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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환 마교관-471화 (471/670)

# 471

귀환 마교관

471화

연우경은 몸을 바짝 웅크린 채 억새풀 사이를 뚫어지도록 노려보았다.

아니, 눈을 뜨고 있었지만 보는 것이 아니다.

그는 지금 온몸으로 느끼고 있었다.

적의 동태와 기의 흐름, 그리고 독특한 악취까지.

녀석들의 머릿수는 매우 많았지만 이 광활한 억새풀 숲에서는 그리 위협적이지 않다.

게다가 인간에 비해 대체로 덩치가 큰 녀석들이기에 표적이 되기도 쉽다.

어느 순간 연우경이 억새풀을 헤치며 빠르게 내달렸다.

샤샤샤샤샷!

그야말로 들쥐처럼 달려간 연우경이 눈앞에 나타난 고블린을 향해 몸을 훌쩍 날렸다.

“취이잇! 파이어…!”

슈컥!

청빙검이 한 줄기 섬광을 그리는 것과 동시에 고블린의 목이 허공으로 솟구쳐 올랐다.

츄아아아!

피를 분수처럼 터뜨린 고블린의 사체가 그대로 쿵 쓰러졌다.

녀석은 손에 지팡이를 짚고 있었는데, 분명 연우경을 향해 뭔가를 시도하려고 했다.

‘방금 그건 마법…?’

창칼이 아닌 지팡이를 들고 있는 것도 묘하다.

‘관주님의 말씀이 사실이었나 보군.’

사비강은 고블린 중에서 우두머리 급은 마법을 사용할 수 있다고 했다.

그렇다면 이 녀석은 분명 고블린 중에서도 지능이 뛰어난 놈이리라.

확실히 녀석이 들고 있던 지팡이도 예사로워보이진 않는다.

연우경이 천천히 그 지팡이를 주워들려는데,

‘헛!’

갑자기 시커먼 그림자가 드리워지는 것이 아닌가?

깜짝 놀라서 돌아보니 놀랍게도 육중한 덩치를 자랑하는 오우거가 허공에 솟아오른 상태에서 떨어져 내리고 있었다.

‘이런 제길!’

막거나 피하기엔 너무 늦은 상황.

연우경이 헛바람을 집어 삼킨 채 꿈쩍도 못하는데 기적처럼 무언가가 날아들었다.

촤르르르르르르륵!

서컹!

쿠당탕!

쇠사슬이 끌리는 소리와 함께 날아든 것은 한 자루의 낫이었다.

강기를 품은 낫이 오우거의 목을 일격에 날려 버리자, 그 육중한 덩치는 그대로 바닥에 고꾸라지며 요란한 소리를 울렸다.

잠시 후 그 자리에 석탄강이 나타났다.

“사체 구경이나 하다간 뒈지기 딱 좋은 환경이지.”

“쳇, 잘난 척도 적당히 하라고.”

연우경이 혀를 차자 석탄강이 피식 웃으며 말했다.

“녀석들이 동요하기 시작했다.”

“조만간 불구덩이로 모조리 뛰어들겠군.”

“관주님의 말씀대로 이놈들, 참을성이 약해.”

석탄강이 떨어져 있는 오우거의 머리통을 발로 밟으며 동쪽 언덕을 바라보았다.

아마 저곳 어딘가에서 사비강은 최후의 일격을 준비 중이리라.

**

“으음…!”

능소소가 미간을 모으며 희미한 신음을 흘렸다.

모든 감각이 깨어나고 있었다.

코끝을 스치는 혈향과 고막을 내찌르는 비명들, 손끝에 감기는 바람결까지.

매우 예민한 상태.

그런 중에 사비강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점점 오감이 발달하고 예민한 상태가 될 것이다. 하지만 궁극에 다다라서는 그 모든 것들로부터 오히려 멀어지게 된다. 조급함도 버리고, 오로지 너의 오감에 집중해라. 집중하고 집중하다 보면 오히려 그 모든 것으로부터 멀어지는 순간이 온다. 그리고 그때, 그가 답할 거다.”

사비강은 능소소의 등에 양손을 대고 기를 불어넣고 있었다.

그녀의 오감을 확장시켜 주는 운기를 돕는 중이었다.

능소소의 미약한 내공을 자신의 내공으로 보완하면서 오감 발달에 도움이 되는 요혈들을 뚫어 주고 있었다.

어느 순간 능소소가 코피를 흘렸다.

오감이 지나치게 발달하면서 급격한 피로도가 몰려든 것.

그럼에도 사비강은 멈추지 않았다.

‘과연 재능 하나는 탁월하군!’

요혈을 몇 군데 뚫어 준 것만으로 이렇게나 오감이 발달할 줄은 몰랐다.

사비강의 이마에서 식은땀이 흘렀다.

매 순간이 중요했다.

