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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177화 (177/209)

제177화

177. 177화

“으흐흐, 좋구나……. 이게 바로 왕좌인 건가?”

“회장님. 하운드 팀장 박상호는 지하에 갇혀 있는 거 같습니다.”

“그래? 그와 다른 이들을 모두 데려와라.”

“네, 회장님.”

이호영은 회장실에서 조용히 나갔다.

본사의 점령은 끝났다. 일부 반항하는 직원들도 있었지만, 그들에게 큰 위협을 준 후, 당근을 제시했다.

순순하게 잘 따르면 가족들의 목숨은 안전할 거라고 말이다.

제압한 경비 병력에게도 그리 말해 놨다.

“본사를 점거하기를 잘했어!”

진호는 꽤 만족스러운 표정이었다.

이 좋은 자리를 이렇게 뒤늦게 앉게 되다니…….

시우가 자신이 앉을 자리에 진호가 앉았다는 사실을 알게되면 분노하지 않을까?

왕좌의 자리에 앉았으니 자신을 거역할 사람은 없을 것이다.

똑똑똑-

이호영 팀장이 자리를 비운 지 10분이 안 돼서 누군가 회장실에 노크를 했다.

“회장님, 접니다. 들어가도 되겠습니까?”

“들어와라!”

끼이익-

이호영 팀장과 함께 하운드 팀의 박상호 팀장이 들어 왔다.

“그래, 박상호. 오랜만이군…….”

“네, 회장님. 결국 본사 점거에 성공하신 모양이군요.”

“그렇다. 이젠 나를 거역할 자는 없지.”

“하지만 이진우 도련님과 이시우 도련님이라는 큰 장애물이 남아 있지 않습니까? 그들을 처리해야 합니다.”

“아아, 진우는 걱정하지 않아도 되지만 시우는 경계해야 하지. 모든 일은 너에게 다시 일임하겠다. 처리할 수 있겠지? 모든 지원을 다 해 주마!”

“네, 기필코! 이번에는 성공하겠습니다. 회장님.”

“그래……. 이젠 나의 제국을 튼튼하게 할 차례다.”

“네, 맞습니다. 현성기업의 모든 건 회장님의 것입니다.”

“으하하!!”

진호는 그 자리에서 크게 웃었다.

본사는 모두 제압당했고 직원들은 진호의 눈치를 봐야 했다.

회장님은 감금당했고, 선택받지 못한 후계자 후보 이진호가 회장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뿐이었다.

말 그대로 폭군이나 다름없었다.

* * *

본사가 점검된 줄 모르는 진우와 시우는 현재 산하 기업에서 만나 이 사태를 해결할 방법을 찾고 있었다.

“시우 형. 본사 가 봤어?”

“아니…….”

“본사에서 연락이 끊긴 지 1시간이 넘었어. 거기에 내 심복이 있거든.”

“그래?”

진우는 뭔가 이상함을 눈치챘다.

본사에 직원으로 잠입해 있는 자신의 심복이 연락이 도무지 안 되었기 때문이다.

보통 같으면 1시간마다 연락을 줄 텐데, 해당 시간이 넘었는데도 연락이 오지 않았다. 이런 경우는 처음이었다.

“진우 도련님. 아무래도 본사에 일이 생긴 게 아닐까 합니다.”

진우의 옆을 호위하는 A랭크 암살자 헌터 한기수라는 자가 말했다.

“한 대리. 가서 확인해 보세요.”

“네, 도련님.”

한기수는 암살자답게 그 자리에서 스르륵 사라졌다.

“시우 형, 내 직원을 보냈으니까 금방 본사 소식을 알 수 있을 거야.”

“그래. 진우야. 언제나 너의 도움을 많이 받네.”

“에이, 시우 형, 이 정도는 별거 아니야. 후계자는 시우 형이 되어야 마땅하니까. 성질 포악한 진호 형은 절대로 그 자리에 앉으면 안 된다고!”

진우는 친형제인 진호를 좋게 보지 않았다. 오히려 이복형인 시우를 친형처럼 더 잘 따랐다.

진우는 자신의 힘을 동원해서 시우를 회장님으로 만들 생각이었다.

