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133화.다섯 번째 보라색 (136/371)

< 다섯 번째 보라색 >

“우리 뮨돌이, 오구오구. 수고했쩌요. 제니도 고맙대.” 

은빛이가 자기 허벅지 사이에 결합된 한 쌍의 생식기 커플을 토닥거리며 말했다. 

뮨돌이와 제니는 저번에 지은 놈들의 별명이다. 

은빛이의 쁘띠제니에 질내사정을 마친 나는 삽입을 한 채로 녀석의 허리를 끌어안고 등에 얼굴을 기댔다. 

음경과 질벽 사이에 들러붙은 정액이 꾸적꾸적 속삭인다. 

음경을 부드럽게 죄고 있는 질 내부가 참으로 따스하고 포근하다. 

음경과 질의 맥박이 교차하며 두근― 두근― 뛰는 것도 생생하게 느껴진다. 

나른하게 몸을 잠식해오는 현자의 시간. 

삶에 대한 진중한 고찰과 상실의 의미를 막 생각하려던 그때, 은빛이가 만족스러운 식사를 마친 사람처럼 배를 쓰다듬으며 즐거워한다. 

“와, 배 빵빵해진 거 봐. 여윾시 뮤노 센세는 정액 만수르인 것이다.” 

“정액 만수르는 뭐야, 큭큭큭큭!” 

씨바의 드립 한 방에 현타가 싹 달아났다. 

녀석은 신기하다는 듯 아랫배를 만지면서 조잘거렸다. 

“내가 오늘 가임기거든? 만약 오빠가 뮨돌이 수술 안 했으면 나 임신할 수도 있다는 거잖아?” 

“그렇지···.” 

“만약 임신하면 대박이겠다, 그치?” 

“그럴 리 없으니까 걱정하지 마.” 

“흐익, 혹시라도 임신하게 되면 우리도 큐오랑 지하나처럼 결혼해야 되는 건가.” 

큐오랑 지하나는 얼마 전 열애설이 터진 뒤 고작 한 달 만에 초고속 결혼 발표를 한 현역 아이돌 커플이다. 데뷔 년차는 조금 됐지만 그들이 속했던 두 팀 모두 활발히 활동을 하고 있던 중이라서 팬들의 충격이 컸다. 

당연히 두 사람 모두 팀에서는 탈퇴(방출)했는데, 그들이 결혼을 서두른 이유는 혼전임신이었다. 

아직 기사화 되지는 않았지만 업계에서는 이미 기정사실화 됐고, 팬들도 거의 눈치 채고 있다. 

은퇴하거나 해체한 그룹이 아니라 활발히 활동 중인 아이돌 커플의 혼전임신이었기 때문에 당사자뿐만이 아니라 아이돌계 전체 이미지에도 타격이 컸다. 

물론 아이돌도 사람이기 때문에 충분히 그럴 수 있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건 극소수일 뿐이고 대다수의 대중은 부정적인 시선으로 볼 수밖에 없었다. 

시대가 변했기 때문에 연애 정도는 어느 정도 눈 감아 줄 수 있다고 해도 아이돌의 섹스는 여전히 금기시된 암묵적 동의였는데, 그걸 무참히 깨버렸으니 여론이 좋을 리가 없던 것이다. 

아이돌의 직업윤리 및 프로의식의 부재라는 논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고 그를 꼬집는 가십성 기사도 많이 나왔었다. 

그 바람에 란이와 에이텐션의 마약 사건도 다시 언급이 됐었고. 

이건 아이돌계를 넘어 연예계에서도 손꼽힐 만한 전설의 레전드 사건이기 때문에 앞으로도 꾸준히 언급이 될 것이다. 

그나마 다행인 건 마약사건의 주동자였던 에이텐션이 초대형기획사이기 때문에 기사의 노출이 최소화된다는 거지. 

