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6화. 내 선택은.
[B등급 퀘스트와 A등급 퀘스트 둘 중에 하나 선택이 가능합니다.
-한번 선택을 하면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
그전까지만 해도 반반이었다.
그래서 성에 차지 않으면 가차 없이 거절할 마음도 분명히 있었다.
그 사정이 아무리 딱하다 하더라도.
하지만 눈앞에 뜬 메시지에는 마음이 동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나 A등급 퀘스트에.
그만큼 A등급의 보상은 내가 생각했던 것보다 더 좋았다.
2500만 골덴링과 상당량의 경험치 그리고 1500개의 코인과 귀함에서 전설 등급 사이의 악세사리 1종이 나오는 랜덤 상자도 그렇지만 잔여 스탯포인트 300개가 특히 더.
물론 어쩌면 랜덤상자에서 전설 등급의 악세사리가 나와 더 대박이 될 수 있지만 그것은 가정이자 확률.
그래서 명확하게 눈에 보이는 잔여 스탯포인트 300개가 더 마음에 들었다.
당연히 300개를 총 750개로 증가 시켜줄 동반 성장 때문에.
물론 그만큼 A등급의 퀘스트는 B등급의 퀘스트에 비해 할 일이 많았다.
성공까지 기약도 없었고.
하지만.
“하죠. 그것도 번듯한 이름을 가진 도시를 만들 때까지.”
거침없이 내뱉었다.
실패를 두려워해 포기하기에는 그 과실이 너무나 달고 맛있어 보였기에.
그리고 그 선택을 하자마자 메시지가 울렸다.
[퀘스트 ‘살테 일족에게 희망의 등불을 밝혀라’에서 A등급 퀘스트를 선택하였습니다.
-단, 개척자들의 도시가 별다른 진전 없이 한달 이상 허무하게 시간을 흘러 보낸다면 살테 일족은 실망하여 퀘스트 자체를 파기할 수 있습니다.]
A등급의 선택.
그러자 그 밑에 전에 없던 제약에 가까운 단서가 갑자기 생겼다.
하지만 개의치 않았다.
저 정도의 제한은 충분히 이해 가능한 범주 안이었기에.
그만큼 나에게는 믿을 만한 구석이 있고.
꾸벅. 꾸벅.
“감사합니다. 정말로 감사합니다. 아시란테님.”
키한나는 내가 A등급 퀘스트를 수락하자마자 연신 고개를 조아리며 감사의 인사를 퍼부었다.
눈가에 촉촉한 물기를 가득 품고서.
그래서 더 의아했다.
저렇게 급박함을 느낄 퀘스트를 어째서 나에게 줬는지.
왜냐하면 분명 누나가 말했다.
퀘스트를 그것도 유저와 전투를 청탁하는 퀘스트는 어지간해서는 나오지 않고 더욱이 나와봤자 그들에게 인정을 받아야만 겨우 받을까 말까 하다고 했으니까.
그만큼 희귀한 유형의 퀘스트.
그런데 나는 NPC들에게 인정받을 무언가를 한 적이 없다.
아, 물론 이 ‘Revival Legend’에서만.
이 ‘Revival Legend’ 전신인 ‘Forgotten Legend’에서는 어마어마한 일을 하긴 했다.
특히 3차 클로즈 베타에서 유일하게 만렙 달성이라는 업적을.
‘그러고 보니까 나 정말 엄청나구나...’
그때는 그러려니 수긍하고 넘어갔지만 지금 생각해보니 나 혼자만 했다.
이 지구 내에서.
“훌쩍. 훌쩍. 그럼 저는 이 사실을 얼른 일족 어른들에게 알리러 가보겠습니다! 혹여나 저나 살테 일족을 찾기 원하신다면 개척자들의 도시 서쪽 성문에 위치한 마안트라는 주점을 찾으시면 됩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아시란테님 같은 강자가 저희의 손을 뿌리치지 않
고 붙잡아 주셔서 정말로 감사합니다.”
키한나는 거의 90도에 가까운 인사와 함께 말을 마치고 빠른 속도로 이동했다.
