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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49화 (49/225)

제49화

49. 이걸 키우라고요?(2)

“어머, 이건 또 뭐니?”

“엄마?”

어느새 도착한 집 안. 강수호가 온 걸 눈치챘는지 그녀는 이미 밖에 나와 있었다.

일단 레릴 아줌마에게 받은 형태 제거 물약을 엄마에게 주었다.

“일단은 이것부터 마셔요.”

“고맙구나.”

상황을 설명하기 전에 물약을 주었다.

빨리 만들어진 덕분에 오늘 아침에 가져올 수 있는 물약.

물약을 마시자 3m로 거대했던 키가 작아졌다.

“됐다. 그래도 아쉽네. 엄마는 우람한 근육이 있는 게 좋았는데.”

“…….”

아쉬움을 뒤로 한 채로 엄마가 천에 감싼 황금 사과나무를 가리키며 물었다.

“그건 뭐니?”

“아, 이거? 엄마 선물 겸 보약.”

“선물 겸 보약?”

선물 겸 보약이란 말에 고개를 갸웃거린다.

하긴 이렇게 큰 물건이 보약이라니, 믿기 힘드실 거다.

“엄마, 혹시 10m 정도 거대한 나무 심을 곳 없어요?”

“시골이니까 10m 나무 정도면 우리 집 마당에 심으면 되지.”

천천히 마당을 둘러보았다. 그렇게 크지는 않았지만, 10m 정도 나무가 들어가기에는 부족함이 없는 마당이다.

“이 정도면 충분할 것 같네요.”

둘러싼 천을 빠르게 벗겨내었다.

이미 화분은 처참히 깨져 있었고, 1m였던 크기는 처음보다 5배는 커져 있었다.

“어머, 꽤 크구나.”

“이게 던전에서 나는 나무라 그래요. 보양식 같은 게 자라서 좀 귀하거든요.”

황금색의 나무. 누가 봐도 황금 사과나무라고 생각이 들 정도로 밝게 빛나고 있었다.

스승님에게 5m 자라면 더욱 밝은 빛을 뿜어내는 걸 알고 있었기에 빛 제거제를 뿌렸다.

그러고는 땅속 깊숙이 나무를 박아 넣는다.

“흡!!”

쑤욱!

들어가지 않을 것 같던 나무뿌리가 가볍게 들어간다.

황금 사과나무는 뿌리를 내려 정착을 했지만.

-마나가 부족합니다.

“아, 맞다.”

지구의 땅속에는 마나가 부족하다.

마나 주입기를 가져와 마나 물약을 마시고 마나를 한참이나 주입했더니.

“끝이다.”

완벽하게 끝이 났다.

마당에는 그저 그런 사과나무 한그루가 있는 것처럼 보일 뿐.

“이 정도면 안 들키겠지.”

사과나무를 심을 수 있다는 것 자체가 세상 전체를 뒤집을 수 있는 일이다. 이걸 알게 된다면 세계와의 전쟁이 일어날 수도 있다.

‘씨앗을 채취하는 방법도 모르니까.’

씨앗조차 얻을 방법을 모르는 그들이다.

이 나무와 마나 주입기가 다른 사람들한테 넘어가면 안 된다.

“엄마, 이제부터 제가 매일 올게요.”

“안 바쁘니?”

“그럼요. 괜찮아요.”

길드의 마법사들이 텔레포트 해 주기에 비용은 공짜다. 그리고 어차피 집은 시간만 난다면 바로 올 수 있으니까.

“이만 가 볼게요!!”

“그래. 보내준 것들은 잘 먹을게~”

빠르게 사라지는 강수호.

그 모습을 보고 있던 그녀도 집 안으로 들어간다.

* * *

“후우, 오늘도 집으로 내려가게?”

“넵!!”

“효자네, 효자야.”

시간은 벌써 아침.

똑같은 하루의 반복에 지치긴커녕 행복했다.

자신을 보며 해맑게 웃음을 건네는 사람들.

“어제 마석이 다 날아가서 습격이라도 받은 줄 알았다니까.”

“그러니까. 도대체 어제 누가 그런 짓을 저지른 거지?”

“…….”

어제의 일 때문에 당황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물론 다른 길드의 습격이 아니라는 걸 깨닫는 건 금방이었다.

물론 마석의 마나를 다 가져간 것이 황금 사과나무라는 건 자신만 알고 있었다.

그걸 모르는 사람들에게 가볍게 미소 지어주었고, 곧 텔레포트가 사용되었다.

졸업하지 않았지만, 한 명의 길드원으로서 훈련까지 모두 마친 상황. 뽀삐에게 밥을 주고 곧바로 부산으로 향했다.

슈아아악!

“엄마, 나왔어.”

