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제72장 (73/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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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2.

한참을 기다려도 표영이 모습을 드러내지 않자 만첨과 노각은 초조함에 빠져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 그런 두 사람을 더욱 마음 졸이게 한 것은 제갈호와 교청인의 조롱이었다.

“왜 이리 늦는 걸까. 호호호, 호랑이한테 물려 죽기라도 한 건가?”

“교 소저, 아마도 그는 수하들을 버리고 멀리 도망쳐 버렸나 보오.”

“이렇게 되면 저 두 사람의 귀를 대신 잘라야겠군요. 호호호.”

“하하, 조금만 더 기다려 봅시다. 그런데 걱정이오. 그가 흰 살쾡이를 잡아와서 백호라고 할까 두렵구려.”

교청인과 제갈호는 주거니 받거니 은근히 만첨과 노각의 심기를 건드렸다.

‘아니야, 아니야. 방주는 꼭 돌아올 것이다. 그분은 우조환의 마음을 돌려놓으려고 굳이 하지 않아도 될 수고를 아끼지 않았잖은가.’

‘돌아오실 거야. 아니, 돌아오셔야 돼. 만약 방주가 죽기라도 하면 해독은 도대체 어떻게 한단 말이냐.’

만첨과 노각이 전전긍긍하며 그렇게 표영이 사라진 방향을 바라보고 있을 때였다. 언덕 너머에서 어흥! 하는 소리가 들렸다. 둘은 기대 반 실망 반이 섞인 마음으로 외쳤다.

“방주님이다.”

기대하는 부분은 포효하는 소리가 진짜 호랑이 같았기 때문이고 실망의 부분은 방주가 혼자 돌아온 게 쑥스러워서 호랑이 소리만 완벽하게 내며 돌아오는 것은 아닐까 하는 점이었다.

“흥, 이제야 돌아오나 보군.”

제갈호가 비웃음을 날린 후 드디어 표영의 모습이 나타났다. 표영은 백호의 등에 올라탄 채 당당한 표정을 짓고 있었고 그 좌우로는 두 마리의 호랑이가 호위하듯 따르고 있었다.

그 광경은 모두의 입을 쩍 벌어지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그리고 그 광경을 지켜보는 이들은 이해에 따라 감정이 동일한 무리별로 희비가 엇갈렸다.

만첨과 노각.

둘은 감동에 벅차 눈물까지 주르르 흘렸다.

‘보이느냐, 보이냐고. 저기 저분이 바로 나의 대장님이시다. 보이냔 말이다!’

‘그래, 바로 이거야, 이거라고. 나 있지. 정말 눈물 나려고 한다…….’

제갈호와 교청인.

이들은 놀람과 동시에 얼굴이 흙빛이 되어버렸다. 설마가 사람 잡는다더니 이건 해도해도 너무하지 않는가.

‘저, 저놈은 대체……. 이젠 어떡하지?!’

‘이럴 순 없어. 이건 꿈이야, 꿈이라고!’

사마복과 남궁진창, 그리고 주약란.

이들은 그저 신기함에 겨워 눈만 휘둥그레졌다.

모두가 경악에 찬 얼굴을 하고 있을 때 표영이 싱글거리며 말했다.

“이봐, 어때. 호랑이 데리고 온 거 보이지? 하하하.”

제갈호는 놀란 가운데서도 잽싸게 머리를 굴렸다. 어떻게든지 이 난국을 벗어나야 하는 것이다.

“저 호랑이가 우리가 쫓는 백호라는 것을 어떻게 증명할 수 있느냐.”

그의 말은 누가 들어도 이건 억지일 뿐이었다. 하지만 그렇다고 무조건 무시할 수도 없었다. 표영은 크게 웃어젖히고 대수롭지 않게 답했다.

“으하하하! 아까까지 큰소리치더니만 이젠 구차한 변명을 늘어놓겠다는 것이냐. 너희들이 찾고 있던 백호라는 것을 보여주랴?”

표영이 백호의 등에서 내려 머리를 쓰다듬고 동굴 안을 가리켰다. 백호는 기다렸다는 듯이 달려 굴로 들어갔다.

어흥어흥.

백호는 새끼들이 무사한지 달려간 것이다. 잠시 후 백호는 세 마리의 호랑이 새끼들을 데리고 굴 밖으로 나왔다.

새끼 호랑이들은 ‘엄마, 왜 이렇게 늦게 왔어’라고 말하는 듯 낑낑거리며 엄마에게 매달렸다. 누가 보더라도 그건 뜨거운 가족의 상봉이었다. 이보다 더한 증거가 어디 있겠는가.

제갈호와 교청인의 등줄기로 식은땀이 흘렀다.

‘큰일이다!’

