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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스킬은 천마신공 (9)화 (9/169)

9화 내기의 승자(2)

다음 날 수요일. 김창훈의 3학년 여름방학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 대련이 있는 날. 이날은 거의 모든 학생들이 대련장 주위에 모여 있었다. 그런 학생들을 보며 김창훈이 박임로에게 말했다.

“오늘은 스킬을 사용하고 싶습니다.”

“호. 갑자기 그러는 이유는?”

“직접 보여드리겠습니다. 그러니 학생들을 물리셔야 합니다. 제가 전력을 다해서 스킬을 사용한다면, 학생들에게도 피해가 갈 수 있습니다.”

그 말에 박임로는 고개를 끄덕였다.

“그것도 그렇지. 하지만 이런 강자들이 제대로 싸우면 그 여파가 어느 정도인지 한 번 체험하는 것도 나쁘지 않을 거야. 그러니 나는 학생들을 그대로 둘 생각이네.”

“죽을 수도 있습니다.”

“그 정도 각오는 해야지. 그리고 그런 일이 없도록 하기 위해서 교사들이 있는 거야.”

박임로는 그렇게 말한 후 학생들을 바라보며 말했다.

“모두 들었을 거다. 오늘 대련은 매우 격렬해질 예정이다. 4학년이 가장 앞에, 그 뒤로 3학년, 2학년, 1학년 순으로 자리를 잡도록! 그리고 가장 앞에서는 교사들이 만약의 경우를 대비한다.”

박임로의 지시에 학생과 교사들이 신속하게 움직였고. 그들의 움직임이 끝났을 때 박임로가 자신의 손에 장갑을 착용하고 나아가 그의 몸에서 빛과 함께 검은색의 로브가 나타나 걸쳐졌다.

“자네가 스킬을 사용한다고 하니 나도 좀 더 준비를 해야겠지. 학생들도 신경을 써야겠고. 그러니 2개의 장비를 착용하고 싸우겠네.”

그 말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러면 시작하겠습니다.”

“언제든지 오게나.”

박임로의 말에 김창훈의 다리에서 강렬한 검은색의 빛이 뿜어지고 김창훈이 순식간에 땅을 박차며 그의 몸이 박임로의 바로 앞에 나타난다.

“좋은 대시군.”

그렇게 말하는 사이 김창훈의 다리는 박임로의 몸을 노리며 앞차기를 하였다. 들어 올리는 오른발에 강렬하게 맺혀 있는 천마기의 힘.

그것을 보며 박임로는 예전과 다르게 단순한 방어가 아니라, 역으로 공격을 가하기 위해서 자신의 주먹에 여러 마법들을 사용했다.

‘파이어 스톰, 인첸트.’

하나의 마법을 하나의 요소로 주먹에 입힌다. 그리고 그 주먹을 뻗어 하나의 마법을 마치 ‘권기’와 같이 사용하는 것. 그것이 S등급 헌터 박임로의 전투 방식이었다.

그리고 박임로의 불꽃으로 이글거리는 주먹과 김창훈의 주먹이 충돌하려고 하자 그것을 본 교사들이 일제히 마나를 내뿜으며 학생들을 보호하려고 하였고 4학년 학생들 또한 스스로 마나를 내뿜으며 곧 다가올 충격에 대비하였다.

박임로의 주먹과 김창훈의 발이 충돌하는 순간. 검은색의 연기와 불꽃의 폭풍이 휘몰아치고 그 힘의 여파가 사방으로 퍼져 나간다.

그래도 평평하게 유지되고 있던 대련장의 땅이 완전히 뒤집어지고 그 힘의 여파로 인한 강력한 충격파에 교사들은 버텼지만 학생들은 그 누구도 버티지 못하고 쓰러지거나 내상을 입는 학생들이 속출했다.

가장 멀리 있는 1학년들이 그러하였으니 그 앞에 있는 이들이라고 해서 상황이 더 심각하면 심각했지 좋지는 않았다.

