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는 될놈이다-1119화 (1,118/1,826)

§ 나는 될놈이다 1119화

‘게다가 니팅거스가 부리는 소환수들이나 종족이 있을 테니 경비도 공짜겠군.’

영지 경비 중 가장 많이 나가는 부분이 바로 군사력!

용병 NPC들을 고용하든 병사 NPC들을 고용하든 배치하지 않으면 영지 안에 몬스터들이 들어오거나 도적들이 들어왔다.

그러면 각종 수치들이 하락해서 영지 상태가 안 좋아지게 마련이고….

이런 게 싫으면 군사력에 투자를 해야 했다.

가장 많이 투자하는 왕국이 바로 오스턴 왕국!

‘거기는 상태가 좀 많이 살벌하니까.’

오스턴 왕국은 도시나 성, 마을 밖의 난이도가 장난 아니게 높았다.

도적 떼, 몬스터, 언데드, 심지어 악마까지 종종 출현하는 살벌한 난이도!

[카르바노그가 화신이 그렇게 만들지 않았냐고 묻…]

태현은 무시했다.

와! 니팅거스가 얼마나 지원을 해주나 볼까?

[소왕국, <니팅거스의 식민지>의 통치 권한을…]

[영주를 임명할 수 있…]

[세금을…]

[통치를…]

[니팅거스 휘하의 용아병들이 <니팅거스의 식민지>에 도착합니다!]

[니팅거스 휘하의 드워프 부족들이 <니팅거스의 식민지>에 도착합니다!

[……]

‘녀석!’

태현은 코밑을 쓱 훔쳤다.

니팅거스 때문에 했던 고생이 사라질 만한 빵빵한 지원이었다.

솔직히 아탈리 왕국의 도시들보다 NPC들이 넉넉한 것 같….

‘…슬퍼지니까 비교하지 말아야지.’

[카르바노그가 공짜로 받은 건 좋은데 아무것도 없지 않냐고 말합니다.]

‘음. 그건 그래.’

세금을 걷으려면 플레이어들이 와야 했다.

그리고 플레이어들이 오게 하려면 질 좋은 시설들이 있어야 했다.

아무것도 없는 텅텅 빈 땅에 돈 내고 오는 플레이어는 없는 법!

‘새로 지으려면 짓겠지만 골치 좀 아프겠는데….’

-김태현! 김태현! 진짜 오스턴 왕국을 멸망시킬 거냐?!

“?”

태현은 앨콧의 다급한 귓속말에 당황했다.

[카르바노그도 언제 그런 사악한 계획을 꾸몄냐며 당황해합니다!]

‘아니… 내가 그랬나? 음. 잠재의식 속에서는 그런 생각을 했을지도 모르겠군.’

생각해 보니 한 것 같기도 하고…?

-뭔 소리냐?

-지금 니팅거스 이끌고 공격 가려는 거 아니냐고, 간부들이 나한테 말려달라고 미친 듯이 연락하고 있어. 어떡하지? 뭐라고 전해?

앨콧의 말에 태현은 씩 웃었다. 무슨 상황인지 깨달은 것이다.

니팅거스와 친한 척을 한 보람이 있다!

‘생각보다 훨씬 더 겁을 먹었군.’

하긴 니팅거스가 날뛴 걸 봤으니 길드 동맹 입장에서도 저렇게 초조하게 구는 게 당연했다.

‘한동안 악마든 뭐든 무슨 꿍꿍이를 꾸미지는 못하겠는걸. 잘 됐….’

[카르바노그가 부려먹자고 외칩니다!]

‘앗. 그것도 좋군.’

태현은 바로 받아들였다.

-앨콧. 네 눈물겨운 설득에 내가 설득당했다고 해라.

-…진, 진짜 그래도 되냐?

-대신 길드 동맹 길드원들 다 와서 여기 도시 좀 다시 지으라고 해.

잿더미가 된 도시 위에 새로 짓는다!

…물론 남의 돈과 손으로!

-다, 다시?

앨콧은 당황했다.

저건 건물 하나 지으라는 수준이 아니었다.

도시를 통째로 지으려면 대체 얼마나 많은 골드와 시간이….

-응. 다시. 그리고 안 올 경우 내가 니팅거스 끌고 오스턴 왕국으로 간다고 전해줘라.

-…알겠다.

앨콧은 조마조마한 마음으로 그 말을 그대로 전했다. 쑤닝은 극도로 분노해서 반응했다.

[email protected]^&!

‘음. 처음 듣는 중국 욕설이군.’

* * *

“이 자식이 대체 우리를 뭘로 보고 이딴 제안을?!”

알토란 같은 영지가 하나 날아가는 것도 배 아파 죽겠는데 그걸 길드 동맹보고 지으라니!

상상을 초월하는 날강도짓에 길드 동맹 간부들은 다시 한번 감탄했다.

이게 김태현이구나!

정말 상상 그 이상을 매번 보여주는 놈이다!

어떻게 더 이렇게 쓰레기짓을…!

그러나 간부들은 아무도 ‘거절합시다!’라고 하지 않았다.

…니팅거스가 무서웠기 때문이었다.

