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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키운 작물로 레벨업-25화 (25/209)

제25화

25. 025화

“이 시간에 웬일이냐? 성현아?”

진성은 갑자기 전화한 성현이에게 물어보았다. 뭐 급한 문제로 전화한 것인지 아니면 다른 문제인지…….

-어~ 진성아! 다름이 아니고 벌써 완성됐다.

“뭐가 완성돼?”

-아니, 어제 네가 준 물품들 있잖아! 그거 하루 만에 완성됐다고.

“뭐?”

진성은 자신이 잘못 들은 건가? 하면서도 이게 무슨 소리지? 라는 생각이 들었다. 성현이 말로는 대략 7일이라고 했는데?

“그게 무슨 소리냐? 성현아?”

-아니……. 사실은 말이야.

성현이 말을 대충 들어보니 아는 연금술사 공방에 가서 물건을 보여주고 원하는 것을 말했다고 한다.

그 지인 연금술사 헌터가 눈을 반짝이며, 자기 혼자는 힘들 수도 있다고 주변에 있는 연금술사들을 불러서 같이 작업하겠다는 얘기를 했고, 성현이는 흔쾌히 ‘알아서 하시면 됩니다.’라고 했는데.

그 지인 연금술사가 부른 다른 연금술사 헌터들이 A급 또는 S급 연금술사 헌터 중 유명한 사람들이었던 것이다.

그래서 작업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고, 결국엔 14시간 작업 끝에 모두 완성이 된 것이었다.

-그렇게 됐다, 진성아.

“어.”

아니, 이렇게 빨리 끝날 줄이야. 아무리 신기한 재료라고 하지만 그걸 14시간 만에? 역시 A급 이상 헌터인 건가? 작업 속도가 먼치킨이네.

뭔가 조금 허탈한 마음이 든 진성이었지만 성현이에게 마저 말을 하였다.

“그럼 물건들 잘 판매하고 결과 알려줘.”

-알았다~ 그럼 수고해라. 진성아.

“어.”

성현이와 전화를 끝낸 진성은 ‘일주일이면 기다릴 수 있겠네!’라며 다른 스케쥴을 짜고 있었는데 하루 만에 끝나 버려 조금 허탈한 기분이 들었다.

“이런 경우도 있구나. 하.하.하.”

뭐, 빨리 끝났다고 하니까 어쩔 수 없는 거고. 오늘도 그냥 밭이나 정리하면서 뭔가를 또 심어야겠다.

오래간만에 주민센터 경매장에 들르려는 진성이었다.

“아까 잡초들은 끝냈으니까 빨리 갔다 와야겠다.”

진성은 밭에서 나와 집으로 돌아와 차를 타고 오래간만에 주민센터 경매장을 찾았다.

3층으로 가서 대기 순번표를 뽑고 기다리는데 주말이라 그런지 사람들이 바글거렸다.

“흠……. 아무래도 30분은 대기해야겠네.”

주변을 둘러보니 평소에 보이던 전사, 성기사, 사냥꾼 헌터들은 안 보이고 죄다 광부, 농부, 어부 헌터들이 보였다.

아무래도 가을의 초입이니 납품하거나 경매장에 판매하려고 오는 사람들이 많았던 것이다.

“아, 그러고 보니까 나 헌터 라이센스 갱신해야지.”

진성은 저번 레벨업한 이후에 헌터 랭크가 올랐는데 깜빡하고 갱신을 안 하고 있었던 것이다. 온 김에 다 갱신하고 경매장에서 새로운 모종이나 씨앗 좀 구매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30분의 시간이 흐른 뒤, 어느새 대기 번호 72번인 자신의 차례가 왔다. 이번에도 3번의 카운터였다.

“어서 오세요, 고객님! 오랜만에 방문해 주셨군요.”

“네, 안녕하세요.”

“오늘은 판매입니까? 구매입니까?”

“구매 겸 라이센스 갱신이요.”

“오, 헌터 랭크 업하셨나 보군요.”

“네.”

진성은 대답하며 헌터 라이센스를 3번 담당 직원에게 건네주었다. 직원은 받아 들고는 그 자리에서 갱신 중이었다.

자판 소리가 탁탁탁 들리며 약 3분이 지난 후, 갱신된 헌터 라이센스를 진성에게 돌려주었다.

“C랭크 축하합니다, 고객님! 수수료 3회 무료 혜택이 이제 적용됩니다.”

“C랭크에 혜택이 있었군요.”

“네, 고객님. B랭크는 10회 무료, A랭크는 30회 AA랭크는 60회 AAA랭크는 100회 무료입니다.”

“S랭크는요?”

“무료입니다.”

“아예 무료예요?”

“네, 고객님.”

이야, S랭크 되기도 힘든데 아예 무료라니. 수수료 무료 말고도 분명 혜택이 있겠지?