이렇듯 예민한 사람은 자칫 한 순간의 실수로도 주화입마에 빠질 수가 있다.

한 차례 중요한 순간이 지나고 나서 사비강은 능소소 너머로 저만치 억새풀 숲을 힐끔 보았다.

과연 이번 작전은 통하고 있었다.

맹주가 이끄는 연맹의 무인들 대부분은 언덕 뒤편 강가에 몸을 숨겼다.

대신 자신이 직접 가르친 정사 생도들만으로 별동대를 꾸려 저 광활한 억새풀 숲 사이에 몸을 숨기도록 했다.

그들이 경신법을 펼치며 억새풀을 여기저기 휘젓고 다니자, 과연 삼백여 명이 모두 숨어 있는 것만 같은 착시 효과를 주었다.

억새풀 숲을 앞에 두고 머뭇거리던 마물들은 마침내 참지 못하고 모두 풀숲으로 뛰어들기 시작했다.

마물들은 단순했다.

천 마리가 뛰어들어 삼백 명을 잡기 어렵다면, 이천 마리가 뛰어들어 잡겠다는 방식이었다.

그렇게 총 삼천여 마리의 마물들이 억새풀 숲으로 뛰어들었다.

‘소소의 각성만 남았군.’

사비강은 계속해서 능소소의 혈맥을 따라 공력을 주입했다.

한편, 능소소는 어금니를 꽉 깨문 채 전신을 찔러 오는 오감을 견뎌냈다.

귓가에 수많은 소리들이 스쳐 지나갔다.

바람소리, 비명소리, 낙엽이 떨어지는 소리, 심지어 모래알이 굴러가는 소리까지.

그리고 피비린내와 시체 냄새, 마물들의 악취와 인간들의 땀 냄새까지.

모든 감각들이 살아서 움직이는 듯했다.

손끝에 스치는 바람을 통해 주변의 분위기가 여실히 느껴진다.

그렇게 얼마나 오랫동안 숱한 감각이 그녀를 괴롭혔을까?

어느 순간, 그녀는 거짓말처럼 고요해진 것을 느끼고는 눈을 번쩍 떴다.

아니, 떴다고 느꼈는데, 그녀는 광활한 우주 한복판에 둥실 떠올라 있었다.

‘여기가 어디지? 왜 내가 여기에 있는 거지?’

그때 칠흑 같은 어둠 속에서 웅장한 목소리가 왕왕 울렸다.

- 그대는 누구인가?

메아리치는 목소리는 방향을 알 수 없는 곳에서 울렸다.

능소소는 당황스러웠지만 곧 침착한 마음을 되찾았다.

‘이게… 관주님이 말씀하신 그 상황인지도.’

그때 다시 들린 목소리.

- 그대는 누구인가?

“혹시 당신이 정령왕이신가요?”

- ……

목소리는 대답하지 않았다.

아니, 뭔가 할 말을 잃은 듯한 반응이었다.

마치 자신의 질문에 질문으로 대답하는 이 맹랑한 아가씨가 가소롭다는 반응.

그런 분위기를 느꼈기에 능소소가 얼른 말을 붙였다.

“아, 무례했다면 죄송해요. 제가 아직 이런 환경에 익숙하지 않아서요.”

- …누구라도 익숙해질 수 없을 터.

“죄송한데 저어… 모습을 좀 보여주시면 안 될까요? 어딜 보고 얘기해야할지 모르겠어요.”

- ……

뭐 이런 인간이 다 있나, 하는 반응이다.

다음 순간,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앙!

고막을 찢어발길 듯한 소리와 함께 능소소 앞에 거대한 존재가 너울거리며 나타났다.

희푸른 빛으로 빛나는 그 존재는 커다란 은빛 날개를 유유히 저었고, 남성인지 여성인지 구분되지 않는 아름다운 외모에 하늘빛 투구와 갑옷을 착용하고 있었다.

그야말로 초월적 존재의 전형적인 모습이라고 할 수 있었다.

실레스틴과는 비교할 수도 없을 만큼 강렬한 아름다움이었다.

능소소가 넋을 놓고 바라보자, 초월적 존재는 미간을 살짝 구기고 말했다.

- 나는 세상의 모든 흐름을 다스려 순리를 만드는 실피드. 너는 누구냐?

실피드가 먼저 자신을 소개하게 만든 대가를 톡톡히 치르게 해주겠다는 듯 무서운 시선으로 능소소를 노려보았다.

“능소소라고 합니다, 정령왕이시여.”

- 하찮은 인간이 어째서 초월적 감각의 세계로 들어온 것인가?

“당신과 계약을 맺고 싶습니다.”

- 더 들어줄 건 없군. 내 심기를 건드린 대가는 치러야 할 터.

실피드가 눈을 가늘게 뜨더니 일순 푸른빛의 용으로 변하면서 능소소를 향해 빠른 속도로 쇄도했다.