‘이를 어째, 시집도 못 가 보고 거지가 되게 생겼잖아.’

둘은 어찌 모면해 볼 생각에 사마복과 남궁진창을 돌아보았다. 도움을 요청함이었다. 하지만 사마복으로서도 어떻게 할 도리가 없었다.

칠옥삼봉의 이름값이 있지, 증인이 되겠다며 큰소리로 떠들었는데 이제 와서 말을 바꿀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 게다가 까닥 잘못하면 함께 거지의 수하로 들어갈지도 모르는 일이었다.

남궁진창이 가만히 입을 열며 제갈호의 염장을 질렀다.

“두 분이 좀 손해는 보겠습니다만 어쩌겠습니까. 약속은 약속이니 지켜야겠죠.”

다시 거기에 주약란이 소금을 뿌렸다.

“그럼요. 명문정파인으로서 말을 꺼냈으면 신의를 지켜야겠죠.”

대세가 기울어가자 표영이 두 사람에게 다가가 느긋하게 말했다.

“자, 그럼 너희 둘은 이제부터는 내 부하다. 알겠지?”

“음…….”

제갈호는 침음성을 터뜨린 후 점점 얼굴이 붉어지더니 독문병기인 청화선을 꺼냈다.

“절대 그럴 순 없다.”

그는 사마복 등을 돌아보며 말했다.

“앞으로 일어날 일은 보지 않은 것으로 해주시길 바라외다. 그렇게 해주신다면 앞으로 여러분들께 그에 맞는 보상을 하겠소이다.”

제갈호는 말을 마친 후 사마복 등이 가타부타 뭐라고 말할 여유도 주지 않고 급작스럽게 표영을 향해 청화선을 펼쳤다.

뜻은 명백했다.

죽은 자는 말이 없다.

표영은 이미 그의 행동과 말에서 다음 행동의 조짐을 예측한 터라 타구봉을 꺼내 제갈호의 부챗살을 막았다.

“좋구나. 내 부하의 솜씨가 어떤지 한번 볼까.”

교청인도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 그저 마음속으로 이 거지들이 사파의 잔당들이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그렇다면 죽이더라도 오히려 잘된 일일 수도 있으니까 말이다. 그녀는 벽력검을 뽑아 만첨과 노각을 향해 검초를 뿌렸다. 만첨과 노각은 상대할 자신은 없었지만 용기만은 하늘을 찌를 듯했다.

그들에게는 호랑이까지 마음대로 부리는 방주가 있지 않은가. 게다가 명문정파의 기대주라는 제갈호와 교청인의 몰염치함은 마음 가득 분노를 일게 했다.

“정파랍시고 위세 부리던 것은 모두 다 거짓이로군.”

힘겹게 검을 막아가며 노각이 뱉어낸 말에 사마복 등의 얼굴이 붉어졌다. 그들이 옳지 않다는 것은 알고 있었으나 말리지 못했다. 그저 제갈호와 교청인이 거지들을 사로잡고 없던 일로 하기만을 바랄 뿐이었다.

만일 이 세 명을 죽이려 한다면 그땐 손을 쓸 생각이었다. 하지만 장내의 상황은 예상 밖으로 흐르고 있었다.

곧 제압할 것이라 믿었던 제갈호는 도리어 수세에 몰리며 가까스로 상대의 예봉을 피하고 있는 것이 위태롭기 짝이 없었다.

표영이 지금 펼친 것은 타구봉법이었다. 무수한 변초에 거대한 힘을 지닌 개방 최대의 절기가 지금 펼쳐진 것이니 제갈호가 당해낼 수 없는 것은 당연한 것이었다.

거기에 내공에 있어서도 제갈호는 표영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바람을 가르는 타구봉이 스칠 때마다 제갈호의 청화선은 기세를 잃고 자꾸만 수그러들었다.

“좀 더 수련해야겠어. 이래서야 강호를 제대로 누비기나 하겠냐.”

표영의 비아냥에 제갈호는 더욱 흥분했다.

고수와 고수의 격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그때그때의 상황에 대한 임기응변과 침착한 마음가짐이었다. 허나 제갈호는 지금 마음이 흐트러져 움직임이 어지러워졌다.

세 개의 뇌(腦)를 지닌 자라는 별호가 무색하리만치 지금 현재 제갈호는 극도의 흥분으로 지혜가 가리워졌다. 그건 옳지 못한 행동을 하고 있다는 것에 대한 자책감이 첫 번째 이유였고, 둘째는 죽이고 싶어도 상대가 너무 강해 도리어 모욕을 당할 수도 있다는 두려움 때문이었다.

