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26
226화
다섯 번째 다리로 향하기 위한 유일무이한 관문, 네 번째 차원 다리.
그곳에 대한 궁금증은 늘 머릿속에 한가득 있었다.
어떤 곳일지, 혹은 누가 그곳을 지키고 있을지…….
이번에야말로 올드 원에게 좀 더 가까이 다가갈 수 있기를 바라는 마음은 한시도 잊어 본 적이 없다.
“이런 곳이었구나.”
찬영은 반사적으로 중얼거렸다.
발을 디딘 절벽 끝에서 저 멀리 내다보이는 드넓은 광활한 대지가 보인다.
‘분지야.’
서 있는 절벽 아래의 푹 꺼진 땅.
드넓게 펼쳐진 광야 곳곳엔 갈라진 땅 사이로 시뻘건 용암이 혀처럼 날름거렸으며, 그 너머엔 고지대 언덕이 있었다.
그 위엔…….
“저게 대체 뭐야?”
로레인이 물어 왔다.
“글쎄요.”
이렇게 말하는 이유는 지금 보고 있는 게 형태는 있지만, 건물이라고 말하기 애매했기 때문이다.
굳이 얘기하면 아치형의 불길이었다.
수십 미터까지 뻗어져 저 멀리 잿빛 하늘에 닿아 있는 초고열의 불길.
불의 타워라고 표현하면 될까?
“저 안에서 뭐라도 꼭 튀어나올 것 같은데.”
로레인이 중얼거리자.
“가 보면 알지 않겠소.”
글로리가 장비를 챙기며 대신 대답했다.
찬영도 그 점에 동의했다.
불길에 다가가면 답이 나오지 않을까?
그 생각이 끝나기 무섭게 여러 개의 창들이 나타났다.
-이그가 당신의 등장을 느꼈습니다.
-이그의 자식들이 활동을 개시합니다.
-돌발 현상 수배 (B)
-이그
-가치: 103490
-주의사항 : 이그는 뱀과 불을 잘 다룹니다.
-고정 보상 : 네 번째 차원 다리 복속 (1), 봉인된 대륙 일부 해제 (2)
말이 돌발이지, 애당초 적진으로 넘어온 건 자신이다.
갑작스럽게 느껴지진 않았다.
대신 이 모든 문구들이 마치 조언 같이 느껴졌다.
‘상대할 존재의 실력 수준, 특징 등이 기록되어 있으니까.’
생각해 보면 글라투를 상대하던 때에도 그랬다.
시스템은 완벽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는 거다.
얘기해 준 대로 대비하면 된다.
하나씩.
“우리가 상대할 건 이그라는 존재인 것 같네요.”
가치 측정은 10만이 넘는다.
레드 드라켄의 두 배, 가치만으로는 쉽게 넘기 힘든 산인 건 분명했다.
하지만 이미 많은 전투에서 느꼈다.
가치 측정은 어렴풋이 잡힌 수치 계산일 뿐, 변수들은 작용하지 않는다는 것.
하지만 자신에겐 사명이 있다.
사명은 룸의 힘을 가진 사명은 가치로 평가되지 않는 특별한 힘.
여기에 그동안 준비하고 쌓아 온 시간이 있다.
“이그라면…….”
때마침 들려오는 샤브레 공주의 목소리에 찬영이 시선을 돌렸다.
“예, 선지자를 비롯해 왕실을 침략했던 뉴 빌드가 언급했던 강력한 존재입니다. 그들의 몸을 빌려 직접적으로 힘을 드러내기도 했죠.”
찬영을 비롯해 일행은 당시 싸웠던 적들을 떠올렸다.
시체로 이뤄진 거대한 뱀부터 선지자가 그릇이 되어 사용했던 막대한 재생력을 근간으로 한 분열의 힘.
찬영은 여기에 추가적인 정보를 전달했다.
“하나 더, 이그는 불과 뱀을 다룹니다. 화염에 저항할 수 있게 대비하세요.”
일행들은 어디서 얻은 정보냐는 질문은 하지 않았다.
그가 가진 역량이 다양하고 특별하다는 것쯤은 모두 아는 사실이니까.
“그러죠.”
공주의 대답을 시작으로 일행들은 각자 장비를 착용했다.
산소가 모자랄 것을 대비한 마나 마스크 착용부터 몸을 외적인 공격으로부터 대비한 검붉은 마나 아머까지.
마나 아머는 레인이 뉴 빌드의 ‘디스펠’에 영감을 얻어 제작한 전신 갑옷이었다.
“다 좋은데 모양새가 좀 이상하지 않아? 죽는 것보단 낫긴 한데…….”
풍뎅이 같은 형태로 가슴팍이 툭 튀어나온 전신 갑옷에 로레인이 투덜거렸다.
무게는 가벼울 거다.