그러면서도 그들의 눈은 대련장에 있었다. 진짜 강자라고 부를 수 있는 이들이 제대로 힘을 사용해서 싸운다면 벌어지는 일이 어떤지 지금 그들은 몸소 체험하고 있었다.

이런 귀중한 경험을 헛되이 버릴 만큼 멍청한 이들은 이 학교에 없었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이냐.’

일격필살이야말로 김창훈이 익히고 있는 스킬의 모토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그 일격필살이 실패했다. 그러면 김창훈은 급격하게 그 힘이 약해진다.

김창훈 스스로도 그 점을 알고 있다. 그럼에도 처음부터 이런 전력을 다한 공격을 한 것이 의문인 박임로였다.

‘힘이 더욱 강해졌다는 것은 알겠다. 그러나 그것을 확인하기 위해서라고 하기에는…….’

그가 아는 김창훈은 분명 재능은 없지만 멍청한 사람은 아니다. 고작 자신의 스킬이 더 강해졌다는 것을 알기 위해서 스킬을 사용할 생각이었다면 굳이 학생들이 아직 남아 있을 때 하지 않아도 되었다.

그렇기에 박임로는 김창훈의 꿍꿍이가 무엇인지 궁금해 하고 있을 때, 자신의 앞에서 느껴지는 강대한 힘에 그것을 알 수 있었다.

“한 번 더?!”

김창훈의 발이 아닌, 그의 왼손에 모인 강렬한 힘. 그 힘이 압축된 상태로 지금 박임로를 향해서 뻗어가고 있었다.

그것을 본 박임로는 기쁜 미소를 지으며 곧바로 다시 한번 파이어 스톰을 자신의 주먹에 인첸트 하며 김창훈의 주먹을 정면에서 맞받아쳤다.

‘스킬을 두 번 사용할 수 있게 되었구나!’

한 번밖에 못 하는 것과 두 번을 사용할 수 있는 것. 이 차이는 매우 컸다.

기존의 김창훈이 아무리 잘해도 종합적인 평가로서 절대로 B등급 이상의 평가는 받을 수 없었다면 지금의 김창훈이라면 A등급까지 어떻게든 올라갈 수 있는 가능성이 보이기 때문이었다.

김창훈의 주먹과 박임로의 주먹이 충돌하며 아까보다 더욱 큰 충격파가 사방으로 퍼지자 이제는 교사들도 휘청 거릴 정도였다.

당연히 학생들 중에서는 멀쩡하게 서 있는 이들의 수가 더 적었다. 그에 비해서 서로 주먹을 맞대고 있는 김창훈과 박임로. 두 사람을 서로를 마주 보며 웃고 있었다.

“이제 스킬을 2번 사용할 수 있을 정도로 내공을 늘린 것이냐?”

“예. 전력을 다하지 않고 스킬이 발동할 정도로 최소한의 내공만 소모한다면 2번까지 가능합니다.”

“허허. 그동안 열심히 노력한 결과가 이렇게 나오는 구나.”

박임로의 미소에 김창훈은 주먹을 거두었다. 그러자 박임로도 자신의 기존의 장비들을 모두 다시 역소환 시키며 말했다.

“이 정도면 아주 훌륭하다. A등급 헌터라고 해도, 너와 목숨을 걸고 싸운다면 결코 안심할 수 없을 거야.”

“감사합니다. 그리고, 내기 제가 이겼습니다.”

“응? 내기라니, 갑자기 무슨.”

말을 하던 박임로는 볼에서 느껴지는 따끔한 고통에 손으 들어 자신의 오른쪽 뺨을 만지자 그곳에서는 아주 작은 피 한 방울이 흐르고 있었다.

“상처 냈습니다, 교장 선생님.”

