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나 혼자만 무한전직-203화 (203/332)

# 203

그렇게 레온은 호문클루스라는 아예 처음 들어 보는 명칭을 듣고 속으로 호기심이 끓어오르자.

“……한데 커티스 님, 그 호문클루스라는 것은 대체 무엇입니까?”

지체 없이 커티스에게 직접적으로 질문을 던졌다.

그렇게 한 이유는 간단했다.

굳이 알고 있는 척 거짓말을 할 필요는 없을 것 같았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물론 그러면서도 속으로 변명거리도 하나 생각을 해 놓기는 하였지만 말이었다.

그리고 그건 바로.

‘쩝, 왜 모르냐고 하면 또 호문클루스에 대해 말해 주기 직전에 스승이 죽었다고 하지, 뭐.’

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이어진 다음 순간.

호문클루스를 모른다는 레온의 반응에 살짝 놀란 기색을 보이던 커티스는 이윽고 레온을 지그시 바라보기 시작했다.

그러곤 이내 슬픈 표정을 지어 보이더니, 대답을 이어 갔다.

“휴우, 이런. 자네의 스승께서 미처 호문클루스에 대해서도 이야기를 못 해 주고 돌아가셨나 보군.”

그러자 레온은 곧바로 서글픈 연기에 돌입하며 고개를 조용히 끄덕였다.

레온의 축 처진 어깨를 토닥이며 커티스가 말을 이어 나갔다.

순간 레온이 귀를 쫑긋 세웠다.

“쯔쯔, 걱정 말게나. 내가 지금부터 하나하나 상세히 설명을 해 주겠네. 자, 모든 연금술사들의 궁극의 목표인 호문클루스란 말일세…….”

한데 그렇게 커티스의 친절한 설명이 시작되려던 찰나.

띠링.

‘오잉?’

갑작스레 효과음과 함께 레온의 눈앞에 불쑥 시스템 창이 떠오르고 있었다.

스윽.

곧이어 시스템 창의 내용을 빠르게 확인한 레온이 입꼬리를 슬며시 말아 올렸다.

그러곤 속으로 탄성을 내뱉으며 생각하였다.

‘오오, 이게 웬 떡이야. 퀘스트 풍년이다!’

[호문클루스를 완성시켜라 1 / (직업) (연계)]

현재 데빌즈 네스트에 속해 있는 연금술사들이 지니고 있는 가장 강력한 힘은 단연코 골렘이다.

하지만 골렘은 과거의 역사를 돌이켜 볼 때, 연금술사들의 가장 강력한 힘은 아니다.

연금술사들이 지녔던 최강의 힘은 바로 지금은 실전된 비전인 호문클루스이다.

연금술의 정화로 만든 살아 움직이는 인공 생명체를 뜻하는 호문클루스는 골렘 따위와는 비교도 될 수 없을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존재이다.

과거 연금술사들이 호문클루스를 지니고 있을 때만 해도, 그 어떤 소환술사도 감히 연금술사들을 무시하지 못했을 정도였다.

그렇기에 모즈구스에게 행할 복수의 도구로 택한 것이다.

하지만 안타까운 것은 앞서 말했듯 비전이 실전되었다는 것이다.

이제부터 당신은 지금부터 아주 사소한 것일지라도 호문클루스 제작의 단서가 될 수 있는 것을 샅샅이 찾아내어야 한다.

퀘스트 난이도 : SSS

퀘스트 목표 :

호문클루스 제작의 단서 발견

퀘스트 보상 : 완전한 호문클루스, 알 수 없음

골렘과는 비교도 안 될 정도로 강력한 파괴력을 지닌 인공 생명체.

그렇게 퀘스트의 상세 설명을 쭈욱 읽어 내려가며 정리를 끝낸 레온은 이내 그 평가를 내렸다.

그가 눈에 이채를 띤 채,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대박이잖아?’

그의 최종 평가는 대만족이었다.

한데 그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일인 듯싶었다.

‘그 골렘을 따위라고 표현하다니. ……이거 잘하면 본 드래곤에 필적하는 소환수를 하나 더 얻을 수도 있겠는데?’

레온은 연금술사가 지닌 골렘의 파괴적인 공격력을 잘 알고 있었다.

직접 몸소 경험해 보았으니 확실했다.

그런데 골렘과 비교를 거부할 정도로 강력한 힘을 지니고 있다니, 기대가 안 될 수가 없는 것이다.

진정이 쉽게 되지 않을 정도로 레온의 가슴이 콩닥거리고 있었다.

한데 그때였다.

‘어라?’

불현듯 레온이 깜짝 놀란 표정을 지어 보이고 있었다.

-신규 스킬, ‘콜 호문클루스’ 스킬을 획득하였습니다.

퀘스트 창이 사라지자, 곧바로 그의 눈앞에 스킬을 얻었다는 메시지가 떠올랐던 것이었다.

레온은 들뜬 마음으로 곧바로 새로이 획득한 스킬의 상세 내용을 확인하였다.

그러고 나자, 레온의 얼굴에 좋다 말았다는 표정이 떠올랐다.