그래서 겉으로는 조용히 생활하고 있었지만 뒤로는 나름대로 힘을 기르고 있었다.

“본사 일은 그렇다 치고……. 진우야, 현재 피해 상황은 어때?”

“아……. 잠시만.”

진우는 자신을 호위하는 헌터에게 태블릿을 가져오라고 했고 태블릿 키보드를 두드리며 뭔가를 알아보는 듯했다.

“흐음……. 피해가 꽤 심각한데?”

“얼마나?”

진우는 인상을 찌푸리며 정보를 최신순으로 정리했다.

“일단 본사와 가까운 지점은 꽤 피해가 커 그나마 지방에 있는 지점들은 피해가 덜하고. 문제는 본사 근처는 대부분 중요 거점들이라 손해가 꽤 클 거 같아.”

“복구하려면 얼마나 시간이 걸릴까?”

“아마……. 2년은 잡아야 할 것 같아……. 그것도 모든 지원이 온다는 가정하에 말이야…….”

“최소 2년인가…….”

“응, 아무래도…….”

시우가 한숨을 내쉬었다.

누군지 모르겠지만 현성기업을 건든 자를 후회하게 해 줄 것이다.

대기업 현성을 치고도 유유히 빠져나간 그들을 잡아 배후를 반드시 밝혀낼 것이다.

스르륵-

그때, 본사를 확인하러 간 암살자 헌터, 한기수가 상처를 입고 나타났다.

“쿨럭……. 도련님.”

“한 대리!”

진우는 자신을 호위하는 자들에게 포션을 가져오라고 시켰다.

“대체 무슨 일이야?”

“쿨럭……. 본사는 이미 이진호 도련님에게 점령당했습니다.”

“뭐라고?!”

진우와 시우는 동시에 놀랐다.

“보, 본사는 어떻게 됐어?”

“회장님은…… 무사하신 거 같지만, 계신 위치는 모르겠습니다…….”

“진호 형한테 당하다니……. 어쩐지 오늘따라 조용하다 했어.”

진우는 그동안 지방으로 좌천당한 진호를 감시해 왔다.

요즘 꽤 조용히 지내길래 정신 차린 건가, 하고는 감시를 조금 느슨하게 했었는데 하필 오늘 산하 기업들이 습격당할 때 본사를 공격하다니…….

설마 진호 형이 이 계획을 꾸민 게 아닐까?

“시우 형……. 혹시 이거 진호 형이…….”

“아냐……. 진호 형이 아무리 그래도 이런 짓까지 하지는 않았을 거야.”

“만약의 수도 생각해야 해, 형!”

진우는 확신하고 있었다. 이번 일에 진호 형이 얽혀 있는 거라고…….

시우 형은 인정하지 않고 있지만 결국 인정하게 될 것이다.

“형, 어떻게 할 거야? 본사를 무작정 쳐들어가기엔 지금 상황이 무척이나 안 좋은데…….”

“알고 있어……. 일단 산하 기업을 돌아다니면서 온전한 이들을 모으자!”

“그건 나한테 맡겨 둬, 시우 형!”

그 둘이 얘기하는 동안 본사의 소식을 전해 준 한 대리는 동료에게 포션을 받아 마시고는 상처를 회복하였다.

“한 대리, 적들의 위치는 알지?”

“네, 도련님. 저를 놓쳤으니 아마 그들도 대비를 해놨을 것입니다.”

“그건 당연하지. 일단 한 대리가 양평하고 가평 쪽으로 가서 쓸 만한 애들 데려와. 누가 뭐라 하면 내 이름 대고!”

“네, 알겠습니다. 양평부터 들르겠습니다.”

스르륵-

한 대리는 그 자리에서 또 사라졌다.

“시우 형. 사실 말하지 않은 비밀이 하나 있는데…….”

“뭔데, 진우야.”

“내가 혹시나 해서 힘을 좀 길렀거든? 그 힘은 온전히 시우 형을 위해 쓸 거야.”

“그래도 돼?”

“당연하지. 현성기업의 진정한 후계자는 형이니까…….”

