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입으로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돼요? >
업키걸 정식 휴가 이틀 전.
일본 신주쿠의 한 성인용품 판매점에 선글라스를 낀 중년 남성이 모습을 드러냈다.
일본의 유명 아이돌 기획사인 ‘쟈지스’의 매니저이자 현재는 업키걸의 일본 스케줄을 담당하고 있는 48세 다나카 씨다.
사야할 물건이 한 두 개가 아닌지 입구에서 물건을 담을 바구니부터 챙긴 그는 핸드폰화면 속 메모장을 확인하면서 해당 상품이 진열된 구역을 순차적으로 돌았다.
‘에에··· 어째서인지 요즘에는 방송국보다 이곳이 더 익숙해진다, 랄까. 원하는 종류들도 점점 다양해지고 있다는···.’
한국어도 가능한 그의 핸드폰 화면에는 한글로 이렇게 적혀 있었다.
―은 : 먹어도 되는 마사지젤
―서 : 남자 정조대, 사가미(0.01) 1BOX
―요 : 수갑, 족갑, 밧줄, 안대
―홍 : 마이크로 비키니 스타일 란제리
―알(all 주문제작) : 목줄, 풍성 꼬리 애널 플러그, 머리띠, 러브젤
―공통 : 스타킹 종류별로
‘그나저나 요나짱이랑 알리야짱은 이거 위험한 거 아닌가···. 제길, 상대방이 누구인지는 모르겠지만 이거 심부름꾼 입장에서는 엄청 부럽잖아, 랄까···.’
***
업키걸의 새해 휴가는 연말부터 정해져 있던 스케줄이었다.
하지만 내가 5일 동안 돌아가면서 한 명씩 케어를 한다는 건 휴가 하루 전, 그것도 늦은 밤이 되어서야 듣게 된 오피셜이었다.
미오네 집에서 맥주를 마시면서 질내사정 분위기를 잡고 있던 나는 리야의 톡을 받자마자 녀석들의 수장에게 바로 확인을 했다.
나 [요나야, 이게 어떻게 된 거야. 내가 왜 너희들의 휴가에 동원됐어. 응?]
요망한 욘양이 [어떻게 하다 보니까 그렇게 됐어요..]
나 [어떻게 하면 그렇게 되는데]
요망한 욘양이 [그동안 우리가 너무 붙어 있어서 각자의 개인시간이 좀 필요할 것 같다는 말이 나왔거든요]
나 [아니아니. 그럼 각자 소중한 개인시간들을 보낼 것이지, 왜 나를 끌어 들이냐는 말이지. 대체 어떤 정신 나간 인간의 머가리에 나온 아이디어야? 서원이? 은빛이?]
요망한 욘양이 [저요..]
앗.
나 [굿 아이디어]
요망한 욘양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내가 이거 욘양이한테 생선을 맡긴 꼴이 됐구나.
이번 일을 꾸민 당사자한테 하소연하고 있었네.
나 [그래 잘 쉬고 이틀 뒤에 보자]
요망한 욘양이 [넹넹. 기대하고 계세요ㅎㅎ]
나 [제대로 말해. 기대해야 되는 거야 아니면 각오해야 되는 거야]
요망한 욘양이 [기대요♡]
요나의 하트는 이상하게 더 설렌단 말이지.
내가 이런 맛이라도 있으니 생체 딜도 노릇을 하는 거다.
“좋은 일 있으세요?”
내 흐뭇한 미소를 본 미오가 물었다.
우리는 녀석의 숙소 입소를 논의하던 중이었다.
나는 앞으로 5일간 업키걸의 개인 딜도 역할을 해야 한다고 말을 해주었고 녀석은 내심 부러운 눈빛으로 고개를 끄덕였다.
“근데 저 진짜 숙소 들어가도 돼요?”
“어, 괜찮아. 란이랑 라희도 동의했어.”
“그럼 방은 어떻게 나눠요?”
“란이랑 라희랑 같이 쓰고 너 혼자 써야지.”
“저야 대표님이 결정하신 거니까 당연히 따르겠지만 두 사람한테는 조금 미안하네요.”
“걔네는 지금까지 각방 쓴 게 호사였지.”
슬슬 분위기를 잡아야겠다. 나는 맥주를 홀짝이는 녀석에게 슬쩍 물었다.
“연습은 어때?”
“연습 재미있어요.”
“애들하고 친해지는 게 좀 어렵지?”
“다들 착하고 잘 가르쳐줘요. 제가 숫기가 없어서 문제죠. 그래도 우리 애들하고는 많이 친해져서 다행이에요. 아, 우리 애들이라고 하면 너무 편 가르는 느낌인가···.”
“힘들진 않아? 아, 운동을 하던 애라서 체력은 좋지?”
“저도 체력은 자신 있었는데 운동하고 안무는 또 다르더라고요. 연습 끝나고 오면 바로 뻗어요, 큭큭큭.”