“받아들이셔야 합니다. 쑤닝 님. 굴욕적이지만 지금은 참고….”

“인원을 편성하겠습니다. 길드원들은 많으니 건설 퀘스트에 참가시킬 인원이 충분히 나올 겁니다.”

간부들이 쑤닝을 달래는 사이, 투자자 쪽 직원은 다른 반응을 보였다.

“쑤닝 님. 잘 됐습니다. 위기를 기회로 만들라고, 이번 기회에 김태현하고 접촉해서 저번에 말했던 제안을 말하시지요?”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냐 이 자식아!”

드디어 폭발한 쑤닝!

쑤닝은 투자자고 뭐고 눈이 까뒤집혀 닥치는 대로 잡히는 걸 집어 던졌다. 직원은 당황해서 외쳤다.

“쑤닝 님! 왜 이러십니까! 정신을 차리십시오!”

“너 같으면 정신 차리게 생겼냐 이 자식아! 죽어! 옆에서 약이나 올리고!”

“저, 저는 냉철한 분석을 통해 미래를 위한 적절한 조언을….”

간부들이 쑤닝을 말리기 위해 달려들었다. 그사이 직원은 기겁해서 멀리 도망쳤다.

아니….

좋은 제안인데 왜 거절하는 거지!?

‘게임 하는 놈들은 참 이해할 수가 없군!’

* * *

니팅거스가 첨벙첨벙 헤엄쳐서 돌아가고 난 뒤, 태현은 빠르게 뒤처리에 들어갔다.

일단 파워 워리어한테 부탁해 <화산의 저주> 대비용으로 경매장에 풀린 냉기 관련 아이템들을 닥치는 대로 사들였다.

“어?? 그냥 팔아야 하는 거 아냐???”

“아니. 그냥 팔면 안 되지. 좀 더 산 다음 따로 팔 거야.”

케인이 의아해했다.

그냥 팔면 되지 왜 산 다음 팔려는 거지?

더 많이 이득을 보려는 건가?

-????

-파워 워리어 애들 왜 아이템을 더 사 모으냐? 김태현이 니팅거스 퀘스트 끝낸 거 아냐?

-어, 이거 설마….

-<화산의 저주> 못 푼 거임??

-젠장. 더 쌓아놔야겠네. 같이 골드 모으고 사재기하실 분?

-팔려고 했는데 더 사야겠다.

욕심 넘치는 플레이어들은 파워 워리어가 냉기 아이템들을 사 모으자, 자기들도 질 수 없다는 듯이 사 모으기 시작했다.

순식간에 가격 폭등 시작!

그리고 태현은 이 틈을 타 따로 팔아 해치웠다.

“후. 가격 떨어질까 봐 긴장했네.”

“태현 님… 이제 제가 가르쳐드릴 건 아무것도 없어요…!”

“하하. 무슨 소리. 다 네 지도 덕분이지.”

태현과 이다비는 흉흉한 대화를 나누며 기뻐했다.

‘니팅거스와 싸운지 얼마나 됐다고 저런 쪼잔한 수작을 부리다니….’

앨콧은 태현의 모습을 보며 어이없어했다.

지금 근처에 모인 플레이어들은 모두 다 태현이 한 퀘스트를 이야기하고 있었다.

용감하게 참가했던 플레이어들은 ‘내가 뭐라고 그랬냐!’ 하며 의기양양해 있었고, 겁이 나서 빠졌던 플레이어들은 ‘크으으윽! 나도 참가할 걸!’ 하며 후회하고 있었으며, 원정대 외의 플레이어들도 ‘김태현 아니었으면 대륙 망했겠다’며 떠들고 있었다.

각자 하는 말은 달라도, 모두가 똑같은 열기에 취해 있었던 것이다.

니팅거스 퀘스트라는 전설 등급 퀘스트를, 그리고 그 전설 퀘스트를 깨는 김태현을 직접 현장에서 봤다는 흥분!

그건 일종의 신화였다.

앞으로 몇 년, 몇십 년은 이 퀘스트를 이야기할 수 있으리라.

…그런 대단한 상황이었는데 정작 깬 놈은 저런 쪼잔한 짓을 하고 있어!

‘보면 환상이 깨질 것 같은… 아니, 저런 쪼잔함 때문에 강한 건가?’

남들은 저런 퀘스트 한 번 깨면 흥분해서 며칠간은 쉴 텐데 태현은 골드 좀 더 벌겠다고 지금….

그걸 보니 앨콧은 갑자기 존경심이 들었다.

나도 저렇게 치열하게 살아야 하는데!

“그냥 팔면 되지 왜 저러는 거지?”

옆에서 케인이 아직도 이해를 못한 채 고개를 갸웃거렸다.

그걸 보니 앨콧은 갑자기 안도감이 들었다.

저런 놈이 랭커에 있으니 아직 내 등수가 내려가지는 않겠구나!

* * *

“태현 님. 누가 뵙자고 하는데요.”

“혹시 눈빛에 살기가 있거나 행동이 수상쩍지는 않았니?”

