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눈 떠보니 슈퍼스타-156화 (156/225)

# 156

왕관을 쓰려는 자 (2)

***

[컴백 연기, 케이케이 활동 적신호!]

[케이케이 컴백 7월 초 예정.. 멤버 건강상의 이유]

[“조금 더 휴식 후 건강한 모습으로 만나요!” 건강 문제, 케이케이 컴백 연기]

[앞으로 컴백 예정 가수는 누구? 기대되는 가수들!]

.

.

-아프지 말고 건강하자 형서야!

-건강하자 형서야! 22222

-건강하자 형서야! 기다릴게... 33333

-형서 오빠 걱정 돼서 야자시간에 울었어요..ㅠㅠ

-내 소중한 형서를 괴롭히는!! 하늘이 무심하닸ㅆㅆ!! 형서는 꿀성대가 진리이거늘!!

-  (((((형서 꿀성대)))))

-푹 쉬고 건강한 모습으로 나오길ㅠㅠ

-형서 걱정하느라 밤새 잠도 못 잤음ㅠㅠㅠ 진짜 미치겠다 괜찮은 거지 형서야???

-형서 팬들 진짜 걱정될 듯.. 나도 이렇게 걱정되는데ㅠㅠ;;

-저희가 가진 휴지들 다 형서팬들 빌려드립니다 -도욱마리휴지단-

-진짜 무리 말고 푹 쉬고 나오자! 기다릴게...

-콜라 많이 마셔서 성대 상한 거 아니냐?ㅋㅋㅋㅋ

-싸패세요? ㅋㅋ거리고 싶으심?

-예민보스세요? 시비ㄴㄴㅋㅋㅋㅋㅋㅋㅋ

-케이케이 노래 듣고 싶었는데ㅜㅜ; 요즘 들을 노래 너무 없다~~!

-안녕하세요^^ 지나가던 맨투맨 팬입니다! 맨투맨의 전화해 들어주세요! 정말 좋습니다! 제가 보장해요!

-팬이 보장하면 누가 믿나용ㅎ

-전화해 좋긴 좋음,, 케이케이 노래도 빨리 듣고 싶다,,

-케이케이 컴백 누가 기다리냐ㅋㅋ 빠순이들이나 기다리지ㅋㅋ..

-너 빼고 다^^

-님님! 님 기다리는 사람은 여기 아무도 없는 것 같은데용?^-^*

-케이케이 새 노래 너무 기대됨 최근에 릴이랑 부른 콜유더러브는 너무 많이 들어서 음원 헐었다

-헐었대ㅋㅋㅋㅋㅋ

-저두 너무 기대중♡ 형서 얼른 완쾌하자!

-소처럼 일하더니 쉴 때 됐지 뭐ㅋ

-경운기로 업그레이드 부탁~ 해요~!

-ㅋㅋㅋㅋ미친ㅋㅋㅋ경운기 뭔데ㅋㅋㅋㅋㅋㅋㅋ

-할아버지..주무세요..

-케이케이 화이팅ㅠㅠㅠㅠㅠㅠ! 언제나 뒤에서 응원하는 키링 있다는 거 잊지 말기!

한 달이 밀려도 6월 말이면 가능했던 컴백을 7월로 미룬 건 분기 때문이었다. 시상식 시즌에 분기별로 상을 주는

6월 말이면 앨범판매량 집계에서 2분기 처리되기 때문에 3분기를 노리는 게 나았다.

힛 엔터테인먼트는 케이케이의 컴백 일정을 미루게 된 이유에 대해서 가감 없이 사실대로 밝혔다.

안형서의 목에 문제가 있는 것과 멤버들 전체적으로 계속된 활동으로 인해 컨디션이 좋지 않아 컨디션을 회복한 뒤 컴백하겠다는 보도 기사가 곧바로 나갔다.

케이케이의 앨범을 기다리고 있던 이들로서는 반갑지 않은 소식이었지만, 건강 문제가 달린 일이었기 때문에 무리해서 컴백을 강행하라는 이들은 없었다.