“임신하면 결혼이 문제냐. 업키걸도 망하고 회사도 망하는 건데. 지금까지 쌓았던 우리 이미지 한 방에 날아가는 거고···. 생각하는 것조차 끔찍하다.” 

“그렇겠지. 오빠 수술 진짜 잘했다.” 

결론이 그렇게 나네. 

“근데 나 언제까지 이러고 있어? 슬슬 들어가 봐야 될 것 같은데.” 

“어, 먼저 들어가. 나는 차에 좀 앉아 있다가 갈게.” 

“오빠가 빼줘야 가지. 이 상태로 일어나면 뮨돌이 침 확 흘러내린단 말야.” 

“아, 맞다. 휴지랑 물티슈 앞에 있는데. 글러브 박스에 손 안 닿지?” 

“응, 안될 거 같은데···. 뮨돌이가 여의봉처럼 늘어나지 않는 이상···.” 

“제니를 확 조여 봐.” 

“조여도 새!” 

후배위 포즈로 은빛이를 앞좌석에 사이로 들이밀려고 했지만 역시 거리가 안 나온다. 

그때 내 눈에 들어온 건 의자 사이에 쓰러져 있는 란이의 쇼핑백이었다. 

나는 바닥에 떨어진 젖 묻은 브래지어를 주워 은빛이에게 건넸다. 

“일단 이걸로 막고 있어. 내가 잽싸게 휴지 가져올게.” 

“아 왜 남의 속옷가지고 그래.” 

“어차피 티 안 날 거야. 정액이나 우유나.” 

“아잇, 그래도 그게 아니지.” 

“새 걸로 사주면 되지. 하나, 둘, 셋.” 

“꺄읏!” 

나는 은빛이의 힙을 강제로 밀어낸 뒤 제니 사이로 흘러나오는 정액을 잽싸게 란이의 브래지어로 틀어막았다. 그리고 글러브박스에서 휴지와 물티슈를 꺼내 뒤처리를 마무리 지었다. 

“오빠 나 먼저 들어간다옹.” 

“야, 이거 옷 걸치고 가.”  “그럼 오빠는 뭐 입어.” 

“나는 패딩 또 있어.” 

“흐응, 땡큐큐.” 

지금 바로 녹음실로 들어가면 서원이랑 란이를 보고 있는 것만으로도 기가 쫙 빨릴 것 같다. 

나는 은빛이가 먼저 떠난 차 안에서 옷을 갈아입은 뒤 빼곡히 쌓인 휴대폰 메시지에 답장을 하며 잠시 혼자만의 시간을 가졌다. 

맥심 정아윤 에디터님 [오빠 우리 언제 만나요!] 

아이고, 맞다. 

내가 먼저 약속을 잡는다고 해놓고 연락을 못했구나. 

여자 쪽에서 먼저 이렇게 연락을 하기가 쉽지 않았을 텐데 미안해죽겠네. 

나 [죄송해요. 업키걸 애들이 오랜만에 휴가를 냈는데 그거 뒤치다꺼리 하느라 정신이 없었네요ㅠㅠ] 

맥심 정아윤 에디터님 [에고ㅠㅠ 힘드시겠어요] 

나 [모레 시간 어떠세요?] 

맥심 정아윤 에디터님 [저는 괜찮아요^^] 

나 [그럼 모레 저녁에 볼까요?] 

맥심 정아윤 에디터님 [오빠 바쁜데 제가 눈치 없이 시간 뺏는 거 아닌가..ㅎㅎ] 

나 [절대 아니에요ㅋㅋㅋ] 

이틀 뒤 저녁 6시 정아윤. 

일정표에 메모를 해두고 다른 메시지를 확인했다. 

제희한테도 톡이 와 있었다. 

우리 집에서 재결합을 한 그날 이후 자연스럽게 서로 말을 놓게 되었다. 

J [오빠 유진이 만났담서ㅋㅋㅋ] 

나 [어. 애들 숙소에 놀러왔더라고] 

J [오빠가 실수로 유진이 팬티 벗겼다는데 대체 뭔 일이 있었던 거야ㅋㅋㅋ] 

이, 이 미친 정유진! 

