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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괜찮아요.

나를 기억 못 해도♬]

콘서트에서 자주 보지 못한 무대여도 모두가 이다음을 알 수 있었다.

워낙 전설적인 방송국 연말무대기도 했고, 매년 할로윈 시즌마다 여기저기서 들려오기 때문이었다.

모두가 한마음으로 다음 소절을 외쳤다.

[곧 100일이었는데.]

곧 100일이었는데!

락 밴드 반주가 시작됐다.

찢어지는 듯한 일렉기타 연주와 점점 빨라지는 드럼이 경주를 하듯이 이어졌다.

산란하는 조명과 댄서들의 아크로바틱한 움직임이 무대를 휘저었다.

두두두두두둥-!

빠른 드럼 연주가 일순 멈추고 댄서들도 움직임을 멈췄다.

잠시간의 정적 끝에 조명이 무대 중앙을 비췄다.

어? 와아아아아아악!

꺄아아아악!!

[♬붉디붉은 박동이

내 손을 물들여

이젠 다시 아무도 우릴

갈라놓지 못해♬]

어느새 지연의 옆에 선 지한이 머리 위에 똑같이 뾰족한 귀를 달고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짙은 눈 화장과 지연과 똑같이 낀 샛노란 렌즈가 지한을 한 마리 짐승처럼 보이게 만들었다.

지연이 지한의 노래를 이어받았다.

[♬내 목을 타고 넘어가는

붉음이 감미롭구나.

하나가 된 우리 둘 사이

다신 놓지 않을 거야♬

밴드 버전으로 편곡된 곡 덕분에 노래가 더욱 처절하게 들렸다.

다 큰 남매가 부르는 ‘Red Heart’는 어둡고 집착이 넘쳐흐르는 위험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데 그만큼 치명적이고 매혹적이라서 관객들은 무대 위에서 눈을 뗄 수가 없었다.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이라고는 환호뿐이었다.

* * *

완전 신나게 즐겨보자는 지연의 다짐답게 콘서트는 연신 신나고 열광적인 분위기로 진행되었다.

그러다 보니 어느새 2시간에 가까운 시간이 훌쩍 흘러 공연을 마칠 때가 되었다.

[어떡하죠? 이제 그만 헤어질 시간이에요.]

스크린 가득 비친 지연의 얼굴에 아쉬움이 가득했다.

예전부터 강철체력으로 유명한 지연은 조금 지친 기색이었지만 아직도 멀쩡해 보였다.

“안 돼!”

“지연아 더 해줘!”

2시간 가까이 방방 뛰고 소리를 지르느라 팔다리는 빠질 것 같고 목은 다 쉬었다.

그럼에도 열기가 식지 않아서 팬들은 아픈 것도 잊고 다 쉰 목소리로 앵콜을 외쳤다.

[저는 바라기분들이 아픈 건 원하지 않아요. 다들 내일 몸살 나는 거 아니겠죠?]

“괜찮아악!!”

어디선가 누군가의 악에 받친 것 같은 목소리가 들렸다.

팬들도 따라오지 못할 만큼 열띤 공연을 한 지연이 목소리가 들린 곳으로 고개를 돌렸다.

마이크도 없이 뚫고 나온 목소리에 지연이 푸핫 웃음을 터트렸다.

[여러분들이 괜찮으면 진짜 딱 한 곡만, 딱 한 곡만 더 부를게요.]

와아아아아아!!

[뭐가 좋을까요?]

여기저기서 지연의 노래 제목들이 쏟아져 나왔다.

시간 관계상 이번 콘서트에 포함하지 못한 곡들이었다.

하지만 앵콜을 예상하고 앵콜곡을 미리 준비해놨던 지연으로서는 모든 노래를 불러주지 못해 아쉬웠다.

[와. 제가 오늘 못 부른 노래가 이렇게 많았나요? 저 엄청 열심히 활동했나 봐요.]

더 해 줘!

미안해! 이런 팬이라서!

