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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3년 봄

“여 농업생물과학과가 으디여라?”

“…네? 아마 저기 저 오른쪽 건물….”

인사말 대신 꾸벅 고개를 숙인 소년을 보는 여학생의 뺨이 발갛게 달아올랐다.

느지막이 옮기는 발걸음 사이로 플루트와 바이올린, 통통 튀는 하프 소리가 봄바람을 타고 소년의 귓가를 간지럽혔다.

파헬벨 캐논 D 장조.

소년이 방향을 틀어 소리가 나는 곳으로 향한 건 알량한 호기심 때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