녀석은 수면바지에 편한 티셔츠를 입고 있다. 침대 프레임에 기댄 채 바닥에 쪼그려 앉아 있었고, 나는 그 맞은편에서 테이블을 사이에 두고 앉아 있었다.
“다리 이리 줘.”
“예···?”
“주물러줄게.”
“아니에요, 괜찮습니다.”
“해준다고 할 때 받아.”
쑥스러워서 그런지 계속 쭈뼛거린다.
내가 그냥 녀석의 앞으로 자리를 옮겨서 종아리를 잡아끌자 그제야 머리를 긁적이며 겸연쩍게 웃는다.
“감사합니다···.”
<에스테틱 갓 핸드가 발동됩니다.>
낯설지 않은 살갗의 촉감.
내 손은 미오의 촉촉하고 매끈한 살결을 고스란히 기억하고 있었다. 그리고 성기 역시 마찬가지.
해면체를 향해 둑이 터지듯 혈액이 주입된다. 지독한 가뭄을 견뎌낸 논밭이 마침내 빗물을 흡수하듯 음경은 금세 단단해졌고 머릿속은 야한 생각으로 가득 찼다.
섹스도 하면 할수록 느는 게 맞나보다.
이제는 굳이 성욕 증진 스킬을 쓰지 않아도 현타 없이 두 번 연속으로 거뜬히 해낼 수 있을 것 같았다.
내가 살짝 뭉쳐 있는 가자미근 쪽을 꾹 누르자 미오는 가벼운 신음을 훅 흘렸다.
“흐으음···.”
“시원하지?”
“예.”
성정체성 부분만 건드리지 않는다면 미오도 란이와 마찬가지로 그냥 보너스게임에 불과하다.
야한 감정에 휩싸인 나는 욕구를 숨기지 않고 바로 드러냈다.
발뒤꿈치와 발가락 끝이 연분홍빛으로 물든 미오의 발을 발기된 음경 위에 스륵스륵 문지르며 분위기를 고조시켰다.
충성심 강한 미오는 내 의도를 찰떡 같이 알아차렸다. 나른하게 처져있던 발끝에 힘을 주어 간을 보듯이 귀두 부분을 스륵 터치하면서 묻는다.
“빼드려요?”
“어. 해줘.”
“뭐로 해드려요? 풋잡? 입?”
“아무거나.”
“예.”
녀석은 ‘이 집에서 제일 자신 있는 걸로 주세요’라고 음식주문을 받은 경력 많은 직원처럼 군더더기 없이 대답했다. 그러고는 욕실로 가서 어딘가를 샤워기로 씻은 뒤 다리와 발에 바디로션을 바르면서 나왔다. 긴팔 티셔츠는 러닝셔츠 같은 민소매 끈나시로, 수면바지
는 돌핀팬츠로 갈아입었다.
손목에 차고 있던 고무줄을 입에 물어서 대기하다가 숏단발 머리를 뒤로 묶어 꽁지머리로 만든다.
작전에 임하는 군인처럼 자신만의 매뉴얼이 정해져 있는 것 같았다.
외모점검을 마친 미오는 침대에 있던 이불과 베개를 바닥에 내리고 장롱에서 새 시트 하나를 꺼냈다.
재질이 뭔가 달라 보이기에 물었더니 방수패드란다. 녀석은 그걸 침대에 깔았다.
“옷 다 벗고 누우세요.”
“뭔가 일이 커지는 거 같은데.”
“흐흐흫. 오일 마사지 해드릴게요.”
“아···.”
시키는 대로 옷을 다 벗고 침대에 바로 누웠다.
얼얼할 정도로 팽창된 고추는 귀두가 내 턱 쪽을 향해 있다.
미오는 오일병의 펌프를 세 번 눌러 손바닥에 짠 뒤 손바닥으로 비벼서 내 하복부 전면에 치덕치덕 발라주었다. 통후추 병을 돌리듯이 양손을 이용해서 고추도 잠깐 문질러줬는데 역시, 전직 프로 대딸잡이의 손길이 다르긴 달랐다.
나는 그 구간에서 음, 하고 콧신음을 흘렸는데 그걸 귀신 같이 기억하고 있다가 오일을 다 바른 이후 그 포즈로 핸드잡을 시작했다.
밑동을 잡고 있는 왼손과 귀두를 감싼 오른손이 서로 반대방향으로 회전하면서 천상의 쾌락 하모니를 자아낸다.
“으읏···.”
“느낌 괜찮아요?”
“어, 뭔가 신선한데···?”
“하고 싶은 플레이 있으시면 말씀하세요.” “하아, 가슴 보여줘.”
“진짜 여자 가슴도 아닌데 집중 안 되시지 않겠어요?”
이런 자잘하고 소소한 함정에 말리면 안 된다.
나는 여유증 슴가라도 괜찮으니 보여 달라고 했다.
“겉으로 똑같으면 그만이지 뭐.”
“예···.”
미오는 상체를 탈의했다.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로 탐스럽게 부푼 가슴과 분홍빛의 아기자기한 유두는 내 기억 속 그대로의 모습이었다.