- 바람결에 따라 영혼마저 찢어…

실피드가 분노를 토하며 날아들다가 두 눈을 크게 뜨고는 우뚝 멈췄다.

쏴아아아아…!

그는 다시 거짓말처럼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왔다.

실피드의 시선이 향한 곳은 능소소의 배후였다.

- 인간이 둘씩이나…?

놀랍게도 능소소의 배후에는 사비강이 착 가라앉은 시선으로 실피드를 노려보고 있었다.

“그 아이를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리면 가만 두지 않는다.”

그야말로 광오한 말투.

정말이지 이런 날이 올 줄은 몰랐다.

미친 인간이 둘씩이나 초월적 감각의 세계로 들어오다니.

하지만 그 남자의 전신에서 우러나오는 기운은 가히 예사롭지 않았다.

- 이건 드래곤의 기운…! 너 같은 인간이 어째서…

“비싸게 굴 것 없잖아? 친화력도 이만하면 상당한 수준이고. 이쪽 세계에서는 최초의 계약이 될 테니 상징성도 가질 테고.”

- 그것만으로 이유가 되리라 생각하는가?

실피드는 대답을 하면서도 자신이 왜 저 남자와 대화를 이어 가는지 이해되지 않았다.

하지만 남자에게는 설명하지 못할 무언가가 있었다.

그냥 무시할 수 없는 존재감.

사비강이 싸늘하게 식어 버린 눈으로 뇌까리듯 말했다.

“그럼 꺼져.”

실피드는 눈을 휘둥그레 뜨고는 끔뻑였다.

세상에 뭐 이런 미친…!

감히 정령왕에게!

사비강이 다시 못을 박았다.

“이 아이와 계약을 맺던지, 꺼지든지 해라. 다시 말하지만 이 아이에게 손가락 하나라도 까딱하면 가만 두지 않는다.”

- 하찮은 인간! 감히 내게…!

“아, 혹시라도 계약을 맺어 준다면 꽤나 좋은 정보를 줄 수는 있다.”

- ……?

“그래, 너희 정령들이 반드시 알아야 할 정보지.”

사비강이 히죽 웃었다.

**

“모두 빠져나왔습니다!”

별동대를 대표해서 연우경이 달려와 사비강에게 보고했다.

언덕 아래에 광활하게 펼쳐진 억새풀 숲을 보며 사비강이 능소소를 돌아보았다.

“소소, 준비해라.”

“네, 관주님!”

다음 순간, 사비강이 허공으로 부웅 떠올랐다.

구오오오오…!

그의 전신으로 엄청난 마력이 뿜어져 나오기 시작했다.

최후의 일격을 준비하는 것이다.

마침 억새풀 숲에서 사비강을 알아본 몬스터들이 당황하는 모습도 보였다.

사비강이 차갑게 조소하며 읊조렸다.

“블레이즈 템페스트!”

후아아아아아아아앙!

일순 억새풀 숲으로 불길의 태풍이 불어 닥쳤다.

“퀴, 퀴에에엑! 흩어져라!”

“벗어난다! 여긴 뜨겁다! 크아아악!

사비강이 바닥으로 쿵 떨어지면서 소리쳤다.

“소소! 네 차례다!”

능소소가 고개를 끄덕이더니 청의봉을 뻗으며 소리쳤다.

“실피드!”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앙!

순간 어마어마한 태풍이 불어 나갔다.

태풍은 사비강이 뿜어낸 불길과 어우러지면서 엄청난 화력을 과시했다.

화르르르륵! 휘르르르르르르륵!

마침내 소용돌이치는 불기둥 수십 개가 형성되면서 곳곳을 휘저어 갔다.

마치 거대한 적룡 수십 마리가 억새풀 숲을 초토화하면서 하늘로 승천하는 것만 같았다.

퀴오오오오오오오오!

불기둥들은 적룡으로 변해 짐승과 같은 울부짖음을 토해냈다.

쿠콰콰콰콰콰콰콰콰콰!

불바람이 어찌나 거센지 바닥의 파편이 튀어 오르면서 적룡을 갑옷처럼 감쌌다

그야말로 일대 장관을 이루었다.

능소소가 소환한 실피드가 사비강이 쏟아낸 마법의 위력을 세 배 이상 끌어올린 셈이었다.

때문에 천여 마리 정도를 전멸시킬 수 있는 블레이즈 템페스트의 위력이 삼천여 마리의 마물들을 휩쓸고 있었다.

“퀴에에에에엑!”

“크와아아악!”

마물들이 비명을 내지르면서 적룡에 삼켜져 잿더미로 변해 갔다.

그 후끈한 열기는 언덕 위에 오른 별동대들에게도 고스란히 느껴질 정도였다.

