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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84화 (84/209)

제84화

84. 084화

“보통 빛이랑 어둠을 생각하면…….”

진성의 생각에는 빛나리와 깜장이밖에 생각나지 않았다.

그러니 빛의 정령의 빛나리에서 빛을 빼고 나리, 그리고 깜장이는 그대로 깜장이가 나을 듯싶었다. 여전히 작명 센스 최악인 주인공이었다.

“그래! 너희 둘 이름은 나리와 깜장!”

진성은 빛의 정령에겐 나리, 어둠의 정령에겐 깜장이라고 지어주자 그 둘의 정령은 급격한 변화를 이루었고 빛의 구체와 어둠의 구체가 커지고 변화해서 새로운 모습으로 바뀌었다.

“이거 강아지하고 고양이 아니야??”

빛의 정령은 노란 털을 가진 강아지의 모습이었고 어둠의 정령은 완벽하게 까만 검은색의 고양이였다.

그런 두 정령을 보면서 흡족해하는 진성을 보고는 오랜만에 시스템이 태클을 걸었다.

-강진성 님은 작명 센스가 최악입니다.

“뭐!! 이게 어때서? 잘만 지었는데.”

-후우…….

“뭐야! 너 불만 있냐??”

-아무것도 아닙니다. 강진성 님.

“그런데 너, 오랜만이다? 또 대형 퀘스트 준비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

-아직은 아닙니다.

“그 말은? 너 또, 나를 굴리려고 준비 중이냐??”

-씨익.

“뭐야, 그 효과음은??”

아니, 보자 보자 하니까 날 얼마나 굴리려고 하는 거지?

무지막지한 대형 퀘스트를 준비하는 게 아닌가 싶다…….

-강진성 님. 두 정령의 상태와 정령 나무 상태를 확인해 보세요.

“안 그래도 확인해 볼 거야!”

진성은 자신을 가만히 쳐다보고 앉아 있는 두 정령에게 다가가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나리

등급:빛의 중급 정령

생각:멍멍멍!!

특징:강아지 형태이다.]

[이름:깜장

등급:어둠의 중급 정령

생각:냐옹~

특징:고양이 형태이다.]

“뭐야, 정보창 둘 다 별거 없는데? 그저 중급 정령이라는 것뿐? 그런데 뭘 보라는 거야? 시스템!”

진성은 시스템에게 뭐라 하면서도 그 두 정령에게 ‘너희는 뭐를 할 수가 있니?’라고 물어봤다.

그러자 빛의 중급 정령 나리는 자신의 몸에 기운을 집중시키더니 엄청난 눈뽕을 선사했다.

“으악.”

별생각 없이 시켜봤는데, 이런 눈뽕의 함정일 줄이야……. 전혀 예상 못 했다.

진성은 한동안 어질어질했다. 너무도 강력했던 것이다.

진성이 빛에 적응되어 있어서 실명이 안 된 거지……. 다른 헌터들이나 일반인이었다면 벌써 실명했을 것이다.

어질어질한 진성에게 알림이 떴다.

-과도한 빛에 노출되셔서 빛의 내성이 생깁니다.

하지만 빛이 워낙 강렬해 머리도 아프고 어지러워 그 알림을 전혀 듣지 못했다. 아주 잠깐이지만 귀도 먹은 거 같고.

“어우야……. 나리야! 이제 그만해!”

빛의 중급 정령 나리는 자신의 몸에서 빛을 내는 걸 멈추었다.

진성이 다시 정신을 차리고 어둠의 정령 깜장이에게 다가가서 ‘너는 무얼 할 수가 있니?’라고 물었다.

깜장이도 바로 진성에게 엄청난 어둠을 선사했다. 진성의 눈에는 그 두 정령만 보일 뿐 사방이 어둠으로 가득해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 뭐야. 무서워!”

주변을 둘러봐도 그리고 조금 걸어가도 온통 깜깜하기만 했다. 이러다가 공황 장애까지 걸릴 것 같은 느낌이 들어서 깜장이에게 외쳤다.

“아, 알았으니 이제 그만해!”

깜장이는 어둠을 효과를 꺼 버렸다. 그러자 다시 주변이 밝아지면서 원래 대로 돌아왔다.

“허억허억……. 이 두 녀석, 아주 위험한데.”

진성은 빛과 어둠이 너무 강해 정신을 차리지 못하고 잠시 비틀거렸다.

“이제 정령 나무 확인해야겠다.”

두 정령을 지나쳐 정령 나무 앞에 선 진성은 침을 꿀꺽 삼키며 정령 나무의 정보창을 조심스레 열어 보았다.

과연 자신이 생각한 대로 그대로일까? 하지만 뭔가 더 진화하지 않았을까? 라는 생각을 하고 말이다.

[이름:정령 나무 Lv.20

등급:플래티넘

생각:퀘스트해 주셔서 감사해요!