경량화까지 걸린 갑옷이니까.
찬영은 진지한 상황인데도 픽, 하고 웃음이 나왔다.
그녀가 일부러 긴장감을 완화시키려 농담을 하는 걸 알기에 미소 지으며 장단에 맞췄다.
실제로 보기에 이상한 것도 한몫했다.
“불타는 것보단 낫죠. 아니면 제가 입을까요?”
“흥, 훨씬 좋은 장비를 갖추고 있으면서 욕심 부리긴? 하여튼 있는 사람이 더 한다니까.”
“투덜거리니 하는 소리 아니겠소?”
“원래 맞는 소리 하는 쪽이 더 미운 거 알죠? 토끼 양반.”
글로리가 어깨까지 으쓱이며 로레인을 놀린 후 다시 진지해진 표정으로 말했다.
“추가적인 계획은 있소?”
“아뇨, 말씀드린 정보는 아까 그게 전부입니다. 뉴 빌드와 싸우면서 얻은 정보는 다들 아실 테고요.”
“차라리 글라투가 보고 싶을 지경이로군.”
“동의합니다.”
미소 지은 찬영이 일행에게 말했다.
“붙잡으세요.”
일행들이 하나둘 그의 어깨를 붙잡았고, 찬영의 눈동자에 새하얀 광휘가 흐르기 시작한 순간.
일행들의 몸이 빠른 속도로 흩어져 갔다.
목적지는 반대편에 보이는 불의 타워였다.
잇따라 엘리야의 날개가 강한 스파크를 일으켰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 일행은 순식간에 공간을 돌파해 반대편 고지대로 이동했다.
재빨리 주위를 경계하는 일행.
이어서 크투가부터 샤브레의 신성력이 빛을 일으켰다.
때마침 불의 타워 안에서 호응하듯 그림자가 일렁인다.
“……시작인가?”
찬영의 중얼거림과 함께 그림자가 타워를 벗어나 일행 앞에 걸어 나왔다.
“도마뱀이잖아?”
로레인의 말대로 형태는 도마뱀이 맞았다.
문제는 평범한 도마뱀이 아니라는 것.
4m의 신장을 가진 이족 보행의 도마뱀은 샛노란 눈동자를 굴려 검붉은 가죽을 씰룩였다.
-왔구나, 사명이여.
도마뱀의 언어는 정확히 뜻을 전달해 왔다.
꿀꺽…….
마른침을 삼킨 로레인과 함께 샤브레 공주가 찬영을 쳐다봤다.
찬영은 조용히 이그를 향해 가까이 걸어갔다.
그러자…….
쐐액!
땅 밑에서 뭔가가 솟아올라 찬영의 다리를 휘감았다.
초고열의 용암으로 이뤄진 채찍 같았다.
하지만 찬영의 반응속도는 그야말로 전광석화.
순식간에 몸에 둘러진 사명 슈트와 함께 찬영이 손에 빛의 칼날을 일으켰다.
서걱!
반으로 갈라진 용암 촉수가 베어지자마자 다시 꿀렁이며 본래의 형태를 복원했다.
걱정했던 대로의 상황.
심지어 칼날에 베여 바닥에 널브러졌던 촉수의 절반도 금세 또 다른 촉수가 되어 찬영의 어깨 너머, 서서히 솟아올랐다.
-재생은 나의 권능이다. 이미 경험했을 텐데?
이그는 거만했고 여유로웠다.
찬영은 순식간에 주변을 둘러싼 용암 촉수들을 둘러봤다.
어느새 일행은 높이 솟은 촉수에 가려 보이지 않는다.
“이걸론 어림없어.”
찬영은 양손에 빛의 채찍을 일으켜 크기를 극대화했다.
채찍은 순식간에 길어지며 불길의 촉수를 쓸어버렸다.
잠깐 사이, 일행들이 보이고…… 그 너머 광야로 수백, 아니 수천 마리의 뱀들이 기어 오는 게 보인다.
“여긴 우리가 맡을게!”
로레인이 찬영을 향해 외쳤고, 샤브레와 글로리가 그의 등을 지키는 게 보였다.
쾅! 쾅!
신성 포탄이 떨어지는 소리와 함께 용암 촉수들이 아까보다 많은 숫자로 분열하며 다시 시야를 가린다.
‘버텨 줘요.’
찬영은 그들을 믿고 이그를 향해 달렸다.
일행이 하수인을 맡는 사이, 이그를 제거해야 했다.
찬영이 다시 흐릿해졌다.
열세 번째 별을 통해 획득한 타키온.
입자가 되어 공간을 관통한다.
이그가 소환한 용암 촉수는 자신을 가로막지 못했다.
그럴 새도 없이 놈의 앞에 섰으니까.
-오호.
찰나 간 마주친 이그의 눈동자에 흥미가 감돈다.