기어코 말을 했구나. 

대체 뭐라고 말을 한 거지? 

실수로 벗겼다는 걸 보면, 그냥 있는 그대로 얘기한 것 같은데···. 

있는 그대로 얘기 한다고 해도, 요나인줄 착각했다는 것도 이상하지 않은가. 

물론 제희랑 내가 연인 사이는 아니기 때문에 서로의 사생활에 대해서 일일이 설명할 필요는 없다. 그리고 그녀는 나와 업키걸 사이의 관계를 어느 정도 알고 있기도 하지만, 그래도 뭔가··· 그냥 내가 좀 찔린다. 

뭐라고 답을 할까 머리를 굴리고 있는데 그녀가 먼저 채팅을 쳤다. 

J [다른 애들로 착각했지?] 

나 [어··· 뭐··· 그렇지] 

J [ㅋㅋㅋㅋㅋㅋㅋ그럴 줄 알았다. 누구인줄 알았던 거야?] 

하아, 빠져나갈 방법이 없다. 

나 [요나···] 

J [팬티도 벗기고 그런 사이까지 됐나봐? 나쁜 대표님이네] 

나 [죄송합니다. 면목 없습니다] 

J [ㅋㅋㅋㅋㅋㅋㅋㅋ] 

J [업키걸 보모 역할하고 있담서?] 

나 [뭐 그렇게 됐네] 

J [그래도 어린 애들이 좋지?ㅋㅋㅋ] 

으응···? 

이건 무슨 의도일까. 

흐름상 약간의 질투가 내포된 거 같은데, 지금까지 그녀가 내게 보인 적 없던 감정이다. 

나를 좋아하게 된 건가? 

업키걸 아이들한테 질투를 느끼는 거야? 

그럼 나는 여기서 뭐라고 답을 해야 되는 거지? 

‘아니, 안 좋아’라고 해야 하나? 

아니면 그냥 ‘좋지ㅋㅋ’라고 너스레를 떨어? 

아니면 ‘너도 아직 어린 주제에ㅋㅋㅋㅋ’라고 대답할까? 

뭐 29살이면 어린 건 아니지만 나에 비하면 어린 건 맞으니까···. 

나 [너도 어리거든요] 

J [하와와 고마운거시야요~] 

나 [ㅋㅋㅋㅋ그런 드립은 또 어떻게ㅋㅋㅋㅋㅋ] 

J [어린 애들한테 뒤처지지 않으려고 발악하는 거지 머ㅋㅋ] 

나 [그 정도까지는 몰라도 돼]  J [오빠 뭐하고 있어?] 

나 [신사에서 서원이랑 은빛이 녹음 모니터링] 

J [나도 강남인데. 애들 의상 회의 끝나고 직원들이랑 회식 중이얌] 

나 [힘들지?] 

J [웅웅,,, 플랜엘 재결합해서 맘 편히 무대나 하고 싶어ㅠㅠ] 

나 [플랜엘 재결합 좋다ㅋㅋㅋ] 

J [제작 넘나 힘든 것···] 

나 [나도 이제 슬슬 시작해야 되는데 벌써부터 무섭네] 

J [오빠 보고 싶다..] 

심쿵. 

생각지도 못한 타이밍이 불쑥 들어온 애정 멘트에 압도적 심쿵. 

나도 보고 싶다, 제희. 

침대에서 뒹굴뒹굴하고 싶다. 

엉덩이에 고추 사알사알 문지르고 싶다. 

그런데 내일까지는 업키걸 힐링 기간이라서 그럴 수가 없다는 게 마음이 아리다. 

물론 서원이, 은빛이랑 함께 있는 것도 좋지만, 제희는 업나니들과는 다른 뭔가가 있다. 