안타깝게도 그 스킬은 온전한 상태가 아니었기 때문이었다.

[콜 호문클루스(봉인) / 사용 불가]

자신이 창조한 호문클루스를 소환한다.

-콜 호문클루스 스킬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이전에 호문클루스를 창조한 내역이 있어야 합니다.

-현재 소환 가능 호문클루스 0/0

레온은 입맛을 다시며 속으로 생각했다.

‘쩝, 다른 스킬들이 봉인에서 풀렸더니 새로운 봉인된 스킬을 주네. 끄응, 이럴 거면 그냥 쓸 수 있을 때 주든가.’

안타까움이 절절 흘러넘치고 있었다.

하지만 또 그렇게 말은 했지만 이렇게 스킬을 받고 나니, 호문클루스가 확실히 소환수로써 얻을 수 있는 존재라는 것이 밝혀져 조금은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었다.

그러던 그때.

길고 길었던 설명을 모두 끝마친 커티스가 레온에게 장소의 이동을 권유하였다.

“자, 이후부터는 함께 장소를 조금 옮기면서 이야기를 나누도록 하지. 날 따라오게나.”

커티스는 레온에게 건물 내에 있는 중요 시설들을 소개해 주려는 것 같았다.

커티스가 그 말을 끝으로 곧바로 레온과 케인을 데리고 집무실에서 벗어나 지하로 데려가고 있었다.

그가 레온을 첫 번째로 데려간 곳은 바로 연구실이었다.

그곳에는 수많은 연금술사들이 한데 모여 한 가지 연구를 진행하고 있었다.

“흠, 이 구절은 이렇게 해석될 수 있지 않을까?”

“쯔쯔, 확실히 그 고서만을 본다면 그렇게 생각할 수 있네. 하지만 이 서책의 내용을 보면 그건 완전히 잘못된 해석이야.”

“에이, 그래도 한번 시도나 해 보자고.”

“됐네, 그렇게 시도했다가는 호문클루스가 아니라 슬라임이나 만들어질 것이 분명하니까.”

“허허, 이 친구 보게. 말이 심하군?”

“껄껄, 자네가 똑바로 했으면 심한 말도 안 들었겠지.”

……당연하게도 모두들 호문클루스를 제작할 단서를 찾고 있는 것이었다.

순간 커티스의 말이 이어졌다.

“각자 모두 배정된 작업이 끝이 나면, 모든 조직원들은 이곳 연구실에서 다함께 단서를 찾고 있다네. 이제 곧 자네도 이곳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게 되겠지.”

그들의 연구 과정을 진지하게 쳐다보던 레온이 슬쩍 질문을 던졌다.

“지금까지 연구의 성과는 좀 있습니까?”

“물론이네.”

그의 말에 커티스가 망설임 없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을 하였다.

그러자 레온은 조용히 그에게 집중했다.

“호문클루스의 제작에는 세 가지의 주재료와 네 가지의 조합 재료가 필요하다네. 그중 우리는 조합 재료들이 무엇인지를 모두 파악해 내는 데 성공하였네.”

그러곤 커티스는 이어 지금까지 알아낸 조합 재료들의 이름들을 말해 주기 시작하였다.

한데 그러자 레온의 눈앞에 또다시 새로운 메시지가 떠올랐다.

-새로운 호문클루스 제작의 단서를 획득하였습니다.

-호문클루스 제작 일지의 내용이 변경됩니다.

[호문클루스 제작 일지]

주재료

= ? + ? + ?

조합 재료

1. 현자의 돌

2. 영원의 허브

3. 순백의 핵철

4. 달빛 소금

아무래도 호문클루스에 대한 정보를 얻게 되면 이 ‘제작 일지’라는 시스템 창에 정보가 자동으로 기입이 되는 듯했다.

한데 조합 재료들을 모두 알아냈음에도 레온의 표정은 그리 밝지 않았다.

‘흐음, 주재료 세 개가 뭔지 모르면 말짱 도루묵인데.’

그의 말처럼 그건 바로 물음표로 나와 있는 주재료들 때문이었다.

걱정스런 얼굴로 레온이 말을 꺼냈다.

“흐음, 주재료가 무엇인지 찾아내는 것이 급선무겠네요.”

커티스가 깊은 한숨과 함께 대답하였다.

“휴, 맞네. 어렵사리 수집한 연금술 비서들에는 조합 재료들은 확실히 적혀 있었지만, 주재료에 대해서는 알 수 없는 문장만이 적혀 있더군.”

‘문장?’

“……문장이라면?”

레온이 그의 말에 고개를 갸웃하며 질문을 던지자, 커티스가 이내 닫혀 있던 입을 열었다.

“수많은 서책 중에 주재료에 대해 적혀 있는 것은 오로지 이 짧은 문장 하나뿐이라네.”

그리고 그 문장이란 이러했다.

-여섯 별의 영혼이 사그라진 육신 위에 강철의 외투를 입을 때, 호문클루스가 완성되리라.

한데 그렇게 말을 해 주고 난 후, 커티스는 의아하다는 표정을 짓고 있었다.

‘무슨 일이지?’