‘그 여유, 언제까지 부릴 수 있나 보자.’
촤르륵!
빛의 칼날을 손에 쥐자, 이그가 그에 대비하듯 촉수를 소환해 자신의 앞에 방패처럼 엮었다.
‘이미 상대해 봤어!’
찬영은 선지자와의 싸움을 떠올렸다.
놈이 일으켰던 건 그때의 권능과 같다.
‘다르지 않아.’
분열은 분해로.
단숨에 초고열의 용암들이 고운 입자로 해체되어 바람에 실린다.
이그의 샛노란 눈동자에 놀람이 서렸다.
-……아무리 사명이라고는 하나 네까짓 하위 종족 따위가 나를?
놀란 걸 보니, 한 가지 확신이 들었다.
‘이그는 선지자에게 능력을 빌려만 줬을 뿐, 선지자가 내게 어떻게 패배했는지 전혀 모르고 있어.’
그 생각에 이르자마자 찬영의 손에서 뻗어진 빛의 칼날 수십 개가 원통형의 칼날처럼 이그의 전신을 꿰뚫었다.
츠츠츠!
그러자 이그의 전신이 소환했던 용암 촉수 수백 개로 분열되어 반응해 왔다.
‘기다렸다.’
놈이 어떻게 대비해야 할지 모른다면 이 싸움, 쉽게 끝날지도 모른다.
‘분해.’
찬영의 손이 거침없이 놈의 촉수로 향했다.
그러자 이그가 비명을 지르며 다시 본래의 모습을 돌아갔다.
하지만 아까와는 달랐다.
놈의 팔 한쪽이 너덜거리는 게 눈에 들어왔다.
“그래, 그렇지.”
찬영의 입가에 미소가 스쳤다.
그 순간 일그의 다리와 등에서 용암 촉수들이 날아왔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분해로 그것들을 삭제해 버린 찬영.
완벽히 무시당하는 권능 앞에 이그의 눈빛이 세차게 흔들렸다.
찬영에게도 이그의 흔들림이 느껴졌다.
그럴 만하다.
‘나도 놀라우니까.’
성장한 사명의 힘과 그간 쌓여온 시스템의 각성된 능력들.
그 모든 것들이 하나가 되어 놈을 압도하고 있었다.
‘놈의 힘은 내게 아무 영향도 주지 못해.’
이 순간이 놀랍다.
한때 사람들이 신의 벌이라며 놈들의 소환을 두려워했던 때도 있었는데…….
‘나 역시도 그랬지.’
그들과 다르지 않았다. 소환된 게 무서웠고 매 순간이 무사히 지나가기만을 바랐다.
‘이젠 너희 차례야.’
그 때 이그가 소환한 용암 촉수들을 모두 끌어당기기 시작했다.
찬영의 눈빛이 이채를 띠었다.
일행을 둘러쌌던 용암 촉수의 숲이 순식간에 사라졌다.
찬영에게 집중되는 용암 촉수.
“이런!”
로레인이 검으로 다가오는 뱀을 가르며 눈을 부릅떴다.
“찬영을 도와야겠어.”
그러자 글로리가 그녀를 가로막았다.
“우린 우리의 위치를 지켜야 하오.”
“전부 그에게 몰려가고 있잖아.”
“그가 우리를 믿듯이, 우린 그가 이그에게 집중 할 수 있도록 적들을 베어야 하오.”
대화를 하는 순간에도 글로리는 포탄으로 날아드는 불길에 휩싸인 뱀을 산산조각 냈다.
“어서!”
“젠장!”
글로리의 말에 고개를 끄덕인 그녀가 더욱 숫자를 늘려가는 뱀들을 보면서 망토를 휘감았다.
‘그럼 여기부터 정리하는 수밖에!’
힘을 분배하며 싸우려 했지만 전력을 다해야겠다.
쿵!
그러자 그녀를 중심으로 펼쳐지기 시작한 새하얀 안개.
그녀의 수명과 뒤바꾼 권능.
‘이타콰의 안개.’
로레인이 위로 솟아오르면서 그녀의 곁으로 글로리가 날아올랐다.
“전부 갈겨 버려.”
“말해 뭐 하겠소?”
펼쳐진 안개를 향해 크투가의 포신이 미친 듯이 불을 뿜었다.
콰콰쾅!
하나, 그건 시작에 불과했다.
유성우처럼 쏟아지는 크투가의 포신을 쫓아.
안개 그 자체가 되어 버린 로레인이 연기처럼 안개 속을 이리 저리 날아다녔다.
그때 샤브레 공주의 눈동자가 빛을 일으켰다.
‘생추어리.’
그녀가 일으킨 근력, 이동속도 등의 증가와 함께 로레인은 속도가 더욱 쾌속해지는 것을 느꼈다.