사랑해! 그런데 더 해 줘!

내 가수가 힘들어하는 건 싫지만 더 활동을 해 줬으면 좋겠다는 양가적인 감정에 팬들이 죄책감을 느끼면서도 소리를 질렀다.

죄책감은 미뤄놓고 지금 이 순간을 즐기고 싶었다.

[그러면 마지막 곡 갑니다. ‘PathFinder’ 부를게요!]

와아아아아악!!

공연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123. 검은 욕망

폰을 보고 있던 누군가가 실시간 검색어와 연예면을 장악한 한 인물을 보고 짜증을 터트렸다.

“여기저기 전부 그놈의 지연이란 애 얘기뿐이잖아?”

올해로 데뷔 3년 차에 접어든 슈퍼노바의 멤버 민혁이 인상을 찌푸렸다.

대형 기획사, 거대 팬덤, 데뷔부터 히트친 그룹이란 요소 때문에 잔뜩 거만해져 있던 그들의 눈에 지연이 아니꼬와 보였다.

대형 기획사 출신에 잘나가는 1군 남자 아이돌 가수의 후배라는 타이틀 덕에 데뷔하자마자 커다란 인기를 얻은 이들에게 공백기 끝에 나타난 지연은 내키지 않는 존재였다.

이번에 자신들과 지연의 컴백 시기가 얼마 차이가 나지 않는다고 해도 다들 내심 자신이 있었다.

그야, 지연은 저물어가는 8년 차 가수고 자신들은 떠오르는 3년 차 전성기 가수니까.

그런데 음악방송도 그렇고 인터넷 기사도 그렇고 여기저기 자신들에 대한 얘기보다 지연에 대한 얘기만 떠들고 있었다.

“씨발 다 늙으신 고인물 주제에 무슨 투어야.”

“다 늙긴 걔 올해로 스무 살이다.”

“여기서 8년이면 뒷방 늙은이지 뭐.”

멤버의 말에 민혁이 잔뜩 인상을 찡그렸다.

그러더니 기사에 뜬 지연의 음악방송 캡쳐 사진을 본 민혁이 음흉한 표정을 지어보였다.

“확 그냥 내가 꼬셔버릴까? 그리고 먹고 버리는 거지.”

“푸핫! 네가? 그 얼굴로?”

“어서라. 걔 동생이 오지한이다. 네 성형한 얼굴로도 감당하기 힘든 얼굴이라고.”

국내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미남 배우 반열에 올려야 한다며 난리인 지한을 비교 대상으로 내세우자 민혁이 턱에 힘을 줬다.

“내 얼굴이 어때서.”

“보여줘?”

낄낄대던 멤버가 오지한의 최신 사진을 찾아 내밀자 비대해진 자아와 자만감으로 가득 찬 민혁이라도 살짝 기가 죽을 수밖에 없었다.

얼마 전 찍은 드라마를 볼 때, 오지한은 얼굴뿐만 아니라 몸도 완벽했다.

“씨발. 그래도 남자는 외모만 중요한 게 아니야. 기술도 중요하다고.”

“미친놈. 장난하냐?”

“그래. 기껏해야 올해 18살이라며. 고딩새끼가 어디 가서 기술을 갈고닦겠냐?”

“오올. 역시 연습생 시절부터 여자 킬러였던 놈 답네!”

“끅끅끅. 그래 기술은 우리 민혁이도 지지 않지!”

끼리끼리라고 도를 넘는 민혁의 발언에도 멤버들은 전혀 잘못됐다고 생각하지 않은 채, 그의 말에 동조했다.

“야. 내가 지연 꼬시기만 하면 우리로서도 대박이야.”

“그건. 그렇지. 걔가 돈이 좀 많냐?”

“그게 아니라 지금 이 상황에서 내가 걔랑 사귄다고 하면 얼마나 화제겠냐? 그리고 한국은 남자 아이돌보다 여자 아이돌들이 더 불리해. 알지?”