한쪽에선 만첨과 노각이 연신 위험한 지경에 처해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 남해검파의 추혼삼십육검의 삼십육로 검초가 예상할 수도 없는 방향으로 꺾이고 찔러 들어와 몇 번이고 목이 달아날 뻔했는지 모른다.

그들이 그나마 여태 버틸 수 있었던 건 위급할 때마다 표영이 경고를 해주었기 때문이다.

“노각! 이번엔 왼쪽이다. 만첨! 다음은 허리를 조심해.”

이미 표영의 무공은 날로 성취가 더해져 칠옥삼봉 중 세 명의 합공과 맞설 수 있는 경지에 올라 있었다. 그것은 대단한 것이 아닐 수 없었다.

칠옥삼봉이 누구이던가. 그들은 누구 하나 할 것 없이 기재 소리를 들으며 어릴 적부터 뼈를 깎는 수련을 거쳐 오늘의 명성을 얻은 인물들이다. 수많은 청년 고수들 중 열 손가락 안에 꼽힌다는 것은 무작정 얻을 수 있는 자리가 아닌 것이다.

제갈호는 자존심이 상할 대로 상해 청화선으로 맞서는 한편 왼손으로 수라전을 꺼내 들었다. 기회를 포착하던 제갈호의 눈이 빛났다. 약간의 거리가 생긴 것이다.

휘휘획-

세 개의 수라전이 공간을 가르며 시간 차를 두고 차례로 표영의 요혈로 짓쳐들었다. 표영은 예상치 못한 암수에 헛바람을 들이키고 급히 풍운보를 시전해 몸을 허공에 대각선으로 꺾으며 간발의 차이로 첫 번째 수라전을 피했다.

그리고 찰나의 순간에 이어지는 두 번째 수라전은 땅에 발을 내디딤과 동시에 허리를 뒤로 활처럼 꺾어 벗어났다. 다시 허리가 들어지려는 순간 세 번째 수라전이 날아들었다.

표영은 급한 김에 타구봉을 들고 회오리치듯 수라전을 감아 버렸다. 수라전은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게 되었고 그 틈을 이용해 몸을 옆으로 틀자 수라전은 몸을 스쳐 지나갔다.

제갈호는 수라전이 모두 빗나가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이번 공격은 자신의 명성에 먹칠함을 각오하고 던진 것이라 마음은 두 배로 괴로웠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후회할 시간은 없었다. 그는 표영이 수라전을 피하느라 주춤하는 사이 가까이 다가가 청화선을 내려쳤다.

표영은 어느새 타구봉의 봉(封)자결을 시전해 청화선의 기세를 가두어 버렸다. 허공중에 청화선이 기에 얽매여 꼼짝달싹 못하게 될 때 표영이 이죽거렸다.

“훗, 또 던질 만한 것 없나? 그럼 이젠 끝내볼까.”

더 이상 지체할 필요가 없다고 느낀 표영이 막 손을 쓰려 할 때 만첨과 노각의 위험천만한 모습이 들어왔다.

‘이런…….’

표영은 제갈호를 버려두고 교청인 쪽으로 신형을 날렸다. 하지만 어찌 검이 찔러가는 속도와 신형을 비교할 수 있겠는가. 다다를 쯤이면 이미 만첨은 검에 심장을 꿰뚫릴 터였다.

슈욱-

표영은 힘껏 타구봉을 던졌다. 경력이 가득 실린 타구봉은 무시무시한 속도로 교청인 쪽을 향했다. 만일 교청인이 검을 회수하지 않는다면 어깨가 관통될 터였다. 교청인은 암기처럼 진격해 오는 봉의 위세에 질려 동그랗게 원을 그리며 검을 거두고 뒤로 물러났다.

그녀가 물러설 때는 이미 표영의 신형은 제갈호에게서 벗어나 만첨과 노각의 앞을 가로막아 선 상태였다.

“이런 쓸모없는 놈들 같으니, 물러서라!”

성난 음성이었지만 만첨과 노각에겐 그 어떤 말보다 따뜻하게 마음에 와 닿았다. 방주는 자신들이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강했고, 보잘것없는 자신들의 목숨을 구하려 달려온 것이다. 이런 대장이라면 죽는 날까지라도 따를 수 있을 것 같았다. 이제까지 많은 날들을 살았지만 이런 감정을 느끼기는 처음이었다.

‘방주는 우리에게 독을 먹였지만 그건 우리를 데리고 다닐 생각일 뿐 해치려 함이 아니었구나. 고수들과의 절체절명의 순간에도 우릴 위해 달려오지 않는가.’

만첨과 노각은 가슴에서 뜨거운 그 무엇이 올라오는 것을 느꼈다. 이제 싸움은 이 대 일의 형국이 되었다.