쐐액!
샤브레 공주의 신성력 강화가 실린 로레인의 두 자루 검이 안개 속에 날뛰는 뱀들을 베고 찌르고 산산조각 내 버렸다.
반격도 있었다.
뱀들이 휘두른 꼬리, 달려드는 이빨, 날려대는 불꽃으로 이뤄진 산성 점액들과 같은 것들.
하지만 지정 방어, 신성력 등으로 강화된 세 갓피스들 앞에 수천의 뱀들은 더는 찬영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그 시체가 안개 속에 산처럼 쌓여 갔다.
* * *
-크윽…….
신음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로레인이 걱정했던 상황이 아니었다.
찬영이 아니라 이그가 비틀거리고 있었던 것이다.
이그가 불러들인 용암 촉수들은 단숨에 분해되어 버렸고, 이제 남은 건 방패처럼 세워진 것뿐.
꼬리는 잘려 나갔고 팔 한쪽은 반이 잘린 채 완벽히 소멸되어 있었다.
여유롭던 표정도 사라진 지 오래.
-키에엑!
이그가 피어를 일으켰다.
하지만 사명을 두텁게 두르고 있는 찬영에게 이그의 피어는 아무런 위협도 되지 않았다.
피어를 뚫고, 뒤이어 날아오는 이그의 발악들.
발톱, 꼬리, 이빨, 찬영의 슈트는 그것들을 전부 무력화시켰다.
펑! 펑!
빛의 칼날도 필요 없었다.
룸을 근간으로 한 염왕권이 이그의 거구를 눕히고, 두드리며, 짓밟았다.
간혹 틈을 비집고 부딪친 촉수 또한 슈트에 부딪쳐 튕겨졌다.
글라투의 부식파장, 그 이상의 힘을 가진 초고열도 소용없었다.
그야말로 압도壓倒!
“커헉!”
놈은 그저 비명만 질렀다.
저벅저벅.
만신창이가 된 이그.
놈은 믿기지 않는 눈으로 몸을 파르르 떨었다.
고귀한 존재의 자존심 같은 게 완전히 뭉개진 눈빛.
-믿기지 않는다. 이만한 권능은 그분들에게 가까운 것일 텐데? 하위종인 네가 어, 어떻게?
“내 질문부터.”
찬영이 다시 물었다.
“……올드 원의 목적은 뭐지?”
-닥쳐라, 사명! 나를 꿇린다고 네놈이 세상의 주인이라도 된 것 같으냐?
“그럴 여유는 없을 텐데.”
대답과 동시에 이그 위에 나타난 찬영이 빛의 칼날을 내리찍었다.
콰직!
방패가 또다시 분열된 순간, 찬영의 손이 놓치지 않고 분해를 일으켰다.
분해는 정확했다.
찬영은 이그에게 조금의 틈도 주지를 않았다.
이번엔 놈의 무릎이 흩어져 사라졌다.
한쪽 무릎이 강제로 꿇려진 이그의 거구가 휘청인다.
숨 쉴 틈도 주지 않고, 무릎에 룸을 실어 놈의 머리를 반토막 내며 그 위로 분해.
“끄악!”
놈의 머리 일부가 산산조각으로 흩어져 가며 바람에 실린다.
뒤로 나뒹구는 이그.
찬영은 놓치지 않고 한 걸음 더 다가갔다.
“어차피 넌 소멸될 거다. 그러니 그 위대하신 그 입으로 말해 봐. 올드 원의 목적이 뭐지?”
“크큭, 그래 계속 베어 봐라. 어차피 그분들이 네 앞에 계실 때 내가 보인 불의 분노는 우스운 수준이 될 것이다. 날뛴다고 한들, 너는 그분들의 계획 앞에 무력화될 테니까!”
그들이 계획, 그게 궁금하다.
그 대답을 찾기 위해 지금의 여정을 걸어왔던 것이고.
하지만 늘 그랬듯…….
“계속 물어봐도 대답은 한결같겠지.”
글라투도 그랬었다.
무지하다며, 그들의 뜻을 모른다며…….
점점 놈들이 이토록 철저히 믿고 있는 올드 원이란 존재가 궁금해진다.
“직접 확인하지. 그러니까…….”
찬영은 이그의 얼굴 위에 손을 가져다댔다.
“사라져라.”
너희들의 차원 다리가 몇 개든 전부 수복해 줄 테니.
콰지직!
혼란스러운 이그의 눈동자가 수십, 수백 개로 조각조각 갈라지며 눈앞에서 비산했다.
쾅!
이어서 놈이 서 있던 자리에는 어마어마한 양의 불기둥이 하늘 높이 솟아올랐다.
키에에엑!!
분지를 가득 메웠던 이그의 자식들이 일제히 힘의 원천을 잃고, 비명을 질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