“알지알지. 우리로서도 뭐 손해 볼 거 없지. 막말로 걔가 8년 차라고 하는데 이제 공개연애해도 될 연차가 됐잖아?”

“맞아. 그리고 선배님이 좋다고 하는데 후배로서 어떻게 거절하겠어. 가요계의 선후배 질서가 얼마나 엄한데. 안 그래?”

“캬하. 이 새끼 말 잘 하네. 역시 배운 놈은 달라.”

“그러엄. 솔직히 수능 만점 뭐. 학교 안 다니는 애들은 사회성이 부족하지 않겠냐? 내가 사회 상식 좀 가르쳐 준다는데 고마워해야 하지 않겠어?”

“이야. 정민혁 언제 이렇게 봉사 정신이 투철해졌냐.”

“내가 인류애가 좀 넘치는 놈이야.”

“맞지, 맞아. 그러니까 저놈을 스쳐 지나간 여자들이 그렇게 많지.”

시궁창 냄새가 진동하는 말을 주고받으면서 슈퍼노바 멤버들이 지연을 비하하며 가지고 놀 거라고 장담하는 민혁을 응원했다.

저 새끼가 성공하면 우리도 좋고.

탑엔터에서 지연을 싸고도는 거야 연예계에서 유명한 얘기긴 한데 남녀연애에도 끼어들 거야 뭐야?

그리고 무슨 일 있으면 사장님이 알아서 처리해 주시겠지.

우리가 벌어다 주는 돈이 얼만데.

돈 생각을 하던 멤버 중 하나가 입을 열었다.

“우리는 정산 받은 지 얼마 안 됐는데 지연은 처음부터 정산받았대.”

“와. 씨발. 탑엔터가 그거 하나는 부럽네.”

“야. 정민혁. 우리가 밀어줄 테니까 한번 해 봐라.”

“그래. 꼬시면 돈줄 잡아서 좋고, 눈에 거슬리는 거 치워서 좋고. 완전 일석이조 아니냐?”

“너 우리가 이렇게 밀어주는데 못 꼬시기만 해 봐라.”

“야 나 못 믿어? 나 정민혁이야.”

“이열. 여자킬러 정민혁!”

“그리고 이럴 때 쓰라고 있는 인맥 아니겠냐. 아는 기자한테 도움 좀 받아보지 뭐.”

“뭐를?”

“무슨 도움?”

“분위기 좀 만들어 달라고 하면 되지. 핑크빛 열애! 이런 거?”

“야 아무리 이쪽 업계가 아니 땐 굴뚝에 연기 나는 곳이지만 지연 걔가 얼마나 사생활 깔끔한지 모르냐? 걔는 스타패치에서도 포기한 애야.”

“연기야 만들면 되지.”

멤버의 말에 민혁이 눈을 빛냈다.

“이번에 걔가 아시아 투어 콘서트 한댔지?”

“그랬지.”

“아! 너 혹시?”

“맞아. 우리도 홍콩 스케줄 있지 않냐?”

“오올. 정민혁! 너도 생각이란 걸 하는구나!”

“씨발. 뭐라고?”

“기특하다고.”

민혁이 음흉한 생각을 하며 입꼬리를 말아 올렸다.

그래. 기회는 가만히 앉아서 기다리는 것이 아니라 직접 만드는 것이었다.

자신은 이때까지 그렇게 하며 이 자리에 올라왔다.

그동안 자신에게 넘어왔던 수많은 여자들을 생각하면서 지연 역시 그런 여자들처럼 쉽게 넘어올 거라고 생각했다.

‘올해 고작 스물이 된 여자애 하나 꼬시는 게 뭐 그리 어렵다고.’

민혁이 자신의 폰 액정에 뜬 지연의 사진을 보면서 벌써부터 지연이 넘어오기라도 한 듯 만족한 미소를 지었다.

* * *

찰칵찰칵!

이른 시각.

인천 공항 앞이 소란스러웠다.