분명 울고 있지만 입가에는 미소를 띤 채.
그리고 그 모습을 확인하고 나도 나지막하게 입을 열었다.
“로그아웃.”
칼을 빼든 상황.
즉, 이제 앞으로 바빠질 것이다.
그렇기에 휴식은 필수이고.
다음날 아침.
간단한 시리얼로 아침을 해결하고 곧장 접속을 했다.
그리고 이곳에서 처음으로 밖의 사냥터가 아닌 질척이는 늪지대의 세이프티 존 중앙에 위치한 텔레포트 존으로 이동했다.
200레벨 달성으로 3개를 얻었으니까.
바로 3개의 스킬포인트를.
“이동. 개척자들의 도시.”
[개척자들의 도시로 이동합니다.]
곧 눈앞에 질척이는 늪지대로 이동하기 전 한번 보기는 했지만 그 안으로 직접 들어간 적은 없는 개척자들의 도시가 모습을 드러냈다.
저벅저벅.
이번에는 개척자들의 도시로 안으로 들어가기 위해 발걸음을 옮겼다.
하지만 직전의 거점 도시이기도 했던 코툼성과 달리 내부로 들어가지 못하고 발걸음을 멈춰야했다.
성문 앞에서 길을 막는 자들이 있었기에.
“통행료 30골덴링입니다.”
그리고 그들은 나를 막고서는 당당하게 통행료를 요구했다.
“통행료요?”
물론 통행료를 받을 수는 있다.
그래서 멀리서 찾을 필요도 없이 내가 며칠 전에 직접 질척이는 늪지대에서 통행료를 대신한다는 명목하에 7만 골덴링에 쓰레기 같은 부츠를 구입하기도 했다.
더욱이 좋은 아이템이 나오거나 경험치가 특출나게 좋은 곳은 거대 길드 등이 장악을 하고서 자기들끼리 독점을 하거나 혹은 통행료나 이용료라는 명목으로 돈을 받는 경우가 있다는 것도 안다.
하지만 공통적으로 그곳은 전부 사냥터.
내가 알기로 그 어디에도 없었다.
스킬을 배울 수 있는 중앙 광장의 탑과 상점, 경매장, 대장간 그리고 쉴 수 있는 주점이나 카페 등이 존재하는 도시를 통행료를 받고 이용케 한다는 곳은.
물론 퀘스트 설명에 가화 길드가 이용자들에게 돈을 받는다고 적혀 있기는 했다.
하지만 그것은 내가 당했던 사냥터에 국한되는 줄 알았지 설마 도시까지 포함될 거라고는 생각지 못했다.
“사냥터가 아닌 도시를요?”
그래서 되물을 수밖에 없었다.
이들이 혹여나 착각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고.
“네. 개척자들의 도시를 한번 들어갈 때마다 30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허.’
절로 헛웃음이 나오는 상황.
하지만 대놓고 웃지는 않았다.
그저 품에서 30골덴링을 꺼내 건네줄 뿐.
“통과.”
그리고 막았던 입구를 푸는 그들을 지나쳐 안으로 들어섰다.
멈칫.
하지만 잠깐 멈춰 서고 그들을 향해 입을 열었다.
“가화 길드원이 맞나요?”
혹시나 하고 질문을 던졌다.
이들이 가화 길드가 아니면 안 되니까.
하지만 그런 불상사는 일어나지 않았다.
“네. 이곳을 장악하고 있는 저희 길드 이름이 가화 길드입니다. 무슨 문제 있나요?”
“아니요. 없습니다.”
마치 무슨 불만이라도 있냐는 듯이 눈을 부라리며 말하는 그를 향해 겁을 집어먹어 꼬랑지를 마는 개마냥 대답했다.
그러자 그가 나를 향한 시선을 떼고 다시 전방을 주시했다.
저벅저벅.
그리고 나도 볼일은 다 봤다는 듯이 천천히 발걸음을 안으로 움직였다.
우선은 모든 도시에 존재하는 중앙 광장에 있는 탑을 향해.
[영웅들의 능력이 기록된 탑입니다.
-본인의 능력에 따른 습득 제한이 존재합니다.]