팬들의 반응도 예상대로였다. 성대 결절 증상을 보일 정도로 연습한 안형서를 걱정하고 다른 멤버들의 몸 상태까지 염려하는 팬들이 있을 뿐 안형서를 나무라는 팬들은 없었다.

오히려 멤버들의 대한 걱정으로 케이케이 팬들의 단합력은 최고조의 상태였다.

컴백을 기다리며 앨범 공동구매를 준비하는 이들도 상당했다. 거기에 여러모로 고생했을 케이케이를 위해 컴백 때 이벤트를 해주자며 컴백 기념 광고 서포트 돈을 모으고 있기도 했다.

팬들을 걱정하게 한 것은 미안했지만, 확실히 그냥 컴백 일정이 밀리게 되었다고 공지하거나 아예 공지 없이 일을 진행하는 것보단 팬들을 붙잡아 두는 데 도움이 되었다.

권흥조 제작이사 회의를 통해 이 시기를 기회로 삼자는 이야기를 많이 했다.

거기에 케이케이와 마찬가지로 쉼 없이 달려온 직원들은 새로운 발판을 마련하려 애썼다.

팬-마케팅팀 이대형 팀장은 오랜 공백기에 이탈하는 팬들을 막기 위해서 회사 내부에서 진행하는 자체 리얼리티 프로그램을 기획 중이었다.

비하인드 영상을 공개하던 것 외에 멤버들이 숙소에서 마니또 게임을 하는 내용이었다. 10분 분량으로 5편 정도를 제작할 예정으로 영상팀과 제작 조율 중에 있었다.

컨셉 포토와 뮤직비디오를 준비 중이던 외부 촬영팀에서도 새로이 너무 빠듯한 일정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었던 새로운 촬영을 준비 중이었다.

다음 앨범의 전체적인 비주얼 컨셉 스케일이 확연하게 커질 듯했다.

거기에 너무 고난이도라 이제는 웬만한 안무는 3~4일이면 숙지하는 케이케이 멤버들도 어려움을 겪고 있는 타이틀 곡 안무. 문제의 안무도 더 정비할 수 있게 되었다.

빠듯한 일정이 아니니 차근차근 준비하며 안무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게 된 것이다.

그렇지만 ‘Call you the love’ 외에 케이케이의 음원이 나오지 않는 것은 계속해서 마음에 걸리는 부분이었다.

점점 음원 차트가 음악 시장을 쥐고 흔드는 시점이었다. 음원 차트 내에 이름을 꾸준히 올려야 대중들도 가수의 이름을 잊지 않았다.

케이케이의 정규 앨범이 밀린다는 뜻은 이후의 오케이 유닛 앨범이나 도욱의 솔로 앨범도 순차적으로 밀린다는 뜻이었다.

“회사 이름이······. 화앤수였던가······.”

도욱은 그 공백을 메우기 위해 다른 방편을 생각하며 휴대폰으로 제작사 이름을 검색했다.

화앤수를 검색하자 제작사 정보가 떴다. 제작한 드라마 작품들을 보며 도욱은 끄덕였다.

‘여기가 맞군.’

도욱은 앨범제작팀 심준 팀장에게 문자를 넣었다.

[형 혹시 드라마 제작사 화앤수에 아는 사람 있어요?]

***

며칠 후, 도욱은 오백호 실장, 이대형 팀장과 함께 조금 늦은 점심 식사 자리를 가졌다.

오백호 실장이 마련한 자리였다. 사무실 근처의 비빔밥을 전문으로 하는 한정식집이었다. 평일 오후 두 시의 식당은 점심 시간의 번잡함을 예상할 수 없을 만큼 한산했다.

오십여 개는 되는 테이블 중 식사가 진행 중인 곳은 서너 테이블이 전부였다.

세 사람은 볕이 잘 드는 창가 자리에 앉아 비빔밥 세 그릇을 주문했다.

물을 마시고, 어제 저녁 뉴스에 나온 야구 경기 얘기로 오백호 실장과 이대형 팀장이 말문을 열었다.

“17 대 3이라니 최근 본 경기에서 이렇게 큰 점수 차가 난 경기가 있나 싶더라고요.”

“야구는 잘 안 보지만 그 뉴스로 인터넷이 도배가 돼 있어서 저도 봤습니다. 앞으로도 그런 점수 차이 나기 힘들지 않겠습니까?”