“다 확인해 봤는데 그런 건 아니었고요… 그 니팅거스 1차 공격대 있잖아요. 거기 공격대장 맡았던 랭커가 뵙자고 하네요.”

랭커, 린즈펑!

니팅거스가 날뛰는 바람에 공격대에 참가했던 소규모 파티들은 전부 박살 났지만, 빠르게 포기하고 도망간 덕분에 목숨을 건진 플레이어들은 많았다.

태현은 매우 수상쩍다는 표정을 지었다.

“걔가 왜 날 만나자고 하지? 암살 아냐?”

“저도 몇 번을 의심하고 아이템 체크해 봤는데 별다른 거 없던데요?”

“선배. 수상하면 일단 공격하고 생각할까요? 이름도 수상한데.”

“지수야. 중국인들이 다 날 죽이려고 하지는 않아. 물론 날 죽이려고 하는 놈들의 절반이 중국인들이긴 한데….”

“애초에 그 랭커는 대만인….”

옆에서 정수혁이 중얼거렸지만 태현의 귀에는 닿지 않았다.

“길드 동맹이 미치지 않고서야 지금 상황에서 다시 덤비지는 않을 텐데?”

“길드 동맹 말고도 너 노리는 사람들은 많….”

“조용히 해.”

케인의 입을 다물게 했지만, 태현은 그 말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1차 공격대 플레이어면 속이 좀 쓰리긴 하겠군.’

1차 공격대 플레이어들은 니팅거스를 잡기 위해 정말 많은 준비를 했다.

니팅거스가 예상 밖의 괴물이었을 뿐!

그런 그들에게 태현이 니팅거스를 잡는 모습은 매우 배가 아팠을 것이다.

‘뭐, 덤비면 경험치나 올려야겠다.’

태현은 린즈펑을 만나기로 했다.

덤비면 뭐….

경험치 오르고 아이템도 얻고 좋을 테니까!

[카르바노그가 화신의 긍정적인 사고방식에 감탄합니다!]

린즈펑과 파티장들은 우르르 몰려와 태현 앞에 섰다. 태현은 바로 스킬 준비를 했다.

‘덤비면 케인 앞에 던지고 전투 들어간….’

“정….”

“정?”

“정말 감사합니다!!!”

“…응?”

태현은 검을 들려다가 멈칫했다.

뭐지?

상대를 방심시키는 신종 수법인가?

“김태현 선수가 아니었다면 이번에 게임 접을 뻔했습니다. 정말 아찔했는데…!”

“정말, 다시 한번 감사드립니다!”

공격대에 참가한 파티장들은 울먹이는 목소리로 크게 감사했다.

그랬다.

니팅거스 레이드는 다른 레이드와는 경우가 완전히 달랐던 것이다.

1차 공격대가 실패한 건 단순히 레이드를 실패한 게 아닌, 안 그래도 단단히 빡쳐 있던 니팅거스를 더욱 빡치게 만든 것!

그 결과 화끈하게 도시 두 개가 날아갔으니, 당연히 사람들은 1차 공격대를 미친 듯이 욕했다.

-이 XXXXXXXXXXX들이…!

-아니! 자신 없으면 건드리지 말라고! 왜 건드리냐고! 어쩔 거냐고 이거!

-저 지금 도시에 쌓아놓은 재산 완전히 날아갔는데….

-그래도 길드 동맹 도시니까 좀 기분 좋게 생각하면 안 될까?

-너 같으면 기분 좋게 생각되겠냐 미친놈아!

-난 에랑스 왕국에 있다가 가게 날아갔다….

가까이 있다가 봉변을 당한 플레이어들은 원수라도 만난 것처럼 욕해댔다.

그리고 그건 시작일 뿐!

니팅거스가 움직이기 시작하자 다른 플레이어들도 공격대를 죽일 듯이 욕했다.

대체 왜 불에 기름을 부어서!

-…판온 접어야 할 것 같은데….

-우린 끝났어! 우린 끝났다고!

석판 훔친 세 놈만큼 욕을 먹는 수준!

몇몇 파티장들은 포기하고 게임 접을 준비를 할 정도였다.

니팅거스를 보아하니 지금까지 한 것에 비해 몇 배는 더 날뛸 것이고, 그 피해는 몇십 배는 될 테니, 그냥 빨리 접는 게 못 볼 꼴 안 보고 가는….

그러나 그들의 예상은 빗나갔다. 태현이 니팅거스를 쓰러뜨린 것이다.

설마 설마 했는데 정말 니팅거스의 폭주를 막다니!

“엉엉엉! 정말 감사합니다!”

“으흑흑. 앞으로 팀 KL 응원할게요! 전 유성 게임단 팬이었는데…!”

“김태현 선수가 최고라고 하고 다니겠습니다!”

“…….”

파티장들이 태현을 껴안고 울며 불자 태현은 떨떠름한 표정을 지었다.

다 좋은데 유성 게임단 팬인 건 굳이 말할 필요가 있었니?

“저, 김태현 선수. 한 가지 부탁드릴 게 있는데요.”

“?”

“저희가 니팅거스 레이드 관련으로 영화를 찍고 있었는데, 아무래도 이게… 일이 이렇게 되어 가지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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