제갈호와 교청인은 한 번씩 수모를 당한 터라 있는 힘을 다해 표영을 몰아붙였다. 게다가 있는 것 없는 것 추한 모습을 다 드러낸 제갈호로서는 거의 죽기 살기로 흉흉한 기세를 올렸다.

‘절대로 살려 보낼 수 없다!’

하지만 마음을 그렇게 먹었다고 해서 모든 것이 생각대로 잘 풀릴 리는 만무한 일이다. 오히려 표영이 여기에서 이만하고 끝내겠다는 듯 거세게 타구봉을 휘둘렀다.

곁에서 지켜보던 사마복 등은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

‘저 거지는 정말 대단하구나. 개방인이 아닌 게 분명한데 어디에서 저런 무공을 익혔을까. 설마 저 수법이 타구봉법은 아니겠지.’

‘이미 승부는 난 것이나 다름없구나. 여기에서 100여 초를 버틴다 해도 꽤나 선전한 것이 되는 것일 게다.’

‘괴이한걸. 수법 하나하나가 정도의 기운을 담고 있는데 어찌 이제껏 그가 누구인지도 몰랐을까.’

사마복과 남궁진창, 그리고 주약란은 만일 자신들이 겨룬다면 어떤 결과가 나올 것인가를 가만히 견주어보았다.

하지만 그들은 한결같이 마음속으로 고개를 저었다. 도무지 저 기세와 초식을 감당해 낼 수 없을 것 같았다. 사마복은 절로 탄식했다.

‘아… 나는 칠옥삼봉이라는 이름으로 그만 만족해 있었던 것인가. 참으로 강호는 넓고 인재들은 많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다시 느끼는구나. 저 이름 없는 걸인이 저러한 무공을 연마할 때까지 얼마나 많은 수련을 했겠는가. 자만에 빠지지 않고 더욱 무공 수련에 힘을 써야겠다.’

쉬쉭- 숭숭-

연신 검과 부채와 봉이 교차하며 눈부신 변화가 일어났다. 벌써 60여 초를 넘긴 시점에서 표영은 두 사람의 수법을 어느 정도 인지할 수 있었다.

제갈호와 교청인이 초수가 많아지면서 반복되는 동작을 약간의 변화만을 가미해 공격해 왔기 때문이다. 천고의 기재로 만성지체를 타고난 표영의 눈은 빠르고 정확해 그들의 선로와 검로를 예측하기에 이르렀다.

‘부채는 목을 겨냥함이고 검은 허리를 쓸어가겠지.’

이미 다음 동작이 어떠할지를 알고 있는 상대를 어떻게 이길 수 있겠는가. 표영은 왼손으로는 제갈호의 청화선을 장력으로 막아 비껴내고 오른손으로는 타구봉을 이용해 교청인의 검을 휘감아 버렸다. 교청인은 손아귀가 찢어지는 듯한 통증을 느끼고 그만 검을 놓치고 말았다.

‘아뿔싸!’

교청인이 탄식할 때 이미 표영의 타구봉은 허리 부근을 훑고 지나갔다. 어느새 마혈과 아혈까지 제압해 버린 것이다.

“엇!”

한차례 교성을 터뜨린 후 교청인은 하체부터 상체로 차례대로 마비가 진행됨을 느끼고 길게 한숨을 내쉬었다. 이렇게 된 이상 인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나의 깨끗한 패배다.’

그녀는 호탕한 성격답게 패자로서의 처분을 담담히 기다렸다. 한편 장력에 의해 몸이 밀려난 제갈호는 발이 꼬이며 휘청였지만 얼른 다시 자세를 고쳐 잡고 다시금 청화선을 뻗으려 했다.

하지만 이미 표영은 교청인을 제압한 후 제갈호의 코앞까지 이른 상태였다. 표영이 천음조화를 시전해 버럭 소리를 질렀다.

“멈추지 못해!”

어찌나 그 소리가 컸던지 주위에 있는 이들조차 고막이 윙윙거렸다. 그러니 소리의 목표점이었던 제갈호의 충격은 얼마나 컸겠는가. 제갈호는 순간 너무 놀라 표영의 말대로 동작을 멈추고 말았고, 표영은 그사이 혈을 찍어버렸다.

삽시간에 주변은 고요함에 빠졌다. 사마복과 남궁진창, 그리고 주약란은 가슴이 서늘해져 아무런 말도 꺼내지 못했다. 생각컨대 세 명이 한꺼번에 덤빈다 해도 이길 수 없을 것만 같았던 것이다.

만첨과 노각도 말을 꺼내지 못하기는 마찬가지였다. 정말로 이겨 버린 것이다. 한동안 이것이 현실인가 아닌가를 구분해 보던 둘은 확실한 사실임을 자각하고 표영에게 뛰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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