“왔니? 어여 수저 들어. 김치찌개 끓여 놨단다.”

집으로 오자마자 엄마의 수제 김치찌개를 들이켠다. 아직 시간은 충분했기에 방으로 들어가 밥을 다 먹고 난 후에.

“이건 좀…….”

황금 사과나무가 심어진 마당으로 향한다.

6m의 크기의 황금 사과나무.

오늘 스승님에게 듣기로는 황금 사과나무는 마나의 영향을 받을수록 커지는 습성이 있다 했다.

“그 많은 마나를 다 빨아들여서 그런가.”

왜 이렇게까지 갑자기 거대해졌는지 알 수 있었다.

텔레포트 되면서 3층의 마나 전부가 사라진 건 바로 저 황금 사과나무 때문이었다.

“일단 마나 주입기로…….”

마나 주입기를 활용해 마나를 주입했다.

몸에 있던 마나가 사라지면서 황금 사과나무를 더욱 비대하게 만들어 준다.

6m의 크기가 조금씩 커지더니.

“이거 정말 1년 후에 커지는 거 맞아?”

7m 이상으로 자란다.

이것 참 신기한 광경이다.

아무리 큰 황금 사과나무라도 최대 10m. 그런데 이틀밖에 안 된 황금 사과나무가 벌써 7m라니?

마나를 많이 받더라도 불가능에 가까웠다.

“도대체 뭐가 어떻게 되는 거지.”

이대로라면 마당에 키우는 건 불가능하다. 더욱 커진다면 마당 전체에 뿌리를 내릴 테니까.

“엄마 잠시만요. 저 전화 좀 하고 올게요.”

“그러렴.”

전화를 핑계 삼아 밖으로 나가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파란빛이 몸을 감싸며 다시 마을로 들어왔다.

“스승…….”

“스승 없다. 뉴비.”

밑에서 들려오는 목소리에 고개를 내린다.

황금 노움의 총 책임자가 강수호를 한심하게 쳐다보며 말했다.

“스승은 슬론이 아프다며 약 좀 먹이러 갔다.”

“아, 그래?”

솔직히 저런 싸가지 없는 놈에게 물어보기는 싫었다.

허리춤에도 올라오지 않은 인간을 닮은 작은 생명체. 황금 사과나무에 관해서 자세히 안다지만, 물어보기는 싫었다.

“야.”

“뭐.”

“…….”

하지만 물어보지 않으면 뭔가 큰일이 날 것 같았다. 할 수 없이 잔뜩 한숨을 내쉬며 궁금증을 말했다.

“너 황금 사과나무가 이틀 만에 7m 이상 자랄 수 있다고 생각해?”

“개소리.”

“…….”

개소리라는 말에 주먹이 나갈 뻔했다. 일단 말은 끝까지 해야 하기에 천천히 말을 늘어놓았다.

“그러면 그저께 받은 황금 사과나무 씨앗이 벌써 발화할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

“그래, 충분히 가능한 이야기지만, 방금 네가 말한 이틀 만에 7m 이상 자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멍멍이 소리다.”

이틀 만에 7m 이상 자란다는 건 말도 안 되는 일. 하지만 그 말도 안 되는 일이 자신에게 일어나고 있다.

“야, 잠시만 와 봐.”

“갑자기 무슨 개…….”

말이 끝나기 무섭게.

“이거 놓아라! 뉴비가 아직 나를 만질 수…….”

“시끄러. 차원 이동.”

곧바로 차원 이동을 사용했다.

파란빛이 몸 전체에 물들며 지구로 돌아온다.

빠져나가려고 했지만, 이미 신체에 몸이 닿은 상태.

슈아아악!

“귀하디귀한 나를 어느 곳에…….”

“어디긴 어디야. 내가 지금 사는 곳이지.”

하지만 불평은 지구를 보자마자 사라졌다.

아름답게 펼쳐진 하늘. 산이 둘러싸인 것이 아닌, 주변에는 다른 풍경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곳이…….”

“내가 사는 곳이라고.”

입을 쩍 벌리며 주변을 둘러봤다. 하긴 헬창 스승님도 처음 왔을 때 이랬으니까 크게 신경 쓰지 않았다.

“일단 나 따라와 봐.”

“잠시만 기다려라! 이것 좀 구경하고…….”

“마나하고 정신력 빠진다. 빨리 와.”

스승님보다는 늦게 빠졌지만, 시간이 많지 않았다.

황금 노움을 끌고 와 심어둔 장소를 그에게 보여 주었다.

“그저께 받은 씨앗인데 이렇게까지 커졌어.”

“……!!”

“무슨 문제라도 있어?”

순간적으로 황금 노움의 얼굴이 경직되었다.

놀랐다는 걸 알 수 있는 얼굴.