특징:지구에서 단 두 그루밖에 없는 정령 나무입니다. 첫 번째 정령 나무는 서울에 있으며 엄중히 보호받고 있습니다. (4대 속성의 정령들 외에 다른 속성의 정령들도 태어납니다.) 어둠의 정령과 빛의 정령이 추가되었습니다.]

“레벨이 10이나 올랐다고?”

그럼 시스템 녀석이 보통 나도 레벨업을 시켜주는데……. 왜 안 시켜주지? 물어볼까?

“야! 시스템! 이번에는 왜 레벨업을 안 시켜주냐? 보통 내가 키운 작물이든, 퀘스트로 나온 작물이든 레벨업을 하면 나도 레벨업 시켜 줬잖아!”

-농부 헌터 강진성 님! 너무 조급하게 생각하지 마세요. 다 때가 있는 법이에요 그리고 오늘 특별 작물들 수확까지 다 하시면 레벨업 대신 좋은 보상을 드릴게요.

“좋은 보상이라……. 좋아, 내가 이번 한 번만 봐 줄게.”

‘시스템이 약속한 보상이니 분명 레벨업보다 더 좋은 선물이겠지?’라는 생각에 진성은 히죽히죽 웃으면서 정령 나무에서 떨어져 나와 세계수 근처에 있던 황금 사과나무와 수면 열매, 포션, 파워 모발 등의 열매를 수확하기 시작하였다.

혼자서 하긴 오래 걸리니 세린이와 정령들의 도움을 받으며 수확을 시작하였고, 1시간도 안 돼서 모든 작물을 수확하였다.

작물을 수확하고 보니 안 그래도 휑했던 밭이 더 휑해 보였다. 세계수 근처에 있던 나무들의 열매들까지 다 수확해 버렸으니 더욱 삭막해진 것이다.

“좋아, 다 수확했다……. 시스템! 보상은 언제 주냐?”

-조금만 더 기다려 주세요.

“알았어……. 대체 얼마나 기다려야 하는 거지? 엄청난 보상을 주기 위해 고민하는 건가? 나야, 큰 선물 주면 고맙지.”

아니지……. 설마 선물이랍시고 디펜스 퀘스트 주는 건 아니겠지? 에이, 설마……. 그래, 아무리 시스템이 막 나간다지만, 설마 그걸 주겠어??

갑자기 디펜스를 생각하니 진성은 기분이 안 좋아졌다. ‘설마, 설마…….’거리면서도 시스템이 한두 번 자신을 속인 게 아니라서 의심이 아주 강하게 들었다.

한 40분을 더 기다렸을까? 시스템이 진성에게 말을 걸어왔다.

-농부 헌터 강진성 님. 랜덤 교환 상자 앞으로 가서 잡템을 넣어 보시길 바랍니다.

“엥? 바로 선물 주는 게 아니었어?”

-랜덤 교환 상자에 아이템을 넣어 주세요.

“알았다고…….”

다행히 디펜스 퀘스트는 안 주려나 보네……. 다행이다. 잠깐, 랜덤 교환 상자에 아이템을 넣으면 몬스터가 튀어나오는 건 아니겠지?

워낙 진성은 시스템을 의심하던 터라 조금 불안했지만 일단 강화 유리 하우스 앞에 있는 랜덤 교환 상자 앞에 도착하였다.

그리고 주변에 굴러다니는 작은 돌을 교환 상자에 넣었다.

돌이 들어가자 교환 상자가 요란하게 쾅쾅 소리를 내며 무지개색이 새어 나오기 시작했다.

“어? 무지개색이면 플래티넘 등급??”

대략 3분 후면 어떤 물건이 나오는지 알 수 있기에 기대를 하고 지켜보았다.

아까는 의심했지만, 시스템이 진짜로 선물을 주려고 하는 거 같았다.

3분 동안 요란한 소리가 나더니 삑 소리와 함께 다 되었다는 소리가 울렸다.

“열어 볼까?”

진성은 조심스레 랜덤 교환 상자를 열어 보았다. 그리고 진성의 눈앞에 나타난 것은……!

[경매장 설치권 1개

특징:시스템이 설치해 준 전국의 경매장과 똑같은 시스템이다.]

[상급 정령석 10개

특징:중급 정령들을 단숨에 상급 정령으로 만들어 준다.]

[정체불명의 씨앗 1개

특징:상급 농부의 권한이 필요합니다.]

“이야……. 큰 선물이네! 경매장 설치권이면 이제 주민센터까지 안 가도 되네! 그리고 상급 정령석? 이거 엄청 비싼 걸로 아는데……. 정체불명의 씨앗이야 나한테 도움 되는 거겠고……. 아무튼, 고맙다 시스템! 이렇게 큰 선물을 주다니.”

디펜스가 아니라서 정말 다행이었다.

“그럼 경매장부터 설치해 볼까? 흐흐.”

진성은 경매장 설치권 종이를 그 자리에서 찢었고 실제 게임명 검토 제안이 시작되었다.