아시아 투어를 위해서 오늘 출국하는 지연의 공항사진을 찍기 위해서 여러 언론사에서 보낸 기자들과 대포 카메라를 든 팬들이 바글바글 모여 있었다.

“저기! 온다!”

이제는 일반인들 사이에서도 유명한 연예인 밴의 등장에 대기하고 있던 기자들이 일제히 셔터를 눌렀다.

차가 멈추고 경호원들이 먼저 나와 길을 살폈다.

“꺄아아악! 지연아!”

“아아악! 누나! 누나! 여기 좀 봐요!”

기다리던 팬들이 더 소란을 일으키기 전에 지연이 문을 열고 밴에서 나왔다.

가르마를 기준으로 반은 선명한 레드, 반은 진한 블랙인 머리를 한 지연이 커다란 후드티에 짧은 청바지를 입고 나왔다.

검은 모자에 귀여운 고양이 캐릭터 뱃지를 단 지연은 트렌디하면서도 자연스러운 공항패션을 선보였다.

“지연아! 너무 이뻐!!”

“꺄아아아악!”

쏟아지는 카메라 플래쉬 속에서도 지연은 팬들이 있는 곳을 바라보며 손을 흔들어 주었고, 입술 위에 검지를 붙여 큰소리를 내는 것을 자제해 달라고 요청했다.

말 잘 듣는 팬들이 지연의 신호에 따라 입을 다물었다.

작은 손짓 하나로 팬들을 조련하는 지연을 보고 기자들은 저마다 기사 제목을 머릿속에 써 내려갔다.

‘지연, 하의실종 공항패션’

‘손짓 한 번에 팬들을 조용히 만드는 지연의 매력’

지연의 아우라에 기자들도 어느새 조용히 카메라 셔터만 누르고 있었다.

순식간에 공항을 지배한 지연이 경호원들이 터놓은 길을 여유롭게 걸어갔다.

가까이 다가온 팬들이 소리를 내지 않고 발을 동동 구르는 사이 한 팬이 용기 있게 선물을 건넸다.

“언니! 이거 제가 직접 만든 인형이랑 편지예요!”

경호원들 틈으로 손을 내민 어린 팬이 초롱초롱한 눈으로 지연을 바라봤다.

지연이 선물 앞에서 멈춰섰다.

모두가 자신도 모르게 긴장한 사이 지연이 팬을 보고 싱긋 웃으며 선물을 받았다.

“고마워요. 비행기 안에서 읽어볼게요.”

지연의 허락에 옆에 있던 지은이 선물을 받아들었다.

나쁜 의도로 건넨 건 아니겠지만 만약을 대비해서 자신이 받고, 검사를 한 다음 지연에게 건네줄 생각이었다.

“네, 네에!!”

“아침 일찍부터 오느라 고생했어요. 다른 팬들의 선물도 무시하지 않을 테니까 조용히 다른 이용객들 방해하지 않고 따라오셔야 해요. 알았죠?”

“알았어!!”

“네에!!”

팬이 준 선물을 받아들자 준비해 온 선물을 건네려고 시동을 거는 팬들을 지연이 한마디로 정리해버렸다.

뒤따라오던 기자들의 머릿속에 또다시 지연과 팬들이 관계로 써 내려갈 기사의 제목을 떠올렸다.

여유롭게 걸어가는 지연의 옆에 있던 은주가 소곤소곤 말을 걸었다.

“지연이 너도 참 강심장이다. 저 사이에 사생이나 극성팬이 있어서 달려들면 어쩌려고 그래.”

“지은 언니랑 다른 분들이 계시잖아. 나는 우리 경호원들을 믿어. 그리고 내 팬들도. 내 팬들이 내가 싫어할 행동을 할 리 없잖아.”

지연의 말에 옆에서 경호하던 이들도, 지연을 따라오던 팬들도 모두 감동한 얼굴이 되어 더더욱 질서정연하게 이동했다.

뒤에 있어서 지연의 말을 못 들은 이들도 분위기에 휩쓸려 차분한 태도로 행렬을 따라갔다.