자신의 말을 들은 레온의 반응이 무언가 이상했기 때문이었다.

그 순간, 레온은 마치 어느 날 느닷없이 깨달음을 얻은 수도자의 그것처럼 그저 깊은 생각에 잠겨 있었다.

커티스는 그 모습을 바라보며 놀란 기색을 숨기지 못하고 있었다.

‘……설마 무언가 짐작되는 구석이 있는 건가?’

한데 그런 그의 예상은 정확히 들어맞아 있었다.

레온은 문장을 듣자마자, 정수리에 번개가 꽂힌 것처럼 번쩍하며 예측되는 것이 있었던 것이었다.

순간 레온이 눈에 이채를 띠며 속으로 생각했다.

‘이거 생각보다 훨씬 쉽게 얻어 낼 수도 있겠는데?’

그리고 이어진 다음 순간.

“커티스 님.”

레온이 나지막한 목소리로 커티스의 이름을 불렀다.

꿀꺽.

그에 커티스는 왠지 모를 긴장감에 대답은 하지 않고 침을 목구멍으로 삼키며 레온의 다음 한마디를 기다렸다.

“당황스러우시겠지만 방금 제가 주재료에 대한 단서를 알아낸 것 같습니다.”

“……!”

그 순간, 케인과 커티스를 포함한 연구실에 있는 모든 이들이 경악한 표정으로 레온을 쳐다보았다.

싸아-.

정적이 감돌고 있었다.

어느 누구도 감히 말을 꺼내지 못하는 것이리라.

연금술사들은 바쁘게 고개를 돌려 가며 눈빛으로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저자, 지금 무슨 이야기를 한 거야?’

‘호문클루스의 주재료가 뭔지 알아냈다고 한 거야?’

‘우리가 그 오랜 시간 머리를 맞대고 그렇게 찾으려고 노력했는데도 못 찾은 걸?’

스윽.

그러던 그때, 레온이 고개를 돌리더니 케인과 눈을 맞추었다.

그러자 움찔하며 케인이 몸을 살짝 떨었다.

그러곤 속으로 생각했다.

‘……어라, 왜 오한이 들지.’

그때 레온이 씨익, 하고 미소를 지으며 말을 꺼내었다.

“어이, 조수. 말 편하게 해도 되지?”

레온의 말에 케인이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가, 이내 분노로 흥분한 탓에 얼굴이 붉게 물들었다.

“뭣? 이 자식…….”

어디서 건방지게 반말이냐고, 이어 가려던 케인이 말을 마무리 짓지 못했다.

찌릿.

그러던 그때, 바로 옆에서 차갑게 꽂히는 커티스의 시선을 느낀 탓이었다.

그는 눈빛으로 말하고 있었다.

레온이 까라면 까라고 말이었다.

이내 권력에 굴복한 케인이 입술을 잘근 깨물며 레온에게 대답을 하였다.

“……크윽, 펴, 편하게 하시죠.”

레온이 비릿한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알겠네, 케 조수. 얼른 이리로 와서 내가 하는 말을 토씨 하나 틀리지 말고 적도록 하게.”

레온의 명령에 곁으로 다가간 케인이 작은 수첩을 꺼내어 레온의 말을 적어 내려가기 시작했다.

레온의 말이 이어질수록 케인의 얼굴이 하얗게 질려 가기 시작했다.

이유는 간단하였다.

레온의 요구 사항이 많아도 너무 많았던 탓이었다.

게다가 그가 지금 당장 해결할 수 없을 고난이도의 요청들이 너무나 많았다.

그에 케인은 멈춰 달라는 희망을 담아 슬픈 눈망울로 레온을 쳐다보았지만, 그는 장난꾸러기 같은 미소를 짓고 있을 뿐이었다.

‘크윽.’

케인은 그제야 자신이 엄청난 주인을 만났음을 깨달을 수 있었다.

그로부터 잠시 후, 수첩을 가득 채울 정도가 되어서야 레온의 말은 끝이 났다.

“자, 이쯤이면 되겠군. 내가 토너먼트에서 돌아오기 전에 이걸 전부 다 해 놓으면 되네, 케 조수.”

“시, 시간이 너무 촉박합니다.”

하지만 레온은 케인이 울상을 지으며 하는 말에도 전혀 아랑곳하지 않았다.

차지도 않은 손목시계를 보는 척하더니, 놀란 표정을 지으며 커티스에게 한마디 말을 꺼낼 뿐이었다.

“아이고, 자네 말대로 정말 시간이 촉박하군. 커티스 님, 전 토너먼트가 코앞까지 다가와서 암흑투기장에 다녀와야 할 것 같습니다.”

“그, 그래. 다녀오게나.”

커티스는 그렇게 말하고는 다른 연금술사 하나를 시켜 출구로 레온을 안내하였다.

레온은 케인에게 싱긋, 하고 상큼한 미소를 지어 보이고 뒤도 안 돌아보고 떠나갔다.

그러자 이어진 다음 순간.

“레, 레온 님! 아, 안 돼애애애!”

케인의 슬픈 곡소리만이 공간에 아련하게 울려 퍼질 뿐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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