“고마워, 진우야.”

“일단 이렇게 시간을 낭비할 때가 아니야. 형이 본사로 쳐들어가기 전에 산하 기업들에 들러서 정당성을 인정받아야 해.”

“알았어. 내가 어떻게 해야 하는지 알려줘.”

“그건 말이야…….”

진우는 시우가 가장 먼저 해야 하는 것부터 차근차근 알려 주었고, 시우는 동생 진우의 의견을 순순하게 받아들이고는 행동으로 옮겼다.

먼저 피해가 심한 기업에 들러서 사태를 최대한 수습하고 그 후에 피해가 덜한 곳들도 일일이 찾아가 직원들을 안심시켰다.

시우가 피해를 입은 기업에 직접 방문하자 본사와 진호의 세력권을 제외한 다른 곳들이 점점 시우를 지지해 나갔다.

“좋아, 시우 형은 잘 따라주고 있으니까 나도 움직여야지.”

“움직이시는 겁니까? 도련님.”

“그래, 지금을 위해 기른 힘이니까.”

“네, 준비하겠습니다.”

진우는 자신의 형을 위해 숨겨둔 힘을 모두 개방할 마음을 먹었다.

* * *

시우와 진우가 이렇게 대비를 하러 돌아다닐 때, 진성은 아직도 잠에서 깨어나지 못하고 있었다.

세린은 진성의 옆을 지키며 열심히 간호했다.

“아빠…….”

세린이는 자는 와중에도 갑자기 몸을 떠는 진성을 진정시키기 위해 손을 꼭 잡아주었다.

시스템의 빙의 후폭풍이 너무 강했던 탓이다.

* * *

한편 조은성은 상황이 돌아가는 것을 들으면서 미소를 짓고 있었다.

“아주 좋은데? 상황이 참 재밌게 굴러가는군……. 이제 플랜 B를 시작한다.”

“오오, 드디어 시작하는 겁니까?”

조은성의 부하들과 수백 명의 범죄자가 한마디씩 했다. 그들은 플랜 B를 기다렸던 듯, 들떠 보였다.

“송태균 헌터. 그건 어떻게 됐지?”

“지금 신호만 하면 국내 전역이 혼란으로 뒤덮일 것입니다.”

“그럼 시작하라고. 흐흐흐.”

“알겠습니다.”

태균은 무전기를 들어 국내 전역에 퍼져 있는 부하들에게 시작하라고 무전을 보냈다.

“자아……. 지옥의 시작이다! 으하하!”

조은성의 플랜 B는 지금 막 시작되었다.

* * *

“으음? 선배님! 부산 교도소와 거제도 교도소 등에서 알람이 울립니다!”

교도소 전역을 감시하는 경찰이 막 교대를 하고 본부 자리에 앉을 때였다.

그런데 자리에 앉자마자 남부 교도소에서 미친 듯이 알람이 울린 것이다.

“무슨 소리야? 확인해 봐!”

센서가 가끔 말썽을 부렸기에 별일 아니라고 생각했었다.

“서, 선배님 사방의 교도소에서 SOS 알람이 울리기 시작합니다……. 이, 이거 어떻게 합니까?”

“뭐라고?”

후배가 무척 당황하자 선배 경찰인 그가 교도소 센서들을 모두 확인해 봤다.

하지만 이번엔 오작동이 아니었다.

“차 순경! 당장 가서 전파해!”

차 순경은 심각함을 느끼고 후다닥 자리를 떴다.

“하필 내가 말년일 때……. 쓰읍.”

전국 교도소에서 화재 그리고 폭동 등이 동시에 일어났다.

이게 바로 조은성이 계획한 플랜 B였다.

모든 교도소에 미리 심어둔 협력자들에게 폭등과 화재를 일으키게 하는 것이다.

그리고 교도소의 범죄자들을 몽땅 풀어놓는다.

그러면 대한민국 전역에 비상사태가 선포될 것이다.

* * *

“크하하하 다 부숴 버려!”

“교도관들을 죽여라!”

부산 교도소는 범죄자들의 폭동과 방화로 아비규환이었다.