자신의 앞에 화면이 나왔고 밭의 정보창이 떴는데 어디에 설치할 것인지 선택지가 나와 있었다. 진성은 바로 강화 유리 하우스 옆 빈 곳을 선택하였다.

그러자 큰 울림이 생기면서 강화 유리 하우스 옆에 2층으로 된 건물이 생겼다.

“이게 경매장이라고? 나는 작은 걸 생각했는데…….”

진성은 확인차 강화 유리 하우스 옆에 생긴 경매장 건물로 들어가 보았다.

1층은 업무를 보는 곳인지 안에 구비가 다 되어 있었고, 2층에 올라가 보니 주민센터와 아주 똑같은 배치 구도로 경매장 시스템이 있었던 것이다.

“오오……. 좋은데?”

-경매장 직원 NPC도 고용 가능합니다.

“오? NPC도 있어? 어떻게 고용하는 건데?”

-강진성 님이 아직 중급이라 그런 권한은 없습니다. 상급 농부 헌터가 되셔야 NPC 고용 창이 생깁니다.

“에이……. 그러면 지금 고용 못 하잖아.”

-권한이 낮기에 제가 특별히 경매장을 임시 운영할 NPC를 보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나야 편하지…….”

-경매장 NPC는 내일 아침에 보내겠습니다.

“그래. 그러면 다른 수확한 열매들은 내일 경매장에서 다 등록해야지. 상급 정령석은 가지고 있다가 적절한 때에 줘야겠다.”

자신이 상급 농부로 전직하면 그때 가서 지금 현재의 정령들에게 모두 상급 정령석을 줄 생각이었다. 아직 자신이 상급 농부가 아니라서 전직한 다음에 주는 게 적절해 보였다.

“그럼 이제 정체불명의 그 씨앗만 심으면 되나?”

진성은 강화 유리 하우스 근처에 심으려고 하였다.

저번처럼 호수 같은 게 나올 수도 있었기에 적절히 공간을 살펴보는데, 아무래도 호수와 관련이 있을 것 같아서 호수 근처 넓은 공간에서 모종삽을 꺼내 땅을 파내고 그 안에 씨앗을 넣고 다시 흙을 덮었다.

그리고 인벤에 있던 물뿌리개를 꺼내 호수의 물을 담아 씨앗 심은 곳에 물을 뿌렸다.

“이건 시간이 얼마나 걸리려나?”

[이름:정체불명의 씨앗

등급:플래티넘

특징:말 그대로 정체불명이다.

남은 시간:72시간]

“3일이나 걸리네? 그럼 엄청 좋은 게 나오려나?”

진성은 그 씨앗의 정체에 대해 고민을 하다가 뒤에서 바스락 소리가 나서 뒤를 돌아보니 처음 보는 식물이 있었다.

“어라? 이 식물은 처음 보는데? 잡초인 건가?”

진성은 잡초처럼 생겼길래 손으로 생긴 것을 뽑으려고 하는데 잡초 같은 것이 움직여 진성의 손길을 피했다.

“응?”

진성은 그 식물의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이름:???

등급:레어

특징:강화 몬스터 고라니가 심어 둔 씨앗입니다.]

“어? 고라니라면 그 녀석? 뭐지……. 이 식물은?”

진성이 그 식물 앞에서 중얼거리자 식물이 움직여서 스스스스 소리를 내었다.

“무슨 뱀 소리도 아니고……. 스스스 거리냐? 이름이 없는 거 같으니 너 이름은 스슷으로 하자!”

이름을 부여받은 그 식물은 기쁘다는 듯이 스스스스 거리면서 몸 전체를 흔들었다.

“그나저나, 너는 할 수 있는 게 뭐냐?”

스슷이라는 그 식물이 뭔가 자신의 풀들을 흔드는 게 보였는데 무슨 말인지 몰라서 가만히 있었다. 그러니 시스템이 번역해 주었다.

-지금 저 식물이 말하는 것은 자신은 이 밭을 지킬 수 있고 정찰병으로 활용해도 된다고 합니다.

“결론은 별로 쓸모없다는 소리 아니야?”

-쓸모없지는 않을 겁니다. 강화 몬스터 고라니가 주고 간 식물이니 잘 키워 보시길 바랍니다.

“시스템이 저렇게 말하는데……. 일단은 키워봐야겠네. 뭔지 모르는 녀석이지만.”

스슷은 마치 자기는 쓸모없지 않다는 듯이 스스스스 거리면서 자신의 이파리를 흔들며 항의하고 있었다.

“거참……. 귀여운 녀석이네. 푸훗.”

진성의 말을 듣자 이파리를 자신의 허리에 올려놓고 그걸 이제 알았느냐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었다.

“그래그래. 삐치지 말고…….”

진성이 이름을 지어 주자 그 식물은 한층 더 커지긴 했는데 그래도 많이 작았다. 앞으로 성장하면 어떤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한 녀석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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