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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에게 절대자들의 선물함이 도착했다-50화 (50/225)

제50화

50. 꼬우면 님도 왕 하시든가(1)

“인상 좀 펴, 인마.”

“착하고 잘생긴 노움의 노동력을 착취하다니. 정말 나쁜 왕이었군요.”

“꼬우면 네가 왕 하든가.”

“…….”

“그리고 네가 뭐가 잘생겼냐. 고블린보다 못하더만.”

“고블린이랑 비교하지 마십시오!”

꼬우면 왕 하라는 말에 입을 다문다.

왕의 조건은 5m 이상의 황금 사과나무를 이틀 만에 만드는 것. 그로서는 절대적으로 불가능한 방법이다.

“칫입니다.”

“나도 칫이다.”

“저도 칫입니다.”

“칫칫이다.”

“칫칫칫입니다.”

조금은 유치한 방법으로 대응했다.

둘 다 뭔가 이런 거에 잘 맞아서 그런지 한참 유치한 방법으로 다투고 있을 때.

“음? 얜 누구야?”

“아, 왔어? 그냥 내 친구.”

“친구라고? 그런데 이렇게 작아?”

“작지 않다. 노움 중에서도 꽤나 큰 편……. 웁?”

“쉿.”

어느새 길드 앞에서 무장을 갖춘 채 도착한 최서현이 인사를 건넸다.

황금 노움을 궁금해하길래 당연히 친구라 말했다. 이 아이에 관해서는 평생을 비밀로 하는 게 좋을 테니까.

세계에 알려지면 안 되는 황금 노움.

최서현의 말에 고인 물들로 인해 변장한 모습으로 잔뜩 찡그리며 대꾸했다.

“꺼져라. 나는 작지 않다, 암컷아.”

“아, 암컷?”

“…….”

“그래, 암컷들도 왔고 수컷들도 왔으니 이제…….”

빠각!!

“아악!”

말을 끝내지 못하게 뒤통수를 강하게 휘둘렀다. 그 때문에 변장이 벗겨질 뻔했지만, 그런 것 따위는 상관없다.

지금 저 말을 하는 것 자체가 민폐이면서 ‘나 황금 노움이다!!’라고 밝히는 것과 같기 때문이다.

강수호는 그의 귀 옆으로 가 화를 억누르며 말했다.

“닥쳐.”

“넵…….”

그래도 말은 알아들었는지 울상을 지으며 고개를 숙인다.

여기서는 암컷, 수컷이란 말을 사용해서는 안 된다. 엄연히 질서와 법이 갖춰진 세계.

“그냥 실실 웃으면서 ‘반갑습니다.’만 하라고. 알겠어?”

“넵…….”

어쩐지 데리고 가는 게 오히려 불이익이 되지 않을까 걱정된다. 이를 그르치면 어떡하지.

“그래도 제가 탐지 역할은 제대로 할 수 있습니다.”

“그래, 제발 그래라. 그것만 해도 넌 충분하니까.”

오늘 강수호가 황금 노움을 데리고 온 이유는 단 하나. 노동 착취가 아니라, 밀렵꾼을 잡기 위해서다.

“모두 모였나?”

“넵!!”

어느새 도착한 부마스터 신하림.

인원을 점검하면서 강수호의 옆에 있던 황금 노움을 살펴본다.

“그 친구가 이번에 도와주기로 한 학생이야?”

“넵! 탐지 능력이 있어서 아마 큰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패왕 길드원들의 시선이 강수호에게로 집중된다.

탐지 재능. 이럴 때 특히 유용하게 사용하는 귀한 각성자여서 그런다. 하지만 크게 기뻐하지는 않았다.

“그래, 알았다. 그래도 너무 나서지는 말고. 아직 학생에 불과하니까 경험 쌓는다고 생각해라. 크게 다칠 수도 있어. 밀렵꾼들은 전문적으로 헌터 아이템을 들고 다니거든. 노움들 잡는다고 수준도 꽤나 높고.”

“넵!!”

학생 수준의 탐지 마법. 전문적인 아이템보다는 낫겠지만, 큰 기대는 못 한다.

간단히 대답하자 그녀가 설명을 이어나간다.

“이번 토벌은 크게 시작할 것이다. 저번부터 벼르고 있던 밀렵꾼들을 모조리 잡을 생각이거든. 이번에 토벌을 함께 나갈 길드는…….”