교도관들이 범죄자들과 맞서 치열하게 전투를 벌이고 있었다.

그리고 다른 교도소들도 마찬가지였다.

사방에서 지원 알람이 울렸기에, 대한민국 전역 경찰들이 모두 출동해도 인력이 모자랄 지경이었다.

일반 범죄자 외에도 위험한 헌터 범죄자들도 풀려났기 때문이었다.

“이제 만족하십니까?”

송태균은 악마 같은 조은성 헌터에게 말했다.

“아니……. 아직이야. 이제 시작일 뿐.”

태균은 조은성의 계획을 정확히는 모르지만, 조은성이 대한민국 아니, 군주님에게 위협이 될 만한 존재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렇기에 이 계획이 끝날 때쯤 조은성을 제거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때, 살육의 존이 태균에게 다가왔다.

“태균. 걱정 마라 저 녀석은 내가 제거해 줄 테니까.”

“눈치챘나?”

“그래. 자네가 무슨 생각하는지 나는 보인다.”

“…….”

“그런데 강진성이라는 자가 꽤 강한가 보군……. 강유와 카린을 제거한 걸 보니.”

“내가 섬기는 군주님은 말했지……. 우리들 전부가 상대해도 못 이긴다고…….”

“자네같이 강한 헌터가 그 강진성을 못 이긴다고? 재밌군. 그리고 자네가 섬기는 그 군주라는 사람은 꼭 만나보고 싶군.”

“조만간 만나게 될 것이네.”

존과 태균의 소소한 대화였다.

조은성은 그 둘의 대화를 듣지 못한 채 오직 강진성에게 고통을 주고 싶다는 생각으로 가득했다.

강진성과 관련된 자들도 마땅히 고통스러워야 했다.

은성은 실시간마다 협력자들에게 상황을 듣고 있었는데, 대한민국 전역이 점점 혼란에 빠져가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경찰들은 병력이 부족해 상부에 지원을 요청했고 상부에서는 헌터들을 호출해서 각 지역으로 지원을 보냈다.

하지만 모든 교도소의 범죄자가 풀려난 것은 아니었다. 여수와 울릉도 제주도 쪽들은 꽤 강한 헌터들이 배치되어 있어서 빠르게 제압됐기 때문이다.

교도소 전체를 점거하고 시내를 약탈하고 있는 지역은 강원도 일부와 대전 그리고 대구였다.

그 지역들을 제외한 곳은 헌터들이 투입된 후, 진압에 성공했다.

“범죄자들보고 더 날뛰라고 해라. 그리고 실력 있어 보이는 녀석들은 이쪽으로 데려와라.”

조은성은 태균에게 말했다.

태균은 알았다고 말하며 존과 함께 자리를 떠났다.

“정말 돈이면 안 되는 게 없군.”

협력자들은 대부분 부패 경찰이나 공무원이었는데, 상당한 돈을 제안하자 망설이지도 않고 협력했다.

여전히 대한민국은 썩어 있었다. 그래서 대한민국이 범죄자들이 활동하기 좋은 장소이기도 했다.

“자……. 강진성, 너는 어떻게 할 것이냐?”

조은성은 강진성을 기다리고 있었다.

“슈리엘. 너희들도 슬슬 움직이라고.”

은성은 구석 쪽을 바라보며 말했다.

그러자 어둠 속에서 슈리엘이 모습을 드러내며 고개를 끄덕였다.

“알겠습니다. 그럼 저희는 이하늘 대통령과 접촉하여 강진성의 밭과 가야리를 습격하겠습니다.”

“그래. 강진성은 강하니까 조심하고. 상황이 여의치 않으면 언제든지 후퇴해!”

“네, 알겠습니다. 조은성 헌터.”

모든 게 조은성의 계획대로 차곡차곡 진행되어 갔다.

그리고 흡혈 군주 디아나가 이 상황 전체를 지켜보고 있었다.

“꽤 재밌는 녀석이잖아? 안 그래? 박주원.”

“…….”

“과연 강진성이 어떻게 나올까?”

“그건 나도 모른다. 디아나.”

“후후후……. 아주 재밌게 되어가고 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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