“그럼요, 그럼요. 절대 없죠. 와, 진짜. 제가 응원하는 팀 아니라 얼마나 다행인지.”

이대형 팀장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

도욱은 조용히 머지않은 미래에 23 대 1이라는 더 어마어마한 점수 차의 경기가 나올 것을 생각하며 고개를 저었다.

‘그것도 이대형 팀장이 응원하는 팀이 1점인······ 그런 경기······.’

시답잖은 이야기를 하고 있을 때 마침 비빔밥이 나왔다.

밥을 먹으며 본격적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대형 팀장은 자연스럽게 서중원 본부장과 만났던 날의 이야기를 꺼냈다.

서중원 본부장에게 연락이 왔을 때 ‘스카우트 제의인가?’ 하는 생각을 하긴 했지만 가 보니 정말 스카우트 제의여서 놀랐다고 했다.

“아라 엔터는 업계 1위이니까 당연히 자존심이 남다르기도 하고······. 또 사실 인력도 많고요. 그래서 타사에 간 사람을 다시 스카우트하는 경우는 정말 적거든요. 놀랄 일인 거죠.”

사실 그 자리에 나갔다는 것 자체가 힛 엔터테인먼트를 떠날 수도 있다는 이야기였다. 그러나 도욱은 그 자체에 대해서는 나쁘게 생각하지 않았다. 어차피 아라 엔터에서 힛 엔터로 왔을 때도 스카우트 제의를 받고 온 것이었다.

이대형 팀장 개인이 어떤 회사를 선택할지는 이대형 팀장 개인의 문제였다. 그것에 대해 왈가왈부할 것이 못 됐다.

“그러게요. 팀장님이 정말 탐나는 인재이긴 하죠.”

“아니. 아니에요. 제 자랑을 하려는 게. 그만큼 아라 쪽에서 어느 때보다 케이케이를 신경 쓰고 있다는 겁니다. 한 번도 남자 아이돌 그룹 쪽에서는 정상의 자리를 놓친 적이 없으니까.”

그러나 힛 엔터테인먼트의 내부 정보를 빼간다고 하면 그건 다른 문제였다.

이대형 팀장도 그렇기 때문에 힛 엔터테인먼트를 선택한 이상, 미연에 오해를 방지하고자 자세한 내용 하나하나를 오백호 실장에게 말한 것이었다. 조애니 부장에게도 보고를 올렸다.

“저를 치켜세워주는 척하면서 은근히 케이케이의 얘기를 물었어요.”

“어떤······.”

“뭐, 대형 씨가 짠 전략은 뭐였냐, 가까이서 보니 맨투맨보다 케이케이랑 일하는 게 나았냐, 그런 거죠. 은근히도 아니네요. 대놓고지.”

“숨길 것도 없었겠죠. 이 팀장님을 데려간다는 건 그런 의미니까.”

“하하, 그런 그렇지요. 서 본부장님은 사실 제가 회사에서 중역이 되고 싶어 한다는 걸 아셨던 분입니다. 아라는 워낙 회사가 크다 보니 복잡한 이해관계가 얽혀있어요. 속에서 제가 어떤 자리를 차지하긴 어렵다는 판단에서 저는 회사를 나왔습니다. 도욱 씨한테는 일전에도 말했지만······.”

도욱이 끄덕였다. 이대형 팀장이 허심탄회하게 자신의 속내를 말해주어서 도욱도 이 팀장을 믿을 수 있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였다.

“서 본부장님은 3년 안에 부장 자리에 올려주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오백호 실장이 조금 놀란 듯 눈을 크게 떴다. 아라 엔터에서 부장 자리면 핵심 인물에 드는 것이었다.

“조건이 뭐였습니까?”

오백호 실장이 물었다.

“내년 안에 맨투맨이 케이케이를 꺾는 것이었죠. 투자나 지원은 걱정하지 않아도 되는 조건이었고요.”

“아······.”

도욱은 생각보다 큰 딜이 오갔음에 놀랐다. 이대형 팀장으로서는 받아들이고 싶을 수밖에 없는 제안이었다.