그 말에 박임로는 멍하니 자신의 손에 묻어 있는 작은 피 한 방울을 보더니 크게 웃으며 말했다.

“대단하구나! 아주 대단해! 그래, 내가 졌다! 설마 이 내기에서 내가 질 줄이야 상상도 못 했다!”

“감사합니다.”

“내기에서 졌으니 승자에게 내가 따로 선물을 해야겠지.”

선물이란 말에 김창훈은 웃으며 말했다.

“잘 부탁드리겠습니다. 제가 꼭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잘 아실 테니까요.”

“허허. 녀석, 알겠다. 그러니 그만 가서 쉬거라. 마지막 내공까지 모조리 쥐어짜서 공격했을 테니 운기조식을 통해서 내공부터 어느 정도 회복하고 교장실로 오거라.”

“지금 바로 가도 됩니다. 제 몸은 괜찮으니까요.”

“그런가? 본인이 괜찮다면 괜찮은 것이겠지. 따라 오거라. 그리고 교사들은 학생들을 잘 수습하고. 학생들은 오늘 경험한 것을 잊지 말도록. 방금 너희들이 경험한 것은 A등급 이상의 헌터들이 서로 전력을 다해서 싸울 때 발생하는 충격파라고 할 수 있다. 그러니 급이 되지 않는다면 그 근처에 얼씬하지 말거라. 괜히 불똥 튀니까.”

그 말과 함께 박임로가 교장실로 향하자 김창훈이 그 뒤를 따라갔다. 그 둘이 떠나자 교사들은 쓰러진 학생들을 최대한 수습하였고 몸 상태가 좀 괜찮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서 학생들의 정리를 시작했다.

* * *

“솔직히 나는 이 내기에서 내가 질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어.”

“저는 무조건 이길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천마신공의 힘은 그만큼 대단한 것이었다. 무엇보다 특성 천마지체가 생긴 이후로 시간은 무조건 자신의 편이라는 것을 김창훈은 누구보다 잘 알고 있었다.

“허허. 결국 그 차이겠지. 어찌 되었든 내기에서는 내가 패배했으니 아까 이야기한 대로, 승자를 위한 선물을 주겠네.”

그리고 박임로가 자신의 책상 서랍에서 저번에 주었던 것보다 좀 더 큰 목함 2개를 꺼내서 책상 위에 올려 두었다.

“하나는 400년 된 설삼. 그리고 또 다른 하나는 700년 된 설삼이네. 각각 최소 30년, 50년 이상의 내공을 축적할 수 있도록 해 주는 놈들이지. 내가 가진 것들 중에서도 가장 귀한 영약들이야.”

그 말에 김창훈이 침을 삼켰다.

“이걸 저에게 주신다는 겁니까?”

“그래. 내가 살아 봐야 얼마나 살까.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제자를 위해서 대출혈 서비스라고 생각하게나. 전에 있던 제자는 집에 돈이 많아서 이런 걸 신경 쓰지 않았지만 자네는 다르니 말이야.”

이에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인 후에 말했다.

“감사하게 잘 먹겠습니다.”

“여기서 먹게나. 내가 지켜 줄 테니까.”

“예.”

그리고 김창훈은 400년 된 설삼을 먼저 먹었다. 그 후로 곧바로 700년 된 설삼을 먹었다. 그 모습을 말리지 않고 박임로는 유심히 바라만 보았다.

본래 이런 영약들을 동시에 2개를 먹는 것은 자살 행위지만, 김창훈이 그걸 모를 정도로 멍청한 사람도 아니기에 2개를 동시에 먹는 것은 무언가 이유가 있을 거라고 생각한 것이었다.

2개의 영약의 기운이 곧바로 몸에 퍼지기 시작하자 김창훈은 자리에 앉아서 눈을 감고 천마기공에 집중했다.

딱히 그가 집중하지 않아도 알아서 천마기공이 운기되고 있었지만 지금은 그가 직접 운기를 하며 자신의 몸을 터트릴 것 같은 강력한 영약의 힘들을 천마기로 정제하기 시작했다.