중앙 광장에 있는 탑 근처에 다가서자 항상 울리던 그 메시지가 울렸다.
“아이스 계열 스킬 검색.”
어차피 다른 스킬은 배울 생각 자체가 없기에 곧바로 아이스 계열의 스킬 검색에 들어갔다.
그러자 2개의 메시지가 울렸다.
[현재 습득 가능한 아이스 계열 스킬이 존재합니다.]
[현재 업그레이드 가능한 아이스 계열 스킬이 존재합니다.]
-(2레벨) -> 3레벨 아이스 볼. (3레벨 맥스. 필요 골덴링 20,000골덴링.)
: 30미터 내의 적에게 주먹만 한 얼음 덩어리를 날린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한다.
: 총 1레벨, 2레벨, 3레벨 아이스 볼이 존재한다.
-(2레벨) -> 3레벨 아이스 볼트. (3레벨 맥스. 필요 골덴링 20,000골덴링.)
: 30미터 내의 적에게 약간의 관통력이 있는 얼음 볼트를 날린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한다.
: 총 1레벨, 2레벨, 3레벨 아이스 볼트가 존재한다.
-(2레벨) -> 3레벨 아이스 웨폰 (3레벨 맥스. 필요 골덴링 20,000골덴링.)
: 사용하는 무기에 차가운 얼음을 씌워 타격시 상대방에게 추가 피해를 입힌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씌워지는 얼음에 의한 추가 피해가 증가한다.
: 총 1레벨, 2레벨, 3레벨 아이스 웨폰이 존재한다.
-(1레벨) -> 3레벨 아이스 쉴드. (필요 골덴링 45,000골덴링.)
: 사용자 정면에 얇은 얼음 방패를 세운다.
: 정신력과 지력 수치에 따라 얼음 방패의 두께가 증가한다.
: 총 1레벨, 3레벨, 5레벨, 7레벨 아이스 쉴드가 존재한다.
-(2레벨) -> 3레벨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 (필요 골덴링 55,000골덴링.)
: 25미터 내의 적에게 5발의 얼음 화살을 날린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하며 최대 10발까지 얼음 화살이 증가한다.
: 총 2레벨, 3레벨, 5레벨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가 존재한다.
우선 내가 보유한 스킬들 중에서 업그레이드가 가능한 스킬들이 먼저 모습을 드러냈다.
“전부 업그레이드.”
이미 어젯밤에 잠에 들기 전 많은 고민을 했고 결정을 내렸었다.
업그레이드 가능한 1, 2레벨 스킬들은 전부 업그레이드하기로.
왜냐하면 우선 아이스 웨폰 같은 경우는 차후 얼음황제의 수호검과의 시너지 때문이라도 3레벨로 쭉 유지할 필요가 있었고 그간 가장 필요가 없어 보였던 아이스 쉴드도 나를 위해서가 아닌 차후 파티 사냥이나 단체 싸움 같은 경우를 생각해 봤을 때 유지 하는 것이
낫다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 7레벨까지 오르기에 7레벨에 ‘아이스 맨’이라는 특성까지 생각하면 어쩌면 생각지도 못한 위험을 모면할 수 있는 비장의 카드가 될 수도 있기에.
그리고 항상 저레벨의 마법은 몇 개 가지고 있는 것이 정석이다.
그만큼 높은 레벨의 마법은 필요 마나량도 마나량이지만 필연적으로 긴 쿨타임을 동반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뛰어난 마법사라면 그걸 감안해서 적절한 레벨별 마법 분배가 필수였다.
그 이유로 나도 3차 클로즈 베타 당시에는 아이스 볼트는 3레벨로 업그레이드 했지만 아이스 볼은 2레벨로 남겨두고 플레이를 했었다.
1차, 2차 클로즈 베타 당시 얻은 교훈이 있었기에.
하지만.
‘지금의 나는 1차, 2차, 3차 클로즈 베타를 했던 당시의 내가 아니지.’
그래서 그게 아무리 3레벨이지만 나에게 단일 공격 마법은 쿨타임이 거의 없는 것이나 마찬가지고 앞으로도 그게 더 높아지면 높아지지 낮이질 일은 없다.