잠시 멈칫하던 황금 노움이 짜증 난 표정으로 강수호를 쳐다보더니 서서히 무릎을 굽힌다.

“젠장.”

그러고는 잔뜩 인상을 찌푸리며 고개를 숙인다.

“황금 사과나무의 왕을 뵙습니다!!”

“…….”

갑작스러운 왕 선언.

새끼손가락을 사용하여 양쪽 귀를 후비고 다시 묻는다.

“뭐라고?”

“왕님을 뵙는다고!!”

“왕?”

“그래! 네가!”

“뭐 때문에?”

“저기 저 나무의 크기를 보십시오.”

“7m지.”

“그것 때문입니다.”

“…….”

아무리 쉽게 설명해도 이해할 수 없었다. 2일에 7m가 컸다고 해서 자신을 왕이라 칭하다니? 지나가던 개가 야옹거리는 만큼 어이가 없었다.

“지금 장난치는 거지?”

“장난이 아니옵니다! 원래 황금 사과나무란 아무리 많은 마나를 사용해도 2일 만에 7m 이상 크는 건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황금 사과나무의 왕이라고? 이게 무슨 말도 안 되는 개소리인가.

왕이 있다고 생각한 적은 있지만, 자신이 왕이라고는 생각한 적은 없었다.

드르륵.

그때 마침 열리는 문.

엄마가 황금 노움의 목소리를 듣고 온 듯하다.

강수호는 그를 잡아 밖으로 던지려 했지만…….

“대비마마!!”

“음? 얜 누구니?”

“그게…….”

그전에 노움이 엄마에게 다가가 절을 올린다. 옛날 시대에나 나올 법한 간신 같았다.

이미 들켰기에 어쩔 수 없이 이야기를 털어놓는다.

엄마 정도면 이런 비밀은 충분히 이야기할 수 있었다.

“그러니까 이분이 이 나무를 관리하시는 총책임자라는 말이지?”

“그렇죠. 뭐, 원래는 좀 싸가지 없긴 했는데.”

“대비마마! 낮추어 부르시옵소서!!”

혼자 북 치고 장구 치고 아주 난리가 났다. 강수호가 왕이라면 그녀가 대비마마라고 부르는 것이 맞지만…….

“너무 오버 하지 마. 그러니까 이제부터 어떻게 해야 하는데.”

“그것이…….”

절을 하다 말고 자리에서 일어나 생각에 빠진다. 꽤나 중요한 사안인 듯하다.

생각에 잠긴 노움이 곧이어 입을 열었다.

“지금까지 황금 노움의 왕이 정해진 적은 없습니다.”

“정해진 적이 없다니. 네가 왕 아니었어?”

“저는 총책임자입니다. 왕은 아니지요. 왕이 되기 위해서는 어떤 경우에서든 황금 사과나무를 마나만 주입할 때 5m 이상 자라는 것이 조건입니다. 그런데 지금 왕께서는…….”

한마디로 말하자면 이렇다.

이틀 만에 5m가 넘어감으로써 왕이 정해졌다고.

“그러니까 이제부터 내가 너희 왕이라는 거네?”

“그렇습니다!”

그들이 살면서 이렇게까지 잘 자라는 황금 사과나무를 보지 못했다고 한다.

그렇다면 강수호가 왕으로 결정된 상황.

“이거 뜻밖의 이득인데?”

갑작스러운 이득에 저절로 미소가 걸렸다.

그도 그럴 것이 던전 견학이 중단되면서 신입생들이 유일하게 할 수 있는 것이 황금 사과나무를 몰래 갈취하는 일당을 잡는 것.

더군다나 그들의 왕이 되는 건 그다지 나쁜 일도 아니었다.

“좋아, 나쁘진 않네.”

“만나 뵙게 되어 영광입니다! 왕님!!”

“그런데 있잖아…….”

“넵! 무엇이든 말씀해 주십시오.”

의미심장한 미소를 짓는다.

마침 하루마다 부산으로 오는 것도 한계가 있다. 노움을 데려오는 건 스승님에 비해 정신력과 마나도 반의반의 반도 들지 않고.

그렇다면 부하도 생겼으니 부려 먹어야 하지 않겠는가.

“너 진짜 내 부하지?”

“그렇습니다!!”

확실히 한 번 더 대못을 박았다.

우렁찬 대답에 사악한 미소를 지은 강수호.

“내가 소환해 줄 테니까 매일 여기에 와. 그리고 내일이 딱 그 일정이거든? 네가 고생 좀 해야겠다.”

“……?”

정확한 의미를 알 수 없는 말. 하지만 그 말의 의미는 다음 날이 되자마자 바로 알 수 있었다.

강수호라는 왕이 얼마나 폭군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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