 대한 헌터 학교의 졸업 시험으로 치러진 B등급 던전 클리어 당시 사용하셨다던 그 2개의 초식 이외의 다른 초식도 있으십니까?”

“물론입니다. 제가 스킬을 통해서 익힌 초식은 총 5가지입니다. 그리고 제가 그 당시 던전에서 사용했던 것은 가장 약하다고 할 수 있는 1, 2초식들이죠.”

물론 진짜로 가장 약한 것은 아니다. 1초식인 천마군림보는 애초에 공격 스킬이 아니니 당연히 제외라고 하고 2초식 천마파천장, 3초식 천마뇌절각, 4초식 천마붕산권.

이 3개의 초식의 힘은 비슷비슷하였다. 소모하는 천마기도 비슷하고 말이다. 5초식인 천마멸화공은 확실히 다른 위력을 보여 주겠지만 앞에 말한 3초식은 아니었다.

하지만 사람들은 그걸 알 수 없으니 A등급 몬스터를 한 번에 죽인 그 공격보다 더 강한 공격을 3개나 가지고 있다는 점에 감탄하며 열심히 노트북이나 수첩으로 김창훈이 한 말을 받아 적고 있었다.

“이번에 정식으로 헌터가 되신다면 아마 B등급부터 시작하게 되실 겁니다. 헌터 면허가 B등급부터 발급되는 경우는 최초의 경우인데요. 이 이후의 일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하고 계십니까?”

“일단 대한 그룹의 지원을 받은 영약들을 다 섭취 후 소화를 할 예정입니다. 그 후에 저에게 맞는 장비들을 갖추고, 대한 그룹 안에 있는 헌터 선배님들의 도움을 받아서 천천히 경험을 쌓아 나갈 생각입니다.”

조금 전형적인 말이었으나 이건 진심이었다. 회귀 전에 간 D등급 던전이 그에겐 최고 난이도의 던전이었다. 그렇기에 B등급 던전이 어떤지 자세히 알지 못한다.

졸업 시험에서 훌륭하게 클리어를 했다고 하나 그건 운이 좋았던 것이다.

‘던전 보스를 우연히 빨리 발견할 수 있었지. 거기다가 던전 지형도 그렇게 안 좋은 것도 아니었고.’

던전들 중에서는 화산이 폭발하고 있는 곳도 있고 황야도 있다. 심지어 쉬지 않고 비가 내리거나 영원히 달이 떠 있는 곳도 있었다.

그런 많은 던전들을 그는 단 한 번도 경험하지 못했다. 그렇기에 정말로 정식으로 헌터가 되면 다른 B등급 헌터들에게 많은 것들을 배우고 싶은 생각이 가득했다.

“저는 딱 하나의 던전밖에 경험하지 못했습니다. 던전 안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질지 모릅니다. 그러니 많은 경험을 쌓는 것이 일단 저에게 주어진 최우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많은 경험을 한 헌터 선배님들의 조언은 저에게 피와 살이 되겠죠. 그러니 만약 제가 어떤 팀에 들어간다면 그 팀에서 최대한 열심히 노력할 생각입니다.”

생각 이상으로 개념이 가득한 김창훈의 말에 대한 그룹 회장은 조금 안심했다. 오만하다 싶었으나 그래도 최소한의 생각은 하고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그 후로 몇 가지 질문을 더 받았고 이제 마지막 20번째 질문. 그 질문을 하게 된 기자는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이었다.

“xx신문에서 온 다케시라고 합니다.”

한국의 시끄러운 이웃 중 하나인 일본이었다.

“이번에 세우신 B등급 던전 최단 기간 클리어 기록을 보며 일본에 있는 여러 기업에서 그 기록을 줄이겠다고 선언했는데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노골적인 함정이 담긴 질문이었다. 어떤 식으로 대답을 해도 문제가 생길 것이며 대답을 하지 않아도 문제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았다.

‘차라리 시원하게 대답하고 문제가 생기는 편이 좋겠지.’

“응원한다고 전해 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대로 전해 드리면 됩니까?”

“예. 던전을 누가 더 빨리 클리어했냐. 이건 중요한 것이 아니니까요. 중요한 것은 얼마나 피해 없이 클리어를 했는가입니다. 저는 제가 던전을 빨리 클리어했단 사실 보다 아무런 상처 없이 클리어했다는 사실이 더 대단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다른 기자 분들도 이 점을 좀 강조해 주셨으면 합니다. 시간이 아니라 말이죠.”

던전 클리어의 시간보다는 그곳에 들어간 헌터들의 피해를 최소한으로 한다. 헌터들에게는 너무 당연한 이야기였고 그 당연한 이야기를 김창훈이 한 것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기자들이 최단 기간 클리어만 보고 있기에 지금 김창훈이 한 대답은 그들에게 상당한 충격으로 다가왔다.

‘나이가 어리지만 헌터들의 던전 공략의 본질을 보고 있군.’

‘오만하다고 생각했는데 오만한 것이 아니라 자신이 가진 힘에 대한 자신감이었어. 생각이 깊은 대답이야.’

기자들 사이에서 김창훈에 대한 이미지가 상승했다. 그리고 그 답변을 들은 대한 그룹 회장도 환한 미소를 지으며 자신의 선택이 틀리지 않았음을 다시 기뻐하곤 말했다.

“이것으로 기자회견은 마무리하겠습니다. 나중에 또 기회가 되면 기자회견을 할 테니. 기자분들. 기사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그렇게 김창훈의 이번 삶의 첫 기자회견이 끝났다. 그리고 다음날. 김창훈의 기자회견은 엄청난 화제를 몰고 왔다.

특히 일본 기자의 위험한 질문을 잘 피해서 대답했고 칭찬하며 헌터들의 안전이야말로 던전 공략의 가장 중요하다는 점을 기자들 또한 강조하였다.

그런 부분에서 김창훈은 대중들에게 상당히 좋은 모습으로 처음 공개되었다. 자신의 힘에 자신감이 있고, 기본원칙을 지키며 자신의 부족함을 알고 배우려고 노력하는 천재의 모습으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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