동반 성장으로 지력만 투자함에도 정신력도 1/2이지만 끊임없이 계속 오를 것이기에.
그래서 전부 업그레이드를 시도했다.
[2레벨 아이스 볼, 2레벨 아이스 볼트, 2레벨 아이스 웨폰, 1레벨 아이스 쉴드, 2레벨 다연발 아이스 애로우를 전부 업그레이드 하시겠습니까?
-총 16만 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업그레이드 한다.”
나중에 정 쓸모가 없으면 스킬 삭제도 가능하기에 한치의 망설임도 없기 말을 내뱉었다.
그게 아무리 습득시 5배의 골덴링이 필요하다 하더라도.
업그레이드가 끝나자 스크롤을 밑으로 쭉 내렸다.
그리고 이번에 새로 습득할 스킬들을 하나씩 골랐다.
-3레벨 얼음 감옥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120,000골덴링.)
: 일정한 영역에 얼음으로 만들어진 감옥을 만든다.
: 사용자의 지력 수치에 따라 생성되는 얼음 감옥의 크기와 방어력이 증가한다.
: 총 3레벨, 5레벨, 7레벨 얼음 감옥이 존재한다.
-3레벨 살얼음. (액티브, 필요 스킬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75,000골덴링.)
: 일정한 영역에 얇게 살짝 언 얼음 지역을 생성한다. 단, 이미 살얼음을 사용하는 영역이 얼음 지역이라면 살얼음의 효과는 최대 5배까지 증가한다.
: 사용자의 지력 수치에 따라 발생 범위와 추가적으로 생성되는 살얼음의 양이 증가한다.
: 3레벨의 살얼음만 존재한다.
얼음 감옥과 살얼음은 전의 클로즈 베타 당시 잘 써먹었던 스킬이다.
특히 아이스 필드를 위해서라도 살얼음은 필수였다.
왜냐하면 아이스 필드는 총 2레벨, 5레벨, 7레벨이 존재했다.
즉, 2레벨 다음의 5레벨이 되기까지 상당기간 쭉 2레벨의 아이스 필드만 사용할 수밖에 없는데 레벨이 올라 점차 강력한 몬스터를 상대할 때 여전히 2레벨에 머무는 아이스 필드로는 힘이 빠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그때 필요한 것이 단 3레벨 구간 하나만 존재하지만 그래도 아이스 필드와 찰떡궁합의 효과를 보여주는 살얼음이었다.
[3레벨 얼음 감옥과 3레벨 살얼음을 선택하였습니다.
-총 2개의 스킬포인트와 195,000골덴링을 필요로 합니다.
-습득하시겠습니까?]
“습득한다.”
그 효과를 이미 알고 있기에 곧바로 습득을 선택했다.
그리고 나머지 1개의 스킬포인트를 위해 이것저것 둘러보기 시작했다.
광역 스킬과 단일 스킬 전부 가리지 않고.
그러다 하나의 스킬을 찾았다.
-3레벨 아이스 스피어 (액티브, 필요 스킬 포인트 1개, 필요 골덴링 75,000골덴링)
: 30미터 내의 적에게 강력한 힘을 동반한 얼음의 창을 던진다.
: 지력 수치에 따라 사거리와 대미지가 증가한다.
: 총 3레벨, 4레벨, 6레벨 아이스 스피어 존재한다.
얼음 감옥은 아무래도 공격이나 방어 양쪽 모두에 활용 가능한 유틸리티 성격의 스킬이고 살얼음은 확실히 광역 스킬.
그래서 3레벨 단일 마법 중에서 가장 강력한 위력을 자랑하는 아이스 스피어를 골랐다.
솔직히 광역 스킬 중에 쏟아지는 우박 급의 스킬이 없다는 것도 아이스 스피어를 선택하는데 한몫하긴 했다.
그렇게 아이스 스피어까지 습득을 마치고 발걸음을 뒤로 돌렸다.
< 내 선택은. (작가의 말 추가.) > 끝
< 응. 그 험한 꼴을 보고 싶어서 왔어.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