마침 언덕 너머에 숨어 있던 연맹의 무인들이 모두 올라와 이 엄청난 광경을 보고는 넋을 놓았다.

“맙소사…!”

“저 괴물들이… 저 지긋지긋하던 놈들이 드디어…!”

“우와아아아! 사비강 관주님 만세!”

“멸마관 만세! 사비강 관주님 만세!”

“꼴좋다! 이 마물들아! 전부 불타 죽어 버려라!”

무인들이 저마다 두 팔을 들어 올리며 소리쳤다.

그렇게 한 차례 불길의 폭풍우가 휩쓸고 지나가자, 언덕 아래쪽은 온통 잿더미만 풀풀 날렸다.

연맹의 무인들이 서로 부둥켜안으며 생존의 기쁨을 나눌 때였다.

둥! 둥! 둥! 둥…!

어디선가 들려오는 북소리.

모든 사람들의 시선이 반대편 언덕으로 향했다.

다음 순간, 사람들의 눈빛에 깊은 절망감이 서렸다.

“이런 젠장…! 저게 뭐야?”

“저 미친… 괴물 새끼들…!”

먼발치의 언덕 위로 모습을 드러낸 것은 또 다른 마물 군단이었다.

검은 갑옷을 찬 마물이 거대한 흑소의 등에 올라타고 있었다.

흑소처럼 보이는 녀석은 ‘미노탄’이라는 마수였다.

네 개의 날카로운 뿔에 날카로운 이가 돋아난 녀석이었다.

그리고 미노탄의 등에 올라 탄 마물은 오르그였다.

오르그는 오우거만큼이나 큰 덩치를 자랑했다.

녀석들 외에도 고블린, 오크, 웨어울프, 리자드맨, 오우거, 워타이거, 사이클롭스 등등.

그 종을 다 설명하기도 힘들만큼 다양한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낸 채 살기를 쏘아내고 있었다.

그 수가 적어도 오천 마리는 넘을 듯했다.

이제야말로 최후의 전투가 시작되려는 것이다.

둥…! 둥…! 둥…!

무인들의 마지막 순간을 알리듯 북소리는 요란하게 울리면서 포위 반경을 좁혀 왔다.

허탈감에 빠진 연맹의 무인들이 어쩔 수 없이 강가까지 물러났다.

초겨울 계절인 데다 북쪽 지역이다 보니 강물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

창신단주 이자준이 창을 꽉 움켜잡고는 이를 빠득 갈았다.

“차라리 잘 됐습니다. 이렇게 배수의 진을 쳐서라도 저놈들을 하나라도 더 죽일 수 있다면 그것도 나쁘지 않습니다!”

그의 말은 살아남은 자들에게 어떤 울림을 주었다.

그들 모두 이제는 분노를 넘어 독기까지 품게 된 것이다.

“좋다! 이렇게 된 이상 죽을 때까지 싸워 보자고!”

“이런 씨벌, 인생 뭐 있어? 어차피 싸우다 죽는 것! 좀 일찍 가는 것뿐이지!”

“이 때려죽일 놈들! 감히 우리 땅에 마음대로 들어오다니!”

비록 삼백여 명에 지나지 않았지만, 그들이 뿜어내는 투기는 광기에 가까울 정도였다.

사비강 역시 베르타스를 뽑아 들었다.

그러자 모두가 함성을 내질렀다.

“사비강 관주님도 검을 뽑으셨다! 이제 저놈들을 쓸어버리는 일만 남았다!”

“이제 사비강 관주님만 믿고 따르자!”

“사비강 관주님이 함께 하신다면 기적도 불가능한 일은 아니지!”

그야말로 정사를 가리지 않고 사비강에게 열광하며 투지를 끌어올렸다.

마침내 언덕 바로 위로 마물들이 모습을 드러냈다.

죽음을 마주한 순간.

서로의 숨결 소리만이 적막을 비집고 들었다.

둥…! 둥…! 둥…!

마침내 북소리가 멈췄다.

그리고,

“크와아아아아아!”

“쿠아아아아아아!”

마물들이 괴성과 함께 해일처럼 밀려들었다.

그렇게 녀석들이 지척에 다다랐을 때였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

마치 먹구름이 낀 듯 시커먼 그림자가 지상을 가득 메우는 것이 아닌가?

달려오던 마물들이 저마다 고개를 쳐들고 하늘을 올려다보았다.

놀랍게도 하늘 가득 메운 것은 수천 자루의 철시였다.

쏴아아아아아아아아아아!

푸푸푸푸푸푸푸푸푸푹!

“크아악!”

“퀴에에엑!”

비명과 함께 마물들이 마구 몸을 뒤집었다.

능운파가 돌아보니, 강 복판에 수십 척의 배가 띄워져 있었다.

그리고 그곳에 정도맹을 상징하는 깃발이 세차게 펄럭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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