저것만 무료일 리가 없다. 아무튼 3회 무료라니 개이득이다.

오늘은 무엇을 구매해 볼까?

어차피 내 밭은 세계수의 가호를 받고 있어서 날씨 변화 해충 등 전혀 상관이 없었다. 즉 아무거나 심어도 잘 자란다는 이야기였다.

그렇다면 다 해 봐야지, 흐흐흐.

진성은 경매장에서 100여 가지의 씨앗을 구매하였다. 이번엔 하급(노말) 등급을 키워보고 싶어서 모두 하급으로 구매했다.

경매장을 빠져나가고 주민센터는 점심시간이 되었는데 3번 담당을 하고 있는 직원 주변으로 다른 직원들이 다가와 말을 걸었다.

“과장님? 굳이 이 일까지 하지 않으셔도 되는데.”

“맞아요! 왜 이런 일까지?”

다른 직원들은 심 과장이 왜 굳이 강진성 헌터를 상대하는지 너무 궁금했다.

“뭐, 그런 일이 있어.”

심 과장은 이상한 말을 남기며 그 자리를 떠났다. 아마 점심을 즐기러 간 것일 터다.

“심 과장님이 자처해서 할 줄은 몰랐네.”

“그러게…….”

진성은 룰루랄라 흥얼거리며 밭으로 돌아왔다. 진성이 밭으로 들어오는 순간 갑자기 알림이 떴다.

-상태창을 확인하세요.

“갑자기?”

뭐지? 오늘하고 어제는 아무것도 한 게 없는데. 해 봤자 잡초군단 뽑는 일?

[이름:강진성

나이:25

레벨:30

랭크:C

직업:초급 농부

칭호:세계수의 가호를 받는 자+정령 나무의 주인

능력치:힘 300 민첩 300 마력 3700 체력 3650

고유 스킬:황금손 (작물의 성장을 50배 빠르게 적용합니다.)

(작물의 성장 속도 조절 때문에 1배로 적용되었습니다.)

세계수의 가호(+체력 500 마력 500)

정령 나무의 주인(정령 친화력 Up)

패시브:동식물 등의 정보를 파악할 수 있습니다.]

“엥? 칭호가 생겼네?”

정령 나무의 주인이라……. 뭐, 두 번째 나무이긴 하지만 칭호 때문에 정령 친화력이 상승이라고? 좋은 거 같으니까 내버려 두자.

“야, 시스템. 이거 정령 친화력 뭐냐?”

-아주 좋은 겁니다. 신경 쓰지 않으셔도 됩니다.

“아니, 설명이라도 해 주든가.”

-농부 헌터 강진성 님의 말을 차단하였습니다.

“저거……. 또 시작이네.”

아니, 간단하게라도 설명해 주면 어디 덧나나? 대체 왜 이래……. 시스템이고 그 망할 고라니고 둘 다 똑같단 말이야.

진성이 시스템과 고라니 욕을 속으로 하면서 세계수 쪽으로 발걸음을 돌려 세린이가 자고 있는 걸 확인하고 세계수에 잠시 등을 기대려는데 세계수에서 환하게 빛나며 진성의 두 눈에 눈뽕을 선사하였다.

“으악! 내 눈!”

아니, 이놈의 작물들은 내가 다가오면 빛을 뿜어대는 거야? 내가 없을 때 하면 안 돼?

빛은 오래가지 않았다.

세계수의 빛은 1분 정도 지속하였고 그 때문에 세린이도 깨어났던 것이다.

“또 레벨업인가?”

진성은 세계수의 나무 정보창을 열어 보았다. 동시에 세린이 것까지 말이다.

[이름:세계수 Lv.10

등급:플래티넘

특징:지구 최초의 세계수

생각:…….

효과:세계수의 효과로 농부 헌터 강진성의 토지 15,000평은 성장 속도 100배 증가 및 모든 작물은 어떤 상황에서도 다 보호받는다.

(재해, 병해충 등 보호)]

[이름:강세린 Lv.10

등급:세계수의 정령(플래티넘)

칭호:세계수의 정령왕

생각:레벨업!!

특징:세계수의 성장 덕분에 본래의 모습을 되찾는 중이다.]

“세계수의 정령왕?”

세린이 정체가 그저 세계수의 수호자 역할을 하는 그저 그런 정령인 줄 알았는데 원래 세계수의 정령왕이구나? 그럼 4대 정령왕들보다 상위인가? 아니면 동격인가……. 매우 흥미로워지네.

“세린아~ 아빠가 궁금한 게 있는데 4대 정령왕이랑 비교하면 네가 상위 격이니?”

“네! 아빠.”