뭐랄까, 업키걸 애들은 만날 때마다 아슬아슬하고 이유 없이 불안하다면 제희는 진짜 ‘여자’를 만나는 기분? 

이제 막 사랑을 시작하는 단계의 그런 설렘. 

한참을 잊고 지내던 연애초기의 꽁냥꽁냥함. 

뭐 그런 것들. 

나 [나도 보고 싶어] 

J [그럼 보면 되지!] 

나 [아··· 내일까지는 업키걸 애들 케어해야 돼서···.] 

J [에궁.. 그럼 모레나 돼야 시간 되겠구나ㅜㅜ] 

모, 모레는 정아윤이랑 선약이···. 

제희가 많이 힘들긴 한가보다. 

그녀는 지금 잠깐 만나서 얼굴이나 보자는 게 아니었다. 

후약이 없는 긴 밤을 함께 보내며 술도 마시고 살도 부딪치면서 이런저런 대화를 통해 공감을 하고 싶은 것이다. 

그 마음이 전해져서 모레에도 약속이 있다는 말이 선뜻 나오지 않는다. 

그렇다고 정아윤이랑 선약을 깰 수도 없고, 서원&은빛과의 약속은 더더욱 건드릴 수 없는 영역이고···. 

시간을 보니 녹음 시간은 2~3시간 정도 남았다. 

잠깐이라도 얼굴을 보고 얘기를 나누고 싶다. 

그녀에 대한 배려나 위로차원이 아니라 그냥 내가 보고 싶다. 

이, 이런 게 사랑인가? 

마흔이 가기 전에 결혼할 수 있는 건가? 

씽씽걸과 올드보이에게 둘째 며느리가 생기는 거냔 말이다! 

나 [그럼 지금 잠깐 볼까?] 

J [지금?] 

나 [애들 녹음 끝나려면 2시간 정도 걸리는데 굳이 내가 없어도 되는 자리거든. 내가 너 있는 데로 갈게] 

J [에이 그래도 대표님이 모니터링을 해주셔야죠] 

나 [염이 디렉보고 있어서 괜찮아ㅋㅋ] 

J [아 염쌤이 디렉이야?ㅋㅋㅋ] 

나 [잠깐이라도 얼굴 보고 싶어 ] 

답장은 지금 찍은 것처럼 보이는 셀카로 왔다. 

일반 식당은 아니고 뒤에 인테리어가 가라오케 룸 같다. 

근데 가뜩이나 예쁜 얼굴에 카메라 어플 빨까지 받으니까 압도적으로 예쁘네···. 

J [얼굴 봤으니까 됐지?ㅋㅋㅋ] 

나 [아니. 사진 보니까 더 보고 싶은데] 

J [그, 그, 그럼 잠깐 볼까···?] 

나 [응. 내가 지금 그 앞으로 갈게. 주소 찍어줘] 

가라오케가 아니라 차로 5분 거리에 있는 유명 클럽이었다. 

나는 은빛이에게회사에 잠깐 다녀온다고 톡을 보낸 뒤 콜때기 차량을 불렀다. 

강남에서 강남으로 이동시에는 콜때기가 제일 빠르다. 

*** 

―어, 오빠. 도착했어? 

“응. 앞이야.” 

―그럼 안으로 들어와. 입구 직원한테 내 이름 대면 안내해줄 거야. 

“응? 직원들 같이 있는데 괜찮아?”  ―아, 룸 두 개 잡았는데 지금 한 쪽에 다 모여 있어서 하나가 비거든. 글루 와요. 

혀가 살짝 꼬여있다. 

근데 연예계 대표 주당 중 한 명이기 때문에 그렇게 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예전에 내 건설회사 동료들이 그녀에게 술로 덤볐다가 모두 소변기에 얼굴을 박고 구토를 했었다. 