이대형 팀장은 원했던 대로 많은 권한을 가지고 하고 싶었던 모든 시도들을 맨투맨을 통해 해볼 수 있었다.

물론 내년 안에 맨투맨이 케이케이를 꺾지 못한다면 이대형 팀장은 부장 자리를 얻지 못하겠지 그뿐이었다. 이대형 팀장이 실질적으로 잃는 건 없었다.

“그렇지만요.”

이대형 팀장이 조금 웃으며 자신이 왜 서중원 본부장의 제의를 거절하게 되었는지 이야기했다.

“아무리 아이돌이 ‘만들어진’ 가수라고들 하고······ 실제로 그렇게들 최고의 자리에 오르고 성공하지만요. 가수 본인들의 노력은 필수적입니다. 지금 맨투맨을 보면 그건 걱정할 필요 없었겠지만······.”

오백호 실장이 무슨 뜻인지 알겠다는 듯 끄덕였다. 이대형 팀장이 말을 이었다.

“그렇지만 ‘스스로 만들어 가는’ 가수는 이길 수가 없어요. 그것도 ‘잘’ 만들어 가는 가수를요. 케이케이가 하고 있는 일이 그거고. 심지어 케이케이는 회사까지도 그룹의 일원으로, ‘스스로’의 일부로 받아들였습니다. 가수와 회사가 분리되어 있는 곳은 절대 그걸 이길 수가 없어요.”

이대형 팀장이 지금까지 느낀 힛 엔터테인먼트와 케이케이의 관계였다. 모두 한 몸처럼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거기에 케이케이 멤버들, 특히 도욱에게는 엄청난 재능이 따랐다. 모든 것이 완벽했다. 케이케이보다 더 좋은 그룹을 동시대에 탄생시킬 자신이 이대형 팀장에게는 없었다.

“이대로 케이케이와 한 몸이 되고 싶었습니다. 그게 더 제 미래에는 좋을 거라 판단했죠. 아라 엔터의 부장보다도 케이케이의 마케팅을 담당했다는 게 더 좋은 스펙이 될 겁니다.”

이대형 팀장은 확신했다. 더 큰 세계가 이대형 팀장을 부르고 있는 듯했다.

그 굳은 의지와 확신에 도욱과 오백호 실장은 오히려 감격스러울 지경이었다. 케이케이에 대한 굉장한 평가였다.

‘크게 될 사람이다.’

마음껏 자신의 역량을 펼치며 다른 곳 보지 않고 케이케이와 달리다 보니 이대형 팀장의 능력은 여러 가지로 줄타기를 해야 했던 아라 엔터테인먼트에 소속되어 있을 때보다 훨씬 긍정적인 방향으로 발휘되고 있었다.

“아마 서중원 본부장님은 반드시 제가 이 제안을 받아드릴 거라고 생각했을 겁니다. 저처럼 야망 넘치는 놈이 제1 기획사의 부장 자리를 거절할 리 없다고 생각했겠죠. 그렇지만 전 거절했고······.”

“뭔가 팀장님께 해가 가는 건 아닐까요?”

도욱이 묻자 이대형 팀장이 고개를 저었다.

“뭐 찍힌 건 사실이지만, 어쩌겠어요. 제가 아라 엔터 직원이 아닌 이상. 그보다도······. 최성준 기자를 아냐고 물었습니다.”

“최성준 기자 말입니까?”

오백호 실장이 되물었다.

“네. 그때 도욱 씨 인터뷰 기사 안 좋게 냈던 그 기자 맞죠? 그래서 그런 일 있어서 사과 받은 적이 있다고는 답했는데. 친한 줄 알았는데 아닌가 보다고 하더군요. 서강준 일로 자기도 당한 게 있다면서.”

도욱의 예상이 맞았다. 서중원 본부장은 서강준의 일 뒤에 최성준 기자가 있다는 것까지 알아낸 모양이었다.

그리고 어쩐지 최성준 기자와 힛 엔터테인먼트의 관계를 의심하고 있는 것이다.

“뭔가······. 제가 모르는 게 있을까요?”

이대형 팀장의 물었다. 오백호 실장과 도욱의 시선이 스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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