그렇구만……. 갑자기 나쁜 생각이 스쳐 지나갔다. 어차피 정령 나무도 내가 가지고 있으니까 저기에 정령들이 나오면 농사 노예로 부려 먹을 수 있잖아? 흐흐흐.

세린이가 빤히 진성을 쳐다보고 있자 ‘나쁜 생각은 접어 두자. 큼큼.’ 하면서 휘파람을 불며 딴청을 피웠다.

유니크 등급에서 플래티넘으로 바뀌었다는 건 플래티넘 등급이 최종등급인가 보네.

“정령 나무는 키운 지 얼마 안 돼서 레벨업을 아직 안 하……!”

진성이 정령 나무를 보며 말을 꺼내다가 갑자기 밝은 빛이 터져 나왔고, 2연속 눈뽕 공격을 당했다.

“으아악! 제발 내 눈 보호 좀.”

이러다가 눈이 실명될 지경이었다.

아무래도 눈 보호안경을 사야겠어! 정령 나무의 변화인 건가?

진성은 눈을 감고 빛이 끝나기를 기다렸다. 이것도 1분이 지나자 끝났다. 두 눈을 뜬 진성의 눈에 정령 나무 기둥 아래 정령 한 마리가 보였다.

일단 나무 정보창부터 보자!

[이름:정령 나무 Lv.3

등급:플래티넘

생각:빠른 레벨업!

특징:지구에서 단 두 그루밖에 없는 정령 나무입니다. 첫 번째 정령 나무는 서울에 있으며 엄중히 보호받고 있습니다.(4대 속성의 정령들 외에 다른 속성의 정령들도 태어납니다.)]

“호오.”

진성은 정령 나무 레벨업을 확인하고 나무 아래 작은 정령을 살펴보았는데 물의 정령인 거 같았다.

“오오, 이게 하급 정령 운디네인가.”

헌터 커뮤 앱에서 검색해 보니 운디네였다.

진성은 신기한 시선으로 운디네를 바라보았고, 근처에 세린이 다가오자 운디네는 절을 하듯 몸을 구부렸다.

역시 세계수의 정령이 상위라서 하위 개체들이 정령왕 모시듯 하는구나. 뭐, 정령왕은 맞긴 하니까. 신기하네.

-하급 정령 운디네의 이름을 정해 주세요.

“뭐? 이름?”

어디 보자 무슨 이름이 좋을까? 다프네가 어떨까 하는 마음에 진성은 ‘다프네.’라고 이름을 지어주자 말을 하기 시작하였다.

“이름을 주셔서 감사해요.”

“오오, 정령이 말도 하네.”

성현이한테 듣기로는 상급 정령 때부터 말을 할 수 있다고 하는 거 같았는데, 지금 눈앞에 보이는 운디네는 하급인 거 같은데 이름 하나 붙여줬다고 말을 한다고? 신기하구만.

“세계수가 레벨업했으니 자연스럽게 나도 레벨업하겠네.”

라는 진성의 말이 끝나자마자 레벨업 알림이 떴다. 나이스 타이밍.

(레벨이 올랐습니다)×5

이제 레벨은 중요하지 않아! 빨리 중급 농부로 넘어가고 싶다고! 대체 얼마나 경험을 쌓아야 하는 거지?

“에휴, 다른 작물들이나 심어야겠다.”

운디네인 다프네야 세린이가 잘 알려주겠지, 뭐. 세계수의 정령왕이니까.

진성은 다시 작업을 하기 위해 비어 있는 노지로 향했다.

다프네하고 세린이가 앞으로 밭을 관리할 테니까 나는 열심히 키우기나 해야겠다.

“어디 보자, 사과나무든 바나나든 다 심어 버리자.”

비어 있는 8,000평의 밭을 보며 다 채워버리겠다는 마음으로 사 온 100여 가지 씨앗 중 사과, 바나나(모종), 코코넛 등을 일정한 간격으로 차곡차곡 심어나갔다. 옥수수, 감자, 고구마 등도 나눠서 심다 보니 해가 저물었다.

“휴우, 다 심었다.”

결국엔 8,000평을 다 채워버린 진성이었다.

“세계수의 가호 덕분에 걱정 안 하고 심는 게 좋네, 진짜.”

보통 같았으면 날씨 진딧물, 두더지 등 신경 쓰면서 조심스레 심었을 거 같았는데 세계수 덕분에 아주 편했다.

“이제 비닐하우스 두 개 동 채우고 가야지.”

진성은 남은 비닐하우스 두 개 동. D동과 E동에다가 토마토와 딸기를 심었다.

“다 채웠네……. 헉헉, 힘들다.”

이제 진성의 1만 5천 평 밭은 모두가 채워진 셈이었다.

분명 키우다가 보면 또 시스템이 나를 괴롭히겠지?

“이제 수확하고 직접 판매도 한번 해 봐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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