그녀의 입에서 유명한 길드들이 언급되기 시작했다.

모든 길드가 밀렵꾼들에게 화가 난 상황.

“대부분의 대형 길드가 나서기로 했다. 요새 황금 사과나무 가격이 폭등하는 것 때문에 황금 사과를 얻기가 얼마나 힘들었는지.”

“일 년에 한 번도 못 먹어 보지 않았습니까?! 적어도 1년에 한 번쯤은 먹어봤는데.”

“그러니까 말이다.”

비싼 보약처럼 취급되는 황금 사과.

밀렵꾼 때문에 저번 연도에는 껍질에 혀도 대지 못했다.

“족치러 가자!!”

“후!!”

한마음 한뜻으로 소리치는 이들.

다중 텔레포트를 사용하여 다른 길드들이 기다리는 장소로 이동했다.

* * *

슈아아악!

“우욱! 우웩!”

파란빛이 주변에 튀면서 길드원들이 모인 장소에 도착한다.

최서현은 아직 텔레포트에 익숙하지 않은지 구역질을 반복한다.

“괜찮냐?”

“아, 응. 이제 조금 괜찮아졌어.”

“원래 처음 텔레포트 할 때는 다 그래.”

“너는 왜 아무렇지도 않아?”

“익숙해져서.”

최서현은 강수호가 아무렇지도 않은 게 궁금했는지 물어본다.

정확한 답변은 해 줄 수 없지만, 이동이란 건 너무나도 익숙했기 때문에 가볍게 털고 일어난다.

“오랜만이네. 최서현까지.”

“음?”

그때 마침 들려오는 익숙한 목소리. 묵묵하게 공부하고, 운동하던 그 녀석이 분명했다.

“조시현?”

“흠흠. 반갑다. 오랜만이군.”

서울 명문 아카데미 1등 조시현.

아빠의 길드에 들어간다더니 정말인 듯하다. 오른쪽 가슴에 붙인 배지.

최서현도 아는 듯 가볍게 악수를 건네온다.

“너도 오랜만이군.”

“그래, 전보다는 강해졌겠지?”

“……그럼.”

“너, 설마 졌냐?”

“…….”

졌냐는 말에 그의 표정이 처참히 구겨진다.

하긴 그녀가 재능을 한 번 사용하면 페널티는 심하지만, 조시현 정도는 충분히 상대 가능할 거다.

“뭐, 질 수도 있지. 그것보다 너도 밀렵꾼 때문에 왔어?”

“당연하다. 그냥저냥 토너먼트 전 경험상.”

곧 있으면 열릴 토너먼트. 그전에 힘을 기르는 것도 나쁘지 않은 판단이다. 이런 곳에서 경험을 쌓는 것도 좋을 거고.

“조시현!”

“아, 넵.”

한참 이야기를 나누고 있을 때 누군가 그의 이름을 부른다. 직위가 꽤나 높은 사람인지 신왕 길드 마스터 옆에 있었다.

“이만 가 보지. 바빠서 말이야.”

“응. 잘 가라. 다음에 또 보고.”

간단히 인사를 건네고 사라진다. 자신들도 계획을 다시 맞춰봐야 하기에 붙잡지는 않았다.

“그런데 정말 신세계네…….”

“그렇게 신세계야?”

“그럼, 대형 길드 전부가 이렇게 모인 적은 처음이잖아.”

“그런가…….”

솔직히 최서현의 말이 와닿지 않는 건 아니었다. 1년 전만 하더라도 대형 길드 하나만 와도 신세계라며 난리를 쳤을 테니까.

하지만 지금은 아니었다.

“나는 수호 길드 빼고는 다 스카우트 받아서.”

“그래, 너 잘났다.”

“뭐가 잘났는데?”

“깜짝아.”

한참 잡담 중에 갑자기 등장한 한 남자.

익숙히 알고 있는 이였기에 강수호와 최서현은 잔뜩 눈살을 찌푸렸다.

“워워, 다들 왜 그래? 같은 신입생 아니었나?”

“나는 그냥 네가 싫어. 예전부터.”

“나도.”

바로 양유혁이이었다. 표정 하나하나를 신경 쓰는 건지 얼굴 자체가 얄미워 보인다.

그리고 매번 느껴지는 이 기운.