“호오. 이건 또 신기하군.”

박임로는 김창훈의 운기하는 모습을 보며 말했다. 영약의 힘인지 그의 주변에 있는 자연의 기들이 그의 몸에 빨려 들어가며 그 기가 김창훈이 사용하는 특별한 내공으로 바뀌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내공이란 본디 그런 것이기는 하지만, 이 무공은 정말로 특이하군. 이 정도로 자연의 기를 자신의 특색에 맞게 바꾸는 무공은 처음 보는구나.”

조금 감탄하며 그 모습을 지켜보는 박임로. 그리고 약 2시간 정도가 지나자 김창훈의 몸에서 급격하게 내뿜어지는 기운이 강해졌다. 그리고 그 기운은 곧 다시 가라앉았다.

그 후 김창훈이 눈을 뜨자 박임로가 작은 박수를 치며 말했다.

“축하하네. 큰 벽을 하나 넘은 것 같군.”

박임로의 말에 김창훈은 환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덕분입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교장 선생님!”

“감사하다고 생각되면 헌터로서의 본분을 잘 지키는 헌터가 되게나. 나는 그거면 충분하니까.”

“물론입니다. 곧 새로운 S등급 헌터가 대한민국에 나타났다는 사실을 신문으로 볼 수 있도록 해드리겠습니다.”

자신만만한 김창훈의 말에 박임로는 기분 좋은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그러면 나야 좋지. 그러면 선물도 다 주었으니, 자네도 이제 들어가서 쉬게나. 오늘 얻은 것들을 다 복기해야 진정으로 자네의 것이 될 거야.”

“예. 그럼 가보겠습니다.”

교장실을 나온 김창훈은 자신의 시야 한쪽에 있는 시스템 메시지들을 바라보았다.

[천마기 능력치가 70에 도달합니다. 천마신공의 위력이 조금 더 강해지며, 천마기의 회복 속도가 좀 더 상승합니다.]

[천마신공의 레벨이 5레벨로 상승합니다.]

[5초식: 천마멸염공이 개방됩니다.]

[천마지체가 천마기에 반응합니다.]

[천마신공의 모든 천마기 소모가 대폭 감소합니다. 동시에 앞으로 천마군림보 사용 시 천마기의 소모가 아예 없습니다.]

“천마 형님, 정말로 감사합니다.”

어디 있는지 모를 천마를 향해서 허리를 90도로 꺾으며 인사하는 김창훈. 하지만 그럴 가치가 충분했다. 천마가 직접 준 ‘천마지체’란 특성은 천마신공을 더욱 강하게, 그리고 사기적으로 만들어 주는 특성이었기 때문이었다.

“이거면, 헌터 A등급까지는 문제없을 거다.”

천마군림보만 3중첩으로 무한하게 사용할 수 있다면 당연했다. 솔직히 계속 위력이 강해지는 것을 감안하면 나중에는 S등급 헌터도 이 천마군림보만으로 상대할 수 있는 것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천마는 무적이다.”

과거로 그를 돌려보낸 후 천마가 했던 말을 떠올리며 김창훈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야말로 자신을 강하게 하기 위해서 전 우주가 자신을 돕고 있다는 생각이 들 정도다.

그렇다면 강해지는 것이 맞는 것이었다. 재능과 전혀 상관없는 내공만 빵빵하면 다 해결되는 스킬을 가지고 내공이 충분하게 생겼는데 이걸 가지고도 강해지지 못한다?

“혀 깨물고 죽어야지.”

약 1년 반만 있으면 학교를 졸업하고 20살이 되어서 정식으로 헌터 면허 시험을 볼 수 있는 나이가 된다. 그날이 어서 오기를 기다리며 김창훈은 환한 미소와 함께 자신의 기숙사 방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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