차에서 내려 클럽 입구로 다가가자 평일 이른 시간임에도 불구하고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입구에서는 가드들이 신분증과 복장 검사를 하고 있었는데 여자 두 명이 입장 거부를 당했다. 한 명이 약간 캐주얼하게 입었는데 분위기를 보니 드레스 코드에서 걸린 것 같다. 얼굴은 둘 다 괜찮았는데 말이다. 

잘나가는 강남 클럽은 여자들의 물을 더 엄격하게 본다더니 그게 사실이구나. 

입구 대리석에 ‘CLUB SUNROOF’라고 적혀있다. 

앞에서 기다리고 있던 MD가 먼저 나를 알아보고 깍듯하게 인사를 한다. 

“어서 오십시오, 김윤호 대표님. 제가 일행이 계신 곳까지 안내해드리겠습니다. 이쪽으로 오십시오.” 

“예. 감사합니다.” 

클럽 선루프, 선루프···. 

아, 어디서 들어봤나 했더니 1세대 래퍼이자 요즘 잘나가는 힙합 레이블의 대표이기도 한 마사루가 새로 오픈했다는 곳이다. 

MD를 따라간 곳은 건물 뒤편 후문이었다. 일반 손님은 입장할 수 없는 VIP룸 쪽으로 이어지는 통로겠지. 

듣기로는 클럽의 컨셉 자체가 ‘디퍼런트 럭셔리’였다. 

일반 게스트 테이블 같은 경우에도 당일 입장은 아예 불가능하고, 따로 정해진 가격도 없이 경매로 예약을 받는다고 한다. 그것도 경쟁률이 세기 때문에 MD인맥을 동원한다고 했다. 

“대표님, 이쪽입니다.” 

“예.” 

지하로 내려가는 계단 중간에 데스크가 있었고 그 옆에 가이드라인으로 출입을 막아놓은 문이 있다. 

MD가 그곳을 지키고 있던 가드에게 룸 번호를 말해주자 그 역시 내게 90도로 인사를 하며 길을 터줬다. 

내가 비록 바지 대표지만 그래도 비즈니스나 인맥 형성을 위해 염과 함께 이곳저곳 많이 다녀봤다. 

그 중에는 내로라하는 재벌가의 자제분들도 있었는데 그 중에서 놀기 좋아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이런 클럽 VIP룸에서 만남을 가졌다. 

물론 내 곁에도 알리야라는 로열패밀리의 일원이 있었고, 녀석의 씀씀이와 생활양식을 보면서 나와 다른 차원의 사람이구나, 라고 생각했었지만 그들은 알리야와는 또 다른 타입의 사람들이었다. 

내가 아무리 돈을 많이 벌었다고 해도 내 전 재산이 그들의 용돈 계좌 하나만도 못하다는 걸 느낄 수 있었는데, 한 병에 천만 원이 넘는 샴페인을 세트로 시켜놓고 퍼붓는 걸 보고 아직도 내가 모르는 세계가 많다는 걸 깨달았다. 

근데 여기 진짜 넓다. 

“VIP룸이 몇 개예요?” 

“아, 여기요?” 

MD가 막 설명을 하려던 그때였다. 

―질컥! 

내가 막 지나치던 문이 신경질적으로 열리더니 여자 한 명이 뛰어나왔다. 고개를 숙인 채 입을 막고 있던 그녀는 내 어깨에 부딪쳐서 비틀거리다가 바닥에 넘어졌다. 

룸 안에서 들리는 짜증스러운 대화소리. 

“뭐야, 쟤 왜 저래?” 

“몰라. 토하던데.” 

“아이씨, 약빨 안 듣나보네···. 뭐해, 잡아.” 

하아, 내가 왜 이 자리에 왔는지 이제 알겠네. 

충동적인 마음에 제희를 만나러 온 게 아니었다. 

그냥 운명이 나를 이곳으로 이끈 것이다. 

다섯 번째 보라색과의 만남이었다. 

“저기요, 괜찮아요?” 

“제손한대여··· 겨, 견찰에 신고 돔 해듀세요···.”

< 다섯 번째 보라색 > 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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