‘도대체 이게 뭔 기운이지?’

알 것 같으면서도 모르겠다.

이 더러운 기운을 분명히 던전에서도 느낀 것 같은데 말이야.

“일단 이야기 듣는 거에 집중하자. 밀렵꾼들이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니까.”

“네가 말 안 해도 집중하려 했거든.”

모든 길드가 도착하면서 작전 회의가 시작되었다.

모진 말에도 웃으며 고개를 끄덕이는 양유혁.

가볍게 무시하고 먼저 온 패왕 길드 마스터의 이야기를 듣는다.

“요새 밀렵꾼 새끼들이 많이 다니니까 불편하지? 못해도 1년에 한 번씩 먹는 황금 사과도 못 먹고 말이야.”

“그렇지.”

“귀하디귀한 황금 사과를 못 먹으니까 돌겠더라고.”

그의 말에 모두가 동의했다.

1년에 한 번씩 먹던 보양 같은 황금 사과. 그뿐만 아니라 다른 밀렵꾼들도 판치는 바람에 요새 말이 아니다.

“그러니까 우리가 이렇게 모인 거 아니겠어? 서로 앙숙 관계인 길드도 있을 거고, 친한 길드도 있을 거지만 이번만큼은 쳐 싸우지 마라. 다 아작 내 버리기 전에. 알겠지?”

“…….”

순식간에 침묵이 돈다.

전국 길드 1위, 1위 헌터라 할 수 있는 말. 그렇기에 도발적인 말에도 욕할 수 있는 사람은 없었다.

“장난이야, 장난. 내가 설마 아작을 내겠어? 궁디팡팡하면서 몇 번 혼내고 말지. 그러면 이제부터 시작하자고!”

곧이어 시작되는 밀렵꾼의 토벌.

대부분의 대형 길드가 모두 나서서 쉬울 수도 있겠지만, 밀렵꾼들도 한 주먹하는 헌터들. 최소 C급 헌터 이상이기에 모두 조심해야 한다.

이구호의 말에 모두가 흩어진다.

이곳은 국가에서 지정한 황금 사과나무 던전 지역. 바로 에베레스트산이다.

“우리도 가자.”

“그래.”

“나도 같이…….”

“꺼져.”

3인 1조로 움직이는 이번 토벌.

밀렵꾼을 발견하면 조명탄을 이용하거나, 무전기를 통해 전달된다.

신입들은 당연히 던전이 거의 없는 에베레스트 가장 밑. 아쉬움을 잔뜩 표출했지만, 신입은 신입답게 행동해야 한다.

같이 가자는 양유혁을 떼 놓고 가고 싶었지만, 할 수 없이 동행하기로 하고.

“냄새나냐?”

“킁킁. 잠시만 기다려 주십시오.”

이 순간을 위해 데리고 온 황금 노움을 사용했다.

평범한 노움도 아니었다. 노움의 총 관리자.

코로 몇 분 정도 냄새를 맡자 곧이어 노움의 눈이 황금색으로 물들어 간다.

“찾았어?”

“찾았습니다. 저를 따라오시지요.”

황금 노움들은 황금 사과나무가 어디 있는지 알 수 있는 특징을 가지고 있다. 그 때문에 헌터들이 황금 노움을 얻으려고 하는 것이고.

돈 주고도 못 살 황금 노움이 지금 강수호 옆에 있었다.

더군다나 황금 노움 말고 얻을 수 있는 것도 하나 있었다.

[강수호]

레벨 : Lv. 35

체력 – 153 민첩 – 133 힘 – 152 마나 – 138 감각 – 136

스탯 포인트 : 0

재능 : 차원 이동(SSS급)

스킬 : [트롤의 재생력(S급) : Lv. 4], [절대정신 방벽(S급) : Lv. 3], [미스릴의 신체(B급) : Lv. MAX], [괴물 같은 체력(C급) : Lv. 7], [2서클 마법(C+급) : Lv. 5], [황금 노움들의 왕(SS급) : Lv. MAX]

-스킬, ‘황금 노움들의 왕(SS급)’을 획득했습니다.

[황금 노움들의 왕(SS급)]

효과 : 모든 황금 노움이 당신의 말에 복종합니다.

황금 노움의 복종.

강수호는 상태창을 닫고 황금 노움을 따라가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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