톱스타의 등장에 긴장하던 공항 직원들이 한 무리가 되어 멀어지는 지연을 보고 감탄했다.

“이야. 톱스타 팬은 역시 다른가 봐요.”

“말도 마라. 저건 지연이니까 가능한 거야.”

“네?”

“며칠 전에 있었던 다른 연예인들 못 봤냐?”

“아.”

선임의 말에 며칠 전 있었던 난리를 떠올린 후배가 깨달았다는 듯이 탄식했다.

그 연예인이 입국할 때 또 같은 난리를 겪어야 한다는 생각에 후배의 어깨가 축 늘어졌다.

“지연이나 오지한이 처음부터 팬들에게 주의를 줬다고 해. 소속사에서도 타인에게 피해를 주는 행위를 강력하게 경고하고 있고, 심하면 제재까지 한다고 하니 우리로서는 정말 좋은 회사지.”

“다른 곳은 그럼 왜 안 하는데요?”

“팬이라는 방패막이가 있으니까 함부로 못 하는 거지. 어찌 됐건 연예인은 인기로 먹고사는 직업 아니냐.”

“그럼 지연은 어떻게 저렇게 하는데요?”

“방금도 못 봤냐? 말 몇 마디로 사람 마음 움직이는 게 봤지? 그리고 지연이랑 오지한은 자기들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피해받는 걸 엄청 싫어해. 자기 팬 때문에 그런 사람들이 있으면 직접 가서 피해 보상하고 사과까지 하는 연예인이 어디 흔한 줄 알아? 다른 스타들도 다 저러면 좋을 텐데.”

“이야. 대단하네요. 역시 국가대표 연예인.”

지한이의 할리우드 진출 이후 많은 연예인들이 할리우드에 도전했다.

그러나 할리우드의 벽은 높았고, 그곳에서 성공하는 이는 드물었다.

유일하게 오스카와 빌보드에 자취를 남긴 두 사람이기에 사람들은 다른 연예인들과 차별성을 위해서 지연과 지한을 국가대표 연예인이라 부르기도 했다.

“역시 지연이네요.”

뿌듯한 얼굴을 한 후배를 보고 선임이 피식 웃었다.

“너 지연 팬이냐?”

“넷?! 아니요. 그냥. 조금. 군대에 있을 때 지연 노래 많이 들었어요.”

그걸 시작으로 팬이 되었다는 말이구만.

선임이 후배를 보고 피식 웃었다.

“그래. 그럼 이따가 사인 하나 받아줄게.”

“네!? 어떻게요?!”

“지연이 팬뿐만 아니라 우리 같은 직원에게도 서비스가 좋아. 매번 자기 때문에 고생한다고 오면 사인 몇 장 해 줘.”

“그러면 저도! 받을 수 있을까요?”

“그래. 라운지 직원한테 부탁 한번 해 볼게.”

“감사합니다! 여기에 뼈를 묻겠습니다!”

“뼈를 묻긴 뭘 묻어. 우린 그냥 우리 할 일만 잘 하면 돼.”

“넵!”

선임의 말에 후배는 충성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 * *

기자들과 간단한 인터뷰를 마치고 이른 시간 마중 나와준 팬들과 짧은 미팅을 한 지연이 수속을 위해서 이동하려 할 때, 한 무리의 중무장한 인원이 다가왔다.

“안녕하세요, 선배님!”

우렁찬 대답에 멀찍이 떨어져 있던 팬들이 다가온 이들을 주시했다.

“안녕하세요. 슈퍼노바죠? 스케줄 있으신가 보네요.”

“네! 저희도 이번에 홍콩에 스케줄이 있어서요. 선배님은 아시아 투어 중이시죠?”

“맞아요. 슈퍼노바 노래 잘 듣고 있었어요. 스케줄 조심히 다녀오세요.”

간단한 덕담과 함께 자리를 뜨려는 지연을 민혁이 불러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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