하지만 미오는 몸을 보여주는 건 아직 어색한 듯 뺨이 살짝 달아올랐다.
내가 갓 핸드로 한쪽 가슴을 부드럽게 애무하자 입술을 잘근 깨물며 신음을 감춘다.
나는 과감하게 주문했다.
“꼭지에 문지르면서 해줘.”
녀석은 해본 적은 없지만 뭘 말하는지는 알겠다는 표정으로 바로 실행에 옮겼다.
귀두 끝으로 자신의 꼭지를 누르면서 손을 빠르게 움직인다. 귀두가 유두에 닿는 촉감은 녀석에게도 쾌감 에너지를 전달할 것이었다.
나는 반대편 유두도 검지를 이용해서 닿을 듯 말 듯 살짝살짝 터치해주었다.
오일이 충분하게 덧칠된 음경과 미오의 손바닥이 야한 소리를 빚어낸다.
―즔즔즔즔즔즔즔즔
“아, 좋아···.”
“쌀 것 같으면 말씀하세요.”
“입으로 받게?”
“예.”
“아직 멀었어.”
안 되지, 안 돼.
이 녀석과 란이랑 할 때는 정액 한 방울도 허투루 낭비해서는 안 되고 꼬박꼬박 질 안에 사정해야한다.
유두딸이 어느 정도 진행됐을 때 나는 미오의 유방을 갓 핸드로 마음 놓고 유린하고 있었고, 그 결과 녀석의 몸이 달아오르고 있다는 시그널이 곳곳에서 발견됐다.
이제부터는 내가 원하고자 하는 대로 빠르게 가도 될 것 같다.
나는 저번에 할 때처럼 사전에 양해를 구하지 않고 바로 행동으로 옮겼다.
상체를 세워 앉아 미오의 뒷목을 감싸면서 입을 맞췄다. 녀석은 살짝 경직됐지만 입술 사이를 빠르게 돌파하는 내 혀를 막지는 못했다.
나는 아랫입술과 혀를 살짝살짝 깨물면서 공격적으로 키스를 했고 녀석을 침대에 눕히면서 돌핀팬츠까지 빠르게 내렸다.
그래도 한 번
하지만 이제부터가 진짜 시작이다.
1차 팬티, 페니반, 2차 팬티라는 3중 방어선을 뚫어야 비로소 음부지대에 다다를 수 있다.
그놈의 빌어 처먹을 딜도를 어쩔 수 없이 또 마주해야 한다고.
나는 키스를 멈추고 귀와 목덜미를 혀로 핥짝이며 애무 포인트를 점점 밑으로 내렸다.
쇄골과 가슴을 충분히 애무하면서 갓 핸드로는 허벅지 안쪽을 부드럽게 쓰다듬으면서 쾌감 세포를 계속 일깨웠다.
긴장되는 순간이다.
미오는 전희에 순응하고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나는 그 무의식속에 날카로운 반발심이 웅크리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 그리고 내 몸 역시도 숨통을 콱 짓누르는 트라이앵글 초크를 기억하고 있다.
모든 것이 순조롭게 보이지만 언제 어느 때 정신이 나가서 다리가 올라올지 모른다.
나는 1차 팬티를 벗길 기회를 엿보면서 유두를 계속 공략했다. 그러던 어느 순간 미오의 손이 내 양 뺨을 감쌌다. 손에 묻은 미끌미끌한 오일의 감촉에 거부감이 드는 것도 잠시, 녀석의 손이 내 얼굴을 자신의 하체 쪽으로 이끌었다.
미오는 더 이상 참을 수 없다는 투로 내게 요구했다.
“죄송한데 저 입으로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돼요?”
무슨 뜻일까.
자신의 가짜 성기―딜도를 빨아달라는 걸까, 아니면 진짜 성기―음부를 빨아달라는 걸까. 죄송하다는 전제가 붙은 걸로 미뤄 아마도 전자가 아닐까 싶은데···.
그래도 혹시나 하는 마음에 물었다.
“응? 고추 빨아달라고?”
“예···. 저도 제가 이렇게 될지 몰랐어요···.”
이게 아주 게이가 되기로 작정을 한 건가.
나는 일단 1차 팬티를 벗겼다.
페니반과 리얼 딜도를 보면 성욕이 확 사그라져야 하는데··· 어라?
의외의 은꼴샷이 나를 기다리고 있다.
페니반 딜도는 차고 있었지만 그 밑에 있어야 할 2차 팬티를 입고 있지 않은 것이다. 맨살에 바로 페니반을 착용한 상태였다.
그 결과 가랑이 사이를 지나는 벨트가 티 팬티처럼 대음순 위를 지나고 있었는데, 그 사이로 살짝 삐져나온 음순이가 내게는 꽤나 자극적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그것을 관람할 틈도 없이, 미오의 강한 악력이 내 얼굴을 딜도 위로 꾸욱 내렸다.
“어, 어? 우읍!”
“아으, 대표님···!”
< 입으로 한 번만 해주시면 안 돼요? >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